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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esses 님의 서재입니다.

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폐활량 크신 분들만 봐주세요.

작성자
Lv.4 취야행
작성
07.06.02 21:36
조회
1,129

독자분 폐활량이 커야 되는 이유는 아직 여러모로 부족하니까

독자님들 속터져 죽겠단 소리 나올지도 모르니까, 폐활량이 크면

시원하게 욕한마디 지르시고 풀면 되니까!! ㅎ ^^;

밑에 글은 서장입니다. 읽어보시고~

'끌리면 오라!' - 뭐 이런 광고 있더군요.  

<정연란> <취선검무>입니다.  

======================================================

  

序 - 이순신의 劍

무술년(戊戌年),

한 자루의 검(劍)이 해동조선(海東朝鮮)에서 중원(中原)으로 건너왔다. 조선의 장수 이순신(李舜臣)의 검이었다.

전란(戰亂)의 와중의 가장 고통 받던, 힘없고 가난한 조선의 백성들이 장군에 대한 존경(尊敬)과 사랑의 징표로 끼니를 덜고 가락지와 비녀를 팔고 또 세간을 팔아 십시일반(十匙一飯) 돈을 거두어 만든 검이었다.

백성들의 마음이 장군에게 무겁고 엄중하게 다가왔다.

검은 장군의 마음에 흡족할 정도로 훌륭했다. 조선의 명장이 탄생시킨 최고의 명검이었다.

一揮掃蕩(일휘소탕) 血染山河(혈염산하)

한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피가 강산을 물들이도다.

겉치레를 싫어하는 장군 스스로가 소년처럼 쑥스러워 하면서도 검명(劍名)을 지어 검신(劍身)에 세긴 검이었다. 전란의 와중에 단 한 번도 장군의 몸에서 떠나지 않던 검이었다.

장군은 칼을 차고 공무를 보았으며, 칼을 차고 왜적(倭敵)을 무찔렀다. 칼을 차고 밥을 먹고, 칼을 배고 잠을 잤다.

칼을 차고 서른 번이 가깝도록 전장에 나갔으며,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그렇게 수족(手足)같던 검이 장군의 품을 떠나 무림맹(武林盟)의 맹주(盟主) 남궁호(南宮虎)에게 전해졌다.

장수가 검을 선물한다는 것이 드문 일은 아니었으나, 자신의 애검을 선물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었다. 그것은 보통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풍전등화(風前燈火)에 처한 조국에 원군을 보내준 동맹(同盟)에게로의 사은(謝恩)의 인사이기도 했거니와 그것은 전쟁에서 자식을 잃은 아비가 전쟁터에서 자식을 잃은 아비에게 보내는 피 끓는 부정(父情)에 대한 위로와 우정이었다.

무림맹주 남궁호는 누란(累卵)에 처한 조선에 원군을 보냈을 뿐 아니라 친히 자신의 두 아들을 전장으로 보냈다. 그의 아들들은 최전선에서 용맹이 싸우다 산화하였다. 무림맹주 남궁호가 나이 오십에 가까워 본 두 아들 이었다.

이순신의 셋째 아들 면도 왜적과 싸우다 목숨을 잃었다. 무림맹주의 아들이 이역말리 타국에서 조선을 돕기 위해 전장을 누비다 산화하였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이순신은 자신의 몸에서 결코 떠나지 않게 하던 검을 풀어 무림맹의 맹주에게 보냈다.

그것이 아비의 마음이었다.

검을 전해 받은 무림맹의 맹주 남궁호는 말이 없었다. 그저 한참이고 검을 들고 살필 뿐이었다.

맹주는 검을 자신에게 보낸 이순신의 아들이 아산(牙山)에서 왜적에 맞서 싸우다 전사했다는 소식도 전해 들었다. 그리고 얼마 전 이순신이 노량해전(露粱海戰)에서 전사(戰死)한 사실 또한 전해져 알고 있었다.

검은 지금 자신의 앞에 와 있는데, 정작 검의 주인은 세상에 없다고 생각하니 맹주의 노회(老獪)한 눈가가 촉촉해졌다.

아들을 잃은 아비에게서 아들을 잃은 아비에게로 전해지는 위로가 느껴졌다.

아들을 잃은 회한이 밀려왔다.

한 번도 얼굴을 본적은 없으나 이순신의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리는 듯도 하였다.

