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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개꿀맛 스킬도둑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유신언
작품등록일 :
2018.10.16 07:34
최근연재일 :
2018.11.01 08:00
연재수 :
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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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8,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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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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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 업계에선 포상입니다(2)

DUMMY

서울시청 각성자 관리지원과.

은행처럼 늘어진 여러 개의 상담창구에서 공무원과 각성자의 상담이 이뤄지고 있었다.

“네 다음 상담자 분!”

2번 창구에 세워진 대기번호 알림판의 숫자가 바뀌고.

창구에 앉아있던 여성 공무원이 외쳤다.

이를 본 독남이 굳은 얼굴로 대기석에서 일어났다.

그가 급하게 대기표를 들고 상담창구로 걸어간다.

“네, 안녕하세요. 뭘 도와드릴까요?”

독남이 상담 석에 착석하며 대기표를 내밀었다.

‘최나영’이란 명찰을 달고 있는 공무원이 활짝 웃으며 물었다.

독남은 사뭇 진지한 태도로 그의 눈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제 손에 몬스터가 붙은 것 같아요! 떼 주실 수 있나요?”

“······네?”

생전 처음 듣는 이야기였기에, 나영은 자신도 모르게 반문했다.

“제 오른손에 이상한 먹보 놈이 붙었어요! 방금 전에도 제 짜장면을 다 처먹어서 얼마나 곤란했는지 몰라요! 아 배고파 죽겠네 진짜!”

나영은 독남에게서 진상손님의 냄새를 맡았다.

하지만 티내지 않고 친절한 어조로 이야기 했다.

“아······혹시 각성하셨나요?”

“잘 모르겠네요. 이상한 창이 뜨긴 하는데. 이전까지는 아니었거든요.”

“아, 그러시군요. 잠시 만요. 바로 확인해드리겠습니다.”

독남이 각성에 대한 지식이 없음을 파악한 나영은 책상서랍을 열었다.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장비로 확인하는 게 빠르다 생각한 것이다.

이를 지켜보던 독남은 나영의 책상 위에 있는 쿠키 바구니에 손을 뻗었다.

그리고 쿠키를 한 움큼 집어 자신의 입에 집어넣었다.

‘저거 내건데······’

쿠키는 사실 상담자들 먹으라고 놔둔 게 아니었다.

나영이 배고플 때 먹으려고 챙겨온 개인물품이었다.

살짝 울컥했지만 나영은 애써 웃음을 유지했다.

“제가 지금부터 측정기로 상담자 분 손을 검사해드릴게요. 가만히 계셔주세요.”

서랍에서 네모난 간이 마력 측정기를 꺼내든 나영이 빙긋 웃으며 설명했다.

쿠키를 먹던 독남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몸을 움츠렸다.

“우걱우걱, 아프진 않죠?”

“······안 아프니까 걱정 안하셔도 돼요. 그냥 기계로 훑기만 하면 돼요.”

“쩝쩝, 그럼 빨리 해주세요.”

독남이 씹던 쿠키의 부스러기를 사방에 다 흘리며 말했다.

그 모습을 본 나영이 잠깐 한숨을 내쉬곤 측정기를 켰다.

곧 위이잉하는 소리와 함께 측정기가 작동됐다.

나영은 독남의 오른 손에 측정기를 갖다 대고 측정값을 살폈다.

[측정 중······]

[측정 완료]

[마력 약 999]

“······어?”

장비에 표시된 측정치를 본 나영의 눈이 커졌다.

999는 간이 마력 측정기가 측정할 수 있는 최대 수치였다.

“어······어······?”

놀란 나머지 나영은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하지만 이내 본 목적을 떠올리고, 측정기를 독남의 심장에 갖다 댔다.

나영은 떨리는 눈동자로 장비의 스크린에 집중했다.

한참 떨리던 측정기의 진동이 멈추고, 두 번째 측정값도 표시됐다.

[마력 약 110]

“······헙!”

