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양봉장

작전명 이승탈출 넘버원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SF

완결

테즈몬
작품등록일 :
2018.04.13 02:41
최근연재일 :
2018.05.18 18:30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15,263
추천수 :
46
글자수 :
150,680

작성
18.05.02 00:12
조회
412
추천
1
글자
8쪽

16화. 백염의 소각수 -3




DUMMY

THE INCINERATER OF WHITE FLAME


---


"와아. 정말 대단하다니까, 진은."


그리고 그 광경을 멀찍이서 지켜보던 여성, 에이샤는 저도 모르게 나직이 탄성을 흘렸다.

섬전 같은 움직임. 눈을 쫓기도 힘든 검격. 거침없이 병사들을 도륙해나가는 진의 모습을 황홀한 듯이 쳐다보던 에이샤.


"아. 나도 질 수 없지."


퍼뜩 정신을 차린 그녀는 핸드캐넌을 고쳐 들고는 시선을 위로 올렸다.

새파란 하늘, 그 아래를 무수히 메운 시커먼 까마귀형 드론의 군집이 그녀를 감싸고 있었다.


- 끼기긱. 섬멸. 적, 섬멸.

- 현상범 코드 J - 14. M7413.

- 위험. 위험. 위험분자 제거를 실시합니다.


각자 개성있는 기계음을 내뱉으며 무기를 사출하는 드론. 가우스 건부터 광자포, 레일건, 그리고 소형 미사일까지.

가공할 양의 무기들이 일제히 에이샤를 향해 포화를 쏟아냈다. 총알들이 날아오고 광자포의 형형색색 빛의 광선. 거기에 맞으면 따끔하는 정도로는 끝나지 않는 미사일들까지 그녀의 목숨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그 정도 구닥다리론 어림도 없지."


에이샤는 코웃음치며 핸드캐넌을 조작했다.

철컥, 철컹! 기괴한 격철음과 함께 일사불란하게 변형하는 핸드캐넌. 이윽고 변형을 마친 그녀의 핸드캐넌은 개틀링 건처럼, 수많은 총구를 전방향에 단 형태를 띄고 있었다.


"AI. 대공탄 장전."

- 대공탄 장전을 실시합니다.


털컹! 에이샤의 목소리에 반응하는 인공지능. 그리고 입자탄의 약실에서 탄피가 튀어나온 그 순간.

에이샤는 핸드캐넌을 허공에 겨누었다. 그녀에게 쏟아지는 포화의 중심부였다.


"대공탄 발사!"


에이샤의 핸드캐넌에 달린 총구가 일제히 굉음과 함께 불꽃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투두두두! 쉴 새도 없이, 그리고 끊임없이 빛과 함께 입자탄을 전방위에 쏘아내는 그녀의 핸드캐넌.

그 포화량은 수 초만에 이미 드론 전체가 뿜어내는 집중포화의 화력을 우습게 웃돌고 있었다. 플레어처럼 빛의 잔상을 내뿜으며 날아간 입자탄은 종횡무진 궤도를 바꿔가며 날아오는 탄막들과 그대로 충돌했다.

콰과과광!

굉음이 쉴 새 없이 천지를 가득 메웠다. 폭발이 울리며 충격파에 드론들이 이리저리 밀려나기 시작한다.


- 끼기긱. 경고. 경고. 적측 현상범. 레벨 10급 이상의 강력한 에너지체 보유.

- 정보: 도난품. 도난품 정보: 레이븐 섹터 방위 연구소. 2075년 11월 3일 도난.

- 후퇴. 후퇴.

- 명령: 방어막 가동. 비상. 비상.


드론들이 일제히 프로펠러를 가동해 후방으로 물러난다. 곧 원형으로 방진을 구성한 드론들의 앞으로 지지지징, 하는 전자음과 함께 푸르스름한 반구형 방어막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 끼긱. 방진 구성 완료.

- 방어막 입자 구성 이상없음.

- 총 기체 34기. 1대 완파. 2대 중파. 상태 양호.


모든 드론이 기계음을 쏟아낸다. 그리고, 어느새 모든 포화를 소화해낸 에이샤의 입자탄 세례가 역으로 드론들을 덮쳤다.

