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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 찢는 북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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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7.1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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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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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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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4쪽

2

DUMMY

* * *


이제 샬릭은 어느 저택 안에 있었다. 의뢰를 끝마치고 보수를 받으러 왔기 때문이다. 그는 로만을 죽이러 갔을 때 그랬던 것처럼 피가 뚝뚝 떨어지는 머리 하나를 들고 저택 안을 걸었다.


남들 보기에 끔찍한 광경이었다. 피로 점철된 갑옷을 입고 손에는 잘린 머리를 들고 다니는 용병이라니?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미치광이인 줄 알았을 것이다.


그리고 사실을 말하자면 사정을 아는 사람이 보기에도 미치광이 같은 모습이었다. 만약 샬릭이 안내인 없이 혼자 저택 안을 돌아다니고 있었다면 분명 큰 사건으로 번졌을 게 분명했다.


“···북부인은 원래 다 그런가?”


한참 저택 안을 걷던 중에 튀어나온 질문이었다. 샬릭은 자신과 함께 걷고 있던 안내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메이어스 경이라고 하던가? 젊었을 적 주인의 용맹한 기사로 이름 날렸던 그는 나이를 먹고 제 주인의 비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샬릭은 늙은 기사를 가만히 보다가 말했다.


“다 그러냐니? 북부인은 전부 키가 크고, 힘이 세며, 잘생겼냐고 묻는 건가? 다 그런 건 아니고 내가 유독 좀 그래.”


이런 미치광이 북부인 같으니라고. 누가 그딴 걸 물어봤나? 메이어스 경은 쓸데없는 소리나 지껄이는 샬릭을 보고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게 아니라 부끄러움을 모르느냐고.”


“개백정처럼 갑옷에 피를 묻힌 채로 손에는 잘린 머리를 덜렁덜렁 들고 다니는 게 부끄럽지도 않으냐고 묻는 거라면.”


목소리는 선명하고 힘 있었다.


“내 분명히 말해두지. 조금도 부끄럽지 않다. 이건 내 투쟁의 결과고 위대한 승리의 증명이니까.”


메이어스 경은 뭔가 말하려다가 그만뒀다. 저토록 확고한 의지를 가진 자를 상대로 입씨름을 하는 것만큼 바보 같은 짓거리도 없으니까.


대신 그는 몸에 두르고 있던 망토의 끈을 끌러 샬릭에게 내밀며 말했다.


“알겠으니까 이걸로 그 머리 좀 감싸게. 피가 뚝뚝 떨어져서 바닥이 엉망이잖나.”


샬릭은 그마저 거절하지는 않았다. 그는 메이어스 경의 망토로 로만의 머리를 감쌌고 곧 다시 걷기 시작했다. 얼마 뒤 목적지에 도착했다.


“안에 들어가기 전에 몇 가지 일러둘 게 있다.”


메이어스 경은 방문을 열기 전에 샬릭의 얼굴을 손으로 가리켰다.


“투구는 벗어라. 신원이 확실하지 않은 자는 이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투구로 얼굴을 가리는 건 허용할 수 없다는 소리다.”


기사든 용병이든 실내에선 투구를 벗는 게 옳다. 그러나 샬릭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메이어스 경이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


“···지난번엔 내가 안내를 하지 않아서 몰랐는데, 듣자 하니 의뢰를 받을 때도 투구를 벗지 않았다지? 대체 왜 투구를 안 벗는 건가?”


“내 잘생긴 얼굴에 너희들 눈이 멀까 봐.”


개소리다. 메이어스 경은 약한 두통을 느끼며 한숨을 내뱉었다. 그는 북부인들이 원래 갑옷으로 중무장한 채 돌아다닌다는 걸 알고 있다.


그곳엔 온갖 위험한 괴물이 많아 제대로 무장하지 않으면 목숨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북부인은 자신의 갑옷을 친구처럼 여겨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갑옷을 벗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투구 정도는 벗는다. 칼바람이 몰아치는 북부에서야 추위 때문에 투구를 꼭 쓴다지만 따뜻한 지방에선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그러니 북부인 입장으로 생각해봐도 굳이 투구 벗는 걸 거부하는 샬릭의 태도는 이상한 일인 셈이다.


