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양머리2

권왕의 V로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양머리2
작품등록일 :
2020.05.11 12:34
최근연재일 :
2020.05.30 22:00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1,958
추천수 :
44
글자수 :
128,656

작성
20.05.23 21:53
조회
54
추천
0
글자
12쪽

15화 첫 원정

안녕하세요.




DUMMY

“여보세요?”


“어!! 오빠! 나야. 주경이.”


“어..어 그래. 근데 아무리 말 놓기로 했다지만, 당일날에 스트레이트로 전화 줄 줄은 몰랐네.”


“내가 한 과속 하거든.”


“나 참, 근데 어쩐 일로 메신저는 내버려두고 전화를?”


느닷없는 그녀의 전화에 당황하긴 했지만, 임주경 특유의 너스레로 어색한 분위기는 금방 무뎌졌다. 스피커 모드로 해놓은 탓에, 매장 전체에 임주경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아. 내가 말 안했던가? 난 메신저로 깨작깨작 문자 보내는거 별로 안 좋아해. 그냥 전화하면 편한데 뭐 하러?”


“뭐..그렇긴 한데.. 보통은 너처럼 생각 안할 걸? 특히 안 지 얼마 안 된 상대에게 연락할 때는...”


“알게 뭐야. 내가 이게 편하다는데. 그래서 내가 전화하는게 싫어?”


“아니.. 그건 아니고..”


“그럼. 당연히 그렇겠지. 이런 미인이 먼저 전화 걸어주는데 황공하옵니다 해야 하는 거 아냐?”


“.....”


“농담! 헤헤.”


진태는 그녀의 활발함이 자신에게 슬슬 묻어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근데 무슨 일로 전화했어?”


“아.. 그게..”


당돌하던 그녀가 웬일인지 우물쭈물했다.


“뭐야. 심심했냐.”


“아..아니거든! 난 아직 회사라고!”


“너 로마에서 끝발 좋다며? 근데 야근을 한다고?”


“아.. 야근은 아니고. 그냥 여기서 하루 자려고.”


“의외네. 너 워커홀릭이었냐.”


그동안 보여준 그녀의 이미지는, 착실함 보다는 자유분방함에 가까웠다.


“아니라고!. 내가 누구 때문에 대구에서 이러고 있는데. 난 서울 사람이라고!”


“서울?? 근데 왜 대구에 있냐?”


“흥, 로마 소속이 아닌 사람에게 알려줄 생각 없지롱~”


“뭐 그러던가. 근데 누구 때문이라니? 설마 내 탓은 아니겠지.”


“맞는데요.”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 답하는 임주경이 진태는 당혹스러웠다.


“설마, 내가 그 제안을 거절한 게, 이유는 아니겠지?”


“자~~알 아네. 우리 아빠가 갑자기 나한테 전화를 하더니 누구를 꼬옥 로마로 데려오라네?”


“대체 니네 아빠가 누군데?”


“으흠~ 말해주면 로마로 올 거야?”


“아니.”


“아이씨. 그래 뭐, 딱히 비밀도 아니니까. 사실 오빠만 모르는 거라서. 로마 그룹 회장 겸 대표이사야.


순간 정적이 흘렀다. 진태는 무슨 개풀 뜯어먹는 소리냐며


“뻥 치고 있네.”


“못 믿겠으면 내이름을 검색해 보시던가. 아빠랑 같이 찍은 사진 많~~이 나올걸”


진태는 설마 하는 심정으로 포털 사이트에서 그녀의 이름만 검색해 보았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어어엉?”


로마그룹 총수 일가의 단란한 한 때 라는 제목의 일상기사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기사에는 임주경과 로마 그룹의 회장인 임승범이 함께 있는 사진이 실려 있었다.


“...세상에..”


태고룡 래브라도를 만난 후, 살면서 더 놀랄 일이 있겠냐 싶은 그였지만, 방금 안 사실은 또 다른 의미의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왜? 이제 내가 누군지 좀 실감이 돼? 킥킥.”


“...우워.. 좋겠다. 세상 다 가진 기분이겠네.”


“그런가? 인정해. 돈 걱정 해본 적은 없으니까. 아, 오해는 말고, 돈의 소중함은 잘~ 아니까.”


