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꿈페의 서재

신이 쓰는 예언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꿈페
작품등록일 :
2020.02.29 00:29
최근연재일 :
2020.04.10 00:28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2,437
추천수 :
103
글자수 :
150,376

작성
20.03.24 00:07
조회
48
추천
3
글자
13쪽

Act 08. 성흔 <2>

DUMMY

욕실에서 나오자, 김재언의 문자가 다시 도착해 있었다.



[몸이 나아졌다니 다행이다.]

[내일은 학교에 갈 거니?]



안 갈 건데.

그냥 내일까지 아프다고 할 걸 그랬나.



[내일까진 쉬려고요. 시험 때문에 몸이 좀 상한 것 같아서.]

[김재민한테는 비밀로 해 주세요.]



다행히, 김재언에게서는 긍정적인 답이 돌아왔다.



[뭐하러 그런 걸 말해.]

[푹 쉬어.]

[건강해야지.]



김재민에게 말했다간 전화가 와서 병문안을 온다고 할 게 뻔했다.

실제로 전적이 있어서였다.


그 정도로 신경을 써 주는 것은 고맙지만, 좀 부담스럽다.

내가 김재민에게 친애의 감정을 느끼고 안 느끼고가 아니라.


뭐랄까.


김재민은 정말 열광적일 정도로 성녀의 신봉자였다.

가까이 있으면 내가 성녀를 거북해하는 태도가 티가 나지 않을 리가 없었다.


실제로 이미 백찬의는 눈치를 채고 있지 않나.

내가 성녀에게 크게 호의가 없다는 것을.


그래서 김재민에게는 그런 부채감을 안기기가 싫었다.

친한 친구가, 자신이 사랑해마지 않는 성녀를 거북해한다는 불편함을.


신성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예외적으로 성녀에 대한 애착과 신앙을 버릴 수가 없다.

자동적으로 성녀를 따르게 되니까.


나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예외가 아니라 단언하기에도 애매했다.


내가 보기에, 신학자라고는 해도 성녀를 부정하거나 싫어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학교의 분위기도 그렇다.

신학자를 목표로 하든 신부를 목표로 하든 우리는 모두 성녀님을 사랑해, 하는 분위기가 아주 강하다.

그래서 내가 어울리기 힘든 것도 있다.

그런 신학생들 사이에서 나 혼자 성녀를 불편해한다는 게 마치 역적 모의를 하는 기분이 들어서.

채식주의자들 사이에 끼어있는 육식주의자가 된 기분이 든다.



“······뭐라도 먹자.”



냉장고는 여전히 텅 비어있지만, 선반에는 레토르트 식품이 있고 계란과 우유는 늘 있다.

가장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것들이고 나름 완전식품이라 늘 사 두는 편이어서.


계란을 두 개 꺼내고 즉석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렸다.

먹기도 편하고 설거지도 편한 계란 간장밥을 먹어야지.

날계란은 먹고 싶지 않아서 후라이팬도 인덕션에 올려 식용유를 두르고 계란을 구웠다.


톡, 톡. 치이익-.


계란을 깨서 달궈진 팬에 넣으니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가 난다.

잊던 허기가 다시금 도는 것 같았다.


여러 가지 상념은 이런 간단한 행동으로도 쉽게 잊혀진다.

잠을 자거나 밥을 먹고 있으면, 그런 문제들도 전부 아무것도 아닌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나는 집안일을 열심히 하지는 않지만, 이런 간단한 집안일을 싫어하지는 않았다.


오목한 그릇에 밥과 계란후라이, 간장과 참기름을 넣어 테이블에 놓았다.

그런데 그릇에서 손을 떼는 순간 가슴이 또 욱신거렸다.

나는 그릇을 내려 놓고 가슴을 꾹 눌렀다.


샤워를 하면서 피는 멎었는데.

왜 자꾸 아프지.

상처가 나서 쓰라린 게 아니라, 말 그대로 둔중한 통증이었다.


심장을 죄는 것 같은 둔통.


20 년 넘게 잠잠하던 게 갑자기 이렇게 아픈 이유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기분 나빠······.”



공작을 사냥하는 것.

기존 공작이 아닌, 새로운 공작을.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그래서 반가웠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솔직히 정보는 하나도 얻을 수 없었다.

찝찝함과 통증만 얻은 셈이다.


이 통증이 정말 그 공작을 사냥했기 때문이 맞다면.


하지만 아닌 것도 아닐 것이다.