이순신은 아들의 전사(戰士) 소식을 둘째 아들의 편지를 인편(人便)으로 전해 받고 알았다고 한다. 왜군의 수군이 장군에게 섬멸 당하고 제해권(制海權)을 조선수군에게 빼앗기자 그 보복으로 왜의 육군이 장군의 가족들을 노린 것이라 했다.

장군의 아들, 면은 가족과 백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칼을 들고 왜적들과 맞섰다고 했다. 가족들만을 데리고 달아날 수도 있었으나 아산 백성들을 외면할 수 없었던 면은 왜적과 의연히 맞섰다고 한다.

혼자 몸으로 왜병 일곱을 베었으나, 중과부족이었다.

면은 부상을 입고, 사로잡혔다.

왜장(倭將)은 면에게 장군에게 보내는 서찰을 쓰도록 강요했다. 가족을 인질로 잡고 어떻게든 장군을 협박하여 영향력을 행사할 속셈이었던 것이다.

면은 회유와 협박에 응하지 않았고, 끝내 왜적은 면의 인피(人皮)를 산체로 벗기는 만행을 저질렀다.

아들의 죽음을 서찰을 통해 전해 듣고, 장군은 통곡하였다. 가슴을 쥐어뜯으며 오열하는 장년의 남자.

남궁호의 눈에 어른거린 장군의 모습은 조국을 누란에서 구해낸 구국의 영웅의 모습이 아니라 아들을 잃고 비탄에 잠긴 슬픈 아비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장군은 다음날 평상시와 다름없이 공무를 처리했다고 한다. 결코 그의 슬픔이 가벼워서가 아니었다. 그것은 그가 한없이 무거운 책임을 진 자였기 때문이다.

수천수만의 수졸들의 목숨을 책임진 자였기 때문이고, 백성들의 안위를 책임진 자였기 때문이다. 그가 바로 조선을 수호하는 자였기 때문이다.

이순신은 자식을 잃은 슬픔을 오롯이 느끼는 것조차 사치였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대로 맹주 자신의 모습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강한 동질감이 느껴졌다. 어찌 맹주 자신인들 생때같은 두 자식의 죽음이 안타깝지 않을쏘냐?

두 자식을 사지(死地)로 밀어 넣은 자신의 완고함이 만약 눈에 보이는 것이라면 한칼에 베어버리고 싶었다.

맹주 역시 이순신처럼 자식의 죽음을 들어내 놓고 슬퍼하지 못하였으며, 아들의 죽음을 전해 듣고도 다음날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공무를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무림맹주 남궁호 역시 조선의 삼도수군통제사(三道水軍統制使)인 이순신처럼 막중한 책임을 등에 지고 있는 자였기 때문이다.

천자는 무능했고, 아무런 책임을 지려하지 않았다.

무능하고, 탐욕스럽고, 간교한 신하들만이 천자의 곁에서 교활한 혓바닥을 놀렸다.

남궁호 그가 아니고서, 아무도 중원의 백성들을 위해 책임을 지려하지 않았다.

그것은 두 아들을 희생시킬 정도로,

희생시킨 두 아들을 오롯이 슬퍼하지 못할 정도로 무거운 그의 업보였다.

맹주는 천천히 일어나 중앙 벽에 걸려 있던 맹의 신물이자 자신의 애검인 벼락검을 꺼내들었다. 벼락검이 휘황(輝煌)한 빛을 발했다.

醉仙劍舞 更立腐世 (취선검무 갱립부세)

취한 신선이 한바탕 칼춤을 추어, 이 썩은 세상을 다시 새우리라

맹주의 검에 새겨진 검명이었다.

썩은 하늘을 허물라고, 벼락검이 그에게 속삭이는 듯 했다.

이미 썩은 하늘을 베어버리고, 다시 그 위에 새 세상을 열라고, 취선검은 남궁호를 끊임없이 유혹하였다.

이순신의 죽음은 의문투성이였다.

백전노장인 그가 갑옷을 벗고, 조총의 사거리(射距離)안으로 배를 몰아 들어간 것은 무슨 이유인가. 절체절명의 누란에서 조국을 구해낸 구국의 전쟁영웅은 어찌하여 스스로 조총의 표적이 되려했을까.

무능한 조선의 임금 선조의 의심을 피해서 일까?

