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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스마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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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스마
작품등록일 :
2023.05.12 00:35
최근연재일 :
2023.06.02 20:05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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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글자수 :
163,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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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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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미래에서 온 메시지

DUMMY

무웅은 오른팔 안드레스를 급하게 동쪽 국경 넘어 베네수엘라로 보냈다.


그동안 많은 무기 밀매의 대부분은 베네수엘라를 통해 이뤄지고 있었다.


내전과 마약 전쟁을 겪은 콜롬비아나 페루 등 중남미에서는 낡은 무기가 헐값에 돌아다녔지만, 무웅이 원하는 현대식 무기는 구하기 어려웠다.


마침 1992년 쿠데타를 일으켰다가 실패하고 1998년 대통령에 당선된 우고 차베스 정부의 베네수엘라는 빠르게 좌파 독재 체제가 강화되고 있었다.


무웅은 기세가 강해진 국경 지대 베네수엘라 군대와 몰래 접촉해 로켓포 등 무기를 사들였다.


정보부장 안드레스는 여러 지방 군벌들과 관계를 강화하고 있었다.


...


무웅은 숲속 비밀 통로를 이용해 곤살레스 두목의 집에 잠입했다.


정부군이 감시하고 있었지만 곤사의 저택 지하터널과 숲속의 비밀 통로를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무웅은 처음으로 이 비밀 통로를 실험해 본 것이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어.’


커피나무는 키가 작으며 큰 나무의 그늘에서 햇빛을 피해 자라는 식물이다.


커피 농장의 일부 구역은 키가 크고 잎사귀가 넓은 나무들로 울창한 숲을 만들어 비밀 통로를 거미줄처럼 만들어놨다.


무웅은 마운틴 바이크를 타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다.


항공기나 위성 촬영으로는 보이지 않는 통로들이었다.


사전 연락을 받은 곤사가 우울한 표정으로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생각해 봤나?”


“그게 유일한 대책인가?”


“방금 실험해 봤는데 충분히 가능하고 다른 대안은 없어.”


“너무 비싼 게 흠이네.”


“자네 목숨값인데 결정은 자네 몫이네.”


무웅은 곤사를 베네수엘라를 통해 카리브로 보내는데 2천만 달러가 든다고 말했다. 사실이었다.


“뻬리하 산맥을 건너면 접선책이 북쪽 해안으로 데려다줄 거야. 거기서 요트를 타고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가.”


“...”


곤사는 가방에서 봉투 하나를 꺼내 탁자 위에 던졌다.


“자네가 요구한 정보들은 여기 있네.”


“신원 확인은 어떻게 하나?”


“생체 정보. 홍채, 지문, 전신 엑스레이 같은 것들.”


“전신 엑스레이까지?”


“아마 내 불알 크기까지 알고 있을걸.”


봉투에는 카리브 조세 피난처의 은행과 유령회사를 설립해 주는 로펌들, 그리고 곤사가 아는 모든 관계자들의 인적 사항이 담겨 있었다.


곤사와 남미의 많은 카르텔들은 자금을 주로 조세 피난처에 숨겨두고 있었다.


에스꼬바르 일당이 박살난 이후 아무도 현금 뭉치를 은닉해 두지 않았다.


...


정부군은 새벽을 기해 까바따에 대한 공격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지휘 본부에는 해리슨도 보였다.


정찰을 떠난 헬기로부터 아무 이상 없다는 연락을 받고 군대는 진격을 시작했다.


1천 명의 군인이 트럭에 올라 이동하고 5, 6대의 헬기에 사령관과 해리슨이 올라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때 까바따의 남쪽 산등성이에서 큰 폭발음이 들려왔다.


“뭐지?”


로켓포의 포탄임에 분명한 소리가 멀리서 연달아 들렸다.


“곤살레스가 로켓을 쏘나?”


정찰 중인 헬기에서 무전기로 답했다.


“아닙니다. 멀리 남쪽에서 뻬리하 산맥으로 발사하고 있습니다.”


“?”


“앗! 반대편에서 로켓이 날아옵니다.”


“뭐라고!”


사령관이 소리쳤다.


“베네수엘라편 국경 기지에서 날라오고 있습니다.”


“진격 중지!”


사령관이 명령했다.


산등성이에서는 베네수엘라 부대의 헬기 3대가 떠 올랐다.


확성기를 통해 “군을 물리지 않으면 반격하겠다.”라는 소리를 반복했다.


한편, 이와 동시에 세계 주요 인터넷 포탈과 뉴스 사이트에서는 [콜롬비아-베네수엘라 국경에서 무력 충돌]이라는 속보가 기다렸다는 듯이 일제히 뜨기 시작했다.