“누가 뭐랬냐? 네가 회장 딸 인거 알았으면, 냉큼 계약할걸 그랬네.”


“이제와서 후회해도 소용..,.있어! 지금이라도 할래?”


“응. 아니야~ 그냥 해본 소리야.”


“칫.”


진태는 그녀와 대화를 하면서, 이제는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자신의 예전 모습을 조금씩 되찾는 기분이 들었다. 임주경이 자신에게 접근하는 이유는 분명 영입 때문이겠지만, 지금 이순간 만큼은 그저 즐기고 싶었다.


“그나저나, 내일 언제쯤이면 내가 정식으로 아우터가 되는 건데?”


“음.. 잠시만.”


전화기 너머로 커피를 홀짝 마시는 소리와 함께 타자치는 소리가 들렸다.


“내일 오전 중으로 될 거야. 로마 끗발이 좀 세야지. 우리 회사 자료를 제일 먼저 검토해줄테니까.”


“역시 어딜 가나 힘이야 그치?”


“당연하지. 그러니까 힘센 로마 밑으로 얼른 오라고~”


“됐다 마. 내일 오전중으로 된다라. 오케이!”


로마 그룹 회장의 딸이 자신을 적극적으로 영입하려는 모습이 내심 뿌듯한 진태였다. 하지만 내색하지는 않았다.


“아. 참. 아까부터 신경 거슬리게 하네. 주경아. 내가 할 일이 좀 있어서 전화를 더 길게는 못하겠다. 무리하지 말고. 적당히 일하다 자라”


“얼씨구, 누가 누구 걱정을 하는거야? 그래. 오빠도 잘 자.”


“그래~”


전화를 끊은 진태가 폰을 놓으려던 찰나, 한여진과 주고받던 메시지 창을 보았다.


‘아직 마지막 메시지를 안 읽었네. 바쁜가.’


별 생각없이 폰을 끄고는 가게의 전면 유리쪽으로 향했다. 진태가 뻔히 보이는 유리벽에 다가갔음에도, 피하기는커녕 노골적으로 그와 시선을 마주치며 인사를 하는 그들. 아까 만났던 발해그룹 대구 지부장인 이상국의 옆에 있던 여자 두명이었다.


진태는 다시 문을 열어, 노골적으로 대기하는 그들에게 말했다.


“거기서 기다린다고 달리지는거 없으니. 신경쓰이게 하지 말고 갈길 가시지요.”


“그러지 마시고 저희 발해랑 이야기라도 한번..”


멀리서 딴청피우고 있던 사람들도 진태가 문을 열자 허겁지겁 다가와 소리치듯 말했다.


“고려 그룹에서 왔습니다. 진태씨. 고려랑 계약을 하시면!!”


“저희 백제와 계약하시지요. 고려나 발해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물밀 듯이 몰려드는 사람들을 보며 한숨을 내쉰 진태가 다시 가게문을 잠궜다. 그리고 한참동안 안 쓰고 있던 블라인드를 내려버렸다.


“인기가 많다고 마냥 좋은 건 아니군.”


터덜터덜 걸어온 그가 다시 침대에 누웠다. 아직 한여진은 메시지 확인을 하지 않았다. 다시 임주경과 통화나 할까 싶었지만. 인사까지 한 마당에 그러기에는 조금 뻘줌했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산더미니까. 계획이나 짜 보자.’


휴대폰으로 음악을 켜 둔뒤, 카운터 한켠에 놓아둔 노트와 펜을 꺼냈다. 노트북도 즐겨 쓰는 그였지만, 그래도 펜과 종이를 선호하는 그의 성향이 드러나는 순간이기도 했다.


‘우선,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한계돌파, 분명 힘이 무한히 성장하며, 힘으로 마력에 저항할 수 있다고 했다.’


그가 빈 노트에 자신이 얻은 특성의 내용을 적어나갔다.


‘오늘 망각자와 한바탕 했을 때, 분명히 내가 가진 힘 이상을 냈었다. 어느 정도의 힘을 보정해주는 건 분명한데. 그게 어느 정도인지 도통 알 수가 있어야지.’