피피피핑! 유리 깨지는 소리와 함께 방어막과 입자탄이 격돌하며 무수한 불꽃을 튕겼다. 흡사 땅에서 내리는 샛노란 우박을 투명한 우산으로 막아내는 형국이었다.


- 매트릭스 입자 회전율 양호.

- 손괴율 초당 23%.

- 수복율 초당 35%.

- 방어막 유지 가능.

- 명령: 대형 유지. 명령: 대형 유지.


그 모든 개체가 마치 한 몸인 것처럼 번갈아가며 말을 쏟아내는 드론. 그것이 어딘가 소름끼친다고 생각하던 에이샤는, 진저리 치듯 핸드캐넌을 뒤로 물렸다.


"징그러운 놈들. 끝이 없잖아 이래선."


철커덩! 약실이 열리며 다시 한 번 탄피가 빠져나왔다. 주머니를 뒤져 새로운 탄환을 약실에 넣은 에이샤가 다시 핸드캐넌을 조작했다.


"AI. 철갑탄 장전."

- 아머피어스: 타입 궁그닐을 장전합니다.


파지지직! 핸드캐넌은 변형을 시작하며 푸른 뇌전을 흘렸다. 칠흑처럼 시커멓고 길다란 핸드캐넌에서 방사되는 푸른 뇌정은 별명 그대로 오딘의 창 '궁그닐'을 연상시킨다.

이윽고 변형을 바친 에이샤의 핸드 캐넌은 핸드캐넌이라기엔 너무나 커지고 말았다.


"끄으응... 차!"


에이샤가 낑낑거리며 들어올린 그것의 전장은 적게 잡아도 2미터에 육박했다.

함선의 함포를 떼어 손에 합쳐놓은 것만 같은, 그런 육중한 대포. 어떤 장식적인 부분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 매끈한 몸체는 한낮의 태양빛을 받아 위험한 빛을 흘리고 있었다.


"좀 따끔할 거야. 기계 친구들!"


조준을 마친 에이샤가 유쾌하게 외치며 그대로 방아쇠를 당겼다. 뇌정이 이글거리던 포신이 일순 스윽, 공기를 빨아들인다 싶더니.


- 출력 100% 충전 완료. 발사합니다.


콰아아앙! 눈부시도록 새파란 광선을 토해냈다. 굵고, 크고, 아름답다. 그야말로 신의 심판 같은 빛기둥이 하늘을 향해 역주행한다.


- 위험. 위험. 방어막 교란탄 감지.

- 명령: 산개. 명령: 산개.

- 위험. 위험. 에너지 규모 측정 불....


콰아아앙! 끊임없이 기계음을 쏟아내던 그들의 방어막이, 채 산개하기도 전에 에이샤의 입자포와 맞닿았다. 대공용 입자탄에 맞았을 때는 끄덕도 않던 드론들의 방어막이 순식간에 와해되기 시작했다.

쨍그랑, 챙강! 산산이 바스러지는 방어막. 빛의 기둥이 몰려있던 드론들을 일거에 집어삼켰다.


"후우. 한번에 정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걸."


철그럭. 탄피를 빼내고는 핸드캐넌을 조작해 다시 변형한 에이샤가 그렇게 중얼거렸다. 후두두둑. 그 앞으로는 산산조각난 드론들의 유해가 빗발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완파. 단 일격에, 모든 드론이 견디지 못한 채 잔해들로 화한 것이다.


"... 적당히를 모른다니까, 저 여자는."


그리고 그 경악스런 광경은 최전선에서 백병전을 펼치고 있던 진과 레이븐 병사들의 눈에도 똑똑히 들어갔다.

문득 시선을 느낀 에이샤가 진이 있는 곳으로 눈길을 돌렸다. 진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것을 알아챈 에이샤가 곧장 방방 뛰며 손을 휘저었다.


"앗! 진! 조금만 기다려! 지금 당장 도와주러 갈 테니까!"

"후우."


그 방정맞은 행색에 한숨만 뻑뻑 내쉬는 진이었지만.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다른 병사들은 그렇게 태평할 수 없었다.


"지, 지원까지 온다고?"

"드, 드론을 한 방에 전멸...."

"괴물들... 저, 저런 걸 어떻게 이겨!"


겁에 질린 병사들이 본격적으로 뒷걸음질치고, 비행장치를 조작해 뒤로 슬금슬금 빠지기 시작했다. 당황한 중대장이 침음을 삼켰다.


