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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개꿀맛 스킬도둑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유신언
작품등록일 :
2018.10.16 07:34
최근연재일 :
2018.11.01 08:00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42,899
추천수 :
844
글자수 :
118,899

작성
18.10.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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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 드, 드리겠습니다(5)

DUMMY

늦은 밤, 소망 숲 보육원.

물방울이 하나 둘,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이윽고 비가 우렁차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파람은 응접실에 초를 켜놓고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날도······이랬지.’

오래 전 일을 떠올리는 파람의 미간에 주름이 졌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밤.

이곳 바닥에 무력하게 쓰러진 채.

그저 독남만을 간절히 기다렸던 기억.

‘벌써 10년이 다 되가네.’

파람은 휴대전화 화면을 켜 시간을 확인했다.

이미 시간은 오후 11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그나저나 왜 이렇게 안 오는 거야, 이놈은.”

우울한 분위기를 날려 보내기 위해.

파람은 혼자 중얼거렸다.

그 때, 창 밖에 뭔가 걸어오는 게 보였다.

“······? 독남인가?”

이 시간에 이곳을 찾아올 사람이라면 당연 독남 뿐.

한데, 어둠을 뚫고 나오는 윤곽이 묘했다.

어째선지 인간이 아닌 느낌이었다.

‘설마 몬스터······!?’

파람이 순간적으로 자세를 낮췄다.

정체불명의 존재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서였다.

허나 시선만큼은 피하지 않고 창밖을 향한다.

‘뭐, 뭐야 저건.’

파람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보육원을 향해 걸어오는 의문의 존재.

분명 형상은 사람인데, 하체가 너무 적나라했다.

바지는커녕, 팬티조차 입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신체가 명확하게 보였다.

‘좀비? 아니, 좀비들도 바지는 입잖아. 저놈은 뭐지? 걸음걸이도 멀쩡하고.’

문제의 노출 광이 갑자기 풀숲위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곤 두 팔을 벌려 쏟아지는 비를 맞았다.

“나는 자유다-!”

“도독남이잖아!”

파람은 들려온 목소리로 상대가 독남임을 알아차렸다.

그가 우산을 챙겨들고, 급히 보육원 밖으로 나섰다.

그리곤 독남에게 다가가 소리친다.

“미친놈아! 다 벗고서 뭐하는 거야! 바지랑 팬티 어쨌어!”

“난 더 이상 평범한 독남이 아니다.”

독남은 눈을 감은 채 대답했다.

그 얼굴은 마치 해탈한 수도승 같았다.

파람은 한심하게 독남을 보며 말했다.

“이건 또 뭐라는 거야······ 넌 원래 안 평범했어.”

“난 오늘 나를 옭아매고 있던 인간으로서의 굴레를 벗었다.”

“그런 게 있긴 했냐?”

“덕분에 그동안 넘지 못했던 선을 넘어섰지!”

“그건 상당히 위험한 발언 같은데······ 아니, 잠깐. 뭐야 이 냄샌?”

독남의 방백을 지켜보던 파람이 코를 킁킁댔다.

묘하게 구릿한 냄새가 거센 비를 뚫고 공기 중에 퍼지고 있었다.

냄새의 근원지를 찾아 움직이던 파람은 독남의 사타구니를 보고 경악했다.

된장 같은 모양새의 이물질들이 그 다리에 덕지덕지 묻어있었던 탓이다.

“야 이 미친놈아!!! 똥 지렸냐아아!”

“이제 나를 속박할 수 있는 건 없다! 난 또 두려워해야할 것을 잃었군, 후후후-”

“아니 두려움을 잃은 게 아니라, 인간 존엄성과 하의를 잃은 거잖아!”

파람의 딴죽을 걸었다.

하지만 독남은 진지하게 고갤 저었다.

“사실 잃어버리지 않았어. 내가 버렸지. 더 자유롭기 위해서.”

“······됐고. 빗물로 빡빡 씻고 들어와라.”

