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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늑삼

1894 노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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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검늑삼
작품등록일 :
2019.02.22 18:26
최근연재일 :
2019.09.26 14:17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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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25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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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31쪽

제 18장 : 면종복배(面從腹背。겉으로는 복종하는 체하며 속으로는 배반한다) (3)

DUMMY

* * *




고남철의 발걸음은 경쾌하다 못해 춤을 추는 듯했다. 그렇게 거침없이 관군들을 칠보 산중으로 안내하고 있었다.


'내가 너희 연놈들 때문에 그동안 고생한 걸 생각하면··· 더군다나 아버지한테 물려받은 재산까지 너희 연놈들 때문에 다 말아먹었으니, 으드득······.'


고남철이 이처럼 진혁이 사는 수간두옥 쪽으로 관군들을 정확히 이끌 수 있었던 건 그동안 제 나름대로 절치부심한 대가였고, 절치액완한 결과였다.


'그 아까운 재산을 전부 털어먹으며 너희 연놈들을 뒷조사했으리라곤 아마 꿈에도 생각지 못했겠지.'


지난 가을 무렵 농민군이 삼례에서 재봉기를 한 후 충청도 논산으로 올라갔을 때 고남철은 그 틈을 이용해 마치 풀 방구리에 쥐 드나들듯 칠보를 넘나들었다. 그렇게 뺀질나게 넘나들며 진혁의 뒷조사를 시도했는데, 하지만 어찌 된 게 진혁에 대한 얘기만 꺼내면 사람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이며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런 예상치 못한 애로로 인해 뒷조사가 보통 어려운 게 아니었는데, 아마도 진혁에 대한 평판이 워낙 좋다 보니 혹여 해라도 끼칠까 입 여는 걸 저어하는 것 같았다.


그런 까닭에 고남철은 시작과 동시에 방법을 달리해야 했고, 결국 방법을 바꿔 선택한 게 바로 돈이었다. 다시 말해 돈을 앞세워 칠보 사람들을 매수한 뒤 진혁의 뒤를 하나하나 캐기 시작했는데, 그 결과 오래되지 않아 진혁의 집을 알아낼 수 있었다. 물론 그에 대한 비용으로 웬만큼 돈이 소요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재산을 다 쏟아 부을 정도는 아니었다. 사실 말이야 바른말이지만 고남철이 재산을 말아먹은 건 다른 이유가 있었다. 다름 아닌 자신의 울화통을 달래느라 그동안 술독에 빠져 살았기 때문인데, 하기야 원래 남 탓하는 건 지지리 못난 놈들의 전유물이었다.


"저기 산 중턱에 있는 두 오두막 중에 하나가 그놈의 집이더냐?"


"아, 아닙니다. 그, 그놈은 저 산 너머에 사는데··· 이 오솔길을 거쳐 가야 하기에 이리 안내한 겁니다, 무관 나리."


관군을 이끌고 온 부대장의 질문에 고남철이 더듬거리며 대답을 건넸다. 그런데 마치 뭔가 숨기는 것처럼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럼 이 오솔길만 지키고 있으면 된다, 이 말이더냐?"


"예, 예··· 그렇습니다, 무관 나리."


"자, 이자의 말을 모두 들었으렷다! 지금부터 이 오솔길 양쪽으로 모두 흩어져서 매복하도록 한다. 자, 어서 움직이거라!"


진혁을 잡기 위해 관군을 인솔해 온 부대장이 오솔길 이쪽저쪽을 분주히 오가며 관군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그렇게 관군 한 개 부대가 오솔길 양쪽으로 매복하고 있을 때 고남철은 오솔길 한복판에 서서 산 중턱에 있는 진혁의 수간두옥을 뚫어지게 노려보고 있었다.


'송서진··· 네 년과 네 년의 동생 년, 그리고 네 년의 애비를 관군들에게 넘길 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는 이유는··· 너희 모두를 내 손으로 직접 쳐 죽이기 위해서다. 그러니 이진혁 그놈이 관군들에게 잡혀 가면 그때 보자꾸나. 끈 떨어진 뒤웅박이 되어도 그리 앙칼지게 굴지 실로 궁금하군. 으드득······.'


"속히 이쪽으로 오지 않고 거기서 뭘 그리 꾸물거리는 것이냐? 그놈의 얼굴을 아는 건 네 놈뿐이니 여기 내 곁에 바짝 붙어 있거라. 참, 그놈의 얼굴도 알고 있으렷다."


"예? 예, 무관 나리. 비인이 당,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이진혁 그놈 용모파기에 대해 수백 번을 들었는데··· 어디 알다 뿐인가.'