20 년 넘게 잠잠했던 게 공작을 사냥하자마자 이렇게 통증으로 자기 주장을 하고 있으니까.



“공작 사냥을 그만두든가 해야지.”



이거야말로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잠시간 말이라도 할 만큼 통증이 거슬렸다.


죽을 정도로 아픈 것도 아니다.

다만 움직일 때마다 거슬릴 정도일 뿐.


원래 심한 통증보다 이게 더 짜증난다.


숟가락을 놓고 가슴을 꾹꾹 누르는데 휴대 전화 액정이 반짝거렸다.



[그러고 보니 시현아.]



김재언이었다.

나는 액정에 뜨는 메시지를 그대로 바라봤다.

휴대 전화를 켜는 대신 가슴을 누르며.



[이번 주 언제 만날까?]

[맛있는 디저트 카페를 찾았거든.]



아.

정말 기묘한 일이다.

가슴의 통증이 조금씩 줄어들었다.


이건 우연의 일치일까.



[너 단거 좋아하잖아.]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김재언은 내 복잡한 상념과 마음의 무게를 더는 사람이다.

만약 그의 연락에 고통이 잦아든 것이라면.


그는 내게 편안한 사람이어서 다른 고통을 잊게 하는 것일까.

아니면.


다른 고통을 잊게 할 정도로 강한 독인걸까.


이것 또한, 이유를 알 수 없는 강박 같은 고민이었다.

그게 아니면, 본능의 경고이거나.











“어서 와. 표정이 왜 이렇게 안 좋지.”

“피곤해서.”

“피곤에 퀭한 얼굴은 아닌데.”



나는 뭐라고 변명도 하고 싶지 않아 고개만 가로저었다.

백찬의가 장난을 걸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그러고 보니, 사실 백찬의가 그렇게 장난스러운 성격은 또 아니었다.


그냥 입바른 말을 잘 하고, 돌려 말하는 법이 없으니 거슬릴 뿐이지.


내 주위에 이때껏 그런 사람이 없었을 뿐이다.

입바른 말 잘 하고, 나에 대해 잘 파악하고,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어른이.


김재언도 어른이라는 느낌은 강하지만, 그쪽은 다정한 형 느낌이다.

백찬의는 진짜 좀 어려울 정도로 ‘어른’이라는 느낌이 강하고.


실제로도 나보다 열 살 정도 많지 않았나?



“잘 쉬었어?”

“그럭저럭······.”



나는 건성으로 대답하며 이제 익숙해질 것 같은 응접실의 소파에 앉았다.

그는 커피를 내리기 시작했다.



‘일단 들어가.’

‘내일 이야기하자.’



백찬의는 그렇게 말했다.

내가 상당히 신경이 쓰인다는 어조로.


그렇게 눈에 보일 정도로 내 상태가 별로였던 모양이다.


거기에 사냥이 끝날 때 넋을 빼놓기도 했지.

악마에게 신이나 신앙이 존재하냐는 뚱딴지 같은 질문을 하기도 했고.


그런 질문을 하고 집에 오는 내내 말이 없었으니 신경이 쓰일 만도 했을 것이다.


지금 돌이켜 보니 나라도 그럴 것 같아서.



“너 홍차도 먹어?”

“차갑고 달면.”

“우유랑 설탕 타 줄게.”

“응.”



원래 저렇게 세심한 성격인가.

세심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다 좋을 대로 들어 주지 않아도 별로 상관은 없는데.


해 줄 것은 다 해 주니까 내가 그의 말에 뭐라고 대거리를 하기가 어렵다.


실제로 이번 사냥 보상은 전부 양보하기도 했고.


아, 참. 그래.

보상. 그게 있었지.



언제나처럼 에스프레소와 밀크티가 담긴 유리컵을 들고 백찬의가 다가왔다.

가까이 와서 잔을 내려 놓기에 유리컵을 집었다.

빨대를 물고 한 모금 마시니 차갑고 달아서 마음에 들었다.



“보상은 어때? 제대로 봤어?”

“응. 어제.”

“그 정도로는 정신이 든 모양이네.”

“정신을 잃은 건 아니었으니까······.”



백찬의는 에스프레소 잔을 든 채 나를 응시했다.

시선을 피하는 것도 웃겨서 마주 보았다.


무언가 할 말이 많아 보이는 표정이었다.

그러더니, 이내 먼저 표정을 바꾸며 화제를 돌렸다.



“뭐, 일단 보상부터 볼까?”

“여기.”



포켓에서 보석과, 가죽과, 뼈를 꺼내어 내려 놓았다.