보통, 기업이나 기사단 소속의 아우터들은 현대 장비의 도움을 받아 정밀한 케어를 받는다. 정밀하게 수치화된 데이터를 통해, 아우터들은 자신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알게 되고, 더욱 발전시키려 노력한다.


무소속인 그에게는 요원한 지원이었다.


‘거창하게 계획이라고는 했지만, 막상 짜려니 막막하네. 당장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려나.’


진태는 생각나는대로 노트에 두서없이 적었다.


‘근육을 키우려면 헬스가 무난하지...아니지, 보이기 위한 근육은 소용이 없다. 내가 하려는 건 머슬 매니아가 아니라 전투니까.’


‘헬스’ 라 적어놓은 선택지를 두 줄로 그어버린 진태.


‘실전 근육만을 생각하면, 아무 체육관을 가는게 좋겠지. 하지만.. 엄밀히 말해 격투기와 실전 전투는 또 다른데. 흠’


‘체육관’ 선택지마저 펜으로 그었다.


‘맨땅에 헤딩이라도 해야 하나. 후우.’


어렸을 적에 봤던 고전영화의 ‘록키’의 주인공처럼, 자연에서 하나하나 부딪쳐가며 알아보기로 진태는 마음먹었다.


‘좋은 수가 생각나기 전까지는 맨몸으로 부딪치며 알아간다 치고, 내가 사용할 스킬 이름을 미리미리 정해놔야 한다.’


스킬 이름 선정은 아우터에게 중요한 요소였다. 일종의 각인이었기 떄문이다. 가령 한 아우터가 불 속성의 둥글게 모아서 쏘는 스킬을 ‘파이어 볼’이라 명명했다고 치자.


이를 계속 반복하다 보면, 아우터는 파이어 볼이라는 스킬 이름을 외치는 것만으로도 몸이 반응하여 거기에 맞는 마력 운용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스킬 사용이 원활해지면서 전투의 유연성이 대폭 올라간다.


그렇다보니 아우터들은 각성 직후. 자신의 특성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스킬 이름을 입맛에 맞게 정하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물론 끊임없는 노력은 필수 조건이었다. 그래서 아우터별로 역량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했고.


‘일단, 레슬링 기술은 있는 그대로 쓰자. 어차피 내 머릿속에 들어가 있는 기술들이니까. 문제는.. 타격기인데...’


진태는 잔뜩 머리를 싸매면서, 예전에 자신이 즐겼던 게임 캐릭터들의 스킬을 줄줄이 썼다가 지우기를 반복했다.‘


‘아, 어차피 그냥 막 싸울게 뻔한데. 스킬 이름은 무슨.’


진태는 휴대폰에 지도를 띄운 뒤, TV와 연동시켜 크게 확대했다. 그리고 검색 필터에서 ‘아자토스’를 눌러 활성화시켰다. 실시간으로 자료가 반영되는 지도였다. 원리는 간단했다. 전자파가 통과하지 못하는 부분이 곧 아자토스의 영역이었으니 말이다.


지금 진태는 대구권에서 멀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힘을 차근차근 알아갈 수 있는 장소를 물색중이었다.


‘경산 쪽은 아직도 여전하네 중형 언데드가 자주 출현한다더니만, 그래서인가... 아직도 금역이네.’


‘금역’이란, 전자파가 통하지 않는. 아자토스의 영역을 속칭하는 말이었다.


진태는 경산으로 갈 마음이 눈꼽만큼도 없었다. 대신, 하급 언데드가 주로 출몰하는 비교적 덜 위험한 금역을 찾고 있었다.


‘칠곡군이라... 지난 몇 달간 중형 언데드의 출현도 없다라.., 대구와 구미 사이의 지근 거리 금역이라, 아우터들도 많겠지. 여기가 좋겠다.’


아직 자신의 실력에 대한 확신이 없는 그였다.


어쩌다 자신이 나이트 클래스인 풍사 고기성을 이겼다고는 하나, 언데드와의 전투는 양상이 다를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주경이 말로는 오전중으로 아우터로 공인된다고 하니까. 점심쯤에 경계를 넘으면 되겠네.’