그렇게 고남철이 이를 갈며 기다리고 있었지만 진혁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관군들이 매복을 한 후부터 한 시진이 지나고 두 시진이 거의 다되어도 진혁의 모습은 털끝도 보이지 않았는데, 그리되자 진혁이 나타나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고남철은 똥줄이 바싹바싹 타 들어갔다. 뿐만 아니라 관군을 이끌고 온 부대장으로부터 온갖 욕설이 섞인 호된 닦달질도 중간 중간 수없이 당했는데, 그럴 때마다 고남철은 현 상태를 유지시키기 위해 애걸복걸하며 사정사정할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일 각 정도만 더 기다렸다가 그때까지도 상황 변화가 없으면 철수하도록 하겠다. 만일 그리되면 고남철 네 놈은 우리 관군을 허탕 치게 한 대가를 엄히 치러야 할 것이다. 알겠느냐?"


"무, 무관 나리. 이진혁 그놈은 틀림없이 나타날 것입니다. 그러니 조, 조금만 더······."


그로부터 잠시의 시간이 더 지나 세 시진째 접어들 무렵이 되자 그제야 진혁이 터덜터덜한 걸음걸이로 오솔길에 들어섰다. 자신의 수간두옥 근처에 천라지망 못지않은 두터운 포위망이 펼쳐진 건 꿈에도 모른 채 기진맥진한 걸음을 이끌고 범의 아가리로 한 발 두 발 들어서고 있었다.


'손화중 총지휘님 때문에 바로 전라우도로 가 봐야 할 것 같은데, 서진 낭자한테 또 뭐라고 하지? 후우,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철석같이 약속해 놓고··· 응? 이건··· 뭐지?'


진혁이 지친 걸음을 옮기다 부지중에 뭔가 이질적인 기운을 느끼곤 그 즉시 멈춰 섰다. 그리고 재빨리 사방을 둘러보았다. 눈에 띄는 특별한 이상함은 없었는데, 하지만 뭔가 확실히 이상했다. 그도 그럴 것이 비록 동물들의 활동이 적은 겨울이라고 하지만 그 흔한 산새 소리마저 뚝 끊긴 채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이지? 우선은······.'


진혁이 뭔가 낌새를 채고 한 발 두 발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그러나 바로 그때 저만치 앞쪽 오솔길에서 관군 수십 명이 일시에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었다. 그 후에도 손오공이 머리카락 한 움큼을 날린 것마냥 검은 군복을 입은 관군들이 꾸역꾸역 쏟아져 나와 필경에는 오솔길을 가득 메웠다.


"멈춰라! 멈추지 않으면 발포하겠다!"


관군을 이끌고 온 부대장이 진혁을 향해 외쳤다. 그와 동시에 소총 약실에 총알이 장전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철컥! 철컥! 철컥······.


"네 놈이 칠보 집강인 이진혁이더냐?"


진혁을 향해 관군 부대장이 대놓고 물었다.


'저들이 내 얼굴을 알 리가 없어. 그리고 여차하면 내 몸 하나 빼내는 건 가능할 수도 있고··· 하지만 집, 집은 어떻게 되었을까? 아무 일 없어야 할 텐데··· 일단은 슬쩍 떠보며 발뺌부터 하고 보자.'


관군 부대장의 노골적인 질문에 진혁의 머릿속은 그 순간 맹렬히 회전했다.


"아니요. 이진혁이라는 사람이 도대체 누구길래 나한테 묻는 것이요? 그리고 멀쩡히 길 가는 사람을 이렇게 놀라게 한 것도 무례하거늘 양반인 내게 어찌 그리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이요?"


어차피 이리된 마당이라 밑져 봐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진혁이 대담하게 허장성세를 한번 피워 봤다. 그러자 관군 부대장이 일순 멈칫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그로 보아 진혁의 허세가 의외로 먹혀든 것도 같았다.


"이진혁이 아니다? 게다가 양반? 허험, 그럼 이리 가까이 와서 어디 한번 도령의 호패를 내보여 보시요."


진혁에게 호패 제시를 요구하는 관군 부대장의 말투가 방금 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져 있었다.


"지금은 호패를 가지고 있지 않소."


"열여섯이 넘어 보이건만 어찌 호패가 없다는 것이요?"


"호패는 진즉 발급 받았으나 지금은 깜빡하고 집에 두고 나와서 그렇소."


호패는 당시 열여섯 살 이상의 남자가 차던 길쭉한 패로 한 면에 성명과 태어난 간지가 쓰여져 있었고, 그 뒷면에는 관할 관청의 낙인이 찍혀 있었다.


"음··· 그런데 도령의 댁은 어딘데 이 길을 지나는 것이요?"


"내 집은 이 산 너머에 있기에 이 길을 지나려는 것이요."


아뿔사였다. 진혁이 그 짧은 시간 염두를 굴려 거짓말을 한다고 한 게 하필이면 고남철이 술수를 부려 놓은 것과 일치가 되고 말았다. 참으로 공교로운 일이 아닐 수 없었는데, 그로 인해 진혁에겐 위로로 전환되는 변곡점이 되고 말았다.


"어라? 그럼 맞는데··· 여봐라, 뒤쪽에 있는 고남철을 이리 데리고 오너라."


잠시 후 고남철이 잰걸음으로 빠르게 다가왔다. 그러나 진혁의 용모에 대해 아무리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전해 들었다 해도 생면부지의 사람을 실제로 구분해 내기란 생각처럼 그리 쉬운 게 아니었다.


