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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 님의 서재입니다.

가상 현실 테론

웹소설 > 자유연재 > 게임, 판타지

xxpoad12
작품등록일 :
2017.07.05 07:32
최근연재일 :
2017.08.03 21:00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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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83,127

작성
17.07.05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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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7쪽

만남

DUMMY

철~~컹!!!

​ 뚜벅. 뚜벅,

​소리하나 없던 복도에 구둣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와 함께 뜬 눈으로 날이라도 샜는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사내가 잠시 비틀거리더니 이내 주섬주섬 옷을 입기 시작했다.

하늘색 바지와 윗도리 여름 하복이라고 그나마 밝은 색의 옷이었지만 어차피 길어야 한 시간 뒤면 훌훌 벗어 버릴 옷이었다.

지난 3년간 오직 이날만을 목이 빠져라 기다려 왔던 사내였으니 말이다.

​ "흠,"

​약간 긴장이 되는지 짧은 신음성을 발한 사내가 철문에 바짝 다가 서서 인기척이 들려 오는 복도를 내다봤다.

​어느새 시간이 많이 흘렀는지 철장 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서서히 밝아져 사물이 또렸하게 보일 정도였다.

시계를 보니 다섯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고, 귀를 쫑긋 세운 채 신경을 모으자 멀리서 들려오는 구둣발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것처럼 들려왔다.

그것으로 보아 자신을 데리러 오는 것이 확실해 보였다.

​ "이런 젠장, 빨리 좀 와라. 썅!"

​뜬 눈으로 기다린 시간이 길다보니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다.

그렇다보니 입에서 나오는 소리가 고을리가 없었다. 그렇게 30여초가 흐르고 드디어 제복을 입은 교도관이 철문 앞까지 걸어왔다.

​ "5117번 김 민수 출소다. 나와!!"

​ 철~~컹!!!

​ 끼이익.

​굳게 닫쳤던 철문이 활짝 열렸다.

​그와 함께 1미터 80센치의 건장한 사내가 방을 나서며 신발을 신고는 자신의 이름을 부른 교도관을 쳐다 봤다.

1년전쯤 공장 근무를 섰던 주임이다. 나름 반가운 마음에 민수라 불린 사내가 입을 열었다.

​ "김 주임님, 야근 하셨습니까?"

​ "짜~식, 출소 할 놈이 별걸 다 신경쓰네. 임마, 이 시간까지 근무하는 거 보면 모르겠냐? 김 민수 나가면 잘 살아라. 두번 다시 들어오지 말고 , 알았냐?"

​ "네, 주임님"

​ "그래, 자, 가자."

​ "넵!!!"

​앞서 걸어가는 민수의 걸음에 힘이넘쳤다.

​이제 겨우 30대 후반의 나이였으니 고작 하룻밤 샜다고 해서 몸이 처질 정도는 아니었다.

만기방에서 보안과 까지의 거리는 50여 미터다.

​2~3분만에 도착한 민수가 간단한 절차를 마치고는 드디어 교도소문을 나서기 시작했다.

​ "오~~~드디어 자유로구나"

​낮게 중얼거린 민수가 쪽문을 통해 사회로 한발을 내딛뎠다.

나름 느껴지는 감회가 새로운지 걸음을 멈춘 그가 밝아지는 하늘을 슬쩍 올려다봤다.

​구름 한점없는 것이 화창한 날씨가 예상이 되었다.

​ "좋아. 지금부터 잘 살아보자. 아자!"

​호탕하게 외친 민수가 이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이를 향해 마주 걸어 나갔다.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형! 민수 형!"

​ "오냐, 민우야. 형이다!"

​세상에 둘도 없는 동생이다.

반가운 만남에 목소리가 커졌다. 그럴만도 한것이 근 3년만의 해후였고, 만나자마자 꽉 끌어 안는 두 사람이었다.

​ "고생했어. 형."

​ "고생은 무슨 잠도 못 자고 새벽 댓 바람 부터 찾아 온 네가 고생이지."

​ "그런데 형. 내가 공부하라고 한건 했어?"

​ "뭐? 테론? 그까짓거 뭐, 공부 할거나 있냐? 그냥 온라인 게임처럼 보이는 족족 때려 죽이고, 아이템만 먹으면 끝이잖아. 그깟 가상현실 별거 있냐? 그리고 네가 오래했다면서? 하나 하나 도와 주면 되지. 뭐가 걱정이냐?"

