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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재능 : 무패감독

웹소설 > 일반연재 > 스포츠, 현대판타지

0to1
작품등록일 :
2022.05.12 20:15
최근연재일 :
2022.07.26 17:00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23,419
추천수 :
683
글자수 :
276,194

작성
22.05.23 17:00
조회
1,385
추천
27
글자
11쪽

Episode.1 쓰레기 (1)

DUMMY

#1


“이 씨발새끼들아! 1차전에서 2골을 넣어줬는데 그걸 못 지켜?!”


조용한 라커룸 안에 한국말로 된 선명한 욕지거리가 울려 퍼졌다.


그가 화내는 이유는 명확했다.


1차전에서 그의 골로 인해 2 대 0 이라는 스코어를 냈고, 2차전에서는 무승부 아니 한 골 차이 싸움만 해도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으로 갈 수 있었는데


현재 그의 팀은 3 대 0 으로 지고 있었으니


<레알 마드리드 0 : 3 맨체스터 시티>


“요한, 일단 진정해 아직 후반전 남았으니까”


동료인 카를로스가 그를 진정시켰다.


그러나 요한이라 불린 사내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계속해서 욕을 뱉어댔다.


그때, 라커룸 한 쪽에 묵묵히 앉아있던 팀의 중앙수비수 디에구가 입을 열었다. 포르투갈어였다.


“불만이 있으면 영어나 스페인어로 해, 좆같은 노란원숭이새끼야! 미개한 언어 쓰지 말고”


그의 말이 끝나자 요한이 다가갔다.


“내가 6개 국어 할 줄 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모양이지?”


“그럴 리가, 나는 기억력이 좋은 편이야”


“그래? 그럼 전반전에 네 실수로만 3골 처먹은 것도 잘 기억하고 있겠네.


“뭐 이 새끼야?!”


디에구가 요한의 멱살을 거칠게 잡아 끌었다.


그러자 요한이 코웃음을 치며 그를 바라보았다.


“네가 먼저 시작한 거다? 후회하지 마!”


요한이 냅다 디에구의 얼굴에 주먹을 꽂았다.


그렇게 요한의 유럽챔피언스리그는 막을 내렸다.


.


.


.



<레알 마드리드 2차전에서 5 대 0 참패!>


<한국인 최초 레알 마드리드 선수 이요한, 라커룸에서 동료선수 폭행 파문!>


<또 다시 구설수, 악마의 재능 이요한>


<유럽선수협회 이요한에 무기한 선수경력 정지 처분, 인종차별(?) 논란>



“씨발 좆같은 세상 왜 나만 잘못했다고 하는 거야!”


요한은 하염없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겨울에 열릴 월드컵에 나가려면 K 리그로 돌아가야 하나······.”


요한은 회의감에 젖어있었다 그토록 꿈에 그리던 유럽축구선수로서의 생활이 끝났기에


K 리그부터 시작해서 꿈의 무대 스페인 라 리가까지, 달려온 어언 10년간 실력만 있으면 안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 모든 게 부정당하는 느낌이었다.


“일단은 월드컵만 생각하자······.”



띠링-


누군가 가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요한도 무심결에 소리가 들린 문쪽을 바라보았는데 내내 침울해 있던 요한의 얼굴에 살짝 미소가 지어졌다.


“야 김태훈, 뭐하다가 이제 와?”


“K 리그 이적 건으로 일이 있어서······.”


요한의 친구이자 에이전트인 태훈이 대답했다.


“그래서 어떻게 됐어? 바로 짐 싸면 되나? K 리그는 아직 리그 도중이잖아”


씁쓸한 마음을 감추고 태연하게 묻는 요한의 질문에 태훈은 곧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머뭇거렸는데 요한이 그를 재촉했다.


“뭔데? 왜 말을 안 해?”


“그게······. 레알 마드리드에서 보내주지 않겠다고 해”


“그게 무슨 소리야? 난 이제 쓸 수도 없는 선수인데······.”


설마······.


“레알은 너를 남은 계약기간동안 그냥 썩힐 생각이야”


“치사한 새끼들······. 내가 그동안 해준 게 얼만데. 아오!!”


요한은 부들부들 떨다 못해 분노에 사로잡혀 소리를 질렀다.


“요한아, 지금이라도 구단에 용서를 구하고 이적시켜달라고 하자, 월드컵은 나가야지”


“뭐? 용서를 구해? 씨발 웃기지 말라고 해. 구단한테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고 전해. 남은 계약기간 동안 놀고먹고 해준다고”



+++



-4년 후, 대한민국-


“응급환자에요! 음주운전 교통사고입니다.”


다급한 구급대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가 이송하고 있는 사람은 피를 철철 흘리고 있는 요한이었다.


“어떻게 된 겁니까?”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가 물었다.


“술을 마시고 고가를 달리다가 추락한 모양입니다. 다행히 다른 사상자는 없고요”


요한은 피로 인해 시야가 흐려져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때문에 간간히 들려오는 사람들의 목소리만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뭐지? 나 죽는 건가?’


