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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글자 님의 서재입니다.

여우와 두루미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틀린글자
작품등록일 :
2015.03.14 00:15
최근연재일 :
2016.02.23 00:32
연재수 :
1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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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767
추천수 :
2,582
글자수 :
751,747

작성
15.03.14 00:21
조회
2,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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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글자
18쪽

각오

영혼을 갈아넣었습니다.




DUMMY

각오하고, 또 각오했다.


그 지랄 맞은 5년을 견뎠다. 토나올 것만 같던 나날이었다. 지옥에서 미친놈처럼 살아 돌아왔다. 인간이 하지 말아야 하는 짓을 대부분 다 경험해 봤고, 당하지 말아야 할 짓을 대부분 당해봤다. 의와 악이 뒤집혔던 그 세상.


피를 토하며 버텼다.


이를 악물고 눈물을 질질 짜가며 버텼다. 막바지에 이르러선 살인 기계가 되어 있던 이 몸에 괴리감까지 들었다. 세상이 끝나는 날. 너도 미치고, 너의 가족도 미치고, 모두가 다 미쳐버리고 세상에 오로지 100명만 남았을 때.

피를 마셔가며 애원했다. 기회가 있다면, 가족을 다시 만나서 살 기회가 있다면. 누구든지 물어뜯을 수 있다고.


그런데 기회가 왔다.


가족을 다시 만날 수 있고, 인간답게 할 기회가. 스스로 선택한 기회였다. 인간이든 괴물이든, 찢어서 피를 마시는 한이 있어도 S급 신체를 활용하여 행복해지라 각오했다. 개가 되어 그 모든 것들의 목을 물어 뜯을 각오가 있었다. 반드시. 남들이 보기에 추할 정도로 행복해 질 각오가.

"개,개척자!"

"놈들이다!"

의식이 돌아오고, 동시에 소리가 들려왔다. 눈살 뒤로 햇살의 따사로움이 느껴진다. 공호는 짐승처럼 사납게 눈꺼풀을 풀었다. 따스한 햇살이 눈을 찔러왔다. 미쳐버린 지구에서 벗어났다는 강렬한 희열이 동반했다. 소년은 광기를 담은 눈빛을 세상에 풀었다.


작은 시장통에 괴상한 생물들이 드나들고 있었다. 하늘 위로는 뾰족한 고딕양식을 띠고 있는 건축물이 간간이 솟아올라 있었다. 모든 것이 새롭고 생소했다. 그런 괴이한 곳에,

"뭐, 뭐야?"

"왜 다시 살아난 거지?"

뜬금없이 지구인들이 나타났다. 당황하는 자도 있었으며, 아직도 눈을 뜨지 못하고 골골대는 이도 있었다. 여전히 자신이 죽은 줄 알고 아무것도 안 하는 이들도 존재했다. 그들중에 공호를 제외하고는 경험자는 보이지 않았다. 모두 거기서 거기였다.

"이, 이런 미친! 이것들 뭐야?"

소스라치게 놀란 사람들은 뒷걸음질을 했다. 서로의 등이 닿을 만큼까지 뒷걸음질할 때 까지, 인간과 괴생물들은 서로 숨을 죽이고 바라봤다. 나뭇잎 바스러지는 소리까지 다 들릴 정도의 고요함이 맴돌던 그 때.

촤악.

한 괴물이 휘두른 도끼에 퍽 하는 소리가 들렸다. 지구인은 믿지 못할 표정으로 그 장면을 봤고, 그 누구도 고요를 깨뜨리지 않았다. 소름 끼치도록 정적이 흘렀다. 짧은 순간, 털썩 소리가 나며 쓰러진 인간과 함께 바닥에 붉은 피와 흰 뇌수가 하얀 김을 펄펄 풀며 미끄러져 갔다.

순간 한 여인의 붉은빛 비명이 그들을 뒤흔들었다.

그리고 정적은 깨졌다.

"반드시 죽여라!"

이상한 생물들이 험악한 무기를 들이밀며 달려왔다. 마치 판타지 세상이나 동화속에나 볼법한 놈들이 무기를 들고 다가왔다. 놈들은 강했다. 마치 그리고 지구인들은 저항한 번 못 해보도 몸이 반토막나며 죽어나갔다. 지구인들은 중구난방으로 비명을 토하고는 혼란에 빠졌다.


공호는 예외였다.


마치 이 순간이 끔찍한 살육이라기 보단, 한 편의 코메디를 보는 것 같았다. 웃음이 나왔다. 그들을 처참히 비웃었다.

'칼을 박아넣을 틈을 갖다 바쳐주는 꼴이군.'

생존 기술? 없었다. 각오? 없었다. 행동력? 역시 없었다. 칼로 쳐내리면, 목을 대줬고 망치로 찍으면 얼굴을 내줬다. 반격하나 하지 못한다. 팔 한 번 내딧지 못했다. 뻔히 보이는 놈들의 동작을 피하려 하지도 않는다.