백찬의는 돋보기가 달린 도구 같은 것을 꺼냈다.


돋보기가 달리기는 했는데 아날로그 하다고 보기에는 패드 같은 게 붙어 있다.



“뭐야? 그거.”

“편의성을 높인 간단한 감정 기계.”

“시중에 팔아? 헌터넷 상점이나.”

“아니, 헌터들 사이에서만 팔아. 꽤 비싸. 무기랑 다른 기술이 필요해서.”



일단 백찬의랑 오래 알고 지내면 그건 좋겠다.

돈이 있다는 가정 하에, 좋은 아이템 선점하기.

저런 게 있었다니.

좀 놀라울 정도다.



“효과 좋아?”

“편의성을 중시한 거지만 생각보다 괜찮아. 오차율이 크지 않아서.”



나는 잠시 그가 아이템들을 그 감정기로 관찰하는 것을 기다렸다.

그러자 잠시 후 그가 마지막으로 감정한 뼈를 내려 놓으며 말했다.



“아이템은 나쁘지 않네.”

“그래?”

“그냥 평범한 공작의 보상과 다르지 않아서. 이거 이대로 다 팔아 줘?”



나는 보석을 가리켰다.



“이건 1/4 정도 잘라서 검에 넣고 싶어.”

“그럼 검도 같이 맡겨. 아무한테마 맡기기는 어려울 거 아니야.”

“그것도 보상이 필요해?”

“됐어. 그 정도는 별로 어려운 거 아니야.”



지원이 너무 후한데.

해 주겠다니까 나는 뭐라고 토를 달지 않고 장검을 꺼내서 내려놓았다.



“이거 되게 아끼네. 계속 쓸 거야?”

“일단 졸업하고 다른 무기 생기기 전까지는.”

“넘버링 무기 같은 건 쓸 생각 없어?”



쓰기 싫은 건 아니다.

넘버링 무기에 신성력을 조금만 더 넣으면 정말 강하고 좋겠지.

하지만.



“넘버링 무기 쓰면 신분도 까이잖아.”

“쉬운 길을 두고 돌아간다니까.”

“존중해 줘.”



내 말에 백찬의는 어깨를 으쓱했다.

내가 아이템과 장검을 내놓자, 백찬의는 그것들을 포켓에 넣고 다시 에스프레소 잔을 들었다.



“그러면 뭐?”

“뭐가?”

“얘기할 거 있다며.”

“아, 그거.”



그는 잠시 뜸을 들이듯 커피만 마셨다.

그러더니, 잔을 내려놓고 다리를 꼬더니 손을 깍지를 껴 무릎 위에 올렸다.

저 자세가 편한가.

자주 보이네.



“너, 그래서 어제 별일 없었어?”

“없었는데.”

“정말로?”



뭐야.

누가 보면 감시 카메라라도 돌린 줄 알겠네.


나는 말하기를 강요당하는 기분에 가볍게 미간을 좁혔다.



“그렇게 강요하지 마.”

“솔직하게 말해주길 바라는 거야.”

“······.”



내가 입을 다물자, 그는 기다려 주겠다는 것처럼 에스프레소 잔을 다시 들었다.


어디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악마의 마지막 말에 대해?

아니면, 꿈의 잔상?


그것도 아니면.


내 가슴의, 통증에 대해?



“공작이.”

“공작이?”

“마지막에, 그렇게 말했어.”



나는 잠시 숨을 나누어 삼켰다.



“우리의, 신과. 라고.”

“신? 우리의 신?”

“분명히 그렇게 말했어.”

“그래서 네가 악마의 신이니 신앙이니 하는 소릴 했군.”



내 말을 듣고, 백찬의는 고개를 기울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런 말이 나올 만한 기록이나 경험을 반추하는 모양이었다.


다시 입에 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불편했다.

그따위 죽어가며 한 헛소리가 뭐가 그리 대수라고.


하지만 그게 아니라고 본능이 이야기한다.

그걸 증명하듯 내 뇌리에는 그 마지막 모습이 각인처럼 새겨져 있었다.



“그건 확실히 좀, 이상하긴 하네. 기억은 해 둘게.”

“현재로서는 정보가 없으니까.”

“잘 아네. 그 이외에는?”



꿈의 잔상은 쓸모가 없다.

꿈은 방금의 정보보다도 확실한 게 없으니까.


다음에 또 같은 꿈을 꾼다면 기억이 날 지도 모르니.


그러면 남은 건 이 상처 뿐인데.



“······저기.”



