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10 불사조 (5-1)
#56
-크리스 우드!! 방해를 이겨내고 강력하게 해결합니다!!
크리스 우드의 머리에 맞은 공은 리버풀의 골문을 흔들며 골이 되었고 경기 내내 코나테에게 막히며 고전했던 우드는 울분을 토해내듯 소리 질렀다.
주전에서 밀려나 후보로 전락했던 우드에게는 실로 오랜만의 골이었다.
-기어코 동점을 만들어내는 크리스 우드입니다!
우드의 동점골에 세인트 제임스 파크를 가득 채운 관중들은 환호했고 조엘링톤을 비롯한 뉴캐슬의 선수들은 모두 달려와 우드의 골을 같이 기뻐했다.
한편, 실점한 리버풀의 벤치에서는 제라드 감독이 선수 몇몇을 불러 다음 지시사항을 전했다.
“수비 시에 상대 측면이 안으로 들어오면 풀백이 끌려 나가지 말고, 미드필더에서 압박해. 우드가 골을 넣기는 했어도 방금 같은 상황이 아니라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제라드의 지시는 짧고 간결했다.
우드에게 골을 내주기는 했지만 경기력적인 측면에서 리버풀이 앞서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뉴캐슬의 공격에 대해서도 걱정하지 않는 눈치였다.
그러나 제라드 감독의 판단에는 허점이 있었는데 골을 넣은 이후부터 몰라보게 달라진 우드의 경기력을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크리스 우드 선수 코나테의 압박에도 끝까지 공을 지켜내며 알미론에게 전해줍니다.
우드는 등을 지고 공을 지켜내며 동료들의 지원을 기다리는 플레이로 뉴캐슬의 공격을 이어주었다.
그렇게 조금씩 공격시간을 늘려가다 보니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자연스럽게 주도권을 갖고 오게 되었고 점점 위협적인 찬스들을 만들어 나갔다.
-크리스 우드 다시 한 번 노엘에게 공을 패스합니다.
-그리고 바로 슛!
노엘이 때린 중거리슛은 직선으로 날아가 골문으로 향했지만 리버풀의 알리송 골키퍼의 손에 맞고 코너킥이 되었다.
-코너킥을 준비하는 미구엘 알미론
알미론은 선수들의 위치를 한 번 확인 하고 바로 중앙을 향해 공을 보냈고 공을 빠르게 날아가 먼포스트에 있던 크리스 우드의 머리에 맞았다.
그러나 골로 이어질 수 없던 위치에서 헤딩을 한 우드는 방향을 틀어 가운데를 향해 공을 보냈고 중앙에 있던 조엘링톤에게 공을 이어주었다.
사실상 발만 갖다 댈 수 있다면 골이 되는 상황, 그리고 조엘링톤은 우드가 보낸 공에 힘껏 발을 뻗었다.
-조엘링톤!!
조엘링톤에 발에 닿은 공은 높이 떠올라 골문으로 향했는데 정말 아쉽게도 골대를 살짝 벗어나며 골이 되지 못했다.
-역전할 수 있는 기회를 이렇게 날려버리나요, 정말 아쉽습니다.
너무나도 아쉬운 기회에 조엘링톤은 탄식하며 바닥을 내려쳤지만 그렇다고 골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골을 넣지는 못했어도 지금의 찬스를 만든 것은 경기의 분위기는 홈팀인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가져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었다.
그렇게 이후에도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골을 넣지 못하지만 위협적인 기회들을 만들어내며 역전에 한발씩 다가가고 있었는데 어째서인지 테크니컬 에어리어 안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요한의 표정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남은 시간은 20분 정도인가···.’
자신의 시계를 확인하며 시간을 확인한 요한은 힐끗 리버풀의 벤치를 바라보았다.
‘저쪽에서도 아직까지는 움직임이 없군, 설마 이대로 무승부로 끝나는 것에 만족하는 건가?’
그렇게 생각한 찰나에 리버풀 벤치에서 교체를 준비했다.
‘역시 그럴 리가 없지’
리버풀이 교체 투입을 준비하는 선수는 올 시즌 활약하며 주전으로의 도약을 도전중인 유망주 카이데 고든이었다.