"여기 이 도령을 잘 보거라. 이 도령은 이진혁이라는 자가 아니라는데, 네 놈의 눈에도 그러하더냐?"


"예? 예··· 어디선가 한 번쯤 본 것도 같은데, 기연가미연가한 게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영······."


"뭐, 뭐라? 네 이놈! 이제 와서 그게 무슨 말이더냐?"


고남철이 뭔가 아리송한지 고개를 연신 갸웃거리며 알쏭달쏭한 말로 얼버무렸다. 그러자 관군 부대장에게서 대뜸 호통바람이 이어졌고, 진혁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교묘히 파고들었다.


"이보시요! 생사람을 이리 잡아 두고 업신여김도 유분수지, 어찌 이럴 수 있단 말이요?"


"미, 미안하오. 칠칠치 못한 이놈 때문에 도령에게 실례가 많았소. 도령은 어서 가던 길을 가도록 하시요."


백척간두의 위태위태한 상황이 그렇게 천만다행으로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세상살이가 다 그렇듯 끝까지 안심할 수 없는 게 또 세상만사였다.


"하, 이리되면 별수 없나? 허탕 치게 한 죄를 벗어나려면 이제라도 저 오두막을 밀고해서 두 계집년과 영감탱이라도 잡아가게 해야 하나?"


고남철이 눈알을 뒤룩대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그러나 그 옆을 스쳐 지나던 진혁은 마치 벼락이라도 맞은 듯 그 자리에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맞아, 그때 태인을 지날 때 마주쳤던 그 취인이야. 그런데··· 올봄에 서진 낭자를 태인 관아에 밀고했던 자가 그럼 이자란 말인가? 후우, 어찌 되었든 별수 없게 만드는군······.'


잠시 멈춰 서 생각을 정리한 진혁이 그 상태에서 고남철을 힐끗 한번 쳐다본 뒤 곧바로 뒤돌아서서 한마디를 외쳤다.


"내가 이진혁이요!"


진혁의 한마디가 오솔길 전체에 작은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그러자 그 즉시 수많은 총구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진혁에게 향했다.


그리고 그와 때를 같이해 수간두옥에서도 뜻하지 않은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가슴을 졸이며 싸리바자 사이로 그 광경을 지켜보던 서진이 깜짝 놀라 엉덩방아를 찧는 바람에 낭순이를 그만 품에서 놓쳐 버린 것인데, 그렇잖아도 여러 사람이 진혁을 에워싸자 송곳니를 드러내며 예민한 반응을 보이던 낭순이였다. 그런 와중에 서진의 손길이 자신의 몸에서 떨어지자 그걸 허락으로 착각한 낭순이가 그 즉시 달려나간 것이다.


"아, 안 돼··· 낭순아."


관군들에 의해 진혁이 오랏줄로 둘둘 말리며 묶여 갈 때쯤 수간두옥에서 오솔길까지 단숨에 달려온 낭순이가 그곳으로 거침없이 뛰어들었다.


크릉! 크르릉!


"낭, 낭순아! 안 돼! 어서 돌아가!"


크르릉!


"흐익, 뭐야?"


"허어억, 웬 개야?"


진혁이 에워싸고 있는 관군들을 향해 느닷없이 나타난 낭순이가 이쪽저쪽을 오가며 계속해 으르렁거리자 관군들은 갈팡질팡해 대며 어찌할 줄을 몰라 했다.


"어, 어디서 나타난 개더냐?"


"잘 모, 모르겠습니다. 워낙 순식간에 나타나서······."


"이놈이 키우는 개 같은데 뭘 망설이느냐? 어서 쏴 버리지 않고!"


낭순이를 진혁이 키우는 개로 간주한 관군 부대장이 아무 거리낌 없이 사격 명령을 내리자 관군 하나가 그 즉시 한쪽 무릎을 꿇어 앉으며 사격 자세를 취했다.


"안, 안 돼!"


두 팔을 포함해 상체 전체가 오라에 묶여 있던 진혁이 사격을 가하려는 관군에게 득달같이 달려들어 냅다 들이받았다. 그러나 그 순간 한 발의 총성과 또 다른 단말마가 오솔길 전체에 울려 퍼졌다.


탕!


캥!


낮게 엎드린 자세에서 적의를 보이며 으르렁대던 낭순이가 총소리와 동시에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허공으로 튀어오르더니 곧 오솔길 옆 고랑으로 처박혔다. 그리고 그 직후 또 다른 타격음과 고통에 찬 신음 소리가 연이어 들려왔다.


터억!


"크으윽······."


또 다른 관군이 소총의 개머리판으로 진혁의 뒷덜미를 내리쳤고, 그 충격에 진혁이 신음을 내뱉으며 양 무릎을 땅바닥에 꿇었다.


"뭣들 하느냐? 서둘러 이자를 압송하지 않고! 자, 모두 철수한다. 어서 움직이거라!"