독남을 놔둔 채, 파람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10분 후.

깨끗이 몸을 씻은 독남과 파람이 응접실에 마주앉았다.

파람은 미심쩍은 눈초리로 독남을 취조했다.

“이번엔 또 무슨 일을 저지른 거냐.”

“저지른 게 아니야. 자꾸 사생 팬들이 쫓아와서 혼쭐 좀 내준 거지.”

“뭔 얼어 뒤질 사생 팬이야. 너한테 원한 가진 사람이면 모를······?”

뭔가 깨달은 듯, 파람이 뒷말을 삼켰다.

그리곤 불안한 눈초리로 말을 이었다.

“······설마 그거 태극 길드였던 거 아냐?”

“내 알 바야?”

독남은 무심하게 대꾸했다.

이를 들은 파람이 독남의 머리를 한대 쳤다.

“야 네 알 바지 그럼! 어떻게 했어? 그 사람들!”

“우리 집까지 데려오면 매일 찾아 올 것 같아서, 빠르게 정리했어.”

“빠르게?”

의문스런 목소리로 파람이 물었다.

독남은 가볍게 고갤 끄덕였다.

“다신 귀찮게 못하게 혼쭐을 내줬지. 뭐, 두 번 다신 스토킹 같은 건 못할 거야.”

“······아니 그거 스토킹 아니라니까.”

“-야, 파람아. 이거 봐라?”

“어?”

독남이 갑자기 화제를 돌렸다.

그리곤 자신의 검지를 파람에게 내밀었다.

그의 손가락 끝에서 불꽃이 솟는다.

“우아아악!”

“우리 이제 가스 걱정 없어. 물 걱정도 안 해도 돼.”

검지의 불꽃은 이내 물줄기로 모습을 바꿨다.

파람은 놀란 눈동자로 그 광경을 지켜봤다.

“너, 설마······”

“마법 쓰는 애들 스킬도 다 훔쳐왔지.”

[각성자 ‘도독남’]

[습득스킬 : ‘하급마법’‘중급마법’]

[하급마법 : 불꽃나비LV7 유수장막LV6······]

[중급마법 : 토네이도LV5 마열계뢰LV6······]

독남은 자신의 상태 창을 보며, 새로 뺏은 마법들을 시연해봤다.

불과 물, 바람, 얼음에 번개까지.

갖가지 속성 마법들이 그의 손에서 튀어나왔다.

이를 지켜보던 파람이 나지막이 입 열었다.

“근데 독남아.”

“어.”

“너 진짜 앞으로 어떻게 할 거냐?”

“뭐가.”

독남은 마법에 집중한 채 대답했다.

파람은 심각한 얼굴로 지적했다.

“네가 한 짓을 생각해봐. 국내 최강 길드한테 그런 짓들을 해놓고, 아무렇지 않게 살 수 있을 것 같아?”

“아무렇지 않게 살고 있잖아.”

“······아니 아무리 봐도 아무렇지 않은 상황이 아니잖아! 오늘은 어떻게든 벗어났다고 해도, 태극이 제대로 움직이면 우리 둘 다 죽어! 상대는 레전드라고! 전설이에요!”

태극 길드 마스터, 임태극의 무용담을 떠올리며 파람이 말했다.

혼자서 1급 몬스터를 때려잡고, 악마 강림까지 막아냈던 인물.

“죽으면 죽는 거지, 뭘 그렇게 주접을 떨어.”

파람의 말을 들은 독남이 마법 연습을 멈췄다.

그러더니 손가락으로 자신의 코를 후빈다.

“야이 씨! 난 오래 살 거라고! 예쁜 여친 만나서 결혼 하고! 예쁜 딸도 낳고!”

“넌 아들을 낳을 관상이야. 계속 시도하면 아들만 셋이 될 얼굴이야.”

“닥쳐엇!!”

저주 같은 독남의 평에 파람이 흥분했다.

그를 보며 독남은 실실 웃었다.

