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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머리2

권왕의 V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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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머리2
작품등록일 :
2020.05.11 12:34
최근연재일 :
2020.05.30 22:00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1,959
추천수 :
44
글자수 :
128,656

작성
20.05.22 20:38
조회
55
추천
2
글자
13쪽

14화 여난(?)의 징조#2

안녕하세요.




DUMMY

“.....네???”


생각지도 못한 헌팅(?)에 놀란 진태. 그제서야 주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로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왜 날 쳐다볼까?’


현재 자신의 위치에 대한 자각이 아직 없는 듯 듯했다.


“저 남자... 아까 그 검사 영상에 나온 사람 맞지?”


“좋겠다. 분명 로마하고 계약도 했겠지.”


“미리 싸인이나 받아 놓을까?”


“또 또 오버한다. 적당히 해라.”


“얌마, 그걸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오냐? 예비 아우터 수준의 전투가 아니었어. 최소 룩 클래스는 찍을 유망주라고.”


막 새내기 대학생 티가 나는 이들이 진태를 보며 저마다 한마디 했다.


한여진 박사가 진태의 손을 덥석 잡았다. 그리고는 로비 뒤쪽으로 이끌었다.


갑작스러운 그녀의 행동이었지만, 진태는 군말 없이 그녀를 따라갔다.


“뭐야? 저 둘. 아는 사이?”


“그런가 본데. 아우터가 되면 저렇게 예쁜 여자도 막 꼬이는구나.”


“저 여자가 예쁘다고? 어딜 봐서?”


“고혹적이면서도 단아함이 물씬 풍기는... 한복이 잘 어울리는 그런 타입이랄까.”


한편, 진태와 한여진은 주변의 이목을 피해, 조용한 숙직실로 들어왔다. 마침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진태 씨는 아직 잘 모르시는군요.”


“뭘..모른다는 말씀이신지.”


“이번 검사 건으로 진태 씨는 뭐랄까.. 주목받고 있어요.”


“?”


“그럴 수 밖에요. 보통의 예비 아우터들은 전투 경험 자체가 거의 없어요. 하지만 진 태씨는 달랐어요. 베테랑 아우터를 떠올릴 정도로 노련하면서도 화려한 전투를 보여줬어요. 그 점이 시민들에게 강렬하게 다가왔을 거구요.”


그게 진태가 노린 바였지만, 예상을 웃도는 반응에 당황한 건 그도 마찬가지였다.


“그 정도일 줄은 몰랐군요. 하지만 아직은 그렇게 실감이 나질 않네요.”


“이 건물을 나서는 순간, 지겹도록 실감하실 거에요. 기업은 물론이고, 기사단에서도 진태 씨를 가만히 두진 않겠죠.”


“제가 로마와 계약 했다면서 거절하면 되겠네요.”


“그렇긴 한데, 로마와 계약은 하셨나요?”


한여진의 물음에 진태는 곧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아니요.”


“예? 로마에서 분명 좋은 조건을 걸었을 텐데.. 의외군요.”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뭐. 진태 씨만의 사정이 있겠죠. 민감한 부분이니 더 이상 묻지는 않을게요.”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고마워요. 그나저나, 아까 저한테 말하신...그...게.. 진심이신가요?”


그의 직설적인 물음에, 한여진이 딴청을 피우며 우물쭈물했다. 그러다 크게 마음을 먹었는지, 진태를 마주보며 말했다.


“...이대로 진태 씨와 헤어지면.. 두고두고 후회 할 것 같아서요.”


“휴대폰 주시겠어요? 번호 찍어 드릴께요.”


한여진이 고개를 푹 숙인 채, 휴대폰을 건냈다. 진태가 그 폰으로 자기 휴대폰으로 전화를 한번 건 뒤에, 다시 폰을 돌려주었다.


“통화 목록 제일 위에 있는 게, 제 번호에요. 샌딩에 친구추가 해주시면 되요.”


“..고..마워요.”


“제가 영광이죠. 이렇게 미인이신 분한테 번호를 따이는게. 하하. 검사 당시에 제 정보를 보셔서 알고 계시겠지만, 지금 정식으로 인사 드릴께요. 진태입니다. 나이는...34세구요. 꽤 많죠? 하하하하. 크흠.”


“...아시다시피 한여진이에요. 나이는...36세에요.”


“어? 그렇게 안 보이는데. 엄청 어려보이시네요. 전 30대 초반으로 봤거든요.”


한여진은 화려하면서도 색기 넘치는 임주경과는 다른, 단아하면서도 시원시원한 외모의 소유자였다.


“말씀만이라도 그렇게 해주시니 고마워요.”


“아니에요. 참. 그럼 제가 누님이라고 부르면.. 되겠죠? 박사님도 저한테 말 놓으시죠, 그게 좋겠네요.”