​ "그야 그렇지만 초반에 적응력을 올릴때는 형 혼자 해야 한다고, 기본적인걸 모르면 어떻해. 적응력 50 이 되어야 초보존에서 나올 수 있다고,"

​ "적응력? 그게 온라인 게임으로 치면 레벨이란 소리잖아. 흠, 그런것도 있었나?"

​금시초문이라는 듯, 눈만 깜빡이는 민수의 모습에 인상을 찌푸린 민우가 확인 차 다시 물었다.

​ "형 진짜 공부 안 했어?"

​ "몰라. 일단 가자. 그까짓거 부딪쳐 보면 알겠지."

​ "쳇, 알았어. 가자고."

​앞서 걷는 민우를 따라 민수 역시 걸음을 옮겼고, 한쪽에 세워 놓은 구닥다리 XG에 올라탔다.

​ "원주까지 가려면 근 3시간 정도는 걸리니까 한숨 자도록 해. 형 눈이 아주 빨갛다."

​ "하긴 밤새 뒤척여서 피곤하긴하다. 그럼 엉아는 한숨 잘테니 운전 똑바로 해라."

덜컥!

조수석 의자를 뒤로 제낀 민수가 편한 자세로 자리를 잡았다.

출소와 동시에 긴장했던 마음이 한순간에 풀리자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자야지.'

속으로 생각을 한지 고작 수분만에 민수는 혼수상태에 빠지듯이 잠에 취해 버렸고, 민우가 운전하는 차는 고속도로로 진입해 목적지를 향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3년만에 출소한 민수가 무난하게 사회에 첫발을 내딛뎠다.


* * *


​....제 2의 삶.

​가상 현실이 이루어진 계기는 미국의 군사 전문가 마이클 로한 박사의 혁신적인 기술 개발 덕이다.

컴퓨터의 기본 사양을 넘어 그보다 뛰어난 슈퍼 컴퓨터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마이클 로한 박사는 2019년 시스템 하나를 개발해 냈다.

숱한 시행 착오와 상상 할 수도 없는 거액의 투자비가 들어 갔을 것으로 예상한다.

​-스스로 진화하는 시스템 k-

​마이클 로한 박사의 업적으로 인해 미국은 그 누구도 넘 볼 수 없는 경제 대국의 아성을 앞으로도 백년간은 이어 갈 것이다.


​ -기자 백 동수-


​ "으아~~악!!!"

​카이스트 학장 김 태수는 난장판이 된 집안 꼴에 읽고 있던 신문이 손에서 떨어져 내린 것도 모른 채, 넋이 빠질 정도로 놀라고 말았다.

자연히 그의 발걸음이 빨라 질 수밖에 없었다.

​ "제~~발...."

​간절한 마음이 담긴 그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

"아. 이런 개 같은 경우가!!!"

​컴퓨터가 있어야 할 공간이 텅텅 빈 것을 확인한 김 태수는 마치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느꼈고, 그와 함께 하체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맥없이 주저 앉고 말았다.

고작 몇 시간 자리를 비운 사이에 수년간에 걸쳐 연구한 결과물이 담긴 컴퓨터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가 만들어낸 결과물은 마이클 로한 박사의 연구에서 파생된 것으로 가상 현실에 접목 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시스템이었다.


2021년 가상 현실 세계가 등장하며 1년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세미나가 열렸다.

김 태수는 오늘 하필이면 그 세미나에 참석을 했고 고작 반나절 집을 비웠는데 그만 도둑이 들어 싹 털어가 버렸다.

그는 지금까지 고생해서 만들어낸 연구 결과가 담긴 컴퓨터와 USB만 그대로 있었다면 그저 허허 하고 웃어넘겼을 것이다.

하지만 서적으로 도배를 한 듯한 서재 한 쪽에 있어야 할 컴퓨터가 보이지 않는 순간 마치 패닉에 빠진 것처럼 멍해지기까지 했다. ​


수년간 피와 땀으로 만들어 낸 분신 같은 자식이 단 한순간에 사라져 버렸으니 그 충격이 오죽하겠는가?


더구나 그의 연구는 마이클 로한 박사의 업적을 날로 먹을 수 있는 그런 획기적인 연구 결과였다.

​-스스로 진화하는 시스템 K-

​2019년 마이클 로한 박사가 개발한 시스템으로 인해 수십억 또는 수백억을 호가하던 로얄 슈퍼 컴퓨터는 더 이상 있는 자들의 전유물이 아니게 되었다.

