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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출간된 영웅천하는 조금 특이한 이력을 가진다.

왜냐하면 습작시절 써두었던, 아니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면 당시 시험지라고 불리던 용지에다 그림으로 그려서 만화를 만들었던 것을 되살려 낸 것이기 때문이다.

전작인 경동천하는  소설형식에다 삽화를 그려 넣은 형태였었고, 영웅천하는 아예 만화를 그린 것이었기 때문에 형식이 조금 달랐다. 하루 종일 그것만 그렸었으니까.

옆집에 살던 동생뻘 되는 친구가 올 때마다 그걸 재미있게 보곤 했었는데...

어느날 출판사로 연락이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옛날, 만화로 그린 걸 본 적이 있다는 사람에게서 연락이 왔다. 꼭 만나고 싶다. 라고 한다...

10년이 넘은 후에 그렇게 해서 그 친구를 만나게 되었었다.

영웅천하는, 당시 내 기억으로는 한국무협에서 시도 한 사람이 없었던, 아래 형식을 처음으로 시도한 책이다.

“구자영웅보라는 것은 지난 백여 년 이래, 무림에 우뚝 선 최절정 고수 오십사 명이 수록된 명단을 일컫는다. 이성(二聖), 삼선(三仙), 사마(四魔), 오군(五君), 육신(六神), 칠사(七邪), 팔왕(八王), 구기(九奇)로 이어져 십악(十惡)까지. 아홉 개의 글자로 지칭(指稱)되는 구자영웅보에 수록된 오십사 명의 무공은 하나같이 최고에 이르고 있었다.”

이후 일왕 이선 삼기... 이런 식의 시도가 봇물 터지듯이 흘러 나왔다.

영웅천하에는 천하칠중기병, 천하칠대무학기서 라는 식으로 순서를 나열하는 형식을 취하고 그것과 연계되어 스토리가 전개되는 형태를 취했다.

아래는 1996년 전4권으로 재 출간된 영웅천하의 표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