“그럴...까?”


****


다사다난했던 검사가 끝난 후, 진태는 그동안 닫아놓았던 자신의 가게로 향했다.. 로마 시스템에서 자신의 가게까지는 그리 먼 거리가 아니었다. 어찌됐든, 둘 다 동성로 근처에 있었기에.


오는 내내 주변인들의 시선이 신경 쓰이는 그였다. 대놓고 쳐다보는 건 약과였고, 노골적으로 따라오는 이들까지 있었다.


갑자기 유명인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우쭐해진 진태. 하지만 그 기분도 잠시뿐이었다. 주변인들의 지속적인 관심은 되려 그를 부담스럽게 만들었다. 이대로 가게까지 갔다가는, 가게 위치마처 노출될 판이었다.


‘장사를 할 생각이면, 사람들이 가게에 올 수 있도록 바로 향하는게 맞겠지.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진태는 당장 중고서점 영업을 재개할 생각이 없었다. 로마 의 제안을 거절하고 나온 이유가 서점 영업 재개는 아니었으니 말이다.


결국, 따라오는 이들을 따돌리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환승역에서 인파가 많은 쪽만 골라 다니며 반나절을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택시를 탔고, 신천대로를 이리저리 돌다가 다시 동성로로 돌아왔다.


해는 늬엇늬엇 지고 있었고, 진태의 가게인 ‘파란 중고서점’ 주변에는 사람이 없었다. 애초에 그의 가게는 말만 동성로였지, 한미한 곳에 위치해 있었다. 주말을 빼면 언제나 한가한 골목이었다.


‘물려받은 건물이라 버티는 거지. 누가 여기서 월세를 주면서 장사를 하려가 할까.’


허름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깔끔하지도 않은 어중간한 건물을 보자니 한숨만 나오는 진태였다.


‘서점은 당분간 닫는 걸로 하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차근차근 정하자. 그리고 내 힘에 대해서도 정확히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어.’


굳게 내려져있는 셔터를 올렸다. 오래되 책 특유의 냄새가 진태를 맞이했다.


“실례합니다.”


그의 등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죄송합니다. 저희 서점은 당분 영업을 하지 않습니다.”


중고 서점을 찾는 손님이라 여긴 진태는 공손하게 응대하며 뒤를 돌아봤다.


네이비 정장을 말끔하게 입은, 40대로 보이는 중년의 남자였다. 그의 뒤에는 수행원으로 추정되는 젊은 여자 두 명이 영업용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아, 그러시군요. 혹시, 진태 씨 맞으신지요?”


“...대체 누구시길래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건지.”


진태는 자신의 이름을 아는 남자를 경계의 눈초리로 쳐다봤다.


“저는 발해 시스템 대구 지부의 지부장인 이상국이라고 합니다.”


“발해요? 그렇게 큰 기업에서.. 그것도 지부장이나 되는 분이 저한테 무슨 볼일이 있다는 건지..”


“여기서 이럴게 아니라, 주변의 이목이 없는 곳에서 잠시 이야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


그제서야 진태는 이상국이라는 남자가 아우터로서의 자신을 영입하려 온 자임을 눈치챘다.


주변을 유심히 살펴보니, 시야가 간신히 닿는 곳곳에 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여럿 보였다.


‘후우.. 하루 종일 개고생 한 게 말짱 허사였네.’


진태가 손을 크게 휘저으며 말했다.


“제가 좀 바빠서요. 그럼.”


그들을 무시하고는 가게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이상국 뒤에 있던 여자 두 명이 각각 진태의 팔을 살며시 끌어안았다.


“..?뭐하시는 거죠?”


대답 대신, 끌어안은 진태에 팔에 자신들의 몸을 더욱 밀착시키는 그녀들이었다.


‘가슴은.. 꽤 크네. 흠. 아. 홀아비 아니랄까봐 이런 순간에도 이딴 생각이나 하다니.’


순간적인 자괴감에 표정을 찌뿌린 진태였다. 그걸 본 그녀들이 재빨리 진태를 놓아주었다. 그리고는 그에게 사과했다.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나쁜 의도는 없었어요.”


“아니... 그게 아니라..”


이미 생겨버린 오해는 어쩔 수 없었다. 이제 와서 기분이 좋았다면서 다시 팔을 끌어안아달라며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제 부하들이 실례를 했군요.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별일 아니니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이상국은 생각보다 인내심이 있었다. 냉큼 자신의 목적을 밝히지 않자, 시간을 끌기 싫었던 진태가 먼저 선수를 쳤다.


“영입 때문에 온 거라면, 전 생각 없습니다. 돌아가세요.”


“저와 이야기를 나눠보시면 생각이 달라질 거라 믿습니다.”


“정 그렇다면. 그쪽 마음대로 하세요. 저도 마음대로 할게요.”