고작 시스템 하나로 일반 컴퓨터가 스스로 업그레이드를 걸쳐 슈퍼 컴퓨터로 거듭나는 진화 시스템 이었기 때문이다.

​총 4차례의 시스템을 다운 받아야 했지만 정해진 값만 지불하고 시스템을 다운 받아 설치만 하면 스스로 업그레이드가 진행이 된다.

1차와 3차를 비교했을때 가격 차이가 조금 심했지만 보통 1천여만원이면 3차 업그레이드까지는 해결이 되었다. 그렇기에 혁신이라는 단어를 서슴없이 사용한 것이다.


다만 4차 업그레이드는 그 가격이 너무 비싸서 일반인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는 차이 일 뿐,

반면에 3차 까지는 어느정도 여유만 있어도 누구나 가능했다.

카이스트 학장 김 태수의 연구 또한 마이클 로한 박사의 진화 시스템에서 파생된 결과물이었으며, 그가 주장하는 이론을 기본 바탕으로 깔고 그 위에다 기생 바이러스를 접목 시키는 그런 연구를 진행했었다.

일명 머신런닝을 데이터에 입력해 컴퓨터를 학습 시키거나 스스로 배우게 해 인공지능 성능을 향상 시키는 방법이었다.

거기다 딥러닝 인공 신경망 이론을 기반으로 복잡한 비선형의 문제를 기계가 스스로 학습. 판단을 하는 방법을 취했던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핵심은 마이클 로한 박사가 만들어낸 진화 시스템으로 슈퍼 컴퓨터가 된 모든 컴퓨터에 기생 할 수 있는 그런 연구였다.

즉, 자신이 원하는 한 부분만을 진화 시키는 그런 시스템이라 말 할 수 있었다.

실로 획기적인 연구로 수년간의 고생 끝에 이제 마무리 작업만 거친 후,

다음 세미나때 발표만 하면 모든게 끝나는 일이었다.

지난 날 도움을 주던 조수들도 지지부진한 성과에 다 떠나갔고, 외롭게 한길만을 고집한 결과 드디어 성공한 것인데 그만 도둑놈이 들어와 싸그리 가져간 것이다.

​ "크으윽. 이놈의 시끼들"

​갑자기 뒷 목이 땡기는지 한참동안 목을 풀어주던 김 태수가 문득 생각난 듯, 주머니를 뒤져 전화기를 꺼냈다.

그리고는 112에다 신고를 하기위해 버튼 3개를 누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김태수의 손가락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그 만큼 받은 충격이 컸던 것이다.

간단하게 신고를 마친 김 태수가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다.

​너무도 걱정스러웠다.

그가 만든 시스템은 애초에 주인인식 자체가 없었다.

그렇기에 습득해서 사용하는 사람이 곧 주인이었다.

​게다가 일반 바이러스처럼 외부에서 침투하는 것이 아니라 서버 자체에서 기생충 마냥 생겨나는 것으로 인식이 되었기에 아무리 방어막이 튼튼하다해도 막을 방법이 없었다.

​그저 숫자 100을 놓고 봤을 때 고작1에 한해서만 그 힘을 발휘하는 정도였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그 용도가 달라 질 수도 있었다.

​ "흠,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찾아야 하는데. 혹여 엉뚱한 곳에 쓰여 진다면....아, 혹시 그놈이...."

​불현듯 떠오르는 얼굴 하나가 있었다.

​카이스트 인공 지능 학과 3학년생 조 현태, 그는 6개월전 성공률 70%에 이른 연구 결과를 복사해서 도망쳐버린 마지막 조수였다.

​겨우 70% 연구 결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알고도 모른척 했던 김 태수였다.

"아니지, 그놈이라면 아무런 표시 없이 복사만 해서 도망쳤겠지, 이런 식으로 일을 벌이지는 않았을꺼야."

​낮게 중얼거린 김 태수의 얼굴에 근심이 한 가득 담겨져 있었다. USB라도 들고 다닐 것을 이제와 후회가 되었다.

​꽃쳐 있던 USB에는 서버에 기생하기전 메인 컴퓨터에 혼란을 야기 시키는 가상 프로 그램이 들어 있었다.

​기존에 있던 정보를 새로운 프로 그램이 생성 된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그런 프로그램인 것이다.