“도파람! 걱정 마라. 어차피 이제 내가 할 일은 정해져 있잖아.”

“뭐? 돈도 생겼겠다, 도망? 해외도피?”

파람이 희망사항을 담아 읊조렸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하고 가혹했다.

“날 때린 우리 현수. 100배로 갚아주는 거.”

독남을 산으로 끌고 가 기절할 때까지 때렸던 자.

태극 길마의 아들, 임현수의 이름이 나왔다.

파람은 질린다는 표정으로 독남을 봤다.

“······야이, 너 그거 아직 안 잊고 있었냐.”

“뭔 소리야, 내가 맞은 거 잊는 거 봤어? 조만간 그 녀석에게 자신이 얼마나 경솔했는지 알려주도록 하지. 큭큭큭.”

“돌겠다. 너 진짜 지긋지긋 해.”

파람이 손으로 자신의 머릴 감싸곤 흔들어댔다.

그 때 독남이 손뼉을 치며 눈을 깜빡였다.

“아! 근데, 그 전에!”

“뭐? 또 뭐어!”

불안함을 숨기고, 파람이 소리쳤다.

재밌는 걸 발견한 아이처럼.

독남은 눈을 반짝이며 답했다.

“기억났는데, 버킷리스트에 걔보다 우선순위가 높은 일이 있었지. 그것부터 청산하자.”


*


다음날 서울의 종합대학병원.

흰 병실, 침대에 누워있던 한 남자가 눈을 떴다.

그의 앞엔 태극 길드 전략정보부장 승순이 서있었다.

“깨어났나.”

“부, 부장님······여기가 어딥니까······”

“병원이다. 안정을 취하도록. 수술이 끝난 지 얼마 안됐다.”

“어, 어떻게 된 겁니까. 제, 제가······”

남자가 고통스런 얼굴로 승순을 바라봤다.

승순은 간결하게 상황을 설명했다.

“너희는 그 놈에게 당했다. 내가 갔을 땐. 모두 쓰러진 후였다. 그리고 자넨······”

“부장님······기분이 이상 합니다······아래쪽에 감각이 전혀 없습니다······”

승순이 뒷말을 망설이던 사이.

사내는 자신의 감각이 어딘가 이상함을 깨달았다.

그를 본 승순은 결국 사실을 털어놨다.

“하필이면 영 좋지 않은 곳을 맞았네.”

“그게 무슨······”

“잘 알아두게. 자네는 앞으로 아이를 가질 수가 없네. 중요한 곳을 잃었어.”

“아니, 부장님! 부장님! 그게 무슨 말입니까 부장님!”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 날 뻔했네. 살아있는 게 다행이라 생각하게.”

승순이 안타까운 눈빛으로 사내를 바라봤다.

순간 사내의 머릿속에 어젯밤 일이 스쳐갔다.

독남을 향해 마력줄기 마법을 썼고.

결국 그에게 잡혀 남자의 분신을 잃었던 장면을 기억해낸다.

“······내가 성 불구자가 된다고? 고자가 됐다, 그런 말인가? 고자라니! 아니, 내가 고자라니! 이게 무슨 소리야아!!”

“후우.”

울분 섞인 사내의 혼잣말을 들으며, 승순은 등을 돌렸다.

그로선 더 이상 이 자를 위로할 수 없었다.

승순은 혼란에 빠진 사내를 놔두고, 병실 밖으로 나섰다.

그가 병실 문을 닫는 중에도 남자의 오열은 계속됐다.

“내가, 내가 고자라니! 내가······! 아읗아흫헣허······안 돼··· 안 돼! 내가 고자라니······말도 안 돼! 이건 말도 안 돼······말도 안 된다고 으헝허허허허!”

남자의 절규를 들으며 승순은 복도를 걸었다.

그 다음 이동한 곳은, 바로 옆 병실이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병상에 누운 5명의 중환자가 보였다.

얼굴까지 붕대를 칭칭 감은 환자 한명이 승순을 알아챘다.

