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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님의 서재입니다.

판타지에 핵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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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생각.
작품등록일 :
2020.05.16 10:33
최근연재일 :
2022.03.2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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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7,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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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2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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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에필로그(5)

DUMMY

천상의 궁전. 시간과 공간이 함께 존재하는 곳. 화려한 금색과 장엄한 검은색으로 꾸며진 산 위의 건축물.


신이 창조한 낙원의 꽃들을 밟고 남녀가 섰다.


나는 어리둥절했다.


이곳이 내 목적지라고?


묘하게 설득되는 마법사 아저씨의 말을 듣고, 그래. 조금만 더 가보자. 조금만 더 가보면 이 모든 것의 진실이 드러나겠지.

내가 찾는 것이 무엇인지, 이 꿈의 정체가 무엇인지, 나는 누구인지···. 다 밝혀지겠지.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이곳은.


아무리 생각해도 내 발길이 이곳에 닿은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여태껏 거쳐 왔던 자유도시, 쉘터, 지하 도시, 잿빛 눈의 도시···전부 무언가 있었다.


말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 도시들을 거칠 때마다 느껴지는 어떠한 감각이 있었다. 이미 와본 곳을 다시 가는 듯한 기시감, 그리운 추억을 보는 듯한 아련함.


그런데 이곳은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나와 접점이 없는 곳이었다.


“맞다.”


마법사가 대뜸 대답했다.


“이곳은 네 목적지가 아니야. 이곳은 내 목적지다. 너는 그 다음이고.”

“···내가 왜 당신 목적지를 찾아온 건데요?”

“그것이 동시에 네 경유지이기도 하니까. 네 목적지에 도달하려면, 내가 도착하는 것을 보고 가야 할 거야.”


마침내 자신이 목표하던 곳에 도달했기 때문일까, 그는 기분이 좋아 보였다.


“결국은, 네가 나의 정체를 알고 있을 것 같다는 추측이 옳았네. 이렇게 나를 목적지로 데려다 준 것으로 보아.”

“아직 전혀, 단 하나도 짐작이 안 가는데요.”

“너는 알고 있다. 다만 기억해내지 못했을 뿐이야. 네 무의식은 아직 나를 잊지 않았어.”


그래, 그러시겠지. 아주 그냥 답이 정해져 있구만. 툴툴대며 성큼성큼 걸어가는 사내의 뒤를 쫓았다.

여기서는 그 축지법 같은 걸음걸이가 안 통하는지, 정직하게 똑바로 걷는 모습. 아름답다 못해 신성하게까지 느껴지는 오색 빛깔 꽃들의 향연을 지나치며 말을 걸었다.


“어디 가요? 목적지에 도착한 거 아니었어?”

“아직. 더 가야 한다. 안으로 들어가야 해.”


그렇게 말하며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방향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위압감이 느껴지는 거대한 궁전.

파르테논 신전? 버킹엄 궁전? 베르사유 궁전? 아는 모든 웅장하고 크고 미학적인 건축물들을 이상적으로 섞으면 저런 형태가 나올 것 같았다.


“하여간 겉멋만 잔뜩 들어가지고는···.”


묘하게 주눅이 든 채로 궁전 입구로 들어서던 때 들려오는 목소리.

굉장히 자연스럽게 말하는데.


“이 궁전 주인이랑도 아는 사이인가 보···죠? 이번에도 친구?”

“친구는 아니고.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마법사는 드물게도 턱을 짚으며 고민했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히는 모양새였다. 한참을 그리 궁리하며 걷다가, 이내 말한다.


“옆집에서 멀리 여행을 가는 바람에 잠시 맡아서 키운 동네 꼬마?”

“···이 궁전 주인이?”

“근데 평범한 꼬마는 아니고, 잘 먹고 잘 커서 힘이 무척 세. 똑똑하기도 하고. 아직 어리다 보니 과시욕이랑 자만심이 조금 있어서 그렇지.”

“굉장히 구체적이면서도 제대로 알아듣기는 힘든 설명 감사해요.”


사내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어깨를 으쓱했다.