고로 USB만 오픈 되지 않는다면 메인 컴퓨터에 기생 할 수 없다는 소리와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컴퓨터를 통체로 훔쳐 갔다는 것은 어떤 목적이 있다는 소리가 아니겠는가? 이제와서 후회한들 버스는 한참전에 지나 갔다.

아마도 창문이 깨진 상태로 열려 있는 것으로 보아 도둑놈은 창문을 통해 들어온 것 같았다.

어찌 되었든 일은 이미 벌어졌고 앞으로 수습을 어떻게 하느냐 그것만이 남아 있었다.


(가상 현실 테론)



​가상현실 테론은 오픈한지 2년이 다 되어가는 판타지 풍의 세상이다.

그럼에도 동시 접속자 수가 백만명을 넘어선 상태였으니 상용화된 가상현실 중,

가장 핫한 세상이라 할 수 있었다.

보편적으로 오픈한지 2년이 되었다면 아이티 세상에서는 꽤 긴 시간이 흘렀다고 볼 수 있었지만 여전히 신규 유저가 꾸준하게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테론은 2021년 기현 소프트 사에서 거액을 투자해 만든 역작임에도 불구하고 애당초 목적했던 것이 하나이다보니 세계관이나 퀘스트 같은 기본적인 것 조차 부족한 상태였다.

​다시 말해서 테론은 오로지 돈 버는데에만 혈안이 된 그런 가상 현실이란 소리였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테론에 빠져들었다.

​그 이유는 오직 하나였다.

유저간에 아이템 거래가 테론에서 만큼은 자유롭게 이루어졌고, 합법적으로 거래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2021년 테론 세상은 처음으로 오픈하는 가상현실이었기에 기현 소프트 사의 정책은 유저의 안전에 최우선을 둘 수 밖에 없었고, 그 여파로 싱크로율이 고작 3%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야지만 무식하게 칼에 썰리고 몰매를 맞아도 아무런 고통을 느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비록 가상이었지만 다른 사람과 신나게 싸우고 실로 잔인하게 죽여도 죄가 되지 않았고, 짜릿한 스릴감을 맛 볼 수 있었기에 그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게다가 케릭터가 죽으면서 간혹 떨어지는 고가의 아이템으로 인해 대인전은 더욱 활발해졌다.


말 그대로 화끈하게 싸우며 스트레스도 풀 수 있었고 재수 좋으면 아이템을 습득 해 돈도 벌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즉, 가상현실에다 판타지 게임이라는 시스템을 접목 시켰다 보면 맞을 것이다.

​거기다 아이템 시세도 기현 소프트 사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를 했기에 들쑥날쑥하지도 않았다.

​고로 가상 현실을 즐기면서 돈도 벌 수 있다는 소리였다.

​그렇다보니 기현 소프트 사에서는 이런 장점을 유지하기 위해 테론이 오픈하고 초창기부터 모든 것을 적절하게 관리를 해왔다.


"형 이거."

​ "그게 뭔데?"

​ "테론 접속기."

​오토바이 헬멧 같은 접속기를 내민 민우가 사우나 의자를 가리키며 재차 말했다.

​ "여기 누워서 접속기를 뒤집어 쓰면 메뉴얼이 들려 올거야. 우선 계정 먼저 생성시켜."

"야, 뭘 그렇게 급하게 설치냐? 그나저나 방이 좀 좁지 않냐? 끽해야 3평 정도밖에 안되겠네."

한눈에 들어 오는 방에는 침대 1개와 사우나 의자 2개, 그리고 그 앞에 놓여진 컴퓨터 2대와 정 가운데 탁자 1개가 놓여 있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민수의 불평하는 말에도 민우는 별거 아니라는 듯, 어깨만을 들썩였다.

"뭐 원룸이 다 그렇지. 형 출소 한다고 내가 어려운 와중에도 준비 한 곳이니까 불편해도 여기서 지내도록 해."

"그럼 너는?"

"난 애들 때문에 안돼. 그리고 집에서 지내도 아침 9시에 왔다가 테론하고 나서 저녁 늦게나 갈거니까 걱정하지마. 이제부터 여기가 내 직장이 되는거지."

​ "그래? 그렇다면 뭐 상관이야 없지만, 혼자 잔다는게 조금 걸리긴하네. 쩝~~"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입맛을 다셔대는 민수였다.

그러나 상황상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마음을 바꿔 먹었다.