* * *




관군 부대장의 명령 한마디에 썰물 빠지듯 관군들이 모두 빠져나가고 오솔길엔 오로지 한 사람만 남아 있었다. 바로 서진이었다. 산 중턱 수간두옥에서 낭순이의 뒤를 쫓아 부랴부랴 달려왔지만 상황은 이미 종료된 상태였다. 진혁은 오라에 포박당한 채 이미 끌려간 뒤였고, 텅 빈 오솔길엔 낭순이만 홀로 남아 피를 흘리며 낑낑대고 있었다.


"낭, 낭순아······."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낭순이에게 다가간 서진이 낭순이의 상태부터 살폈다. 그나마 다행으로 총알이 관통되었는지 출혈은 웬만큼 멎어 있었고, 호흡이나 맥박도 점차 안정되어 가는 듯했다.


"낭, 낭순아··· 너도 그렇고, 도련님도 그렇고, 이 일을 어쩌면 좋아··· 흐으흑······."


크르르······.


빗물처럼 흐르던 눈물에도 불구하고 애써 울음을 참고 있던 서진이 끝내 소리 내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러자 고통에 겨워 낑낑대던 낭순이가 그 와중에도 서진의 손등을 핥으며 서진의 울음을 달래려 아등바등 애를 써 댔다.


그런데 바로 그때 오솔길의 위아래에서 각각 한 사람씩 나타났다. 그 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나타났는데, 오솔길의 위쪽에선 송유석이 나타났고, 아래쪽에선 고남철이 비릿한 미소를 보이며 나타났다.


"서, 서진아. 이게 무, 무슨 일이더냐?"


송유석은 기침을 일삼는 지병 때문에 방 안에 드러누워 있었다. 그 때문에 그간 밖에서 벌어지고 있던 일은 세상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울린 총성에 깜짝 놀라 밖으로 부리나케 나와 본 것인데, 하지만 뭐가 어찌 된 일인지 밖의 상황이 이처럼 난장판으로 전개되어 있었다.


"아, 아버지··· 흐으윽······."


"이,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이더냐?"


피 범벅이 된 낭순이를 끌어안고 망연자실해 하고 있는 서진에게 송유석이 다가갈 때 앞쪽에서도 고남철이 서진을 향해 다가왔다. 그런데 고남철의 한 손엔 날이 서퍼런 단검 한 자루가 들려 있었다.


"으드득, 이제야 비로소 만나게 되는군."


"······?"


"하, 아무튼 재주도 좋아··· 하지만 어쩌지? 그것도 이제 끝이니, 으드득······."


고남철은 서두를 꺼내놓고 잠시 뜸을 들였다. 그는 중요한 말을 할 때마다 이처럼 뜸을 들이는 버릇이 있었는데, 그래야만 뒷말의 내용이 더 큰 효과를 거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도 사람 나름이지 여차하면 이렇게 거드름의 일종으로 비춰지기 십상이었다.


"전라 감영으로 끌려가 관찰사 영감의 노리개첩이 된 줄 알았건만 용케도 빠져나와 이리 버젓이 살고 있었으니··· 이것도 이진혁이라는 놈의 작품인가? 그런데 이젠 어쩌지? 그놈도 오라에 꽁꽁 묶여 끌려갔으니··· 흐흐흐······."


고남철은 가시 돋힌 말을 내뱉으며 한껏 비아냥거렸다. 그런 그의 표정엔 야비하게 보이는 미소가 비릿하게 피어 있었는데, 결코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자, 자네는 남철이가 아닌가? 자네가 여긴 웬일인가? 그리고 손에 들고 있는 칼은 또 뭐고?"


난데없이 고남철이 나타나 이를 바드득바드득 갈며 온갖 험한 말을 다 해 대자 그간의 사정을 전혀 모르는 송유석이 대경소괴하며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러다 이내 정신을 가다듬고 어찌 된 영문인지 고남철에게 이것저것을 연거푸 물었는데, 돌아온 건 대답이 아닌 육두문자가 섞인 욕설뿐이었다.


"닥쳐! 이 영감탱이··· 당신도 원흉 중 하나야. 이, 이 손 보여? 이게 다 영감탱이 당신하고 저년 때문이야, 알아?"


"그, 그게 무슨 망발인가? 입은 비뚤어져도 말은 바로 하랬다고, 그 손은 자네가 우리를 밀고하며 자초한 게 아닌가? 그래 놓고 이제 와서 어찌 그리 말도 안 되는 어거지 떼거리를 부린단 말인가?"


송유석 입장에선 기가 막힐 따름이었다. 그래서 반박하는 한마디를 쏘아붙인 것인데, 그게 그만 불난 집에 부채질한 것도 모자라 기름을 붓는 꼴이 되고 말았다.


"뭐, 어거지 떼거리? 살려 달라고 애걸복걸해도 살려 줄까 말까 한 판에··· 우선은 영감탱이 당신의 딸년부터······."


크르르··· 크르르······.