이런 부류는 말로는 물러서지 않는 자임을 진태는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는 그의 말을 듣지 않고 서점 안으로 들어가고는 문을 잠궜다.


이상국은 들어가 버린 진태를 물그러미 바라보다 손목 스냅을 쳤다. 곧, 여자 두 명이 그의 옆으로 바짝 다가왔고, 둘에게 나지막히 속삭였다.


“만약 로마와 계약을 했다면, 처음부터 로마를 운운했겠지. 하지만 진태 저자는 그러지 않았다. 아직 기회가 있어.”


“로마에서 짜게 조건을 제시했을 리는 없겠죠. 나이는 어린편이 아니지만, 저만한 잠재력을 가진 유망주는 흔치 않으니까요.”


“어허, 김주임, 안목을 더 키워야겠어.”


“네??”


“충돌 검사에서 보여준 저자의 역량은 흔치 않은 정도가 아니라, 독보적인 수준이야. 그러니 지부장인 내가 직접 나서는 거고.”


“그렇군요. 제가 잘못 봤습니다. 지부장님.”


“그럴 수 있지. 다음부터는 조심해..”


김대리라 불린 여자는 이상국의 핀잔에, 고개를 황급히 숙였다. 지부장은 그런 김대리의 둔부에 손을 살짝 걸쳤다. 하지만 김대리는 익숙한 상황이라는 듯, 제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고개를 튼 상태에서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는 못했다.


“무슨 사정이 있어 로마와 계약을 하지 않은 건지는 모르지만, 이렇게 된 이상, 발해가 무조건 잡는다.”


이상국의 손이 더욱 노골적으로 김대리의 둔부를 주물렀다. 그러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나머지 여자 직원의 둔부까지 주물렀다.


두 여직원에 대한 노골적인 성희롱이었지만, 주변에 있는 그 누구 하나 제지하지 않았다. 그들은 이상국의 정체를 아는 이들이었다. 한국 재계 서열 3위인 발해 그룹의 힘이 여실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한편, 서점 안으로 들어온 진태. 외투를 아무렇게나 던져두고는 카운터 한 켠에 있는 침대에 몸을 던졌다. 그리고는 밖에서 방금 만난 이상국이라는 자를 떠올렸다.


‘임주경씨가.. 아아 말 놓기로 했었지. 그래, 주경이가 파격적인 조건까지 제시하면서 날 영입하려 했으니.. 다른 기업에서 저러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가.’


아직 진태는 주경이라는 호칭이 익숙하지 않았다. 그녀가 다짜고짜 번호를 요구하면서 친하게 지내자고 말했을 때 얼마나 황당해했던가.


‘그만한 여자가 나한테 무슨 목적이 있어 접근하는지는 모르겠지만..뭐 이 순간을 즐기면 그 뿐이지. 호구처럼 이상한 요구에만 안 당하면 될 테고. 그만한 미인은 또 어디 가서 보기 힘들지.’


진태가 폰을 만지며 메신저 ‘샌딩’에 접속했다.


임주경과 한여진이 새로 추가된 친구 목록에 떠 있었다. 가족과 친척들, 친구라 불릴만한 몇 명을 제외하고는 휑했던 친구창이 두 명의 여자로 인해 화사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 반면, 한여진 씨는.. 아니 여진이 누나는 정말 내게 관심이 있는 건가. 누가 봐도 그런 느낌이었는데.’


용기 있게 자신의 폰 번호를 묻던 한여진의 모습이 떠오르자, 피식 웃음이 나온 진태였다.


‘오래 살고 볼 일이야. 그만한 미녀들이 내게 먼저 번호를 물어볼 줄은.’


“사라락”


메시지가 왔다는 종이 접는 소리 알림음이 들렸다. 보낸 이는 다름 아닌 한여진이었다.



>잘 들어갔어? 나 한여진이야


< 안녕 누나!!! 어휴 말도 마.

첨보는 사람들이 가게 앞에서

진 치고 대기 중이야 ㄷㄷ.


>웬 가게?


<아, 참 내가 말 안했구나. 나 중고서점에서 장사해.


>중고서점? 의외네.


<뭐가 의왼데?


>회사원인줄 알았거든. 부럽다. 사장이라서.


<부럽기는. 장사가 워낙 안 돼서 월급쟁이보다 못해.


진태는 한여진과의 시시콜콜한 대화가 즐거웠다. 그녀가 엄청 좋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지만, 이 여자와 연애를 해도 나쁠 건 없다는 생각이 든 진태였다. 오히려 본인에게는 과분한 여자라 여겼다.


-띠리리링~ 전화 왔어요~-


“???? 전화 올 사람이 없는데...엉?”


수신자는 다름 아닌 임주경이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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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4화 각성#4 20.05.12 125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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