“···그래, 그럼 투구는 그냥 쓰고 있자고.”


메이어스 경은 샬릭을 오늘 처음 보지만 그의 성격을 대충 알 것 같았다. 북부인은 원래부터 정신 이상한 놈이 많지만 이놈은 유별날 정도로 특이하다. 더 입씨름을 해봤자 자기만 손해일 게 분명했다.


메이어스 경이 버릇처럼 한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대신 그 칼은 이쪽에 맡기고 가게. 설마 그것도 싫다고 하는 건 아니겠지?”


모든 북부인은 전사다. 그것도 아주 뛰어난. 그게 바로 그들이 용병으로서 인기 있는 이유이다.


당연하게도 샬릭 역시 뛰어난 전사다. 혼자서 로만의 조직에 쳐들어가 그들을 싹 쓸어버리고 의뢰를 완수할 만큼.


달리 말하면 그건 지금의 의뢰인에게도 로만에게 했던 것과 같은 짓을 할 수 있다는 걸 의미했다. 상식적으로 따지면 샬릭이 갑작스레 의뢰인을 배신할 이유는 없지만 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없는 법이다.


그러니 만일에 대비해 무기를 압수하는 절차는 필요했다. 메이어스 경이 이것만은 양보하지 않겠다는 듯 두 눈을 부릅떴다.


“무기를 맡기고 가라고? 그것참 고마운 소리군. 안 그래도 나도 이 무거운 걸 차고 다니느라 좀 지쳤거든.”


놀랍게도 샬릭은 순순히 그 요구에 응했다. 투구는 죽어도 안 벗겠다는 놈이 칼은 그냥 주겠다고? 떨떠름해진 메이어스 경이 가만히 있자 샬릭이 얼른 가져가라는 듯 칼을 내밀었다.


“뭘 하나? 칼 안 받을 건가?”


샬릭이 칼 든 손을 흔들거리자 메이어스 경이 어어 소리를 내며 무기를 받아들었다. 정확히는 그러려고 했다.


메이어스 경은 칼을 받아드는 순간 그 엄청난 무게를 감당하지 못했다.


“···어?”


바닥에 떨어진 칼이 쿵 소리를 냈다. 겨우 칼 한 자루가 바닥에 떨어졌다고 생각하기엔 너무나 둔탁한 소리였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갑작스러운 쿵 소리에 깜짝 놀라 이쪽을 쳐다봤지만 메이어스 경은 그 시선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 이유는 칼 때문이다. 한 손으로 받아드는 순간 저도 모르게 떨어트려 버리고 만 칼.


“······이게 칼이라고?”


메이어스 경은 바닥에 떨어진 칼을 봤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중얼거렸다. 이게 칼이라고? 이만큼이나 무식할 정도로 무거운 게? 통짜 쇠로 몽둥이를 만들어도 이 정도로 무겁진 않을 텐데······.


“남의 칼을 막 떨어트리고 그러면 안 되지. 얼른 가져가시라고.”


샬릭이 땅에 떨어진 칼을 한 손으로 주웠다. 마치 나뭇가지를 줍는 듯한 가뿐한 동작으로.


메이어스 경은 그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아무리 자신이 늙었다고 해도 한때 이 근방에서 이름을 날리던 기사였다. 힘이라면 아직도 자신 있는데 저 칼을 한 손으로 들 수는 없었다.


그런데 샬릭은 너무나도 쉽게 칼을 한 손으로 주웠다. 아마 그는 저 칼을 한 손으로 휘두르기까지 할 것이다. 믿을 수 없지만 분명한 사실이리라.


“안 가져가시나?”


샬릭이 칼을 내밀자 메이어스 경이 더듬더듬 말했다.


“혹시 지난번에도 칼을 차고 들어갔나?”


“그랬지 아마.”


“그럼, 그럼······ 그냥 차고 들어가자고, 이번에도.”


메이어스 경은 깨달았다. 샬릭은 무기가 있든 없든 제 주인을 얼마든지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을.