한동안 창고에 짱 박아두었던 바이크를 꺼낼 생각에, 갑자기 귀찮아지는 그였다.


‘20km 정도 되는 거리를 걸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고. 에이 참.’


****


대구 번화가의 야경이 한 눈에 보이는 로마 시스템 대구지부 빌딩의 제일 윗층. 값비싼 호텔의 스위트 룸을 연상시키는 인테리어가 돋보였다. 층 전체가 하나의 집으로 쓰이는 듯 했다.


넓은 전면창 앞에는 가운을 입은 채로, 와인을 마시는 임주경이 있었다.


“응. 나야 아빠. 집에는 별 일 없고?”


“니네 엄마가 날 엄~청 들볶는 거 말고는. 잘 지내고 있다..”


“그게 다 아빠 업보야. 누가 결혼 기념일 까먹으래?.”


“욘석이. 아빠한테 잔소리나 할려고 전화했어?”


“아~~니”


아빠와 통화하는 주경은 무척 밝아 보였다.


“그나저나, 봤지? 아빠도.”


“아아.. 그 대구지부에 충돌검사를 받았던 그.. 남자 말이냐.”


“으응!”


“당연히 봤지. 여기 본사에서도 보통 난리가 아니야 지금..”


자기가 칭찬받은 것처럼 마음이 우쭐해지는 그녀였다.


“처음부터 이리 주목받는 아우터를 대체 얼마만인지... 마하검 강서일 이후로는 처음이지 아마?”


마하검 강서일. 음속을 돌파하는 속도로 검술을 구사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비숍 클래스 아우터였다. 또한 로마 시스템 소속이기도 했다.


“그 왕재수는 얘기하지도 마!. 싫다는데 맨날 찝쩍대고 말이야.”


“그만하면 얼굴도 잘 생긴 편 아니더냐.”


“뭐어? 설마..아빠 지금 나를 그 쌍놈의 자식하고..”


“그냥 해본 소리란다. 껄껄. 놀라기는.”


“자꾸 그러면 재미없어.”


임주경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잔에 남아있는 와인을 원샷했다.


가운 사이로 보이는 그녀의 터질듯한 가슴골이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그래. 그 진태라는 남자는 당연히 영입했겠지? 검사도 우리 딸이 담당했으니, 알아서 잘 했겠지만.”


“저...그게.. 말이지..”


“그 반응은.. 설마.”


“응. 영입 실패! 헤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권왕의 V로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합니다. 20.06.04 21 0 -
공지 제목 변경했습니다. 20.05.15 77 0 -
23 22화 첫 원정의 결과#2 20.05.30 32 2 13쪽
22 21화 첫 원정의 결과 20.05.29 30 1 12쪽
21 20화 대각사 성래돌#3 20.05.28 35 0 12쪽
20 19화 대각사 성래돌#2 20.05.27 37 2 13쪽
19 18화 대각사 성래돌#1 20.05.26 39 0 13쪽
18 17화 첫 원정#3 +1 20.05.25 41 0 13쪽
17 16화 첫 원정#2 20.05.24 48 2 12쪽
» 15화 첫 원정 20.05.23 55 0 12쪽
15 14화 여난(?)의 징조#2 20.05.22 55 2 13쪽
14 13화 여난(?)의 징조 20.05.21 55 1 13쪽
13 12화 특성 검사#5 20.05.20 61 2 12쪽
12 11화 특성 검사#4 20.05.19 66 0 13쪽
11 10화 특성 검사#3 20.05.18 73 0 13쪽
10 9화 특성 검사#2 20.05.17 70 0 13쪽
9 8화 특성 검사#1 20.05.16 84 1 13쪽
8 7화 로마 실세와의 조우#2 20.05.15 111 1 13쪽
7 6화 로마 실세와의 조우#1 20.05.14 110 0 13쪽
6 5화 각성#5 20.05.13 109 2 13쪽
5 4화 각성#4 20.05.12 125 3 13쪽
4 3화 각성#3 20.05.11 154 4 13쪽
3 2화 각성#2 20.05.11 146 3 13쪽
2 1화 각성#1 20.05.11 180 5 13쪽
1 프롤로그 - 뜻밖의 조회수 - 20.05.11 243 13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