고남철이 서진에게 다가가자 그 즉시 낭순이가 굼틀굼틀 대며 으르렁거렸다. 하지만 총상으로 인해 움직이기가 쉽지 않은지 계속해 굼틀거리기만 할 뿐 끝내 일어서지는 못했다. 그사이 서진에게 가까이 다가간 고남철이 단검을 든 손을 위로 치켜들었다.


"솔직히 네 년을 죽이기엔 아까운 게 사실인데··· 네 년의 동생인 서연이 그년도 있으니까··· 보다시피 내 손 하나가 병신이라서 양손에 떡을 쥘 수가 없거든. 그러니 어쩌겠어? 아까워도 하나는 이렇게 죽여서 버리고, 나머지 하나만 쥐어야지. 말 그대로 취사선택··· 흐흐흐······."


고남철이 말을 마침과 동시에 치켜든 단검을 서진을 향해 서슴없이 내리찍었다. 그런 그의 행작엔 일말의 망설임도 없었고, 추호의 거리낌도 없어 보였다. 그런 만큼 서진에겐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순간이 아닐 수 없었는데, 하지만 내리찍는 단검보다 더 빠른 게 있었다.


탕!


"억!"


서진을 향해 단검을 내리찍던 고남철은 갑자기 들려온 총성에 그 행위를 멈춰야만 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어깨를 강하게 타격한 총알의 힘 때문에 뒤로 몇 발짝 물러나야 했다.


"크으윽··· 단, 단총? 세상이 난장판이 되더니 그 귀한 단총을 크윽··· 개나 소나 다 가지고 있는 모양이군··· 으윽······."


피를 튀기며 뒤로 몇 걸음 물러난 고남철이 연신 신음을 내뱉으면서도 이러쿵저러쿵 여전히 비아냥거렸다.


그러나 언제 꺼내 들었는지 손에 단총을 들고 있는 송유석은 고남철이 그러던가 말던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지금 상황에서 송유석의 눈에 보이는 건 오로지 서진뿐이었기 때문이다.


"서진아. 괜찮느냐··· 콜록, 콜록··· 콜록······."


황급히 서진에게 다가간 송유석은 서진의 안전 여부부터 물으며 여기저기를 살펴봤다. 그러나 하필이면 그 순간 기침이 도져 서진을 다 살펴보기도 전에 꼬꾸라지고 말았다.


"아, 아버지. 숨, 숨을 천천히··· 천천히 내쉬세요."


"··· 콜록, 콜록··· 크으, 콜록······."


"크윽··· 이 빌어먹을 영감탱이, 그 기침 병이 도진 모양이군. 오냐, 그거 참 잘됐다. 그래, 이번에는 내 차례다. 으드득······."


그렇게 한 걸음 두 걸음 비틀거리며 다가온 고남철이 꼬꾸라져 있는 송유석을 향해 단검을 막 내리찍으려 할 때 이번에도 느닷없이 총성이 울리며 그 행위를 저지시켰다.


탕!


"커억··· 이, 이런 썅······."


송유석의 손에 들려 있던 두 발짜리 단총은 어느샌가 서진의 손에 옮겨져 있었고, 그 단총의 총구에선 하얀 연기가 가늘게 새어 나오고 있었다.


쿠웅!


누군가의 신음 소리가 들려오고 뒤이어 뭔가가 땅바닥에 내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로써 결국 평소 자발머리없이 설치던 고남철은 자신의 삶에 제 스스로 종지부를 찍는 꼴이 되었다.




* * *




진혁은 칠보 산중에서 체포되어 태인 관아로 끌려간 다음 그날 밤은 태인 관아의 옥에서 보내고, 그 이튿날 곧장 전라 감영으로 압송되었다. 그리고 오후 늦게 전라 감영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전라 관찰사와 토벌군 수장 앞에 굻어 앉혀졌다.


"관찰사 영감, 굳이 저런 애송이까지 한양으로 올려보낼 필요가 있겠소? 엊그제 올려보낸 김덕명과 최경선 그놈들도 그렇고, 가뜩이나 어제 전봉준 그놈까지 한양으로 압송하느라 병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인데 말이요."


"하긴 초토사 영감 말마따나 저놈은 일개 집강에 불과한 놈이니··· 그럼 초토사 영감께선 저놈을 어찌 처리했으면 좋겠소?"


"저런 애송이를 상대로 깊게 생각할 게 뭐 있겠소. 그냥 다른 놈들과 같이 참수해서 성문 밖에 본보기로 효수하면 되지 않겠소?"


"음, 오늘은 이미 해가 기울었으니··· 그럼 내일 참수해서 효수하라 하겠소."


참으로 기가 차고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아무리 역도라는 죄명이 씌워졌다고 해도 사람 목숨을 어찌 이리 하찮게 취급할 수 있는지 그야말로 파리 목숨이 따로 없었다. 실로 불가해한 처사가 아닐 수 없었는데,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당금의 현실에선 그 어떤 선택권도 없었고, 심지어 항변조차 불허되는 상황이었기에 진혁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한없이 원통한 일이지만 작금의 시대상에선 그저 그러려니 하고 운명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


'후우, 결국 이렇게 마지막을 맞는구나. 서진 낭자도 못 보고, 우리 귀동 아우도 못 보고, 우리 귀동 아우도 못 보고, 우리 낭순이도 못 보고··· 아버지 곁으로 가는구나. 우쒸, 벌써 가면 아버지가 되게 뭐라 하실 텐데······.'