그러니 무기를 압수하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괜히 무기를 압수하려고 들었다간 저걸 들지도 못한다는 사실에 제 자존심만 상할 뿐이다.


“그러시겠다면야.”


샬릭이 가볍게 어깨를 으쓱였다. 메이어스 경은 복잡한 심경이 담긴 눈으로 그를 쳐다봤지만 결국 별다른 수가 없다는 걸 알았다.


어쩔 수 없이 문에 노크하며 말했다.


“손님이 오셨습니다.”


안쪽에서 들어오라는 목소리가 들리자 메이어스 경이 문을 열었다. 방 안쪽은 집무실이었는데 중년의 남자 하나가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메이어스 경의 주인이자 샬릭의 의뢰인이었다. 남자가 안으로 들어오라는 듯 샬릭을 향해 고갯짓하자 메이어스 경이 함께 들어오려 했다.


“아, 메이어스 경은 바깥에서 기다려주시게.”


남자가 메이어스 경의 입장을 허락하지 않자 늙은 기사의 얼굴에 우려가 서렸다.


“하지만······.”


“뭘 걱정하는지는 잘 알겠네. 하지만 이 친구는 그럴 사람이 아니야.”


메이어스 경은 잠깐 고민했으나 결국 주인의 명령을 어길 수는 없었다.


“그럼 바깥에서 대기하고 있지요. 다과는 준비하지 않아도 괜찮겠습니까?”


“괜찮네. 대화가 끝날 때까지 아무도 안에 들이지 말게.”


“알겠습니다.”


메이어스 경이 나가고 샬릭은 안으로 들어왔다. 그가 문을 닫자 남자가 웃으며 반겼다.


“샬릭이라고 했던가? 실력 있는 용병이 있다고 해서 일을 맡겨봤는데 정말 잘 해줬어. 로만은 물론이고 그 조직까지 완전히 몰살시켰다지? 기대 이상일세.”


샬릭은 대답하는 대신에 책상 위에 로만의 머리가 담긴 보자기를 던졌다. 찰박 소리가 나며 피가 새어나왔지만 남자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며 샬릭이 말했다.


“로만과 사이가 나빴나? 영주 나리께서 지하의 쥐새끼한테 관심을 보일 줄은 몰랐는데.”


남자가 웃었다.


“난 영주가 아닐세. 이 도시의 시장이지.”


“시장이라는 게 선거로 뽑히는 영주 아닌가? 내가 듣기로는 그런데.”


“···그것과는 좀 다르지. 하지만 아주 틀린 건 아니야.”


시장이 뭔가 말하려다가 그만뒀다.


“구구절절한 이야기는 집어치우고 간략하게 설명하겠네. 자네 말대로 시장은 선출직 영주 비슷한 무언가고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 여러 암투가 벌어진다네. 선거가 끝나고 나서도 마찬가지야. 날 끌어내리려 하는 자들이 많거든. 지금까지 내게 얼마나 많은 공격이 있었는지 아나?”


샬릭이 대충 대답했다.


“알아야 하나?”


“···물론 몰라도 돼. 어쨌건 내가 하려는 말은 이거야. 정치는 더러운 짓거리의 연속이고 얼마나 깨끗한 사람이든 결국에는 손을 더럽히게 돼 있어. 하지만 매번 자기 손을 더럽힐 수는 없지. 그런 일을 대신해줄 하수인이 필요하다는 말이야.”


“그게 로만인가?”


“그래. 로만은 뒤를 봐줄 사람이 필요했고 난 대신 손을 더럽혀줄 사람이 필요했지. 서로의 이해가 일치했으니 협력하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나? 로만은 온갖 불법적인 사업으로 내게 선거 자금을 댔고 때로는 정적을 제거하기도 했다네. 그 대가로 난 그가 지하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도왔지.”


말만 들어선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됐을 것 같다. 그런데 인제 와서 로만을 제거한 이유가 뭔가? 그의 존재가 자신에게 약점이 될 것 같아서? 아니면 뭔가 불화의 씨앗이 있었나?