​ "흠, 이게 테론 접속기다 이거지?"

​오토바이 헬멧 같은 접속기를 만지작거리던 민수가 사우나 의자에 앉았다.

​그러자 민우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을 빠르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다른건 신경 쓰지말고 적응력 50을 빨리 만들도록 해. 그래야지만 초보 지역에서 나올 수 있으니까... 그리고 케릭터는 아까 말했던대로 엘프를 선택하고 직업은 궁수를 선택하도록 해. 내가 기사이니 나중에 같이 사냥하려면 그게 제일 무난한 조합이니까. 그리고 기존에..."

​ "아, 그놈 참 말 많네. 알았으니까 그만해!! 형이 알아서 할테니 걱정 하지 말라고!!"

​민우의 말을 단칼에 자른 민수가 곧바로 사우나 의자에 몸을 눕히며 테론 접속기를 머리에 뒤집어 썼다.

​ 위이이잉....

​ "뭐여?"

​갑자기 기계 돌아가는 소리에 이어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시야가 어두워졌다.

​ "뭐가 이렇게 어두워?"

​중얼거린 민수가 두어번 눈을 깜빡거렸을 때,

그의 귓가로 딱딱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삐익, 접속을 원하시는 아이디를 불러 주십시요. 또는 새로운 계정을 원하시는 분은 계정 생성을 외쳐 주십시요.]

​ "오냐, 계정 생성!!"

​ [계정 생성을 선택 하셨습니다. 일반적으로 계정 생성은 1인당 2개까지 입니다. 먼저 본인 인증를 하겠습니다. 성명과 주민등록 번호를 불러주십시요]

​ "그러지 뭐 이름 김 민수. 930118~12xxxxx"

​ [본인 인증 마지막 절차 홍채 인식에 들어 갑니다. 눈을 크게 떠 주십시요]​


"에이 참 별걸 다해요"

​혼잣말을 뱉어낸 민수가 안내음에 따라 눈을 크게 뜬 채,

어두운 공간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순간 어디서 생성 되었는지 몰라도 갑자기 밝은 빛이 쏘아져 민수의 눈을 자극했다.

​ "크으윽."

​어둠에 익숙해진 눈으로 밝은 빛이 쏘아지자 마치 바늘에라도 찔린 듯한 따끔함에 온 뭄이 움찔거렸다.

그리 심한 고통은 아니었지만 생각지도 못한 고통이었기에 깜짝 놀란 것이다.

​ "젠장, 지금 장난하나? 사전에 언질쯤은 줘야 할거 아니냐고, 쪽 팔리게 깜짝 놀랐잖아."

​민수의 중얼거림이 이어지는 가운데, 또 다시 안내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 [본인 인증에 성공했습니다. 지금부터 계정을 만들겠습니다. 사용하실 아이디를 불러 주십시요.]

​ "xxpoad"

​ [가능한 아이디 입니다. 비밀번호를 불러 주십시요.]

"xxxxxx"

​ [한번 생성된 계정과 비밀 번호는 바꿀 수 없습니다. 아이디 xxpoad. 비밀번호 xxxxxx입니다. 반드시 기억해 주십시요. 다음은 케릭터 생성에 들어갑니다. 종족은 인간족과 엘프족으로 인간족에는 마법사와 기사가 있으며, 엘프족에는 궁수와 한술사가 있습니다. 어떤 종족, 어떤 직업을 선택하시겠습니까?]

​ "엘프족의 궁수를 하겠어."

​ [네, 엘프족의 궁수를 선택하셨습니다. 지금부터 이 모습이 고객님의 모습이 될것입니다.]



파앗!!!!!



순간 눈앞이 환해지며 거울 하나가 생성 되었고, 그 안에 귀가 뾰족하고 날렵하게 생긴 엘프 한명이 보였다.

​ 민수는 신기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엘프의 얼굴이 자신의 얼굴과 똑 같았기 때문이다.

​ [케릭터는 자신의 분신입니다. 이점 감안하여 성형을 해주십시요. 기본 성형은 20%까지 가능합니다. 바꾸시겠습니까?]

​ "됐어."

​짧은 거절의 말에 다음 메뉴얼이 곧 바로 들려왔다.

​ [케릭터의 이름을 설정해 주십시요.]

​ "이름? 뭘로 할까? 흠....."

​선뜻 떠오르는 이름이 없었다.

