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쾌풍천하>를 홍보합니다.
주인공 정우영은 속마음이 바라는 바 즉, ‘욕망’을 그대로 드러내고 추구하는 인물입니다.
욕망은 본능에 뿌리를 두기 있기 때문에 그의 행동은 날 것 그대로의 비린내를 풍깁니다.
정우영은 자신의 욕망을 공공연히 드러낼 만큼 강하고 또 본인이 그걸 잘 알고 있으며 그에 따라 강자로서 행동합니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그가 강하다는 걸 알지 못하는 타인들과 충돌하게 되지요.
그 과정에서 그가 갈등을 해결하는 원칙과 방법은 간단합니다.
‘힘’이 더 강한 자가 원하는 걸 얻는다는 겁니다.
동물적이고 원초적인 세계관이라 동의하기도 어렵고 사랑하기는 더더욱 어렵지요.
하지만 정우영은 강호에 나와 다양한 경험을 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차츰 변화합니다.
모든 변화가 ‘진보’나 ‘발전’은 아니지만 정우영의 경우 그 변화는 확실히 ‘성숙’을 의미합니다.
자신의 욕망과 타인의 욕망이 충돌할 때 적대적인 모순이 아닌 경우라면 두 욕망을 절충하고 상대가 가진 욕망도 어느 정도 존중하는 태도, 즉, ‘배려’를 익히게 되니까요.
물론 그 성장은 상당한 시간과 자각의 축적을 필요로 합니다.
정우영의 반대편에 강영안이라는 조연이 있습니다.
1권 중후반 정우영과 조우하기 전까지 그의 정체성은 애매합니다.
(여인에게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빼고) 현상적으로는 정우영과 비슷한 태도를 보이지만 그 근원은 정반대라고 할 만큼 다르지요.
그는 어린 시절부터 타인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길러졌습니다.
그에 대한 번뇌라기보다는 단순한 반발심리로 일탈을 감행한 강영안은 그래서 아직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조차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혼란 속에 있습니다.
그의 거창하면서도 소박한 욕망은 주인공과의 만남을 통해 비로소 드러납니다.
이번 작품의 주제는 그래서 ‘욕망’과 ‘배려’입니다. (전작인 <무신종횡강호>는 ‘헌신’과 ‘용서’가 주제였지요.)
읽으시면서 이런 주제를 의식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아니, 의식하지 않는 것이 더 좋습니다.
에세이가 아니라 <무협>이니까요.
그저 독자님들이 재미있게 감상하면서 가끔 주인공이 시나브로 변해가는 모습에 고개를 끄덕이며 응원을 보내주신다면 저로서는 대만족입니다.
부족한 솜씨지만 감히 일독하시기를 진지하고 엄숙한 마음으로 청합니다.
……초보글쟁이 소그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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