아니 그의 불안을 덜어주기 위해 스스로 죽음을 향한 것은 아닌가?

과연 선조가 그만큼의 충성을 바칠만한 가치가 있는 주군(主君)이겠는가?

‘그런 졸장부를.......’

남궁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렇다면 왜?

그러나 이순신은 가고, 이순신의 검은 말이 없으니 가버린 사람의 뜻을 어찌 알겠는가.

그러나 남궁호는 그 뜻을 알 것도 같았다.

그것은 가여워서 일 것이다.

이순신은 무능한 왕이 가여웠을 것이다. 그리고 무능한 왕의 의심을 온몸으로 받아야 하는 자신의 처지도 가여웠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백성들이 가여웠을 것이다.

7년의 전란을 고스란히 온몸으로 겪어 낸 만신창이(滿身瘡痍)의 백성들이 가여워서, 가여워서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그가 살아서 무능한 왕과 대립한다면,

그가 살아서 무능한 왕의 의심에 저항한다면,

그가 살아서 무능한 왕을 끌어내리고자 한다면,

조선의 가여운 백성들은 또다시 피의 혈난 속으로 휘말리고 말 것이었다.

왕과 자신과 그리고 백성들이 가여워서 이순신은 죽었을 것이다.

반대로 무림맹주 남궁호는 가여워서 죽을 수가 없는 것이다.

교활한 간신들에게 둘러싸여 오직 쾌락만을 쫓는 황제가 가엽고, 인의 장막속에 갇혀 쾌락에 눈먼 황제에게 충언을 고하다 미움을 사 쫓겨난 충신들이 가엽고, 무엇보다 무능하고 탐욕스러운 탐신들과 귀족들에게 끊임없이 괴롭힘을 당해야하는 중원의 백성들이 가여워서 남궁호는 죽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순신은 일생의 과업을 완성하였기에 죽을 수 있었다. 하지만 무림맹주 남궁호에게 남겨진 숙제는 여전하였다. 그는 아직 죽음이라는 호사를 누릴 수가 없었다.

벼락검은 남궁호를 향해 세상을 뒤엎으라고 끊임없이 속삭이는데, 주인을 잃은 이순신의 검은 아무런 말이 없다. 남궁호는 그 침묵이 마음에 들었다.

썩은 하늘을 무너뜨리라는 벼락검의 속삭임은 마치 무능한 황제의 곁에서 황제에게 아첨하며, 황제를 속여 눈멀게 하는 간신들을 바라보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벼락검은 자신과 함께 반평생을 함께해온 분신이었다. 벼락검의 끊임없는 속삭임은 곧 그의 마음이리라. 그것은 맹주 자신의 탐욕이리라.

맹주는 벼락검의 허리를 꺾었다. 그것은 자신의 지나온 일생을 베어버리는 심정으로 행한 일이었다. 자신의 지나온 일생과 함께 탐심(貪心)도 함께 베어버린 것이었다.

자신의 일생이 베어진 자리에 보다 완고하고, 무거운 책임을 진 늙은이가 서 있었다. 그것으로 남궁호는 자신의 남은 일생의 과업을 정한 것이다.

벼락검을 떼어낸 그 자리에 맹주는 이순신이 보내 온 검을 걸었다.

이후 그 검에는 새로운 문구가 추가되었고, 벼락검을 대신해 이순신의 검은 무림맹의 신물이 되었다.

一揮掃蕩(일휘소탕) - 한번 크게 휘둘러 쓸어버리니

血染山河(혈염산하) - 피가 산하를 붉게 물들이도다

醉仙劍舞(취선검무) - 취한 신선이 한바탕 칼춤을 추어

滅魔立道(멸마입도) - 마를 멸하고 도를 세우리.

취선검무, 취한 신선은 칼춤을 춘다. 사람들은 무림맹의 새로운 신물을 가리켜 장군검(將軍劍)이라 했다.

이따금 술에 취한 무림맹주가 장군검을 들고 검무를 추었다.

검무를 본 사람들은 검무를 추는 맹주의 모습을 술에 취한 신선의 모습에 빗대 맹주의 호방함을 찬양하였으나, 그들은 모르고 있었다.

정작 신선을 취하게 한 것은 독한 술이 아닌 깊은 슬픔이란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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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란> <취선검무> 끌리면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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