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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법, 혹은 꼼수


[작법, 혹은 꼼수] 캐릭터 소설이 필요하다

사견이지만, 국내 장르소설이 외국과 견주려면
무엇보다 필요한 게 개성 강한 주인공의 확고한 시리즈물이 나와야 한다고 본다.
안타깝게도 국내에 발표된 소설들 가운데는 그런 '캐릭터'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웃나라 일본만 하더라도 3대 국민 탐정이라고 불리는 긴다이치 등을 위시하여
최근에는 탐정 갈릴레오로 더 유명한 유가와 마나부 외에도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많다.

장르의 본고장인 영미권은 이루 말할 필요도 없다.
특히 그중에서도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캐릭터들이 상당히 많지만 굳이 꼽자면 리 차일드의 잭 리처와 로랜스 블록의 매튜 스커더를 가장 좋아한다.
이 두 인물은 매우 상반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 리처가 무소불위의 슈퍼맨 캐릭터라면 스커더는 전형적인 안티히어로다.
특히 스커더는 매편마다 스스로 무너질지도 모르는 아슬아슬한 경계를 오가는 인물이다. 알코올 중독자며, 사실상 백수이지만 탐정 노릇을 하는 인물. 언뜻 그에게 감정이입하기 힘들 것 같은 느낌을 주지만 막상 책을 읽기 시작하면 매튜 스커더란 인물에 흠뻑 빠지고 만다. 
사실 리처는 너무 완벽에 가까운 슈퍼맨이다 보니 통쾌함은 있지만 책을 덮고 나면 다소 허무할 때가 많다. 
반면에 스커더의 경우엔 몇 번이고 재독을 하게 되는 여운이 있다.

매튜 스커더의 매력을 200% 느끼고 싶다면 나는 주저없이 그의 역사적인 첫 출연작인 '아버지들의 죄'를 추천한다.

그 강렬한 엔딩은 (어디까지나 내 의견이지만) 범죄소설 사상 가장 뛰어난 엔딩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사족 : 외국 장르소설은 번역도 아주 중요하다. 장르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 없다면 우리 말로 옮겨진 글인데도 마치 기술번역서를 읽는 기분에 사로잡히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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