잠깐 생각에 빠졌던 민수가 그냥 입에서 나오는대로 주절거렸다.

​ "다 죽여"

​ [비속어는 케릭명으로 부적절 합니다. 다른 이름을 불러 주십시요.]

​ "쳇, 그럼 혈왕."

​ [현재 사용하는 케릭명입니다. 다른 이름을 불러 주십시요.]

​ "그래? 하긴 유저가 백만명인데 그럴싸한 이름은 다 했겠지. 흠, 어차피 돈 벌려고 하는 테론이니까 이 이름도 괜찮을 것 같은데, 내이름은 이걸로 하겠어. 다.먹.자.!!!"

​ [사용 가능합니다. 생성하시겠습니까?]

​ "그려"

​ [생성 되었습니다. 다 먹자님. 오늘도 대박나는 하루가 되십요. 현재 다먹자님의 레벨은 1입니다. 제한 수준까지는 199 남았습니다. 부적절한 행위시 그에 따른 법적인 조치가 취해집니다. 그럼 행복한 하루 되십시요]

​ "오냐"

​정해진 멘트가 끝남과 동시에 지금까지 어둡기만 하던 시야가 한순간에 훤해지며 푸른 숲이 눈앞에 펼쳐졌다.

​엘프족의 시작점은 엄마 나무가 있는 엘프족 숲이었기 때문이다.

​ "오~ 이게 가상이라고?"

​몸을 돌려가며 주위를 훒어 보던 민수가 허리를 굽혀 잔디밭 사이의 흙을 한움큼 퍼올렸다.

​그리고는 코끝에 대고 숨을 깊게 들이 마셨다. 그러자 흙 특유의 냄새가 훅하고 맡아졌다. 고개를 갸웃거린 민수가 손을 꽉 오무려 주먹을 쥐었다.

​순간 축축하게 습기를 띈 흙의 느낌까지 느껴졌다.

"이야, 촉감도 재현해 놨군. 이 정도면 현실과 가상 현실의 차이가 그리크지 않다는 소린데...."

​민수의 혼잣말이 이어지는 가운데 갑자기 공간 한쪽이 벌어지며 10여 센티 정도 크기의 요정 한마리가 툭 하고 튀어 나왔다. 그냥 대충봐도 걸그룹 출신의 예쁜이를 작게 만들어 날개만 달아 놓은 모습이었다.

​ -안녕하세요 다먹자님. 초보 유저들의 첫발에 도움을 주는 도우미 현입니다.-

​ "도우미?"

​ -네. 일단 간단한 명령어 먼저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현재 다먹자님의 상태를 보고싶은 경우 "상태창" 오픈이라고 외치십시요. 또한 아이템 창을 열고 싶을 경우 "인벤토리" 오픈이라고 외치시면 됩니다. 장비를 착용 할 경우 아이템 창 번호와 아이템 명을 외치며 착용이라 하시면 됩니다. 해제시 또한 같은 절차를 밟으면 됩니다. 그리고 접속 중, 궁금한 점이 있을 경우 도우미 현을 불러주시십요. 그럼 즐거운 시간 되십시요.-

​ 파앗!!!

​ "쳇, 뭐여?"

​자기 말만하고 사라진 도우미 현의 작태에 민수가 머리를 흔들며 허공에 대고 외쳤다.

​ "상태창 오픈!!!"


​ 아이디 : 다먹자



​ 종족: 엘프 힘: 10

​ 직업: 궁수 체력: 10

​ 레벨: 1 민첩: 30

​ HP: 50 지능: 30

​ MP:50 통솔력: 3

​ 물리 방어력: 10 마법 방어력: 10


​ <남은 능력치:0>


​ "뭐여, 이거 아주 형편없군. 그래도 궁수라고 민첩은 높네. 아이템은 뭐가 있나 볼까? 인벤토리 오픈!!"

​순간 민수의 눈 앞에 가로 세로 20개의 투명한 창이 떠올랐다.


200개의 칸 중, 맨 앞 3칸에만 물건이 놓여져 있었다.

​엘프족 활 1개와 은화살 1천발 그리고 50실버가 눈에 들어왔다.


테론의 화폐 시스템은 100실버가 1골드로 실버와 골드만이 존재했다.


민수는 엘프족 활을 착용 하기전에 정보 먼저 오픈 시켰다.

​ "1번 엘프족 활 정보 오픈!!!"