“부, 부장님······”

“최 조장. 정신 차렸나.”

승순 역시 마력 감지를 통해 상대를 알아차렸다.

태극 길드 전투 2조, 최 조장이었다.

승순이 최 조장에게 다가간다.

“놈······놈은 괴물······아니 악마입니다······”

“무슨 일이 있던 건가.”

승순은 최 조장을 내려다보며 질문했다.

최 조장은 힘겹게 말을 이어나갔다.

“마석 장비······놈······마석 장비를 들고 있었습니다······”

“마석 장비를? 분명 세공사들은 내가 다 파악해뒀는데.”

엊저녁, 승순은 국내 유명 마석 세공사들을 만나고 있었다.

그들로부터 협력하겠단 약조까지 얻어냈는데.

도둑놈은 이미 마석 세공을 마쳤다니.

승순으로선 당황스런 소리였다.

‘아니면 본래 마석 장비를 갖고 있었던 건가?’

헌데, 최 조장의 놀라운 정보는 하나 더 있었다.

“······그리고······또······김 부장님 스킬을······사용했···습니다······”

“뭐? 내 스킬을? 뭘?”

최 조장의 말을 들은 승순은 다소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습득한 스킬은 모두 고유 스킬.

태극 길드 마스터일지라도 자신의 스킬은 쓸 수 없다.

“[음속연쇄철]······”

이 말과 함께 최 조장의 눈에 뭔가가 보였다.

그건 어제 밤, 도봉산 근처 숲의 일.

세찬 바람에 날려 쓰러졌던 전투 2조가 정신을 차렸을 때.

독남은 3초 만에 주변 모든 사람들을 ‘뚫었다’.

그 속도는 너무 빨라, 독남의 잔상이 남을 정도였다.

[사용자 ‘도독남’]

[습득스킬 : ‘음속연쇄철’LV10(Max) 발동]

이는 분명 최 조장이 늘 봐왔던, 승순의 스킬, 음속연쇄철이었다.

독남이 공격을 멈춘 건, 최 조장의 복부까지 뚫고 나서였다.

독남은 중식도를 최 조장의 복부에서 빼며 말했다.

-그렇게 내가 똥 싸는 게 보고 싶었냐아아!!

그 장면이 생생하게 승순의 눈에도 담긴다.

“!”

“그 기술로 제 부하들을 다······병신을 만들어······놨습니다.”

울먹이는 목소리로 최 조장이 말했다.

그의 말대로 전투 2조는 괴멸했다.

팔다리가 멀쩡히 남은 사람이 드물었고.

정신이상증세를 보이는 자도 있었다.

“사람은 똥이야! 똥이라고! 히히! 오줌발사!”

“똥 사람이야! 똥 사람이라고!”

“된장이 발렸어······된장이 발렸어······죽는 거야······”

승순이 잠시 고갤 돌려 병실 내 다른 환자들을 바라봤다.

한 때 전투 2조원으로 활약했던 자들이지만.

이제 그들은 의미모를 소리만 한없이 되뇌고 있었다.

승순은 다시 최 조장을 보며 그를 다독였다.

“······걱정 마라. 다들 각성자다. 이 정도는 견뎌낼 거다.”

“저도······그랬으면······좋겠습니다.”

최 조장조차 정신이 반쯤 무너진 상태였다.

환자들을 붙잡고 길게 대화할 수 없었기에.

곧 승순은 병원을 나왔다.

이어 그가 향한 곳은 태극 길드 본사가 아닌.

서울 외곽에 새로 생성된 2급 던전이었다.

“음속연쇄철.”

던전에 들어온 승순은, 자신에게 오는 몬스터들을 향해 스킬을 시전 했다.

강한 적을 상대할 땐 큰 효과를 보지 못하지만.

다수의 적을 단번에 처리하는 효율 높은 기술이었다.

하지만,

“······설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작가의말

여러분 약 좀 주세요.

약빨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추천과 댓글이란 국가가 제게 허락한 유일한 마약!

도와주십시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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