“당장 기억나는 건 그것뿐이야. 자세한 건 더 가봐야 알 것 같은데.”

“그럼 그렇지.”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다고, 단번에 제대로 대답해주리라 기대도 안 했다. 그러려니 여기며 궁전 복도를 걸었다.


척 보아도 천문학적인 값어치를 지닌 것처럼 보이는 섬세한 조각상들과, 만지면 안 될 것 같은 큼지막한 그림들이 눈길을 빼앗았다. 지금 내가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건가 싶을 지경이었다.


그렇게 끝이 없을 정도로 긴, 너무 오래 걸어서 발이 다 아플 정도로 쓸데없이 넓고 큰 복도를 다 걷고 나니.


커다란 대문이 앞을 막고 있었다. 허락 없이는 결코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써져 있는 것 같아 주춤하던 때.


“이 안이야.”


마법사는 문 너머를 가리키며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저곳이 내 목적지야. 저기 가면, 난 기억을 되찾을 거야. 내가 누군지, 네가 누군지 전부 알 수 있겠지.”

“그렇구나. 응원이라도 해 드릴까요?”

“응. 네가 지켜봐 주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고마워.”


아니, 아무 생각 없이 던진 말에 뭐 저리 순수하게 반응한담. 하는 수 없이 화이팅 한 번 외쳐주며 말했다.


“기억 되찾으면 혼자만 알고 있지 말고, 꼭 나한테도 알려주시고.”

“좋아. 그럼 가자.”


그리 힘차게 말해놓고서, 막상 저 커다란 문을 열자니 떨리는 모양이었다. 한 차례 심호흡을 한 후에 두 손으로 문을 미는 마법사.


끼이이익─귀에 거슬리는 소음과 함께 서서히 대문이 열렸다.


그리고 그 너머에는···.


“···?”


검은 머리 사내가 선 채로 눈을 감고 있었다. 죽은 것처럼, 밀랍으로 만든 인형처럼 생기가 느껴지지 않는 그 얼굴은 너무도 차갑다.

나는 저도 모르게 마법사 아저씨를 돌아보았다. 그의 얼굴은 충격에 빠져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저 딱딱하게 굳은 채 서 있는 형상은, 그와 완전히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다.

닮은 정도가 아니라, 아예 같다. 복사 붙여넣기를 한 듯 동일한 생김새였다.


이쪽은 살아있는 사람처럼 생기가 느껴지고, 저쪽은 느껴지지 않고. 이쪽은 눈을 뜨고 있지만, 저쪽은 뜨지 않았고.

이쪽은 묘하게 맹한 구석이 있다면, 저쪽은 그런 게 전혀 없다. 금방이라도 눈에서 레이저를 뿜을 것처럼 날카롭고 무섭게 생겼다.


“이건···나군.”


서로 똑 닮은 두 인영이 마주 서 있는 광경. 마법사는 홀린 듯 멈춰 있는 또 다른 자신에게 다가섰다.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죽은 몸에 톡 하고 닿자.


그는 돌연 감전되기라도 한 듯 눈을 크게 떴다. 그렇게 한동안을 가만히 서 있었다. 또 다른 자신과 연결된 채 멍하니 있는 그 모습이 어쩐지 소름끼쳐서,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저씨···괜찮아요?”


그는 과연 자신이 원하던 목적지에 도달했을까. 기억을 되찾았을까. 자신이 누구인지, 어째서 여기에 있는지 깨달았을까.

목이 타는 긴장감 속에서 기다리던 때. 그가 서서히 고개를 돌렸다.


“아저씨가 아니라.”

“예?”

“아저씨가 아니라, 스승님.”

“스승···님?”


선생님도 아니고 웬 스승님. 무협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괴상한 옛 어휘였으나, 어째서인지 거절하지 못하고 그대로 따라 말했다.

그 명칭을 읊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전신을 내달렸다. 뭐지, 이 짜릿한 기분은?


떨리는 눈으로 그의 얼굴을 바라본다. 딱딱함과 부드러움, 날카로움과 여유로움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채 검은 눈에 담겨 있었다.

