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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불 님의 서재입니다.

마족으로 무적 귀환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강양1
작품등록일 :
2023.05.16 15:47
최근연재일 :
2023.06.16 12:30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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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63
글자수 :
164,388

작성
23.06.0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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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마수의 바다

DUMMY

마수의 바다.


대차원계의 사람들은 대차원계 바깥의 공간을 그렇게 불렀다.


말 그대로 마수로 가득 차 있는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그곳의 생태계는 이해할 수도 측정할 수도 없었다.


그저 그렇게 존재할 뿐.


다행히 마수들은 대차원계로 진입하지는 못했다.


대차원계의 특수한 마나 파장이 그들의 신체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기 때문에.


그렇게 그들은 차원계의 밖에서 잊혀진 채로 영겁의 시간 동안 존재해왔다.


하지만 대차원계의 존재들이 필연적으로 그들을 만나야 할 때가 있었으니.


소차원계가 수명을 다해 멸망할 때였다.


수명을 다한 소차원은 대차원의 바깥으로 밀려나게 되고 결국 그들은 이 마수의 바다로 흘러들어오게 된다.


그런 뒤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마수들에게 차원 에너지를 뜯어먹혀 사려져버리는 것이다.


지구가 속한 소차원계 또한 그런 운명이었다.


사실 이미 지구에 아포칼립스가 일어났을 당시 지구의 소차원계는 마수의 바다에 흘러들어간 상태였다.


그리고 마족의 역장을 뒤집어 쓴 지구를 제외한 모든 것이 마수들에게 뜯어먹혔다.


오직 마족의 역장을 두른 지구만이 유일하게 남아있을 뿐.


그리고 오늘 그 역장이 사라졌다.


마수에 바다 한가운데서.


그와 함께 굶주린 마수들이 지구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

쿠쿠쿠쿠쿠


지구를 엮은 거대한 빛의 끈.


그 끈의 끝에 재식이 있었다.


“15분 만에 가능할까?”


2단계 능력이 허락된 시간은 단 15분.


그 안에 지구를 끌고 마수의 바다를 빠져나가야만 했다.


덤벼드는 몬스터들을 처치하는 건 덤.


재식은 지구를 엮은 끈을 잡았다.


끈은 재식의 마나를 엮은 것으로 행성을 잡아끌기 충분한 강도를 가지고 있었다.


“해보지 않으면 모르지.”


갑자기 재식의 몸이 빛으로 화하며 지구를 덮을 만큼 거대해졌다.


그리고 마수의 바다를 해치고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의 몸에는 지구가 묶여있었다.


“대차원계가 아니라 그런가? 날 못 알아보는군.”


자신에게 덤벼드는 마수들을 보며 재식이 짜증 섞인 어조로 말했다.


재식은 이미 대차원계에서 명성이 자자했다.


그가 이런 모습으로 날아가면 대차원계에서는 그 누구도 그의 앞을 막지 않으리라.


하지만 이곳은 대차원계의 바깥.


자자한 재식의 명성이 통하지 않는 곳이었다.


아니.


아예 정상적인 인식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는 곳이었다.


이곳에서는 오직 먹거나 먹히는 것.


그 둘만이 진리이자 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이었다.


“크아아아아!”


행성 한둘쯤은 식후 간식거리로 삼을 만큼 거대한 마수들이 지구를 향해 몰려들었다.


그리고 재식을 향해서도.


아직 대차원계의 에너지를 품고 있는 지구와 재식은 마수들에게는 별미 그 자체였다.


하지만 재식은 그들의 식사가 될 생각은 없었다.


번쩍


예의 푸른 빛이 앞쪽으로 뻗어 나갔고 마수들은 가루가 되어 사라져버렸다.


재식은 마수들이 소멸한 공간을 빛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나아갔다.



*

아주 어렸을 적 민혁의 상상 속에 지옥은 악마와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었다.


그러던 것이 아포칼립스를 겪으며 지옥의 이미지가 바뀌었다.


그에게 지옥이란 어떤 규칙도 없이 모두가 모두를 죽이려 드는 곳이었다.


초 단위 분 단위로 비극이 일어나는 곳.


하지만 그 누구도 타인의 고통 따위는 헤아리려 들지 않고 그래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곳.


하지만 오늘 또다시 지옥의 기준이 바뀌는 날이었다.


‘지옥이야. 이것이 지옥.’


눈앞의 광경이 지옥이었다.


너무도 압도적이고 파괴적이며 맹목적인 지옥.


행성만 한 괴물들이 서로를 잡아먹고 끝없이 다른 괴물들을 낳고 또다시 같은 일이 반복되는.


그 누구도 죽음에, 비극에, 탄생에 털끝만큼의 감정도 가지지 않는.


생의 가장 암울한 구현.