진혁이 그렇게 한숨을 앞세우며 자신의 삶을 내려놓았다.




* * *




진혁이 전라 감영의 옥에 갇힌 채 모든 걸 내려놓으며 포기하고 있을 때 전봉준의 통문을 들고 전라우도로 떠났던 귀동과 정의석이 칠보 산중으로 돌아왔다. 물론 순창 회문산 쪽으로 마중 나갔던 임경달과 김종삼도 함께였다.


그리고 잠시 후 칠보 산중에 도착과 동시에 그간의 사정을 전해 듣던 귀동이 진혁의 소식을 듣곤 그때부터 울고불고 그야말로 난리 법석을 피워 댔다. 도착한 직후부터 그렇게 생난리를 치는 귀동은 여차하면 당장이라도 전주로 달려갈 듯한 기세였는데, 그런 귀동을 서연이 진땀을 흘리며 겨우겨우 붙들고 있었다.


"작은 오라버니, 제발 진정 좀 하세요··· 사실은 저도 큰 오라버니 잡혀 가는 걸 보지 못했어요. 뿐만 아니라 낭순이가 총 맞는 것도 못 봤고요. 그, 그래서 큰 오라버니께 너무 죄송하고 낭순이에게 너무 미안해서··· 저도 지금 죽을 만큼 괴롭단 말이예요."


"아이고, 서연 아기씨··· 집에 혼자 있는 쇤네가 걱정된다고 아기씨는 그때 저희 집에 와 계셨잖아요. 그, 그러니 서연 아기씨도 이젠 속 좀 그만 태우시고··· 이 일을 어쩌면 좋아, 이 일을······."


임경달을 비롯해 김종삼과 정의석도 침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중에서도 임경달은 특히 더했는데, 솔직히 말해 아비인 자신보다 귀동을 더 살뜰하게 챙겨 준 사람이 바로 진혁이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그게 사실이었다. 물론 사랑이라는 걸 두고 어떤 게 더 낫고, 어떤 게 더 큰지 그 잣대를 들이댄다는 게 실로 어리석은 짓이지만 자신이 아비로서 귀동에게 쏟는 정보다 진혁이 형으로서 귀동에게 쏟는 정이 훨씬 더 크고 많았던 것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오늘은 어차피 늦었고··· 내가 내일 일찌감치 전주로 가 보겠네."


서진을 통해 그간의 사정을 모두 전해 들은 정의석이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더니 이내 침묵을 깨고 자신의 생각을 내비쳤다.


"예? 의석 형님께서 말이요? 그럼 나도 갈 테니 나랑 같이 갑시다."


"흐윽··· 어르신, 저도··· 흐으흑, 갈 거예요."


정의석의 한마디는 작은 반향을 일으키며 침울해 있던 김종삼과 훌쩍거리는 귀동의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들었다.


"두 사람 마음이 그렇다면 말리진 않겠네. 같이 가겠다면 같이 가세나."


"저··· 어르신, 저도 함께 갈 수 있게 해 주세요."


정의석이 김종삼과 귀동의 동행 요구를 선선히 받아들이자 곧이어 서진까지 동행을 요구하고 나섰다.


"예? 낭자도 말이요? 우리 타격장님이 만일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분명 내게 뭐라 할 텐데··· 그리고 무엇보다 전주에 간다고 하더라도 타격장님을 볼 수 있다고 장담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함께 동행해 달라고 서진까지 나서자 정의석은 미처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 당혹스럽기만 했다. 그래서 슬쩍 만류하는 뜻을 내비쳤는데, 하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그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꼭 좀 데려가 주세요, 어르신."


"··· 예, 알겠습니다. 먼발치에서라도 타격장님을 볼 수 있다면 욕 먹는 게 대수겠습니까. 그럼 저는 화전촌으로 넘어가 종삼 아우 집에서 하룻밤 신세지고 내일 아침 묘새(오전 6시)쯤 넘어올 테니 그리 알고 계십시요. 자, 종삼 아우. 우린 이제 그만 넘어가세나."


결국 서진의 간곡한 부탁에 정의석은 동행을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


"예, 의석 형님."


"고맙습니다, 어르신. 그럼 살펴 가세요."


한겨울의 짧은 해가 서산마루 너머로 거의 사라질 때쯤 정의석과 김종삼이 칠보 산중을 나서 화전촌으로 넘어갔다. 그러자 진혁의 수간두옥엔 여섯 사람이 남게 되었다.


"저, 서진 누님. 제가 어떻게든 진혁 형님을 구할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러니 뭐라도 좀 드시고 기운 좀 차리세요. 서진 누님 얼굴이 이렇게 반쪽이 된 걸 진혁 형님이 아시면 아마··· 흐으윽··· 많이··· 슬퍼하실 거예요. 흐으윽······."


