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글을 읽을 때 개연성 같은 문제에 ‘이게 실제로 가능한 장면인가?’를 자주 기준으로 삼고 읽습니다.
그런데 가끔 연재되고 있는 글들을 보면 ‘어떤 특정한 행동’을 보이는 주인공들이 나오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누구와도 같이 있지 않은데, 혼자 무언갈 하면서, 혼자서 대사를 치는 그런 장면.]
그런데 그 장면이 현실세계에서 벌어진다고 상상해볼까요?
근데 이거 엄청 이상한 모습 아닌가요??
아는 친구가 막 혼자 가만히 있다가 누군가에게 자기 상황을 설명하는 듯이 중얼거리기 시작한다면... 저는 아마 그 친구녀석의 머리를 걱정할 것 같습니다. 요즘 지내면서 힘든 일이라도 있었는지 음료수라도 하나 뽑아서 주면서... ;ㅅ;
(물론 요즘엔 기술 발달로 인해 스마트폰 이어폰으로 통화를 하는 경우일수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에는 대개 티가 나니까요.)
어쩌다가 한두번이라면 뭐 안될 것도 없습니다만, 소설 속 주인공이 혼잣말 하는 빈도를 보면 ‘얘 대체 왜이래?!’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 되더라구요.
혼잣말 자체가 의미를 갖는 부분은 분명히 있습니다. 등장 인물이 어떤 감정에 북받쳐서 내뱉게 되는 말이라던가, 그런건 경우에 따라 상당히 멋진 장면이 되기도 하죠.
그렇지만 그게 평범하게 일상생활 중에 툭툭 튀어나온다면, 그것도 개인의 입장에서는 전혀 중요할 것 같지 않은 상황 설명 같은게 되면, 음, 뭐라고 해야할까요, 꼭 그걸 허공에다 직접 이야기해야돼??하고 안쓰러워진다고 해야되나...
주인공이 뭔가 끊임 없이 혼잣말을 해야 할 정도로 정신적, 정서적인 문제가 있는건가 싶기도 하고...
보통 그렇게 할 말들은 자기 머릿속에서 생각하고 끝이니까요.
소설이 속마음을 직접 보여줄 수 없는 연극같은 제한된 매체도 아닌데...
아마도 글 초반같은 설명이 잔뜩 나와야 하는 부분에서 주인공이 아무 말도 없이 행동만 계속 하고 있으면 글이 어색한 것 같아서 문단 한번씩 끊어줄 겸 쓰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목적이 있다 하더라도 그건 한두번에 그쳐야 현실적이지 않을까하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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