사령관의 무전기가 울렸다.


“철수한다.”


해리슨은 당황했다.


“뭐라고?”


“육군 본부에서 철수 명령을 내렸다.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야? 자네들은 뭐 하는 건가?”


사령관이 해리슨을 노려보았다.


...


해리슨은 곰곰이 생각하는 표정으로 회의 탁자에 앉아 있었다.


“베네수엘라군은 먼저 세 발의 로켓 공격을 받아 똑같이 응사했을 뿐이라고 합니다.”


“CNN 측에서는 양측 군부에서 동시에 입수한 첩보라서 보도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합니다.”


측근의 보고를 받은 해리슨은 아무 말 없이 생각에 잠겼다.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정권은 반미 성향이 강해서 대화가 되지 않았다.


‘만만치 않은 놈이었어. 여기서 뭘 꾸미고 있는 걸까?’


해리슨은 지금 벌어지는 일이 카르텔이나 공산주의 운동 차원이 공작이 아닐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마음에 걸렸던 무웅이 뭔가 꾸미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날 밤 저택에서 독가스로 공격받은 후 그런 확신이 더 굳어졌다.


‘베네수엘라 군부까지 끌어들이다니...’


부하가 눈치를 보며 물었다.


“저···. 보고서 작성 중인데 중국이 배후에 있는 것 같다고 쓸까요?”


해리슨은 잠시 생각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감시 강화를 요청하려면 그렇게 써야겠어.”


“그리고 무웅 소위의 쌍동이에 대한 정보는 아직 온 게 없습니다. 세계 어디에도 흔적이 없답니다.”


‘갑자기 어디서 솟아났을까?’


“중국 지부에서도 전혀 듣도 보도 못한 인물이라고 합니다.”


“곤살레스의 행방은?”


“산맥을 타고 해안으로 갔다면 일단 갈 곳은 카리브나 플로리다일 텐데 두 곳에 경보를 발령해 놨습니다.”


‘무웅과 곤사가 같이 무언가 꾸미는 게 틀림없어’


“위성 사용 신청을 해.”


...


농장이 다시 평화를 되찾고 무웅은 실바와 함께 까바따를 방문했다.


까바따의 무장병력은 모두 군에 항복하고 무기를 반납했다.


정부군은 코카 잎 가공 공장을 소각하고 민병대 간부들만 체포해 갔다.


곤살레스의 참모 가르시아는 도주했다가 군이 물러가자 다시 나타났다.


무웅과 실바는 까바따에도 커피 농장을 대규모로 개발해 주민이 먹고살게 하려 했다.


관리는 가르시아에게 맡기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카르텔 참모로 신망은 없지만 아는 것이 많고 적응력이 뛰어난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르시아는 다시 나타난 바로 다음 날 피살됐다. 주민들에게 맞아 죽은 것이다.


다시는 카르텔이 나타나지 않기를···. 무웅과 실바는 씁쓸한 표정으로 정보원이 보내온 사진을 찢었다.


처참한 모습으로 들판에 버려진 가르시아의 얼굴이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


자다가 놀라 삐삐를 집어 든 무웅은 긴 숫자들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단문 메시지가 아니라 긴 수자들이 계속됐다.


‘양자 암호!’


무웅은 노트북을 들고 바위산으로 뛰어갔다.


과거에 프로그래밍했던 암호 해독 프로그램을 설치해둔 노트북이었다.


마침내 사령부로부터 장문의 메시지가 스크롤 됐다.


사령부는 무웅을 타임슬립 시킨 후 곧바로 위치가 발각돼 기지가 모두 파괴되었다.


탈출한 라파엘 장군과 장교들은 무웅과 통신할 방법을 찾느라 오랜 시간 고생했다.


연방군의 감시를 피해 간단한 양자 통신 장비로 자기장과 주파수가 맞는 곳을 골라 이동하며 통신해야 했다.


그리고 무웅이 현재 어떤 상황에 있는지 파악하는 것도 수월하지 않아 많은 장면을 놓치고 있었다.


사령부는 아직도 무웅이 사령부에 직접 메시지를 보낼 방법을 찾지 못했다.


사령부는 갈수록 수세에 몰리고 있었다.


살아남은 아군은 계속 줄어들고 있었고, 아군 부대 간의 연락도 어려워지고 있었다.


사령부는 무웅의 활동으로 미래가 어느 정도 바뀌고 있는지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무웅은 마음이 무거워졌다.