"··· 고마워요. 귀동 도령 마음도 저 못지않을 텐데··· 아니, 어쩌면 저보다 더하겠죠. 그동안 친형제처럼 지냈으니 귀동 도령 마음이야 오죽하겠어요··· 그래요, 내일 함께 가 보도록 해요."


"예, 서진 누님. 그런데 낭순이 상태는 어때요? 아까 도착했을 때 얼핏 보니 겉모습은 멀쩡한 것 같던데······."


"도련님이 포박된 상태에서 총수를 들이받으며 밀쳤어요. 그런데도 왼쪽 앞다리에 총을 맞았어요. 지금은 그 총상 때문에 세 발로 절뚝거리며 걷지만, 다행히 총알이 관통되어서 아마 상처만 아물면 아무 문제 없을 거예요."


"그랬어요? 난 그런 것도 모르고, 진혁 형님부터 뵈려고 방으로 먼저 뛰어들었는데··· 서진 누님, 낭순이한테 미안해서 도저히 안 되겠어요. 낭순이 좀 보고··· 저도 건너갔다가 내일 아침에 다시 건너올게요."


귀동이 낭순이를 보고 또다시 한바탕 눈물바람을 한 뒤 자신의 수간두옥으로 건너갔다. 그렇게 귀동을 비롯해 귀동 아범과 귀동 어멈까지 떠나가자 수간두옥엔 이제 객이면서도 주인인 세 사람만 남았다.


"서연아, 네가 아버지 약 좀 잘 챙겨 드리고··· 낭순이도 잘 좀 보살펴 줘, 부탁할게."


"언니··· 큰 오라버니도 걱정되지만, 이 한겨울에 먼 길 떠나려는 언니도 너무 걱정이 돼. 집은 걱정하지 마. 나도 마음먹고 하면 아버지 약도 잘 챙기고, 낭순이도 잘 보살펴 줄 수 있어. 그런데··· 으앙, 큰 오라버니하고 언니가 너무 불쌍해. 으아앙······."


서진은 내일 아침 일찍 정의석을 따라 길을 나서야 하는데, 아버지 송유석과 낭순이가 걱정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서연에게 미리 당부 좀 한다는 게 이렇게 또다시 서연을 울게 만들었으니 결국 이래저리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수간두옥이었다.


그렇게 칠보 산중은 어김없이 밤이 찾아왔다가 시간의 흐름을 거역하지 못하고 밤이 점점 깊어져 갔다. 그리고 다시금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한 칠보 산중은 어느새 또다시 새벽을 맞이하고 있었다.


여명이 어슴푸레 밝아 오는 어둑새벽 서진은 수간두옥 부엌의 아궁이 앞에 쪼그려 앉아 있었다. 그 옆에는 낭순이가 엎드려 있었고, 아궁이 안에는 붉은 불꽃이 잔잔히 타오르고 있었다.


"아침 일찍 이렇게 군불을 때 줘야 아버지 기침이 덜한데··· 서연이가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 그나저나 도련님은 이 추운 날씨에 어찌하고 계실까? 옥 안에는 불도 못 피운다고 하던데··· 흐으윽······."


서진은 지난 밤에는 한숨을 못 이룬 채 눈물로 지새웠다. 진혁만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렸기에 도통 잠을 이룰 수가 없었는데, 그렇게 뜬눈으로 밤을 지내다시피 한 게 벌써 사흘째였다.


"··· 흐윽, 도련님··· 흐으흑······."


서진이 흐느끼자 낭순이가 굼틀대며 다가와 서진의 손등을 핥았다.


"흐윽··· 알, 알았어. 울지 않을게··· 대신 다녀올 때까지 우리 낭순이 다 나아 있어야 해, 알았지?"


크르릉!


"그래서 다시 볼 땐 평소처럼 막 달려와서 덥석 안겨야 해, 알았지?"


크르르··· 크르르르르릉!


"응? 왜, 다친 데가 아파?"


크르르르르릉!


"낭순아··· 왜 그리 대답을 길게 해? 아파서 그래?"


서진의 이야기에 으르렁거리며 대꾸하던 낭순이가 어느 순간 갑자기 상체를 벌떡 일으키더니 가족에게나 보이는 반응을 보였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진혁과 서진, 그리고 살아생전의 이경륭에게만 보이는 반응이었다.


크르르르르릉!


"낭, 낭순아··· 왜? 아버님은 돌아가셨고, 난 여기에 있고··· 도, 도련님은 잡혀 가셨는데··· 설, 설마······."


크르르르르릉!


낭순이는 연신 으르렁거리며 밖으로 뛰어나가려고 기를 쓰고 있었다.


"흐으흑, 낭순아··· 그런 거야? 정말 그런 거야? 흐흑, 아버님··· 고맙습니다. 고맙고··· 고맙습니다, 아버님. 흐으흑······."


크르르르르릉!


