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에 나와 장례식에서 느꼈던 것에 대한 소회를 밝힌 적이 있어요.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해 정확하진 않습니다.)
황정민 씨는 당시 스스로에게 느꼈던 감정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사랑하는 이를 떠나 보내는 와중에
‘지금 내가 느끼는 이 슬픔을 기억해야겠다. 후에 연기를 함에 있어 이 슬픔과 오늘의 경험이 도움이 되겠구나. 이 감정을 앞으로 어찌 다시 이끌어내야할까’
같은 생각을 하며 바로 그 자리에서 탐구를 했다는 것에 대한 혐오와 자괴감을 털어놓았어요.
여러분도 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으시죠.
저는 아직까지 황정민 씨가 겪었던 것처럼 무겁고 슬픈 일은 없었어요.
아직까진 그냥 사소한 것들요.
갈등이 일거나 서로 고성이 오가며 욕설을 퍼붓거나 분을 이기지 못하고 씩씩 거리는 와중에 갑자기
‘아, 이거 지금 이렇고 저렇고 하는 이유 때문에 우리가 화를 내고 싸우는구나, 나중에 이와 비슷한 갈등 장면을 만들어서 내 소설 에피소드에 집어 넣으면 설득력있고 재밌겠네, 오, 그래. 더 화내봐. 더 욕해봐. 이럴 때 뭐라고 이야길 하는지 봐야겠다. 오오오, 그래, 욕 잘하네. 그래, 그래. 그 욕 써먹어야겠다. 재치만점이야.’
라는 생각을 하거나
치정 문제, 금전 문제로 일어난 질척질척한 상황에서도
‘오오오, 너나 나나 참. 사람이 이렇게 추해지기도 하는구나. 부모 욕도 막 하는구나. 이렇게 구질구질하고 눈살 찌푸려지는 모습도 한번 그려봐야겠다. 독자들이 분노와 짜증과 역겨움을 느끼게 막막 써내는거야. 더럽고 추접스러운건 현실에서도 충분한데 내 소설에서도 그걸 담아서 독자 기분에 똥을 뿌리는 거지. 아주 좋은 계획이야. 굿. 베리굿. 오오, 그래. 그런 비아냥 좋아, 그 경멸섞인 비아냥까지 그대로 소설에 담자. 독자가 진짜 같은 리얼리티에 기분 엄청 잡치겠구나. 좋아. 아주 좋아. 더해. 내 인격을 더 매도해줘. 저열한 인신공격도 그래, 지금처럼 계속해!’
뭐 이런 생각들을 해요.
여러분들의 경험담들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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