요한의 의식은 점점 약해졌고 희미해져가는 의식 속에서 요한은 눈을 감았다.


까만 도화지 위에 그려진 것은,


파릇파릇한 잔디 위에 서있는 자신의 모습


.


.


.


“죄인, 32세 이요한! 지옥행을 명한다”


뭐라고······?


죄인? 지옥행?


정신을 차려보니 검은 도포에 기괴한 가면을 쓴 자들이 자신을 연행하고 있었다.


“뭐야 이 새끼들아?! 이거 안 놔?!”


요한은 안간힘을 써서 자신의 팔을 잡고 있는 자들을 뿌리치려했지만 어찌나 힘이 세던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설마 내가 죽은 거야?! 이게 말이 돼? 이거 놓으라고!”


요한의 맞은편에 있는 책상에 앉아있던 자는, 늘상 있는 일이라는 듯이 코웃음을 쳤다.


그는 고급스러운 정장을 입고 다리를 꼰 채로 의자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는데 상당히 권태로워 보였다.


그런 그가 고개를 까딱 하자 또 다른 가면의 사내들이 문을 열고 나타났다. 분명 거기 있던 문의 뒤에는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이었는데 사람이 나왔다.


“10세 현유승 천국행”


그의 말이 끝나자,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꼬마아이는 요한과는 반대인 곳에서 세워졌다.


희미한 의식 속에서 들은 게 잘못 들은 것이 아니라면 자신은 지옥행,


또 천국행을 받은 꼬마아이는 자신의 반대편


아무리 봐도 상황이 좋지 않았다.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도 받아들이기 힘든데 지옥행이라니······. 죽어도 싫었다.


‘어떻게든 해야 돼’


요한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보이는 것은 끝이 어딘지도 모를 새하얀 방과 빈 공간에 덩그러니 있는 3개의 문, 그리고 책상


‘아무리 봐도 저 놈이 우두머리인 것 같은데······.’


문제는 팔을 붙잡고 있는 놈들을 어떻게 뿌리치냐는 것.


요한은 서서히 팔에 실린 모든 힘을 풀었다.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말이다.


그러자 요한이 드디어 체념했다고 생각하는 건지 옆에 있는 놈들도 느슨하게 붙자는 것이 느껴졌다.


그 순간, 요한은 급격하게 힘을 주어 가면의 사내들을 벗어났고 곧바로 정장을 입은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염라대왕님!!”


요한은 책상 위에 있던 만년필을 집어 들고 남자의 목에 갖다 댔다.


“네가 염라대왕? 생각보다 세련되었는데?”


“칭찬 고맙네, 이제 자리로 돌아가게”


염라대왕은 목에 흉기를 갖다 댄 자에게도 너그러이 미소 지으며 손짓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요한은 그가 인식하기도 전에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원래의 자리로 돌아갔고 그가 들고 있던 만년필도 원래의 자리에 놓여 있었다.


요한은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몰라 넋이 나간 얼굴로 염라대왕을 바라보았는데 그는 조금 전의 칭찬에 감사하듯 싱긋 웃었다.


그렇게 요한은 더 이상 저항하지 못하고 지옥으로 끌려갔다.


+++



“너구나 차사들에게 한방 먹였다는 인간이”


“뭐야 너는?”


머리에 자라난 두 개의 뿔, 검은 날개, 엉덩이에 달려있는 화살표 모양의 꼬리.


어린 소년의 외형이라는 것 빼고는 영락없는 악마의 형상이었다.


“나는 하급악마 뒤벨이야”


“뒤벨? 맞지 않게 이국적인 이름이네, 날 여기로 보낸 건 염라대왕 아니었어?”


“뭐 지옥은 다 이어져 있으니까, 다만 네가 염라대왕이 맡고 있는 동양의 문을 통해서 온 것뿐이고”


한숨이 절로 나왔다, 되도 않게 죽어서 이제는 지옥에서 악마와 얘기를 하는 꼴이라니······.


“그래서 용건이 뭐야?”


“너 축구선수였다며?”


대답하기도 귀찮았던 요한은 뒤벨의 물음에 고개만 끄덕였다.


“그럼 나랑 계약하지 않겠어?”


“무슨 이야기를 듣고 왔는지는 모르겠는데, 관심 없어”


“인성이 쓰레기였다는 거?”


“묻지도 않았는데 대답하지 마, 그런데 누구냐 그 자식들?”


순간, 요한의 얼굴이 악마의 형상으로 번뜩였다.



“아무튼, 악마랑 계약해서 좋을 거 없다는 거 옛날부터 유명하니까 다른 사람 알아봐, 다음 형벌을 받기 전에 좀 쉬고 싶으니까”


“다시 되살아날 수 있다고 해도?”


“뭐?”


믿을 수 없는 뒤벨의 말에, 한동안 관심 없는 눈빛이었던 요한의 눈이 커졌다.


“그, 그게 가능해?”


“악마와의 계약으로 불가능 한 건 없어”


“그럼 네가 바라는 건 뭔데?”