결국 말을 꺼내야 하나.

어차피 봤을 테니까.


안다고 해서, 문제가 될 것도 없고.



“당신 저번에, 내가 자고 갔을 때.”

“그때 왜.”

“내 가슴에 있는 문신, 봤지.”

“······.”



백찬의는 잠시 나를 주시하더니, 이내 가볍게 헛웃음을 뱉었다.



“일부러 모른 척을 해 줬는데. 맞아. 봤어. ‘vanitas vanitatum et omnia vanitas’ 말하는 거지?”

“뜻도 알아?”

“헛되고 헛되도다. 모든 것이 헛되도다. 알지. 나도 성경을 읽은 사람이니까.”



라틴어로 읽었다는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헌터가 왜 성경을 읽지.

세계 0 위 베스트셀러여서 인가.



“어제 여기가 아팠어.”

“아팠다고?”

“욱신거려서 봤더니 피가 났어. 그냥 긁어서 난 상처인가 했는데, 너무 문신을 따라 피가 베어 나와서.”

“피가 났다고?”



어제 상처를 봤던 나만큼이나 심각한 표정을 지은 백찬의가 보였다.

그리고는 어색한 침묵이 길어졌다.


괜히 말했나.

내가 그렇게 생각할 즈음.



“그거 말이야, 유시현. 내가 억측일 수도 있는데.”

“응.”

“너 그거 기억이 안 나던 아주 오래 전부터 있었다고 했지.”

“응.”



백찬의는 한참 말을 골랐다.



“그거 그러면, 그게.”



그러더니 그가 내놓은 말은.



“성흔, 아니야?”



내 입을 다물게 만들기에, 충분한 말이었다.


작가의말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네요.

이제는 두꺼운 패딩을 입지 않아도 선선해서 좋은 것 같아요.


하지만 아직 아침엔 춥습니다.

모두 건강 유의하세요.


오늘도 즐겁게 읽으셨기를 바랍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신이 쓰는 예언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주기에 대한 공지입니다. 20.03.30 26 0 -
29 Act 09. 조각 모음 <6> +2 20.04.10 58 2 10쪽
28 Act 09. 조각 모음 <5> 20.04.04 30 3 11쪽
27 Act 09. 조각 모음 <4> 20.03.30 29 3 12쪽
26 Act 09. 조각 모음 <3> 20.03.29 37 3 11쪽
25 Act 09. 조각 모음 <2> 20.03.28 35 2 11쪽
24 Act 09. 조각 모음 <1> 20.03.26 36 2 12쪽
23 Act 08. 성흔 <3> 20.03.25 38 3 11쪽
» Act 08. 성흔 <2> 20.03.24 49 3 13쪽
21 Act 08. 성흔 <1> 20.03.23 63 4 12쪽
20 Act 07. 공작 <5> 20.03.22 37 3 12쪽
19 Act 07. 공작 <4> 20.03.21 39 2 12쪽
18 Act 07. 공작 <3> +2 20.03.20 46 2 13쪽
17 Act 07. 공작 <2> 20.03.18 40 3 11쪽
16 Act 07. 공작 <1> 20.03.17 48 2 12쪽
15 Act 06. 시험 <2> 20.03.16 51 3 11쪽
14 Act 06. 시험 <1> 20.03.15 51 4 12쪽
13 Act 05. 벚꽃의 꽃말 <2> 20.03.14 64 4 12쪽
12 Act 05. 벚꽃의 꽃말 <1> 20.03.13 57 3 12쪽
11 Act 04. 가르침의 자격 <3> 20.03.12 65 4 12쪽
10 Act 04. 가르침의 자격 <2> 20.03.11 77 4 12쪽
9 Act 04. 가르침의 자격 <1> 20.03.09 84 5 13쪽
8 Act 03. 영역 싸움 <2> 20.03.09 80 5 12쪽
7 Act 03. 영역 싸움 <1> 20.03.08 91 6 11쪽
6 Act 02. 가장 어두운 빛 <2> +2 20.03.04 117 4 11쪽
5 Act 02. 가장 어두운 빛 <1> +2 20.03.03 124 3 12쪽
4 Act 01. 낮과 밤의 세계 <3> +3 20.03.02 140 3 10쪽
3 Act 01. 낮과 밤의 세계 <2> +2 20.03.01 162 6 12쪽
2 Act 01. 낮과 밤의 세계 <1> +2 20.02.29 271 7 16쪽
1 Prologue. 믿음의 반댓말 +8 20.02.29 418 5 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