그저 같잖았다.


저런 놈들에게 당하고 있는 그들이 한심했다. 죽이는 놈도, 죽는 놈도 어설펐다. 대부분이 그랬다. 지켜보기만 해도 그랬는데, 그런 같잖은 놈들이 내 목을 노리고 오니 혐오스러울 수준이었다.

"죽여라!"

공호는 달려가 주먹으로 선두에 오던 놈의 목울대를 쳐 올렸다. 놈이 기절하고 쓰러지던 도중 놈의 손에 들려있던 검을 빼았았다. 빼앗은 그 검을 순식간에 오른손으로 넘겨받아 빠르게 휘둘렀다. 쉬익, 다시 연이어 몸을 돌려 원을 그리며 한 번 더 확실히 내려쳤다. 뒤늦은 검의 잔상이 빛을 잃으며 사그라든다. 그 모든 동작이 일순간이었다.

투두두둑, 5명의 생물이 동시에 목이 날아가며 쓰러진다. 뒤늦게 하늘로 올라간 핏줄기가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압도적이었다.

모두가 학살당하고 있을 때, 그는 홀로 적을 베었다. 다른 지구인과는 비교 불가능하게 빠른 움직임. 공호는 단번에 적의 목을 뜯어버리고 유유히 자리를 빠져나갔다.

'마음에 든다.'

이게 S급 신체. 인간의 육체보다 모든 면에서 비교불가능 하게 강했다. 뼈와 살로 이루어진 한계를 뛰어넘는 위력이 있었다. 공호가 만족하며 고개를 끄덕였을 때, 그때였다.


-세포포인트가 상승하셨습니다.


공호의 뇌리에 집적 파고드는 괴리성 메세지가 얼얼하게 울렸다. 공호는 그 알람에 어이없어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쿤은 이야기 해 줬다. 이 세계가 재미있을 거라고. 마치 게임을 하는 듯 할 거라고.

'그런데 진짜 게임이라니.'


수백 번 생각해 봤지만, 쿤은 진짜 미친놈이다.


"사, 살려.."

이 주위에 혼란이 정신없이 춤췄다. 갑자기 나타난 지구인. 그리고 그들을 죽이려는 생물들. 핏빛 광란이 이리저리 물들어가는 아수라장. 간혹 그 생물중에는 무지막지하게 강한 놈들도 있었다. 공호의 눈에도 보이지 않는 속도로 움직이는 몇 놈 있었다. 그냥 보기에도 위험해 보이는 녀석들. 여기 더 있어서 좋을 건 없었다.

우선 생존이 먼저였다.

'저쪽.'

주위를 흩으며 봐둔 고샅길이 있었다. 공호는 고샅길에 적절히 배치되어 있는 술통 뒤에 몸을 사렸다.

"죽여라!"

벌써 여러 사람이 난도질 당했다. 한 사내는 공호가 앉아있는 술통 바로 뒤에서 배가 검에 뚫려 쓰러졌다. 그는 쓰러지며 공호를 봤고, 그 순간 공호는 가차없이 검을 그의 목에 그어내렸다. 그의 눈에서 억울함이 깃든 눈물이 흘려내렸다. 거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공호는 피가 뚝뚝 흐르는 검을 조용히 옆에 놓았다.


그가 공호를 보고 어떠한 도움을 요청했더라면, 이쪽이 곤란해졌을 것이다. 일말의 망설임이나 죄책감 같은 건 없었다. 이제껏 이런 더러운 방법으로 지구에서 살아남았으니까. 인정한다.

나는 더러운 새끼다.

인류애는 커녕, 처음부터 도와줄 마음 따위는 눈곱만큼도 없었다. 누구 좋으라고 도와주는가. 뛰어들었다가 피보면 나만 손해다. 같은 인간으로서의 책임감? 되지도 않는 소리 짓거리지 말라 해라. 전장에서 인권을 따졌던가? 여기는 전쟁터다. 개개인의 목슴은 자기가 챙겨야 하는 극한 상황의 집합체가 이곳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자신이지, 생판 모르는 저들이 아니다.


가족이라면 모를까.


저들에게 목숨을 걸만한 이유는 없다. 인권이나 생명존중을 따지기 전에... 그러니까, 그랬던 거다. 여기에도 이유는 필요없었다.


상황이 묘했다.

이 행성의 생물들은 지구인들을 무조건 적으로 죽이려 들었다. 음... 그래. 마치 미친놈처럼. 일생일대의 원수라도 만난듯 개거품을 물고 달려들었다.

'어째서?'

역시나 이번에도 이유는 모른다. 이제 바보처럼 무지한 것도 익숙할 지경이다. 공호는 그저 술통 뒤에서 상황을 살피며 검을 꽉 쥐었다. 얌전히 쿤이 보낼 메시지를 기다릴 뿐이다.

'이제 들릴 때가 되었는데..'