“늘 그랬듯 너의 영혼!”


뒤벨은 사악한 미소를 보여준 후 말을 이어갔다.


“계약 내용은 간단해. 너를 되살려주고 나서, 네가 유럽챔피언스리그를 우승하면 네 영혼은 너의 것, 단 한번이라도 패배한다면 네 영혼은 나의 것”


“재밌네······. 그런데 지금 상태로 유럽챔피언스리그는 무리야”

“그건 걱정하지 마, 계약을 이행할 수 있는 조건은 만들어 줄 테니까”


뒤벨이 다시 한 번 사악하게 웃었다.


요한은 그 웃음을 보며 자신을 젊게 만들려는 건 아닌지 생각했다. 자신을 되살려줄 수 있는 악마라면 그럴 능력이 있을 테니


“다시 한 번 말하는데, 패배하는 순간, 네 영혼은 내가 가져간다는 걸 명심해”


요한은 자신을 걱정하듯 말하는 뒤벨을 보며 어이가 없다는 듯 웃고는 입을 열었다.


“그런데 나한테 이런 제안을 하는 이유가 뭐야?”


요한의 물음에 뒤벨은 뜻 모를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네가 말했듯이 재밌으니까, 지금의 영혼세계는 염라대왕을 비롯한 지배자들마저도 권태를 느낄 정도로 따분하거든”


“···좋아 그럼, 계약을 받아들이겠어.”


“잘 생각했어! 이로써 계약 성립.”


말만 했을 뿐인데 계약 성립이라니, 뭔가 찜찜한 요한이 입을 열었다.


“이게 다야?”


“왜? 서류작업이라도 해줘야 돼?”


따지는 요한을 의아하게 바라보는 뒤벨의 표정에 힘이 빠졌다. 비현실적인 이 상황에서조차 현실적인 것을 들이미는 자신이라니······. 웃음이 나왔다.


“그래서 나는 언제쯤 돌아갈 수 있어?”


“언제 돌아 가냐고? 바로 지금.”


뒤벨의 말이 끝나는 순간 요한의 몸이 빨려 들어가듯 다른 공간으로 전이 되었고, 요한은 뒤벨의 마지막 말과 함께 사라졌다.


“행운을 빌어”


+


‘행운을 빌어?’


순식간에 되살아난 요한은 파릇파릇한 잔디 위에 올라서 있었다.


다만, 그라운드 위에 있지는 않았는데, 그를 부르는 목소리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감독님, 어떻게 할까요?”


감독님?


<인천 유나이티드 0 : 2 경남 FC>, 전반 35분


‘악마 같은 새끼······.’


당연하게도 요한의 팀은 지금 2골 차로 지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였다.


-To be continued-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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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 시간 PM 05:00 입니다. 22.06.02 346 0 -
58 Episode.11 A 매치 휴식기 (1) 22.07.26 130 6 11쪽
57 Episode.10 불사조 (5-2) +1 22.07.25 138 8 8쪽
56 Episode.10 불사조 (5-1) +1 22.07.22 160 7 7쪽
55 Episode.10 불사조 (4) 22.07.21 152 8 10쪽
54 Episode.10 불사조 (3) +1 22.07.20 175 9 10쪽
53 Episode.10 불사조 (2) +1 22.07.19 186 10 11쪽
52 Episode.10 불사조 (1) 22.07.18 211 9 9쪽
51 Episode.9 빛바랜 라이벌 (5) 22.07.15 231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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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Episode.9 빛바랜 라이벌 (3) 22.07.13 251 11 10쪽
48 Episode.9 빛바랜 라이벌 (2) 22.07.12 249 10 10쪽
47 Episode.9 빛바랜 라이벌 (1) 22.07.11 274 10 10쪽
46 Episode.8 프리미어리그의 괴물 (5) 22.07.08 293 10 12쪽
45 Episode.8 프리미어리그의 괴물 (4) 22.07.07 283 10 9쪽
44 Episode.8 프리미어리그의 괴물 (3) 22.07.06 284 1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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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Episode.8 프리미어리그의 괴물 (1) 22.07.04 325 9 10쪽
41 Episode.7 런던 3연전 (8) 22.07.02 331 11 11쪽
40 Episode.7 런던 3연전 (7) 22.07.01 321 11 10쪽
39 Episode.7 런던 3연전 (6) 22.06.30 322 9 9쪽
38 Episode.7 런던 3연전 (5) 22.06.29 332 10 12쪽
37 Episode.7 런던 3연전 (4) 22.06.28 333 10 11쪽
36 Episode.7 런던 3연전 (3) +1 22.06.27 339 11 12쪽
35 Episode.7 런던 3연전 (2) 22.06.25 360 10 12쪽
34 Episode.7 런던 3연전 (1) 22.06.24 376 10 12쪽
33 Episode.6 뉴캐슬 어폰 타인 (5) 22.06.23 387 8 13쪽
32 Episode.6 뉴캐슬 어폰 타인 (4) 22.06.22 382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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