이미 지난 경기 선발로 출장하여 두 골을 기록한 검증된 선수였는데 지금 시점에 출장하는 것은 뉴캐슬이나 요한에게 있어서는 엄청난 위협이었다.
-리버풀이 교체를 준비합니다. 반면 뉴캐슬은 아무런 움직임이 없네요.
요한은 리버풀의 교체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는데, 사실은 하지 못한 것이다. 지금 뉴캐슬의 벤치에는 지금 상황에 쓸 만한 선수가 없었기에······.
카이데 고든은 우측 윙포워드 자리로 들어갔고 요한은 고민했다.
탐욕스럽게 승리를 택할지 안전하게 무승부를 택할지······.
요한은 미간을 찌푸리고 경기를 지켜보며 고심했고 이내 교체를 준비했다.
“맷 타겟을 알미론과 교체해”
요한의 선택은 무승부였다.
“그리고 알미론의 자리에는 화이트를 뛰게 해”
“네 알겠어요.”
요한이 최대한 담담한 말투로 지시했다. 그러나 요한은 뼈를 깎고 심장을 내주는 심정으로 한 말이었다.
화가 났다. 승리를 택하지 않고 실리를 택해버린 자신의 선택에.
영혼이 걸려있다 하더라도 승리를 택하는 것이 요한 답다면 요한다운 선택일 것인데 그럴 수 없었다는 것에 자존심이 상했다.
그러나 지금은 팀을 이끄는 것이 더 중요했기에 어쩔 수 없이 실리를 택해야만 했고 요한은 그렇게 했다.
리버풀의 경기를 준비하면서 요한이 걱정한 것이 한 가지가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카이데 고든의 존재였다.
카이데 고든이 없는 리버풀이 날개가 없는 새라고 한다면 카이데 고든의 존재는 리버풀의 날개였다.
퍼즐을 완성시키는 마지막 조각, 그것이 카이데 고든이었다.
아직 팀에 완전히 녹아들지 못해 날갯짓이 서툴긴 해도 이미 그는 리버풀을 상대하는 모든 팀들에게 위협적인 존재였고 경기 후반에 와서는 더욱더 그러했다.
그렇기에 요한은 무승부를 택한 것이다.
이후 경기는 수비적인 움직임을 요구한 요한에 의해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깊게 내려앉아 수비적인 경기를 펼쳤고 이로써 상대진영에서의 움직임이 많아진 리버풀은 계속해서 공격을 펼쳤다.
-교체해서 들어 온 고든이 공을 잡습니다. 곧바로 맷 타겟 선수가 마크합니다.
고든은 타겟이 압박하는 상황 보통의 선수라면 공을 다른 선수에게 패스할 것이다.
“좀 더 달라붙어 타겟!”
그때, 요한이 소리쳤다.
그리고 그 순간, 타겟을 등지고 공을 지키고 있던 고든은 마법 같은 개인기로 타겟을 돌파해냈다.
타겟의 압박이 느슨했다고 볼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판단하는 것은 타겟에게 너무 가혹했다.
요한이 사전에 고든이 돌파할 것을 알아채고 소리친 것은 요한이 높은 수준의 선수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고 그렇다는 것은 고든도 그러한 선수라는 것이다.
순식간에 타겟을 돌파해낸 고든은 페널티 박스 안으로 달려가 골문을 향했고 후방을 지키고 있던 센터백 루크 엘리엇이 고든을 막으로 달려갔다.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
고든은 엘리엇이 붙기 전에 빠르게 슈팅을 가져갔고 왼발로 공을 감아찼다.
공은 날카로운 궤적을 그리며 먼포스트로 날아갔고 골대 안 옆 그물을 쓸어버렸다.
-환상적인 골입니다 카이데 고든!
말그대로 마법같은 움직임에 이은 멋진 골이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팬이나 선수가 아니었다면······.
그리고 시간이 없는 지금, 카이데 고든의 골은 너무나도 뼈아팠다.
특히 요한에게······.
-To be continued-
-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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