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프의 검이란, 그것에 대해서 굉장히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은 줄로 안다. 실제로 인간은 엘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며 또한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종교라는 이름 하에 부정되어온, 우리의 또 다른 형제이자 한편으로는 스승에 가까운 그들은 철저히외면당하고 또한 짓밟혀 왔다. 뭐, 그 이야기에 대해서는 앞서, 또한 앞으로도 계속 할 문제이니 넘어가고 다시 본론으로.
엘프의 사회는 철저히 분업사회이다. 그 계층은 크게 4 개로 나뉘는데, 각 계층간에 특별한 계급의식은 있지 않으나 다루는 분야가 전문화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이들의 사회의 모습이 나틀론(Natplon)이 제시한 이상사회와 거의 흡사하다는 점이다. 위정자, 군인, 상공계, 농업계로 나눠진 이들 사회의 계층구조는 나틀론의 이상사회론과 거의 똑같다. 이러한 면에서 본다 하더라도, 엘프의 가치는 인간 이상의 것일지도 모른다. - 실제로 엘프 역사에서 이 계층이 무너진 번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여기서 위정자는 엘프의 눈, 이라고 불린다. 전체의 약 4% 정도의 엘프들이 위정자의 역할을 맡고 있으며, 이들은 사회 전반적인 업무에 대해서 관여하고 또한 권한을 갖는다. 어떤 면에서 보면 인간사회에서의 왕이나 황제와 비슷한 위치에 있으나, 이들이 결단코, 절대로 권력을 남용하는 일이 없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더군다나 이들은 평생 정상적인 가정을 가지지 못하게 되는데, 이것은 인간 사회에서의 세습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두번째의 군인이 바로 앞서 말한 엘프의 검이다. 이들은 모든 엘프들 중에서 유일하게 검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받은 존재들이다. 이들은 오로지 종족의 수호를 위하여만 검을 들며, 그 외의 상황에 대해서는 상공계 혹은 농업계의 엘프들과 같은 생활을 한다. 전체의 약 15% 정도가 엘프의 검으로써 생활하는데, 이들의 능력은 엘프의 신체 능력에 빗대어 생각한다면 어느정도 감이 잡힐 것이다. 사료상의 묘사를 따르자면 그들은 '이동하는 데에 아무 제한이 없었으며, 넓은 평야에선 시야의 제한이 없었으며, 무기를 사용하는 데에 아무 제한이 없었으며, 가장 결정적인 것으로 종족의 적에 대해 생명을 취하는 것에 대해 아무 제한이 없었다'고 한다. 즉 엘프들 중에서 유일하게 살생의 권한을 가졌으며, 또한 그것을 행하는데 조금의 주저함도 없었다는 것이 사료상의 설명이다.
날랜 육체, 민감한 감각, 전투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이성, 인간 이상의 마법적 능력, 긴 팔다리를 이용한 다양한 무기술과 권각술. 엘프의 검이란 그 정도로 완벽했다. 허나 그 수가 전체 종족의 단 15% 에 불과해, 펜텔의 숲에서의 엘프의 검은 단 7500명에 불과했다. - 아마 이 숫자로도 엘프의 검의 능력을 알 수 있으리라. 7500 여명이 10 만의 인간군대를 막아냈다니! 아무리 전투지역이 그들에게 유리한 숲이라는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이해할수 없는 능력임에는 분명하다.
(하략)
-1300 년, 깊은 숲속에서, 엘프에 대하여.
성 엘라니엘의 마물사냥에 의해 엘프는 「펜텔의 숲」에서 완전히 멸종당했다. 약 2 년여간 이어진 싸움에 엘라니엘의 10만 대군 역시 큰 피해를 입었지만, 5 만여 명의 엘프들은 그 속에서 시체가 되어 사라졌다. 엘프의 역사는 1242 년을 끝으로 완전한 종말을 고했다.
종교 엘라니엘이 가르치는 엘프는 다름 아닌 마족이었다. 인간보다 우월한 신체는 '엘란'이 준 것이 아니라 악마들이 그들에게 준 것으로 우리들을 엘란과 떨어트리기 위하여 악마의 종으로써 생활하는 종족이라고. 엘란을 섬기지 않고 그들만의 신을 섬기며, 나무와 바위에게 절하며 그들을 신성시 여긴다고. 또한 언젠가는 악마의 종으로써 그 우월한 능력을 가지고 인간을 죽이는데 가장 앞장 설 것이라고. 종교 엘라니엘은 민중들에게 엘프를 그렇게 가르쳤다. -허나 과연 그것이 진실일까?