보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파괴될 것 같은 그 무한의 순환이 역장이 사라진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하지만······


[대상자의 정신이 위험범위로 진입합니다. 정신방벽을 강화합니다.]


재식의 탑은 사람들이 미쳐버리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


사람들의 정신이 약해지려 할 때마다 억지로 마나를 주입해 정신을 유지했다.


덕분에 지구의 사람들은 죽을 맛이었다.


정신을 잃어버리지도 그렇다고 미쳐버릴 수도 없었으니까.



그게 끝이 아니었다.


하늘에서 몬스터들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지구를 마수들의 침략으로부터 막고 있던 역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구를 끌고 가는 재식이 대부분의 몬스터를 처리하긴 했지만 숫자가 너무 많았다.


당연히 재식의 방어를 뚫고 들어오는 개체들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끄아아악!”


엄청난 소리를 지르며 하늘에서 낙하하는 몬스터들.


“젠장.”


몬스터를 본 민혁이 블러드 드래곤의 용아도를 뽑아들었다.


그렇게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몬스터가 지구 표면에 안착하려는 그 때.


번쩍


탑에서 마나가 쏟아져 나오더니 공중에 있던 몬스터들을 쓸어버렸다.


[더 원이 전하는 대차원 전체 메시지!]

[남편 몬스터들은 걱정하지마. 내가 알아서 하고 있으니까. 남편은 남편이 할 일을 해. 마족 두겁이 시킨 일 말이야.]


탑을 제어하는 더 원의 메시지.


그걸 본 민혁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저 몬스터들이 지구에 들어왔다면 아찔한 일이 벌어졌을 것이니까.


상황이 어느정도 진정되자 민혁은 재식이 자신에게 맡긴 일을 하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그의 목적지는 바로.


탑이 만들어 놓은 실드 바깥.


그러니까 미군이 포위하고 있는 곳이었다.


“제거 대상 중 하나가 실드 바깥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탑 내부를 관측하던 미군 하나가 무전기로 상부에 보고를 올렸다.


그의 눈앞에는 실드 밖으로 나오는 민혁의 모습이 보였다.


“공격 하지 마라. 반복한다. 절대 공격하지 마라.”


미군도 바보는 아니었다.


이미 재식이 행성을 좌지우지할 정도의 힘이 있다는 게 밝혀진 상황.


섣부르게 공격하는 건 위험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렇게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민혁이 미군의 정면에 섰다.


“당신들에게 할 말이 있어.”


민혁이 영어로 입을 열었다.


그의 말은 주변을 포위한 모든 미군의 귀에 정확히 들렸다.


재식이 지구를 움직이러 가기 전 민혁에게 메시지 스킬 수정을 줬기 때문이다.


“우리는 더 나은 사람이 될 필요가 있어. 아마 이 지옥을 벗어나게 되면 더욱 그럴 거야.”


민혁이 하늘을 가리켰다.


수많은 몬스터들이 지구를 잡아먹으러 혹은 서로를 잡아먹으러 움직이고 있는.


“듣기로는 지금 우리가 가는 곳도 그렇게 좋은 곳은 아닌 것 같거든. 사실 거기도 여기랑 크게 다른 건 없어. 모두가 서로를 잡아먹으려고 난리 치는 곳이래. 어쨌든 중요한 사실은 우리가 거기서 살아남으려면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거야.”


바로 그때였다.


갑자기 미군 사이에서 술렁임이 일었다.


그러더니 저쪽에서 군장을 착용한 누군가가 이쪽으로 걸어왔다.


“랜드 존스 중장이라고 하네. 이번 작전을 지휘하는 최고 책임자네.”


중년에서 노년으로 진입하는 얼굴의 백인이 민혁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민혁은 그의 손을 맞잡았다.


“안녕하십니까. 한국군 각성자 부대 중사 조민혁이라고 합니다.”


민혁의 소개를 들은 랜드 중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사과하도록 하겠네. 잘못된 판단으로 자네의 조국을 침입한 것 말일세. 수많은 사상자를 내고 자네들의 재산을 파괴한 것. 모두 진심으로 사과하네.”


랜드 중장은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했다.


민혁은 그런 랜드 중장을 복잡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저희는 군인입니다. 명령이 내려오면 거부할 수도 도망칠 수도 없죠. 부당한 명령도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해해 줘서 고맙네. 역시 군인이라 그런지 말이 통하는군. 맞네. 우리는 군인이니까. 나라가 내리는 명령을 따르는 존재들이지.”


“혹시 지금 사과하시는 것도 상부의 명령에 따르는 건가요? 상부에서 저에게 사과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까?”


랜드 중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네. 더불어 상부에서 공식적으로 한국 철수 명령이 떨어졌네. 자네들의 힘이 우리를 압도하는 걸 보고 내린 결정이네. 자네들은 미군을 이긴 존재들이지.”