놀라 숨을 들이쉬는 나영의 반응에 독남이 지레 겁먹었다.

“왜, 왜 그래요? 역시 있는 거죠? 제 손에 악마가!”

“저, 저저, 잠시 만요!”

나영이 경황없는 얼굴로 자리서 일어났다.

그리곤 측정기를 들고 호다닥 어디론가 뛰어갔다.

“어, 어디가! 날 혼자 두지마아!”

독남이 나영을 애처롭게 불렀지만 소용없었다.

상담자의 외침을 무시하고 나영이 달려간 곳은 과장 실이었다.

나영은 노크도 없이 벌컥 문을 열고 방안으로 들어갔다.

“음? 뭐지 최나영씨?”

과장실 안.

책상에 앉아 서류를 보고 있던 30대 사내가 안경을 고쳐 쓰며 물었다.

그의 가슴팍 명찰엔 ‘각성자 관리지원과 과장 이가후’라 적혀있다.

“과, 과장님 이것 좀 봐주세요!”

나영이 달려가 측정기를 과장인 가후에게 내밀었다.

가후는 측정기를 받아들고 디스플레이에 표시된 수치를 읽었다.

“110. 꽤 높은 수치네. 상급 헌터인가. 근데 이게 무슨 문제야?”

“처, 첫 번째 수치를 봐주세요.”

가후가 측정기를 조작해 처음 측정값을 불러왔다.

직후 가후의 동공이 확장됐다.

“······!”

“그, 그 두개가 동일인을 측정한 값이에요. 과장님.”

“동일인이라고?”

나영의 설명에 가후가 굳은 얼굴로 되물었다.

“네. 무슨 자기 손에 몬스터가 붙었다면서 떼 달라는 소릴 하더라구요.”

“······!”

“각성에 대한 지식은 없어 보이고, 장난치는 걸 수도 있어서 일단 마력 측정부터 했거든요.”

“뭘 어떻게 측정한 건데?”

“그 몬스터가 붙었다고 한 오른손을 처음 측정했어요. 수치보고 측정기가 고장 난 줄 알았는데 그 분 심장을 다시 측정하니까 아니었어요.”

“그 사람 어디 있어?”

“바, 밖에요. 2번 창구에요.”

나영이 손가락으로 바깥을 가리켰다.

밖을 본 가후가 바로 과장실을 나섰다.

그 뒤를 쫓아 나영도 쪼르르 2번 창구를 향했다.

바삐 창구에 도착한 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독남이 아예 바구니를 안아들고 쿠키를 우악스럽게 집어먹고 있던 탓이다.

“이 사람 맞아?”

“······네. 이 놈이에요.”

나영이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으며 가후에게 귓속말했다.

두 사람을 발견한 독남은 쿠키 부스러기를 입에서 떨어트리며 징징댔다.

“아 쩝쩝, 저만 두고 어디 갔다 온 거예요! 제 손의 흑염소······아니지. 악마가 이 쿠키를 자꾸 탐하잖아요! 손이 멈춰지지 않아! 빨리 떼 주세요!”

‘뻔뻔함만 놓고 보면 그동안 상대한 진상 중 상진상이다.’

시청 공무원 생활하면서 만나본 숱한 진상들이 나영의 뇌리를 지나갔다.

하나, 눈앞의 독남은 정말 새롭고 짜증나는 유형이었다.

가후가 바로 상담 창구 자리에 앉았다.

이어 진지한 태도로 독남을 향해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전 관리지원과 이가후 과장입니다. 상담자 분 성함을 여쭤 봐도 될까요.”

“쩝쩝, 몬스터 떼 주면 얘기해줄게요. 제 개인정보는 아직 중국에 팔리지 않았어요.”

‘뭐라는 거야 이 녀석은······’

가후의 이마에 핏줄이 살짝 섰다.

하지만 화를 내지 않고 설명을 계속했다.

“아마도 상담자님께 수호마가 깃든 것 같습니다.”

“쩝쩝, 수호마요?”