​ <엘프족 활 (견습용)>


​엘프족 궁수에게 처음으로 주어지는 활로 엄마 나무의 뿌리를 사용해 만든 활이다.

레벨 50 이하까지 쓸 수 있음.


​ 공격력: 10

​ 추가 타격치: 5

​ 공격 성공률: 20%

​ 민첩: +5

​ 사용자: 엘프전용


"이 정도면 좋은거냐? 나쁜거냐? 뭘 알아야 해먹지. 쳇, 공부 하라 할때 좀 할걸 그랬나?"

​살짝 후회하는 마음이 머리를 쳐들었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버스였다. 그리고 천성이 낙천적인 민수는 후회하는 감정을 10초 이상 하지 않았다.


그저 잠시 잠깐 그런 생각을 했을 뿐, 곧바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 "일단 부딪쳐보면 알겠지. 1번 엘프족 활 착용!"

​ 철컥!!

​ "오!!!!"

​단숨에 인벤토리에 있던 엘프족 활이 민수의 왼손에 들려졌다.


그 느낌이 어찌나 안정적인지 활이 손에 착 달라 붙은 것처럼 편하게 느껴졌고, 활 시위 또한 어렵지 않게 당겨졌다.

​ 팅~ 팅~ 팅~

​가볍게 팅겨대는 빈 활줄이 공허하게 울려댔다.

​ "힘은 별로 안드네. 그나저나 화살은 어떻게 꺼내는거야? 젠장, 어렵네. 도우미 현!!!"

​민수의 외침에 바로 반응하는지 순간 앞의 공간이 벌어지며 요정 한마리가 튀어 나왔다.

​ -무슨 일인가요? 다먹자님.-

​ "화살은 어떻게 장전하는거냐? 내가 일일이 꺼내서 써야 하는거냐?"

​ - 설마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화살은 꺼내는 것이 아니라 장전을 하는 것입니다. 아이템 창 번호와 화살 이름을 외친 뒤 장전이라 하시면 됩니다. -

​ "아, 그래? 생각 외로 간단하군. 좋아. 어디 한번 해볼까? 2번 은화살 1천발 장전!!!"

​ 철컥!!!

​단순한 말 한마디에 활 시위에 화살이 걸렸다.

​완전 전 자동이다.


그렇게 모든 준비를 마친 민수가 거대한 나무 밑에서 걸어나와 숲 쪽으로 향했다.

​초보존에서 벗어나려먼 레벨 50 먼저 만들어야 했기에 사냥이 우선이었던 것이다.

​엘프족은 처음 시작하는 곳이 엘프의 숲이었고, 주위에는 초식 동물들 만이 한가롭게 거닐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토끼와 사슴이 가장 많이 보였다.

​ "좋아. 가는거야!!"

​호기롭게 외친 민수가 활을 겨냥해 가장 가까운 곳에서 놀고 있는 토끼를 향해 화살을 날렸다.

​ 팅~~

​ 슈슝~

​ 퍼벅!

​ "끼이익?"

​민수를 슬쩍 흘겨본 토끼가 너 뭐 하는 놈이냐는 듯, 완전 개무시를 하고는 또 다시 폴짝 폴짝 뛰며 놀기 시작 했다.

​민수의 레벨이 너무 낮다보니 토끼에게 조차 데미지를 주지 못하고 있었다.

​순간 빈정이 상한 민수가 활 시위에 자동으로 장착된 화살을 연속으로 날려댔다.

​ 슈슈슝~ 슈슈슝~

퍼버벅! 퍼버벅!

​ "끼이익, 끼이익."

​민수의 멍청한 짓이 귀찮은 듯, 공격 당하던 토끼가 깡총 깡총 뛰어 숲쪽으로 도망쳐 버렸다.

​ "이거 뭐야?"

​너무도 어이없는 상황에 머리를 흔들어 댄 민수가 자신의 어깨를 들썩였다.


아무래도 이대로는 힘들 것 같았다.

​ "역시 아무 정보없이 하려니 힘들군. 쳇, 민우한테 물어봐야 겠다. 접속종료!"

​ 파앗!

​언제나 그래왔듯이 민수의 상황 판단은 너무도 빨랐고, 행동은 더욱 빨랐다. 명령어 한 마디에 멀쩡히 서 있던 민수의 모습이 한순간에 사라졌으니 말이다.


​ ​





































작가의말

계속 해서 올림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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