그 입가는 살며시 웃고 있다. 모든 것을 깨달은 해방자의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기억을···되찾은 거예요?”

“그래. 내가 누군지 알았다. 네 덕분에.”


그는 위를 올려다보며, 천장의 프레스코화를, 그 너머의 하늘과 은하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마법사다.”


그건 아까도 말했던 거 아니냐고 딴지를 걸려던 때.


“나는 흑색의 마법사, 유논이다.”


그리 선언하자마자 하늘에서 번개가 떨어졌다. 새카만 번개가 궁전의 천장에 내리꽂히고, 궁전이 잠시 어두워졌다가 다시 빛을 되찾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저게 맞았다. 저 사람은 흑색의 마법사, 유논이 맞았다. 그냥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그가 입고 있던 옷처럼, 처음부터 그가 자신을 그리 소개했던 것처럼 딱 맞아 떨어졌다.


무언가 까먹고 있던 사실을 떠올렸을 때, 아! 왜 내가 이걸 까먹고 있었지? 당연히 이거인데! 하는 감상이 드는 것과 비슷했다.

저 사람은 유논이었다. 흑색의 마법사 유논이었다. 아닐 수가 없었다.


“그래서···유논?”


그렇게 이름으로 부르는 게 어딘가 낯설었다. 어감이 입술에 진득하게 남는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제 기억을 되찾았으니까, 설명해 줄 수 있어요?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내가 왜 이런 꿈을 꾸고 있는 건지, 당신은 나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아, 그렇지. 그런 약속을 했었지.”


꿈에서 막 깨어난 듯, 유논은 몽롱한 눈빛이었다. 그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안 되겠다.”

“···?”


지금 장난하나? 아니, 알려주겠다면서.


마법사라는 사람이 이렇게 함부로 약속 어겨도 되는 거야?


“응. 이제 마법사 아니거든. 천사지. 내가 원해서 선택한 직업은 아니긴 하다만.”

“아니, 뭐라는 거야.”


어떻게 된 게 기억을 되찾고 나서도 변함없이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만 하는 거지?


“나도 친절히 알려주고 싶다만, 그래선 네가 이 꿈을 꾸는 의미가 없어지겠지. 네 정체는 어디까지나 네가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나는 그저 돕는 역할일 뿐.”

“그러니까, 도대체 뭘 도와줬는데요.”

“아, 내가 아직 안 도와줬나?”


고개를 갸우뚱하며 가까이 다가오는 검은 머리 사내.


“그럼 지금이라도 도와주지.”


그의 손이 빛살같이 움직였다.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내 가슴팍을 두들긴다.

숨이 턱 막히는 고통과 함께 몸이 천천히 뒤로 날아간다. 그대로 허공을 부유하며, 무어라 말도 하지 못하고 저 너머 유논을 노려봤다.


“스승을 걱정시킨 벌이다, 못된 녀석. 죽을 고생 해가며 기껏 살려냈더니 태도가 불손하기 이를 데가 없어. 저 째려보는 눈빛 좀 보라지.”

“···!······!······!”


인상을 잔뜩 쓰며 허우적대지만, 몸은 도저히 땅으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무슨 마법에라도 걸린 것인지 그대로 계속해서 멀어져만 갔다.


“그리 용 써봐야 소용없다. 목적지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멈추지 않을 테니. 네가 그렇게 애타게 찾던 진정한 네 자신에게로 보내주는 거니 고맙게 여겨라.”


그리 날아가는 속도가 점차 빨라져서, 어느새 유논이 저 멀리 자그마한 인영으로 보일 정도가 되었다.

그가 속 편하게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제 다시 잠 좀 자야겠군. 속 썩이는 제자 녀석이 중간에 깨우는 바람에, 휴식을 제대로 못 취했어. 역시 안식이, 단잠이 필요해. 오랫동안 휴가가 없었단 말이지.”


남을 두들겨 패서 날려 보내놓고 잠이 오냐!

그리 속으로 괴성을 지르건 말건 날아가는 건 멈추지 않았다.


쐐애애애액─!