하늘에서 지구를 끌고가고 있는 재식을 보며 랜드 중장이 말했다.


그들이 말하는 순간에도 재식은 지구를 향해 몰려드는 몬스터들을 무찌르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 비현실적인 모습에 랜드 중장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스르륵


그런 그의 뇌리로 미량의 마나가 침투했다.


아마도 하늘의 광경에 정신이 약해지자 정신 방벽이 가동한 모양이었다.


그 모습을 본 민혁이 무거운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그래도 저 모습을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으시죠?”


“그래. 자네들이 만들어준 정신 방벽 때문이지. 덕분에 저런 꼴을 보고도 미치지 않을 수 있는 거고. 고맙네.”


“아닙니다. 그런데 정신 방벽이 작동하는 원리가 뭔 줄 아십니까?”


랜드 중장은 민혁의 말이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뭔가 다른 뜻이 있는 물음 같았다.


“글쎄. 뭐 마나가 정신으로 들어와 우리를 보호해주는 거겠지.”


“비슷합니다. 마나가 개인의 정신으로 들어와 감각을 왜곡하는 거죠. 실제로 느껴야 할 감각들을 뒤틀고 변형시켜서 정신에 받을 타격을 줄여주는 겁니다.”


“그렇겠지. 그런데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가?”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 랜드 중장이 물었다.


민혁은 그런 중장을 보며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의 말은 랜드 중장을 향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의 말은 지구에 존재하는 다른 인간들을 향해 있는 것이었다.


이미 아까부터 탑이 지구의 다른 이들에게 이 광경을 전송하고 있었으니까.


“우리가 서로와 협력하기 위해 그걸 방해하는 이들을······징벌해야 할 필요가 있어. 오직 자신의 이익과 욕망을 위해서 살아가는 이들 말이야.”


“자······자네. 대체 누구랑 말 하는 것인가?”


“준장. 내가 아까 말했지. 정신 방벽의 마나가 당신의 감각을 왜곡하고 있다고. 그건 이런 것도 가능하게 하지. 더 원 보여줘.”


[더 원이 전하는 대차원 전체 메시지!]

[알겠다. 남편.]


급격한 마나의 움직임이 랜드 중장의 머리를 파고들었다.


그러자 중장이 겁에 질린 얼굴이 되더니 손을 벌벌 떨었다.


“아······안돼!”


덜덜 떨던 중장의 손이 허리에 걸려있던 권총을 뽑아들었다.


그러더니 아주 천천히 총구를 입으로 가져갔다.


“제발! 살려줘! 항복 했잖아!”


억울한 듯 소리를 지르는 중장.


하지만 민혁은 무표정하게 중장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고 잠시 뒤.




총을 입에 문 중장이 방아쇠를 당겼다.


피와 뇌수가 사방으로 퍼지며 그 자리에서 중장이 절명했다.


“더 원. 아니. 아내. 한국에 있는 모든 미군들을······죽여줘. 그리고 모두에게 말하지. 자신의 욕망을 위해 다른 이를 해치는 자는 모두 죽게 될 거야. 잘 보라고.”


그 순간.


한국에 있는 모든 미군이 자살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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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멸망의 시작 23.06.15 22 1 11쪽
28 교환과 비례 23.06.14 26 1 12쪽
27 선별전 23.06.12 38 1 12쪽
26 새로운 곳 23.06.11 42 1 12쪽
» 마수의 바다 +1 23.06.09 52 2 11쪽
24 바깥에 있는 절망 23.06.08 47 2 11쪽
23 부모 23.06.07 53 2 11쪽
22 복사 23.06.06 48 2 12쪽
21 신의 창 23.06.05 56 2 12쪽
20 과거 23.06.04 59 2 14쪽
19 구원자 23.06.03 63 1 13쪽
18 칭호 23.06.02 68 2 12쪽
17 바깥 23.06.01 78 2 13쪽
16 구원자 23.05.31 93 1 13쪽
15 각성의 근원 23.05.30 105 1 12쪽
14 대면 23.05.29 108 1 12쪽
13 수호석 23.05.28 117 1 13쪽
12 계시 23.05.27 128 1 12쪽
11 귀환 23.05.26 132 3 12쪽
10 천사들의 합창 +1 23.05.25 135 3 12쪽
9 시스템의 최후 23.05.24 136 3 14쪽
8 밥 먹으러 갔다가······ 23.05.23 148 2 13쪽
7 시공간의······도둑놈 +2 23.05.22 165 2 13쪽
6 각성 23.05.21 166 2 12쪽
5 민혁의 과거 23.05.20 180 2 12쪽
4 이유 23.05.19 212 2 12쪽
3 클래스 참 좋은데....뭐라 표현할 방법이 없네. 23.05.18 275 3 12쪽
2 추방 23.05.17 380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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