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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경 님의 서재입니다.

내 일상


[내 일상] 반성

문피아 생활도 벌써 5개월째인가?

 

글을 쓰고 그것을 올릴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뒤져 보던 중 알게 된 이곳 문피아.

많은 분들이 나와 비슷한, 혹은 다른 목적으로 글을 쓰고 있고 그 과정에서 얻게된 각각의 노하우들을 공유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 좋은 곳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시간이 가면 갈 수록 그 좋은 모습이 지나쳐서 독이 되는 경우도 목격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 인구는 대충 5천만명, 그 중에 남에게 읽힐 글 - 소설 - 을 쓰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적당한 수준으로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은 대략 5만명이 안 될듯 싶다. 혹시 더 많을지도 모르겠지만 내 생각에는 그 정도가 한계일 것 같다. 그렇다면 인구 대비 약 0.1% 수준인데 우리나라에서 뭔가에 능통한 사람이 0.1% 안에 든다면 대단히 뛰어난 사람들이다. 성공을 하느냐 못 하느냐는 나중 문제이고 이 정도 수준 안에 든다는 것 자체가 이미 뛰어난 사람들이라는 반증이라고 생각한다.

 

그 때문인지 이곳 문피아에서는 서로를 가르치지 못해서 안달인 분들이 있다. 무엇인가를 알려주면서 희열을 느끼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옳은지 확인하려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그 자체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누군가가 뭔가를 배웠을 때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 주려고 하는 것은 발전의 바탕이 되니까. 하지만 아주 가끔 보이는 몇몇 분들은 상대가 원하지 않는 배려는 배려가 아니라는 것을 모르는 것 같다.

 

대표적인 경우가 작가의 글에 대한 독자의 반응, 그리고 그것에 대한 작가의 반응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반응이다.

 

어느 작가가 열심히 쓴 글에 대해서 누군가가 비판을 하는 것은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작가의 자부심이 손상되는 것도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그 손상된 자부심이 자존심을 건드려서 과한 반응을 하는 작가와 그런 반응이 잘못되었다고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 것들도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런 일련의 과정에 대해서 뭔가 예민한 반응이 나타나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 서로 좋게 이야기 해도 되고 서로 좋게 이해해도 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날을 세워 반응하는 것을 보면 현 세태가 서로의 영역에 대한 침범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개인주의로 흘러가는 것이 확실한 것 같다. 하지만 잘못된 개인주의라는 것도 확실한 것 같다.

 

어제 강호 정담에서 글 쓰기의 어려움과 분노, 그리고 좌절에 대하여 불만을 토로하는 글을 보았다. 일부 잘못된 표현, 과격한 표현이 있기는 했지만 어쨌든 그것은 그 개인이 가지고 있는 철학이거나 사고방식이라기 보다는 그저 자신의 감정을 좀더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였다. 물론, 내가 잘못 보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그저 전체에서 아주 일부에 해당하는 부분일 것이었다.

 

그런데 그 글에 대한 반응은 무척 이상했다.

 

기껏 해 봐야 ‘당신의 감정은 이해가 되지만(또는 내가 관여할 수 없지만) 이런 표현은 잘못되었다.’정도로 이야기 할 수 있는 부분인데도 과격하게 말을 하면서 자신이 몸 담고 있는 영역에 대한 대변을 하면서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도 미안한 감정을 갖지 않는다. 상대의 공개적인 사과를 싸움에서 이긴 것으로 착각하는 말투로 앞으로 잘하라는 내용을 남긴다. 물론, 글의 취지가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에 내가 잘못 이해한 것일 수도 있고 그래서 그 문제에 대해서는 당사자간의 일이므로 그저 그런 일이 있었구나 하고 넘어갈 수 있다. 그렇지만 누군가가 먼저 잘못 했으니 내 잘못은 그 때문이니까 난 잘못이 없어라는 태도는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혹시 나도 그런 태도나 행동을 하는지 주의를 하고자 이 글을 남겨둔다.

남을 가르치려 하기 전에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있는지 확인부터 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해야겠다.

아마도 그래서 인생은 배움의 연속이라고 하는 것일까?

 

 

 


댓글 2

  • 001. 보는독자

    13.05.29 14:53

    강력한 돌(금강석)직구네요..
    저도 뜨끔합니다.
    퀵커님의 말씀에 공감합니다.

  • 002. Lv.12 김백경

    13.05.29 15:20

    심란한 마음을 적은 글에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비가 오는 수요일, 장미꽃 한 송이가 생각나네요. 즐거운 일이 생기는 좋은 날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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