"... 제길. 어쩔 수 없지!"


곧 입술을 깨물고 고뇌에 잠겼던 중대장은 고도를 쭈욱 올렸다. 푸슈우우! 제트 엔진이 굉음을 토하며 중대장의 육체를 일거에 위로 쏘아올렸다.


"조금만 버티고 있어라! 지원군을 데려 오겠다!"


조금만 버티라니. 병사들은 하나 같이 어이없는 표정을 지어야만 했다.

부우웅. 연신 허공에 X자를 그리며 다가오는 푸른 육체회로의 사신. 멀리서 핸드캐넌을 조작하며 그들을 겨냥하고 있는 괴물 화력녀까지.


"제길... 제길!"


그들은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방아쇠를 당기기 시작했다. 두두두두! 가우스건이 총알들을 토해낸다. 구석에 몰린 쥐가 꺼내 보이는 가소로운 이빨이었다.


"으아아아악!"


병사들의 신음과 비명이 다시금 쓰레기장을 가득 메웠다. 하늘을 가르며, 순식간에 멀어지는 그 소리를 듣던 중대장의 얼굴이 참담하게 일그러졌다.


"제기랄... 두고 보자고! 테러범 새끼들!"


그의 비행로는 어느 새 C구역을 지나쳐, A구역의 끝자락까지 닿고 있었다.

그 행로 끝에는 섹터의 가장 후미진 장소이자 온통 새하얗게 칠해진 백색의 공간.

통칭, '소각장'이 있었다.




인생은 아름다워


작가의말

늦었습니다. 어제 오늘 바빠서 못 썼네요. 열심히 쓸게요. 쫘세빠세.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작전명 이승탈출 넘버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7 36화. 도굴꾼과 묘지기 - 5(완) +2 18.05.18 385 2 11쪽
36 35화. 도굴꾼과 묘지기 -4 18.05.18 399 1 13쪽
35 34화. 도굴꾼과 묘지기 -3 18.05.17 370 1 13쪽
34 33화. 도굴꾼과 묘지기 -2 18.05.17 364 1 11쪽
33 32화. 도굴꾼과 묘지기 -1 18.05.17 362 1 8쪽
32 31화. 최후에 웃는 자 -5 18.05.16 374 1 9쪽
31 30화. 최후에 웃는 자 -4 18.05.16 353 1 8쪽
30 29화. 최후에 웃는 자 -3 18.05.15 344 1 9쪽
29 28화. 최후에 웃는 자 -2 +1 18.05.14 371 2 11쪽
28 27화. 최후에 웃는 자 -1 18.05.13 384 1 11쪽
27 26화. 양동작전 -6 18.05.12 362 2 10쪽
26 25화. 양동작전 -5 18.05.11 347 1 10쪽
25 24화. 양동작전 -4 18.05.10 371 1 9쪽
24 23화. 양동작전 -3 18.05.09 407 1 8쪽
23 22화. 양동작전 -2 18.05.08 420 1 8쪽
22 21화. 양동작전 -1 18.05.07 386 1 11쪽
21 20화. 백염의 소각수 -7 18.05.06 416 2 8쪽
20 19화. 백염의 소각수 -6 18.05.05 386 3 9쪽
19 18화. 백염의 소각수 -5 18.05.04 391 2 10쪽
18 17화. 백염의 소각수 -4 18.05.03 446 1 9쪽
» 16화. 백염의 소각수 -3 18.05.02 413 1 8쪽
16 15화. 백염의 소각수 -2 18.04.29 410 1 8쪽
15 14화. 백염의 소각수 -1 18.04.28 424 1 9쪽
14 13화. 언더클래스 히어로 -5 18.04.27 388 1 11쪽
13 12화. 언더클래스 히어로 -4 18.04.26 423 1 7쪽
12 11화. 언더클래스 히어로 -3 18.04.25 398 1 7쪽
11 10화. 언더클래스 히어로 -2 18.04.24 467 1 10쪽
10 9화. 언더클래스 히어로 -1 18.04.22 443 1 9쪽
9 8화. 리베라 클락워크 - 8 18.04.21 432 1 8쪽
8 7화. 리베라 클락워크 - 7 18.04.20 426 1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