‘그만 좀 처먹어!’

두 사람의 대화를 보며 나영이 속으로 외쳤다.

바구니 안에 많던 쿠키는 이제 세 개 밖에 남지 않았다.

“네. 수호마는 정말 희귀하게 등장하는 몬스터입니다. 몬스터라고 표현하긴 해도 사실 영물에 가깝습니다. 자신이 선택한 사람의 몸에 깃들어 각성과 특별한 능력을 주는 녀석입니다.”

“쩝쩝, 좋은 이야기로 들리는 군요.”

“좋은 일입니다. 상담자 분께서 어떤 경위로 수호마를 얻게 되신 건진 모르겠지만, 지금껏 수호마를 얻은 각성자, 수호자는 국내에 단 한 분도 없었습니다.”

“쩝쩝, 제가 처음인가요?”

독남은 가후의 말에 그다지 놀라지 않은 채 쿠키를 먹어댔다.

가후가 인위적인 미소를 지으며 독남에게 답했다.

“정확한 건 정밀검사를 해야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저와 측정실로 가셔서 검사를 한 번······”

“그래서 뗄 수 있어요?”

독남이 가후의 말을 끊으며 물었다.

“아······아뇨. 수호마는 저희가 뗄 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뭐야 그런 게 어디 있어!”

“네?”

독남이 크게 외치는 순간 입 속 씹던 쿠키가 가후의 볼에 튀어나갔다.

가후는 손등으로 볼에 묻은 진득한 분비물을 닦아냈다.

“정말 세금을 어떻게 쓰고 있는 거예요? 이런 일도 하나 똑바로 처리 못해준다니. 이거 사장, 아니 관리자 나오라고 해!”

“제, 제가 관리자입니다만.”

“그렇군요.”

“네.”

가후의 말에 기세등등했던 독남의 풀이 죽었다.

침울한 눈으로 가후를 바라봤다.

“그럼 전 앞으로 짜장면은 어떻게 먹어야 하나요? 이 수호마인지 뭔지가 자꾸 뺏어먹는데. 오른 손이 모르게 왼손으로 먹어야 하나요?”

“······그, 글쎄요.”

“비빔면 먹을 땐 어떻게 하나요? 오른 손으로 비비고 왼 손으로 비벼야 제 맛인데.”

‘그만해 미친놈아!’

옆에 서 있던 나영이 속으로 독남을 욕했다.

“에잇! 시간만 버렸네.”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자, 독남이 자리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곤 출구를 향해 저벅저벅 걸어갔다.

가후도 일어서 급히 독남을 부른다.

“아, 아니 상담자 분! 측정실로 가셔서 검사를 하셔야······”

“어차피 못 뗀다면서요. 제가 넓은 맘으로 받아들이고 사는 수밖에 없죠.”

잠시 멈춰선 독남이 상큼한 얼굴로 가후에게 대답했다.

아까까지 짜증내던 사람이라고 볼 수 없는 태세전환이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어떤 수호마인지 확인하고 각성자 등록도 새로 하셔야 합니다. 그게 규칙입니다.”

가후의 안내에 독남이 잠시 뜸을 들였다.

그러더니 오른 손으로 머릴 긁으며 말했다.

“······지금 민증 없는데. 집에 가서 가지고 다시 올게요.”

“에?”

가후가 반응하기도 전에 독남의 몸이 움직였다.

독남은 바람처럼 달려 관리지원과 문을 통과해 나갔다.

창구에 남겨진 가후와 나영만 멍하니 출구를 바라볼 뿐이었다.

3초간 적막이 흐른 후.

잃어버린 걸 깨달은 나영이 드디어 소릴 질렀다.

“아, 아니 상담자 분! 야! 내 쿠키 바구니 놓고 가아!!!”


*


시청 건물 앞.

독남이 한 손으로 쿠키 바구니를 안고 걸어가고 있다.

“쩝쩝, 웃기지마라 이 공무원 놈들아! 내가 왜 각성자 등록을 해.”

