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긴 글입니다.
말 그대로 ‘한담’이니 너무 고깝게 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최근 마음의 상처를 크게 받았습니다.
‘저런 쓰레기같은 글을 쓰다니. 저 따위 글을 누가 읽겠나’
많이 순화했습니다만, 제 작품을 평가하신 어떤 분의 말입니다.
댓글은 아닙니다. 오프라인에서 우연히 듣게 된 말이지요.
저는 5년만에 한국에 와서 친구들을 만나고, PC방에 들렀지만 게임을 하지 않은지도 오래되어 그저 웹서핑과 문피아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친구들과 제 글에 대한 이야기나 상담을 조금 나누었지요.
그 것을 어떤 학생분이 보신 모양입니다.
다음 날 예약연재를 걸어놓고 친구들이 추천했던 파판14를 해보기 위해 PC방에 들렀을 때, 맞은 편에서 떠드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애초에 악플이라는 것은 각오하고 있었지만, 직접적으로 귀에 들리니 느낌이 전혀 다르더군요.
충격이었습니다. ‘읽는 시간조차 아깝다’라는 말이 이렇게 잔인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집으로 곧장 뛰쳐들어온 저는 써왔던 글들을 모두 삭제했습니다. 그리고 펑펑 울었지요.
‘이렇게 된 이상 오기로라도 재미있는 글을 쓰겠다!’
그런 마음은 그저 마음뿐이었습니다.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친구 셋 이외에는 주변과 연락도 끊은 채 틀어박혀 하루 종일 글만 써댔습니다.
덤으로 생활고도 함께 찾아왔지요. 몰랐는데, 최근에는 통장을 개설하거나 휴면을 해제할 때 재직증명서나 급여명세표가 필요하더군요.
일을 관두고 송금만 해놨던 저에게는 무척이나 당황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결국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지요. 서류만 뒤적거리던 저에게 육체적 노동이란 익숙하지 않은 일이었고, 결국 자포자기에 이르렀습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그리고 고시원 방세를 걱정하는.
나름 번듯한 직장에서 그럭저럭 살아왔던 저에게는 꽤 힘든 일이었습니다.
크게 결심했던 마음은 점점 꺾여갔고, 모든 것을 놓았지요.
그리고 마지막 미련을 접고 문피아를 탈퇴하기 위해 접속했을 때 쪽지 하나가 와 있었습니다.
보름 전에 도착했던 그 쪽지는 ‘연중인가? 재미있게 읽고 있었는데, 기다린다’라는 짧은 문장이었습니다.
그때의 기분을 무어라 해야 할까요.
그 기분을 글로 제대로 표현할 수 있게 된다면 저는 훌륭한 작가가 될 것 같습니다. 지금은 그 감동을 표현할 길이 없군요.
이런. 쓰다 보니 넋두리가 되어버렸네요.
저는 그 학생들을 미워하거나 원망하지 않습니다. 잘못했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들 그렇지 않겠습니까? 제가 겪은 일은 그저 우연과 악운이 겹친 일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많은 분들께 부탁하고 싶습니다.
한 번. 단 한 번만 숙고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비평, 비난, 혹평, 불만.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외부로 표출하기 전에 딱 한 번만 다시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다는 것입니다.
1개월동안 곰곰히 생각해 보았지만, 그 학생들이 어떠한 악의를 가지고 말한 것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저 툭 내뱉은 말이겠지요.
‘낮은 질’과 ‘쓰레기’는 엄연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세상 어느 작가가 ‘받아라! 이게 내 똥덩어리다!’ 라고 글을 올리겠습니까.
한 번만 숙고하시면 ‘그래도 나쁘지 않은 점도 있었지’라는 생각이 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쓰레기’에서 ‘단점’으로 바뀌지 않겠습니까?
다시 마음을 다잡고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저는 댓글을 볼 수가 없습니다.
댓글을 보려 하면 그 때의 일이 머릿속으로 스치거든요. 악플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아는데도 결국 댓글 보는 것을 포기하게 됩니다.
제 약한 멘탈에 대한 변명일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한번쯤은 꼭 부탁드리고 싶었습니다.
감정이 격해져 두서없이 써내려간 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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