그대로 멀어져가며, 빛나는 천상궁전의 터가 금빛 점으로 보일 지경까지─궤도를 넘어, 대기권을 넘어, 천상의 별들의 영역까지 몸이 훅훅 밀려났다.


그렇게 최고점까지 붕 떠올랐다가, 이내 중력의 영향을 받아 다시금 몸이 아래로 훅 쏠리기 시작한다.


아, 제발.


이제는 화내거나 소리 지를 힘도 없다. 온몸이 운석처럼 불길에 휩싸여서 엄청난 속도감과 함께 그대로 수직 낙하하는 것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동시에 어디선가 또다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음에 만날 때엔 네가 날 찾아와라. 어딜 버르장머리 없게 스승을 오라 가라 부르고 있어. 아무리 기억이 없다고는 해도···아니, 생각해 보면 기억이 없는 건 또 그것대로 괘씸하군. 자기 정체는 몰라도 하늘같은 스승님에 대한 건 하나도 까먹지 말았어야지.”


그건 또 뭐 꼰대 같은···아니 그것보다 아까부터 자꾸 왜 댁이 내 스승이라는 건데.

난 당신 같은 스승 둔 적 없어!


그리 머릿속으로 반박하자 떨어지는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 덜컹거리며 빙빙 도는 꼴이 어째 예사롭지 않다. 머리가 어지러웠다. 이대로 떨어졌다간 그대로 묵사발이 나 버리겠지.


잠깐만요, 스승님? 제가 잘못한 것 같으니까 이것 좀 멈춰주시지 않을래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당신 제 스승님이 맞는 것 같기도 한데.


그리 머릿속으로 협상을 하고 있을 때, 멀리 어디선가 앳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논의 목소리도.


“저래도 되는 거야? 소중한 제자 아니었어?”

“그냥 놔둬. 콱 그냥 죽어버리라지. 나 같은 스승은 둔 적도 없다잖나. 무시하고 잠이나 한숨 푹 잘 거다.”

“그···내가 맡긴 업무는? 신의 사도···천사가 하는 일···.”

“네가 직접 해. 아니면 저기 낙하 중인 애한테 시키던가. 갓 태어난 자식이 어디서 어른을 시키려 들어. 아까도 말했지만, 난 이제 편히 쉴 거다. 정년퇴직할 나이가 한참은 지났어.”

“아씨, 이게 아닌데···.”


남은 돌아가시기 일보 직전인데, 자기들끼리 뭔 대화를 저리 나누는지. 오만 가지 쌍욕을 다 하며 지상에 점차 가까워졌다.

부딪힌다. 이러다가 진짜 부딪힌다. 이젠 진짜 사람이랑 건물들이 다 선명히 보인다고.


괴성을 지르며 떨어지던 마지막 충돌의 순간, 귀에 마지막으로 남은 전언.


[그럼 다음에 보자, 시드.]


저주받을 유논의 목소리와 함께, 나는 그렇게 잊지 못할 지상과의 키스를 나눴다.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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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 신의 청사진(2) +1 22.03.25 187 11 13쪽
275 신의 청사진(1) 22.03.25 195 11 13쪽
274 흑과 백(Black & White)(4) +2 22.03.24 202 14 15쪽
273 흑과 백(Black & White)(3) 22.03.24 174 11 13쪽
272 흑과 백(Black & White)(2) 22.03.24 176 13 13쪽
271 흑과 백(Black & White)(1) +1 22.03.24 188 9 15쪽
270 스승과 제자(4) +6 22.03.23 208 12 15쪽
269 스승과 제자(3) 22.03.23 182 13 13쪽
268 스승과 제자(2) +3 22.03.23 185 11 13쪽
267 스승과 제자(1) 22.03.23 180 11 13쪽
266 드래곤 사냥(7) 22.03.23 192 10 12쪽
265 드래곤 사냥(6) +2 22.03.22 187 15 14쪽
264 드래곤 사냥(5) 22.03.22 174 11 15쪽
263 드래곤 사냥(4) +2 22.03.22 180 12 14쪽
262 드래곤 사냥(3) 22.03.22 191 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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