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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법, 혹은 꼼수


[작법, 혹은 꼼수] 아마추어가 프로를 이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해법

스토리텔링 분야, 이를테면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 뮤지컬 기타 등등.

이른바 이야기를 다루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첫째도 캐릭터, 둘째도 캐릭터, 셋째도 캐릭터다.

흔히 말하는 유명한 작품들, 베스트셀러를 읽어봤는지 물어보면, 대부분 플롯은 기억하지 못해도 등장인물들은 알고 있다.

예컨대, 홈즈를 읽어보지 못한 사람도 그가 등장하는 에피소드는 몰라도 명탐정 홈즈라는 캐릭터는 잘 안다.

마찬가지로 햄릿이라는 캐릭터를 알아도 그가 자살했는지 결투 중에 죽음을 당했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다. 

잘 만든 캐릭터는 알아서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을 갖고 있다.

반대로 아무리 플롯을 완벽하게 짜도 캐릭터가 약하면 그 이야기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

최근에 주목받는 라이트노블이라는 트렌드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사실 라이트노블이라고 불리는 작품들의 대부분은 플롯은 그렇게 부각되지 않는다.

조금 비약하자면 A작품이나 B작품이나 거기서 거기인 것처럼 분위기가 비슷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캐릭터의 개성이 변별되기 때문에 각각의 작품으로 독립할 수 있는 거다.

때로는 지겨우리만치 반복되는 플롯임에도 독자들을 끌어들이는 이유도 캐릭터의 힘이 강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현대 소설에서 가장 중요시 되는 것이 캐릭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캐릭터느 중요하다.

드라마로 잘 알려진 덱스터 시리즈의 원작도 소설인데 플롯은 약하지만 캐릭터가 워낙 뛰어나 성공한 케이스다.

그럼 생각해보자.

아마추어들이 프로를 능가할 수 있는 유일한 승부수라는 무엇일까?

이미 답은 나와있다. 바로 캐릭터를 잘 만드는 거다.

아마추어들이 프로들의 숙련된 문체나 이야기를 짜는 힘을 따라잡기란 쉽지 않다.

프로들이 쌓은 시간과 노력은 결코 만만히 볼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문체는 단시일에 정립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일정 부분은 타고나야 하고, 일정 부분은 많은 시간을 들여 차근차근 잡아야 한다.

그러므로 답은 결국 캐릭터로 귀결된다.

그러면 캐릭터를 잘 만드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고민해봐야 한다.

가끔 여러분이 올리는 소설계획서의 캐릭터를 살펴보면 예외없이 대부분 평면적이다.

이런 캐릭터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캐릭터를 잡는 건, 키가 얼마고 스펙이 어떻고, 하는 이런 것들이 중요한 게 아니다.

먼저, ‘왜?’라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어떤 캐릭터도 그 아이덴티를 형성하는 데 있어 반드시 인과가 있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이 된 이유는 어린 시절 눈앞에서 부모님이 살해당했기 때문이다.

그런 트라우마가 성장하는 내내 따라다니고 스스로 박쥐 가면과 망토를 두르고 자경단으로 나섰다.

이렇듯 잘 짜여진 캐릭터는 반드시 그들만의 ‘역사’가 존재한다.

왜, 그렇게 되었는가 하는 물음에 답이 있는 거다. 그러면 그 캐릭터의 동선은 설득력을 가진다.

여러분의 캐릭터 설정을 보면 그냥 전후없이 이런이런 스펙이다 하고 못을 박는다.

그냥 얘는 원래 이렇다, 라는 주입식인 거다(소설은 게임 설정이 아니다).

두번째로 그 어떤 독자도 완전무결한 주인공의 이야기를 읽고 싶어하지 않는다.

성공한 캐릭터들은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모두 컴플렉스/결점을 안고 있다.

어딘가 부족한 면이 있어야 독자들은 감정이입을 하고 그 캐릭터를 응원한다.

그냥 일사천리로 순탄한 행보를 하는 인물에게 감정이입하며 이야기에 몰입하는 독자는 없다.

그러므로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선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그때그때 생각나는대로 이것저것 갖다가 짜맞추는 방법은 이제 버리는 게 좋다.

잘 만든 캐릭터는 반드시 성공하기 마련이다.

아마추어가 프로를 이기는 유일한 승부수, 그건 어렵지만 단순한 데 있다.

그것이 캐릭터다.


댓글 3

  • 001. Personacon 윈드윙

    12.12.27 14:18

    아...정말 피가되고 살이되는 얘기네요. 캐릭터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느낍니다..^^

  • 002. Lv.26 잔나비V

    12.12.27 21:31

    좋은 글 감사히 읽고 갑니다^^

  • 003. Personacon 강춘봉

    12.12.29 16:16

    오! 역시 니르바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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