아무래도 사령부의 지령을 기다리며 시간을 낭비하기보다 홀로 많은 결정을 내리며 독단적으로 행동해야 할 것 같았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아 보였다.


‘더 빨리 행동해야겠어.’


다행히 사령부의 메시지 말미에는 주요 IT 기업의 닷컴 버블 붕괴 직전 주가 몇 개가 적혀 있었다.


무웅이 산 정상 바위에 적은 메시지를 사령부가 관측했다는 뜻이다.


‘좀 무식해보이지만 당분간은 그 방법뿐이군.’


세기말을 앞두고 미국은 닷컴 버블이 절정으로 달리고 있었다.


‘실바 영감에게 종잣돈을 달라고 해야겠는데.’


커피 농장의 수익금은 대부분 주민 복지와 교육, 재투자 등에 들어갔기 때문에, 안전을 위한 무장에 대한 투자는 계속 줄어들었다.


하지만 무웅은 안전이 아니라 공격력과 정보력을 갖추기 위해 무기와 장비가 필요했다.


‘졸지에 옵션과 레버리지를 다시 공부해야 할 판이네.’


...


무웅은 테러로 죽은 마이클 창의 눈빛이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무웅 소위로 활약하고 있는 나 자신을 만나는 것은 아직 확신이 들지 않았지만 다른 동료들은 만나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곧 부에노스아이레스시의 에세이사 국제공항에 도착하겠습니다.]


무웅은 감고 있던 눈을 떴다.


타임슬립 이후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먼 여행을 했다.


너무나 오랜만의 비행이라 생소한 느낌이 들었다.


무웅은 빠따고니아 지방 안데스산맥에 있는 바릴로체 시로 항공기를 갈아탔다.


누군가 미행하고 있음은 진작 눈치채고 있었다.


...


한편, 해리슨은 까바따에서 탈출한 곤살레스가 카리브의 바하마 섬에서 포착됐다는 첩보를 받았다.


“무웅은 아르헨티나로 향했습니다. 바릴로체가 최종 목적지라고 합니다.”


“그래? 에세이사 공항에서 환승할 때 따라붙어.”


“곤살레스는 어떻게 할까요?”


“그놈이 바하마로 간 거는 돈 때문이겠지. 일단 미행만 하라고 해.”


‘무웅이 곤살레스를 카리브로 보냈을까?’


“바릴로체에 뭐 특이한 게 있나?”


“2차 대전 후 나치들이 대거 피신한 곳 중의 하나인데 현재는 국제 관광지로 별 특이점은 없습니다.”


“누구와 접촉하는지 감시를 철저히 하도록.”


...


바릴로체에는 남미와 유럽에서는 유명한 첨단 과학 기술 대학과 연구소가 몇 곳 있었다.


무웅이 향한 곳은 그중에 하나, [다르윈 생명공학연구소]이었다.


출근 시간대에 자전거를 타고 연구소 앞 넓은 공원에 도착한 무웅은 멀찍이서 정문을 관찰했다.


출근하는 사람들을 유심히 보고 있었는데 곧 두 사람이 눈에 띄었다.


‘라우라, 빠블로! 반갑군.’


어떻게 보면 현재의 무웅이 있게 된 데에는 두 사람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동료에서 연인이 된 라우라와 빠블로는 뇌 신경 연구에 독보적인 실적을 쌓고 있었다.


무웅은 일단 두 사람이 자신이 알던 사람과 완전히 같음을 알고 안심했다.


외모와 표정, 걷는 스타일 등이 다 같았다.


‘내가 미래에 알던 사람들이 모두 현재에 정상적으로 잘 살고 있군.’


이 연구소는 무웅이 미래를 바꿀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한 주요 지점 중의 하나였다.


‘아직 초기 단계인 주요 연구들을 다 파괴하면?’


‘아니면 두 사람이 다른 연구를 하도록 한다면?’


무웅은 어떤 시나리오가 적당할지 고민했지만, 결론을 내릴 수는 없었다.


‘그렇게 해도 혹시 다른 사람이 연구를 이어가거나 엉뚱한 다른 연구소에서 성공을 거두지 않을까?’


그럴 가능성이 컸다. 비슷한 연구는 세계의 많은 연구소에서 진행되고 있을 터였다.


무웅은 일단 물러나기로 했다. 자연스럽게 접촉할 수 있는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혹시 사령부에서 메시지가 올 지 몰라서, 며칠 동안 이 곳에서 머무를 계획이었다.


멀리서 미행자가 승용차 안에 앉아 무웅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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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쓰러진 갱들 23.05.12 17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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