독남이 쿠키를 씹어 먹으며 중얼거렸다.

범죄자인 독남으로선 자신의 정보를 국가에게 넘긴다는 건 상상할 수 없었다.

특히 각성자들은 주기적으로 정부의 관리와 감시를 받아야 한다.

안 그래도 경찰 눈을 피해 살고 있는 독남으로선 원치 않는 일이었다.

“됐고. 내 다이아몬드나 찾으러 가야겠다.”

독남은 한바탕 소동이 있었던 중화요리 가게, 천마십위로 돌아갔다.

사실 그는 갑자기 손에 생긴 다이아몬드를 가게에 맡기고, 잠시 빠져나온 몸이었다.

“저 왔어요. 다이아몬드의 주인이 돌아왔습니다!”

독남이 의기양양하게 가게에 들어섰다.

그런데, 가게 안 분위기가 심상찮았다.

“아니, 도대체 언제 나오는 거야?”

“짜장면 시킨 지가 30분이 넘었는데 아직 멀었어요?”

“이거 맛이 왜이래? 주방장 바뀌었어요?”

“개판이네 개판이야!”

테이블 차지하고 앉아있는 손님들의 반응이 하나같이 부정적이었다.

한 명 뿐인 점원이 난감한 표정으로 각 손님들에게 해명했다.

“저, 정말 죄송합니다. 주방장님이 갑자기 컨디션이 나빠지셔서······제가 다시 확인해볼게요.”

“야. 내 다이아몬드 내놔.”

허리 숙여 사과하는 점원에게 독남이 다가가 말을 걸었다.

“엇, 너 왔구나.”

점원은 어째선지 이 상황에 돌아온 독남이 반가웠다.

마치 자신을 괴롭히던 초등학교 동창을 군대 훈련소에서 재회한 기분이었다.

그런 점원의 표정을 보며 독남이 다정히 입 열었다.

“무슨 일 인진 모르겠지만 안 좋아 보이네.”

“걱정해주는 거야? ······고맙다.”

“아니, 뭔가 기분 좋네. 계속 굽신 거려봐.”

“······이 자식이!”

그럼 그렇지.

화내려던 점원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사장님 멘붕에 빠지셨어. 갑자기 짜장면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나. 중식도도 제대로 못 잡으시고. 너한테 만들어줄 때만 해도 진짜 아무 문제없었는데.”

점원의 하소연을 들으며 독남이 코를 후볐다.

왠지 짜장면의 조리법과 과정이 독남의 머릿속에 주르륵 그려졌다.

당장 주방에 들어가도 10분 안에 짜장을 만들 수 있단 자신감도 솟았다.

“어쩌면 내가 도와 줄 수 있을지도 몰라. 짜장면 만드는 거.”

“뭐? 진짜?”

예상치 못한 구원의 손길.

점원의 목소리가 한음 올라갔다.

이에 독남이 무심하게 말했다.

“아니, 귀찮으니까 안 할래.”

“······아 이 자식 진짜.”

“다이아몬드나 돈으로 바꾸러 가자.”

독남과 가게주인 두룡은 보석상에 함께 가 다이아몬드를 팔기로 약속한 터였다.

하지만 점원은 고갤 저었다.

“그거 사장님이 그냥 주래. 7,000원 버린 셈 칠 테니까. 원래 네 태도 때문에 꼭 받을 생각이었는데 지금 너무 경황이 없으셔서.”

“오? 진짜?”

“어차피 가짜 아니야? 큐빅 같은 거.”

“멍청아 큐빅도 돈이야. 아무튼 내놔.”

점원으로부터 다이아몬드를 돌려받은 독남은 미련 없이 천마십위를 나왔다.

그리고 같은 상점가에 위치한 보석가게로 바로 이동했다.

“이······이건! 일반 다이아몬드가 아닙니다!”

독남이 건넨 다이아몬드를 감정하던 보석 상인이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작가의말

새로 시작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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