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단 한 사람만이 나의 황후가 될 것이다」
황제의 이 한 마디에 많은 여자들이 가슴을 설레었으나, 그가 결정한 신부를 보고 그들은 실망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다른 기회를 찾기 위해 숨을 죽이며 기다렸다.
그러나 그는 만족했다. 그에게 있어서 그 선택은 실로 현명한 것이었다. 여자를 끔찍이도 싫어하는 자신에게 있어 그런 여자는 평생 사랑하지 않을 자신도 있었고, 얼굴을 맞댈 일도 전혀 없었다. 형식적으로 만든 황후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도 없었고, 그러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황후 간택 후, 황제와 황후가 얼굴을 부딪치는 일은 거의 없었다. 결혼식에서조차도 그는 황후의 방에 들어가지 않았으며 황후 또한 그에게 아무런 관심도 가져주지 않았다.
그녀는 다른 여자와 달랐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황제는 조소를 물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관심보다는 혐오감이 생겼다. 그런 여자라면 죽을 때까지 사랑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자신은 그저 집무를 보고, 나라의 안팎을 살피며 황제로서 근엄하게 있으면 그만이었다.
그래, 그러면 그만이었다. 선황이 여자를 끼며 정치를 돌보지 않았을 때 얼마나 그것을 끔찍이 여겼던가.
그런데 시종이 들고 온 소식에 그는 들고 있던 펜을 떨어뜨렸다. 검은 잉크가 종이에 다 튀었는데도 그는 그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재차 물었다.
「지금 뭐라고 했지?」
「황후마마께서 궁을 털고 사라지셨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그가 그녀를 싫어할 수밖에 없는 절대적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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