오늘날 난 이 책이 엘라니엘에 의해 금서취급을 당하고, 고대 도서관에 묻히고, 내 이름이 이단 취급받아 사라진다 하더라도 이 책에 하나의 의문을 남긴다. 정녕 엘프는 이 땅에서 사라져야만 했는가. 엘란의 뜻이 정녕 인간에게만 있는 것인가. 엘란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이 엘프를 죽이고 이 온 세상을 우리의 씨앗으로만 퍼트리는 것인가. 오히려 우리는 엘프를 죽임으로써, 우리가 가지고 있어야만 하는 그 무언가를 없애버린 것이 아닌가.
1242 년, 지금으로부터 70 년 전, 우리는 그날 우리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가치를 우리의 손으로 없애버린 해일지도 모른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 살아있을 엘프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1302 년, 사망의 그늘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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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놈의 홍보글은 바뀌지도 않습니다 (..) 하긴 제 글을 이해할 때에 가장 필요한 글은 이 글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아무튼, 정말 오랜만입니다 (꾸벅) 엘프의 검의 샤랑입니다.
한동안 그러니까 연재도 멈추고, 글도 어느정도 멈추고 좀 쉬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정연란을 신청해놓고, 그 게시판이 나올때까지 비축을 하며 좀 기다려보겠다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실상 놀아버렸습니다 (퍽-!) 한 3 개월정도 쉬지않고 달려왔다는 느낌이어서 오랫만에 9 일정도 편하게 쉬었습니다. 책도 읽고 게임도 하면서, 오랜만에 뇌를 싹 비웠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다시 시작하게 될 엘프의 검입니다. 자유연재-판타지에서 벗어나 이제는 엄연히 정규연재란에 하나의 게시판을 얻어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좋은일이죠. (끄덕끄덕) 그리고 다시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으니 또한 성실연재 역시 최대한 노력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자추글을 올리게 된 이유는, 그러니까 사실 그놈의 정연란 게시판을 얻게 된것입니다 (..) 신청해놓고 9 일동안 처리가 안되어서 사실은 덜덜덜 떨고 있었드랬죠 (..) 그리고 애초에 정연란 신청을 하면서 "게시판 나오면 자축한번 하고 성실연재 뛰어야지 +ㅅ+"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자축을 하게 됩니다.
사실 아직 선작수도 적고, 조회수도 적고, 굉장히나 미흡한 글입니다. 허나 정말 최선을 다하겠다고 모든 분들께, 제 글을 읽지 않더라도 제 아이디를 한번이라도 들어본 모든 분들께, 혹은 앞으로 듣게될 분들께 약속드리겠습니다. (꾸벅)
새로운 새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 월입니다. 모두 즐거움과 행복이, 또한 고난과 그 뒤의 아름다움이 함께하는 새해되시길 바라겠습니다. -덧붙여, 18 일의 설날 역시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 전에 정연란에 글을 안올릴듯 싶어서 미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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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의 미소가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군요.”
“네? 그것이 무엇이죠?”
“아가씨께서 눈이 보이지 않으시기 때문에 그러합니다. 눈이 보이지 않기에 아가씨는 자기 자신의 미소를 보실 수 없으시죠. 그러기에 미소를 꾸밀 수 없죠. 말 그대로 순수한 웃음. 아름다울 수밖에 없지요.”
-아그시아 렐 엘피스,
“…갈라하드, 갈라하드입니다. 편하게 가르엘이라고 부르셔도 상관없습니다만.”
“성은 없나요? 어디에서 왔죠?”
“방랑자에게 출발지와 도착지는 특별한 의미가 없습니다.”
“제가 바라는 대답이 아닌데요.”
“아가씨께서 하신 질문도 제가 바라는 질문이 아니었습니다.”
-갈라하드 아르 펜텔,
인간의 오만과 자만에 의해 멸망당한 엘프. 그 수수깨끼의 중심에 있는 종교 엘라니엘. 그리고 두 명의 인물이 풀어가는 그 수수깨끼. 호흡하라, 세상을 사랑해서 그들에 의해 더럽혀지고 멸망당한 엘프의 슬픔과 그들을 멸망시킨 뒤의 후회로 인한 인간의 슬픔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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