"그래, 낭순아. 자, 천천히··· 이젠 더 이상 급할 것도 없으니 천천히 마중 나가자."


크르릉!


잠시 후 동쪽 하늘부터 뿌옇게 여명이 터 올라 한껏 밝아진 오솔길을 절뚝거리는 낭순이를 데리고 서진이 천천히 내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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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4 노령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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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총장 : 앙천부지(仰天俯地。하늘을 쳐다보고 땅을 굽어본다) 19.09.26 263 3 11쪽
» 제 18장 : 면종복배(面從腹背。겉으로는 복종하는 체하며 속으로는 배반한다) (3) 19.09.25 92 2 31쪽
76 제 18장 : 면종복배(面從腹背。겉으로는 복종하는 체하며 속으로는 배반한다) (2) 19.09.24 60 2 26쪽
75 제 18장 : 면종복배(面從腹背。겉으로는 복종하는 체하며 속으로는 배반한다) (1) 19.09.23 64 2 32쪽
74 제 17장 : 어궤조산(魚潰鳥散。물고기 떼처럼 헤어지고 새 떼처럼 흩어진다) (4) 19.09.20 65 2 18쪽
73 제 17장 : 어궤조산(魚潰鳥散。물고기 떼처럼 헤어지고 새 떼처럼 흩어진다) (3) 19.09.19 65 2 24쪽
72 제 17장 : 어궤조산(魚潰鳥散。물고기 떼처럼 헤어지고 새 떼처럼 흩어진다) (2) 19.09.18 65 2 25쪽
71 제 17장 : 어궤조산(魚潰鳥散。물고기 떼처럼 헤어지고 새 떼처럼 흩어진다) (1) 19.09.17 92 2 23쪽
70 제 16장 : 안분지족(安分知足。제 분수를 지키며 만족할 줄 안다) (3) 19.09.13 80 3 20쪽
69 제 16장 : 안분지족(安分知足。제 분수를 지키며 만족할 줄 안다) (2) 19.09.12 66 2 24쪽
68 제 16장 : 안분지족(安分知足。제 분수를 지키며 만족할 줄 안다) (1) 19.09.11 78 2 32쪽
67 제 15장 : 만사무석(萬死無惜。만 번 죽어도 아까울 게 없다) (4) 19.09.10 77 2 16쪽
66 제 15장 : 만사무석(萬死無惜。만 번 죽어도 아까울 게 없다) (3) 19.09.09 64 2 23쪽
65 제 15장 : 만사무석(萬死無惜。만 번 죽어도 아까울 게 없다) (2) 19.09.05 66 3 21쪽
64 제 15장 : 만사무석(萬死無惜。만 번 죽어도 아까울 게 없다) (1) 19.09.04 71 3 24쪽
63 제 14장 : 혜분난비(蕙焚蘭悲。혜란이 불에 타니 난초가 슬퍼한다) (3) 19.09.03 73 2 29쪽
62 제 14장 : 혜분난비(蕙焚蘭悲。혜란이 불에 타니 난초가 슬퍼한다) (2) 19.09.02 62 3 22쪽
61 제 14장 : 혜분난비(蕙焚蘭悲。혜란이 불에 타니 난초가 슬퍼한다) (1) 19.08.30 92 3 32쪽
60 제 13장 : 억강부약(抑强扶弱。강한 자를 누르고 약한 자를 돕는다) (3) 19.08.29 96 2 30쪽
59 제 13장 : 억강부약(抑强扶弱。강한 자를 누르고 약한 자를 돕는다) (2) 19.08.28 88 2 29쪽
58 제 13장 : 억강부약(抑强扶弱。강한 자를 누르고 약한 자를 돕는다) (1) 19.08.27 92 3 27쪽
57 제 12장 : 불요불굴(不撓不屈。휘지도 않고 굽히지도 않는다) (4) 19.08.26 79 2 20쪽
56 제 12장 : 불요불굴(不撓不屈。휘지도 않고 굽히지도 않는다) (3) 19.08.23 71 2 15쪽
55 제 12장 : 불요불굴(不撓不屈。휘지도 않고 굽히지도 않는다) (2) 19.08.22 73 2 26쪽
54 제 12장 : 불요불굴(不撓不屈。휘지도 않고 굽히지도 않는다) (1) 19.08.21 78 3 25쪽
53 제 11장 : 호천통곡(呼天痛哭。하늘을 부르며 소리쳐 울다) (3) 19.08.20 99 3 26쪽
52 제 11장 : 호천통곡(呼天痛哭。하늘을 부르며 소리쳐 울다) (2) 19.08.19 80 3 28쪽
51 제 11장 : 호천통곡(呼天痛哭。하늘을 부르며 소리쳐 울다) (1) 19.08.16 95 3 25쪽
50 제 10장 : 공도동망(共倒同亡。넘어져도 같이 넘어지고 망해도 같이 망한다) (4) 19.08.15 84 3 18쪽
49 제 10장 : 공도동망(共倒同亡。넘어져도 같이 넘어지고 망해도 같이 망한다) (3) 19.08.14 94 3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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