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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출간작 독비경혼은 뇌정경혼의 성공에 힘입어 1982년 자신있게 써서 내놓은 책이다.

뇌정경혼 때만 해도 어떻게 하면 이 사람들이 좋다고 하지? 라는 생각을 해서 원래 추구했던 정통적인 스타일에 기정적인 요소를 많이 섞었지만 전작이 대성공을 했으니, 이번글은 마음대로 한 번 써보자! 라고 야심차게 시작을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표지를 볼 때부터 걱정이 되긴 했었다.

표지를 그처럼 후지게 만들다니... 말도 안되는, 요즘 사람들이라면 정말 거들떠보지도 않을, 그런 표지였다. 아무런 상관도 없는 머리박박 깎은 젊은 중이 웃통을 벗고 나와 있는데 그나마 제대로 그린 것도 아닌 참혹한... 요즘과 달라 그때는 표지 같은 거 보여준 적이 없었다.

그리곤... 실패.

좋아하는 사람은 미치게 좋아한다는데, 일반 대중은 외면 한다고 한다.

조사에 들어갔다.

인터넷이 없던 시기이니 대본소라고 하는 만화방으로 다니면서 알아보고 총판과 출판사를 통해서 알아봤다....

결론은 내용이 비장한데다, 가장 치명적인 것이 주인공이 한쪽 팔을 잃어버리는 것 때문에 사람들이 질색을 한다는 이야기.

왕우의 외팔이가 아시아를 휩쓸던 시절이 있었는데 팔을 잃는 게 왜?

라고 생각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예나 지금이나 대중은 내가 좋아하는 주인공이 다치는 게 싫은 게다.

아래 표지는 이후 1996년 도서출판 뫼에서 내놓은 재간본의 표지다.

맘껏 써낸 독비경혼이 참패하자( 금강이란 이름으로 내놓아서 잘 팔리지 않은 유일한 책이 바로 이 독비경혼이다.) 다시 심기일전하여 내놓은 것이 바로 네번째 출간작인 광세경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