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인터넷에서 마지막 완결편을 전부 보고 나서 느끼는 그 희열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신지요.
물론 한 소설을 완결했을 때 가장 기쁜 사람은 작가이겠지만, 마지막 편에 다다른 순간에 독자가 느끼는 전율 또한 그에 버금정도는 간다고 생각합니다. 책의 마지막장을 펴는 것과도 조금 다른 이 느낌은, 아마 인터넷 연재만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제가 처음으로 인터넷에서 완결편을 읽은 소설은 피를 마시는 새였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그 새벽에 마지막 문장을 읽으면서 정말 진한 커피 한 잔이 마시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었지요. 그 미묘한 갈증과 아쉬움이란. 후에도 그런 강렬한 느낌은 모든 소설들의 완결을 맞이할 때마다 다시 슬금슬금 기어나오더군요.
그리고 오늘, 서시님의 '인어는 가을에 죽다'가 완결을 맺었습니다.
매편마다 꼬박꼬박 댓글을 달지도 않았던 불성실한 독자였지만, 그래도 오늘만큼은 무언가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완결 축하드립니다.
계절을 떠도는 아이의 이야기가 정말로 아름다웠습니다.
그리고 다른 분들께도, 절망의 끝까지 내던져졌다가 결국에는 홀로 시간에서 떨어져버린 그의 이야기를 꼭 한번쯤 읽어보시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럼 저는, 커피를 마시러 가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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