샬릭이 묻자 시장이 답했다.


“아무리 어렸을 적부터 잘 먹이고 키운 사냥개라고 해도 말이야, 머리가 굵어지면 주인을 우습게 아는 법이거든. 그럴 땐 두 가지 방법이 있지. 누가 주인인지 알려주는 것과······.”


시장은 말끝을 흐렸지만 그 뒷말이 뭔지 알 것 같았다. 새로운 개를 들이는 것.


샬릭이 물었다.


“그놈이 말을 안 들어서 죽였나?”


“그냥 말 좀 안 듣는다고 키우던 개를 죽이진 않지. 그놈이 내게 이빨을 드러내니까 죽였을 뿐이야. 이게 뭔지 아나?”


시장이 새끼손가락만 한 병 하나를 내밀었다. 안쪽에는 녹색 액체가 들어 있었는데 미약하게 단내가 났다.


“모르겠는데.”


“환각제일세. 지하에서 유행하는 물건인데, 그걸 마시면 기분이 붕 뜨면서 환각을 볼 수 있게 되지. 문제는 그게 중독성이 있는 데다가 건강에도 나빠. 만약 그런 게 지하에서 나돌게 되면 어찌 될 것 같나?”


“도시가 엉망이 되겠군?”


“맞아. 그런데 그걸 지하에 들여온 게 바로 로만 그놈이야. 지하에서 유행하는 건 곧 지상에도 유행하게 된다. 그때쯤 되면 이 도시는 이미 끝장이야.”


“그래서 로만을 죽였나? 위험한 물건을 도시 안에 들여와서?”


“정확히는 그놈이 반역을 꿈꾸고 있어서지. 로만 같은 시정잡배 놈이 그런 물건을 어디서 구했겠나? 누군가 물건을 공급하는 자가 있어. 그래서 그 뒤를 캐보니 놀랍게도 이웃 도시의 영주로더군? 약에 중독된 사람들 때문에 이 도시가 엉망이 되면 손쉽게 이 땅을 집어삼킬 수 있으리라 생각한 모양이야.


사냥개가 쓸모가 다해서 죽인 줄 알았더니, 생각 외로 심각한 이유가 있었던 모양이다. 사실 샬릭으로선 그냥 돈만 받으면 그만이므로 별로 중요하진 않은 이유였다.


“그것참 안타까운 이야기로군. 그래서 내 보수는?”


“아, 그거야 물론 준비했지. 그런데 이걸 받기 전에······.”


또 뭐? 샬릭은 시장이 돈 주기 싫다는 이유로 뭔가 수작을 부리려는 거면 당장 그 목을 부러트릴 생각이었다.


건틀릿 낀 손을 까딱거리고 있자니 시장이 은근한 목소리로 말했다.


“일 하나 더 할 생각 없나? 보수는 두둑하게 준비하지.”


“일이라니, 뭔 일?”


“난 무슨 일이든 당한 만큼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하거든. 간단한 일일세. 이웃 도시의 영주 놈에게 그냥 경고만 해주면 돼. 그저 아주 약간의 경고만······.”


말이 경고지, 가서 보복하라는 소리가 아닌가? 샬릭이 탐탁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기 싫은데.”


“누가 그러더군. 세상에 돈으로 안 되는 일은 없다고. 만약 돈으로 안 되는 일이 있다면······.”


시장이 툭 하고 가죽 주머니를 책상 위에 던졌다. 책상에 부딪힐 때 나는 소리만 봐도 상당히 묵직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건 그냥 돈이 부족한 거라고. 이래도 안 하나?”


샬릭이 가죽 주머니를 가만히 보다가 픽 웃으며 말했다.


“사람들은 북부인은 그저 돈만 주면 다 되는 줄 알지.”


샬릭이 시장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갑옷을 입은 데다 원래부터 덩치가 커서 그 위압감이 상당했다. 시장이 저도 모르게 몸을 뒤로 빼며 물었다.


“그래서······ 안 하겠다고?”


“아니? 해야지. 난 진짜배기 북부인이거든.”


샬릭이 재빠르게 가죽 주머니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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