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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파 님의 서재입니다.

내 일상


[내 일상] drama 천명 12회 + 잡담

몰입하게 만드는 회차였다. 이동욱의 퀭한 눈에 생기도 돌았고. 전개도 짜임새가 있었고. 그런데 노비안을 무슨 차용증 관리하듯 함에 달랑 봉투로 넣어두는 건, 그걸 착각해서 가져가는 전개란 기발하면서도 좀 아니다 싶은. 의금부에 관노가 한둘도 아니고...노비안이 장부인데 봉투랑 바꿔치기가 되냐고. 그 생각을 하면서도 긴장감을 갖고 봤으니, 최민기란 작가도 참 신기한 능력이 있다. 


그런데 김치용 대감의 자상을 질질 끄는 동안, 저러다 불로 지질텐데?! 라고 답답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인두로 지진 장면을 보니, 내 천지인의 이영이 생각나 버렸다. 나도 영이를 팔의 비늘을 감춘다고 불로 지진 장면을 대본으로 구상한 기억이 있었는데, 소설로 옮길 때 어쨌더라? 대본에선 좌포청에서 화상으로 둔갑하여 김일경 속을 뒤집는 장면이었는데, 소설에선 숙종 눈앞에서 공개한 기억이 나는 게..그저 속이 탄다. 글을 쓰기 싫어질 때는 내가 구상했든 이미 연재했든 내 스토리와 겹치는 장면이나 소재, 인물, 배경을 발견할 때. 심지어는 소설 제목만 똑같아도 누가 먼저였든 진이 빠진다.


내가 연수를 그만둔 것도 그런 강박관념 탓이기도 하고. 해의 그림자 2부까지 마치면 정말로 색깔을 바꿔서 막장소설이나 써야겠다. 나와 코드가 너무 비슷한 드라마는 안나왔으면 좋겠다.ㅠㅠ


어쨌거나 2부만 마치면 나는 자유. 숙종의 진면목을 전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무리를 해왔을 뿐. 미력한 필력으로 사력을 다했을 뿐. 훠어이훠어이!!!


댓글 4

  • 001. Personacon 水流花開

    13.07.05 20:28

    자신이 한 말을 남이 듣고 그대로 다른 사람에게 자기 생각인 것처럼 말할 때 어이도 없고 화가 나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죠. 오죽 머리에 든 게 없으면, 바로 당사자가 앞에 있는데, 자기가 생각해낸 것 처럼 말을 할까...

  • 002. Lv.17 김은파

    13.07.06 16:16

    근데 그런 사례도 많죠. 누가 말한 건지 기억이 안날 때도 많아서 그러나 싶기도 하고. 작품 표절만 아니면 되지 싶기도 하고. 또 창작 쪽은 워낙 예민한 분야라 이래저래 부담도 되구요.

  • 003. Personacon ANU

    13.07.06 18:46

    당시 생활 수준이 그 방법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지 않나요?
    양반들은 신체발부 수지부모 라고 하면서 벌벌떨거고,
    외과적으로 제거할 만한 실력자가 상당히 드문시대였으니까요.
    아니면 피부를 상하고 헐게 만드는 약을 바르던가,
    밤톨만한 뜸..을 떠서 지져버리던가
    이정도?
    한달 여 지난 글이지만 문득 생각이 나서 이렇게 댓글 답니다 =)

  • 004. Lv.17 김은파

    13.07.11 16:13

    예전에 제가 어디서 작법 연수받을 때 일인데, 제 습작을 발표하니 선배한테 일본의 어느 드라마와 대사 한문장이 딱 겹친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일본드라마는 물론 미국드라마도 안보는 저인데도요. 그때 확실히 부담을 느꼈거든요. ㅎㅎ 그래서 이래저래 겹치는 부분 나올 때마다 벌벌 떠는 습관이...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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