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귀엽고 깜찍하고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덴파레입니다. 오늘은 제가 세상에 태어난 지 32년, 33살이라는 거룩한 나이를 맞이했어요. 제가 태어났을 무렵에는 아들을 낳기 위해 딸을 저까지 셋을 낳았지요. 하필이면 시골에서 가장 바쁠 시기에 태어나 찬밥 신세로 2년을 지내다 동생이 태어나고 광명을 맞았답니다. 동생이 남동생이었거든요. 안 그랬으면 바로 위 언니와 함께 계속 찬밥 신세였을 걸요? 뭐, 옛 어르신들이니까 이해합니다.
반듯하게 잘 자랐음에 감사하며, 오늘 제 서재를 찾아준 분들을 위해 요리를 대접하기로 결정했어요. 재료로는 재너럴킴님네 젤리와 국민 먹거리 청연님과 연어님. 음? 둘 다 ‘연’자가 들어가시네요. 그래서 국민 먹거리신가? 그리고 맛있는 공룡 고기를 릿트V님께서 지원해주셨답니다. 고기 고맙고요 박물관에서 잘 대해 주시죠? 아, 그리고 뼈 하나 부족한 건 제가 들고 갔어요.
마요카레님한테서 소스를 구했고요. 이제 홈쇼핑에서 구입한 장미칼로 일단 공룡 고기부터 썰어볼까요?
응? 어라? 이런……. 쇠도 자르는 장미칼이라도 공룡 힘줄까지 무리였나 봐요. 어떡할지 고민하다 강화1up님을 불러봅니다.
“강화 플리즈~”
[띠링~]
시스템 메시지가 뜨네요. 꺅! 오 마이 갓!!! 장미칼이 부셔졌다네요? 안정빵 1강화인데?
허망하게 장미칼을 날리고 어떻게할까 고민해 봅니다. 통째로 조리해야 되나 고민해 봅니다. 무겁지만 구석에 쳐 박혀 있던 회칼을 꺼내봅니다. 상태가 메롱이네요. 그래도 그냥 써보렵니다. 이번엔 강화 없이 바로 갑니다.
“여기 조선시대 망나니 칼이라도 쓰세요.”
윈드윙님께서 연못 속 산신령님처럼 커다란 망나니 칼을 들고 와서 주네요. 이걸로 한 번에 목을 뎅강 썰어볼까요? 자 준비하시고!
“하하하하. 칼들은 내가 다 가져간다!”
바람처럼 흑천청월님이 칼을 쓸어갔어요. 으앙! 정말로 통째로 요리해야겠네요. 아니다. 좋은 방법이 딱 떠올랐어요. 정말 기가 막힌 좋은 방법이요. 이보다 더 좋은 건 없다고 봐요. 가후선생님네 서재로 후다닥 뛰어갑니다.
“선생님, 선생님. 흑천청월님이 칼들을 다 가져갔어요. 지후보고 썰어 달라고 말해주세요.”
지인을 통해 연락하고 다시 서재로 돌아왔어요. 요리는 지후가 오면 하도록 하고 장식을 꾸며 볼까요? 그러고 보니 흑천청월님이 벽장식해주기로 했는데. 칼도 받을 겸 다녀오겠습니다.
“칼 대신에 여기 언월도를 드리지요.”
흑천청월님이 파란 망토를 휘날리며 장미를 입에 물고 언월도를 주시네요. 언월도도 칼은 칼이니 이걸로 썰어야겠어요. 자세히 보니 도부분에 ‘김관우’라고 이름이 적혀 있네요. 잘 쓰고 돌려드려야겠어요.
“어머? 가후선생님. 지후 씨는요?”
“아니, 저기……. 그게 말이죠.”
가후선생님이 말을 어물어물하시네요. 무슨 일이 있나 봐요.
“제가 오해하고 지후보고 흑천청월님 썰어 달라는 줄 알고…….”
조심스럽게 뒤로 가 있던 손을 앞으로 내미네요.
“헐…….”
벽장식이 되야 할 흑천청월님께서 조각이 나 있었습니다. 가는 길에 습격당해 지후 씨에게 썰린 건가 봐요. 흑천청월님이 좀 나비스럽게 생기셨지만 이생명체로 착각했다고 믿어봅니다.
썰린 흑천청월님으로 벽장식은 불가능하니 요리 장식으로 쓰기로 하고 언월도로 요리 재료들을 썰어봅니다.
이제 다 됐어요. 메인을 앞에 놓고 다른 요리들을 상 위에 올려봅니다.
서재에서 제 생일을 축하해주신 많은 문피아님들 사랑해요.♥ 맛있게 드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메인 메뉴 - 돼지머리, 선물은 만원짜리 이상으로 돼지 입에 물려주세요.(끌려간다.)
연어초밥 - 국민 먹거리 연어님
연어님 친구분 조기 : 조기는 역시 찜이죠.
청연님은 털 뽑고 조리 중이예요. 뱃속에다 밤, 찹쌀, 대추, 은행, 마늘 등을 넣어 꼬매고 황기를 물과 함께 삶고 있어요. 오래 산 청연님이라 압력 밥솥에 하는데도 오래 걸리네요.
후식으로 재너럴킴님네서 가져온 젤리와 푸딩맛나님을 합체 시켜 젤리맛나와 푸딩맛나님이 사주신 괭이 똥으로 만든 커피예요.
맛있게 드셨나요?
001.
흑천청월
13.05.18 09:34
하하하하. 생일 축하드립니다. 나비 가면이 참 인상적이네요. 제가 관우한테 가져온 언월도.
가후선생님한테 썰릴 줄 몰랐습니다. 크~ 어.
멋진 생일잔치입니다. 역시 글쟁이의 피는 속일 수 없는 것인가요.
002.
덴파레
13.05.18 09:39
저도 가후님이 흑천님을 썰라고 시킬 줄은 몰랐어요.
003. Lv.68 이가후
13.05.20 08:43
글 한 번 잘 못 봤더니 살인이 일어날 줄이야...
004.
윈드윙
13.05.18 12:44
대도 흑천님 *^^*
005.
릿티
13.05.18 10:12
으잌~! 제 꼬리 고기는 아무데도 사용되지 못했나 보네요~
이러다간 냉동고 자리 한 켠을 차지하게 되고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 냉동고 문을 열어보았을 때
'어? 이건 뭐더라?' 하고 음식물 쓰레기통 속으로 쏘옥 들어갈 것만 같은 이 불안감은... 뭘까요?!?
냐하하~ 아무튼 진수성찬 차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연어초밥이 맛있어 보이는군요! 갖고싶다!
자리에 앉으려면은 일단 꼬리를 접어야 하는데... 뭔가 허전하네... 냐하하하하~
006.
덴파레
13.05.18 10:21
피 빼고 있어요. 맛있는 고기조림과 공룡 꼬리 곰탕으로 변신할 준비하고 있지요.
007.
윈드윙
13.05.18 12:44
모두가 행복하죠^^
008.
yeoner
13.05.18 21:48
저는 제일 먼저 조리되고 말았군녀....ㅎㅎ 괜찮아요. 덴파레님의 행복한 생신이시니까 제가
쬐끔 눈감아 드릴꼐요ㅎㅎ
009.
적안왕
13.05.19 12:07
하루 늦은 생일 축하드려요
010.
시두김태은
13.05.19 17:13
뭔가 푸짐한 생일파티입니다? 아 좀만 더 일찍 올걸... ㅇㅠㅇ
011.
이설理雪
13.05.31 22:59
연어님 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