그리고 잠시후, 기다리던 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십니까. S급 개척자님. 아스페티아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새로운 육체는 기본 외형은 바뀌지 않았으나 세포의 진화로 인하여 익숙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세부 사항은 귀 뒤 쪽에 검지와 중지를 얹고 질문이라 외치면 됩니다. 참고로 정보라고 외치면 현 상태의 정보가 나타납니다.


뇌에 알람이 직접 파고드는 이 기묘한 느낌. 공호는 즉시 검지와 중지를 귀 뒤에 얹고 조용히 속삭였다.

"질문."


-질문하십시오.


물을 것이 많았다. 일단, 어느 정도의 정리가 필요했다.

"개척자"


-개척자는 아스페티아를 자유로이 여행하는 육체를 지닌 다른 차원의 존재입니다. 그들의 육체의 수명은 영원에 가까우며 죽음을 극복하는 존재입니다.


수명이 영원에 가깝다는 말이 크게 와 닿지는 않았다. 아무리 쿤의 기술을 경험했어도, 곁에서 수 없이 꺼지는 생명의 촛불을 보았다. 그 촛불에 불을 다시 붙여주는 성량따위가 있다고 믿겠는가.지옥의 5년 동안 죽음은 늘 가깝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영원. 신빙성이 있지도, 느껴지지도 않는 단어다.

이어 질문했다.


"아스페티아."


-아스페티아는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진 행성입니다...


여기까지는 알고 있는 내용이다.


-평균 반지름이 627,760,114km이며 다양한 지적 생물이 존재합니다...


공호는 눈두덩이를 손등으로 꾹 누른다. 처음부터 너무도 절망적이었다. 이를 갈고 뇌가 터져버릴 정도로 먹먹한 이야기였다.

계산에 의하면 평균 반지름이 지구의 98534배. 즉, 아스페티아의 겉넓이는 지구의 38835796624 배에 해당하는 크기다. 무슨 이야기냐고? 아스페티아의 크기가 태양을 수천개를 한 장소에 구겨 넣어도 도달 할 수 없는 크기란 말이다.

'이상하군.'

중력이 강력을 넘어버려 행성이 붕괴되고 슈바르츠실트 반경에 다다를 만큼 압축되어, 블랙홀이 되고 남았을 크기다. 그런 천체가 단순 행성? 항성도 아니도 행성이라니.

더군다나 생명이 탄생할 수 있을 정도의 중력이다. 상황을 보니, 생명체가 탄생하기 좋다는 골드락스 존 영역에 든 휘귀한 행성이다.

공호는 바로 가설을 세웠다.

'여긴 정말 다른 곳이다.'

다른 차원, 그러니까 지구의 우주와 다른 차원의 우주. 그것도 물리법칙이 깡그리 뒤밖인... 아마 그런 곳이다.

공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어떻게든 살아있다면 법칙이든 뭐든 상관없다.

그런 곳에 무지막지한 넓이 속에 지구인들이 흩뿌려졌다. 나의 혈연, 가족도 그 속에 속해 있고. 가족을 만나기에는 너무도 무대가 넓다. 과히 절망적이다. 우주의 끝과 시작처럼 희망이란에 겉잡을 수 없이 팽창만 해 버리고 만다.

공호의 마음을 알리 없는 알림은 설명을 이어갔다.


-수많은 지적 생명체들이 어울려 있으며, 이미 하나의 개체로 포함할 수 있을 만큼 종족의 차이를 넘어 잘 녹아져있습니다. 그들은 서로를 묶어 '레스토'라 칭하며 이를 구분하는 행위는 암컷과 수컷을 구분하는 것만큼의 단조로운 의미를 지닙니다.


그럼 저기서 날뛰고 있는 것들이 레스토라는 건가. 정보가 너무 단편적이어서 딱히 그렇다할 것이 없었다. 이 세상에 대해 아는 것은 정말 없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들어서 될 게 아니었다. 제품의 사용설명서를 아무리 읽어봤자, 직접 사용해보는 것만은 못한 법.

'한 놈 잡아야겠어.'

대충 이 놈들이 아는 것들을 불어서 조합하는 게 더 쉬울 수도 있었다. 공호는 술통 뒤에서 기회를 노렸다. 아직 지구인들이 전부 처리되지 않아 혼란스럽기에 술통 주위를 어술렁 거리는 레스토는 많았다. 그러나 집적 나서기에는 실력있는 놈들에게 노려질 수 있었다. 공호는 기척을 지우고 한 놈만 가까이 오기를 기다렸다.

마침 침팬치를 닮은 레스토 하나가 털을 곤두세우며 두 팔로 땅을 툭툭 짚으며 이쪽으로 다가왔다. 놈은 바나나라도 바라는 원숭이 같이 술통 바로 앞에서 머리를 갸우뚱거렸다. 그리고 놈이 술통에 관심을 끄고 뒤돌아 섰을 때.

'이 때다.'

공호는 검을 휘둘러 놈의 두 다리를 베었다. 그와 동시에 놈이 비명 지르지 못 하도록 귀신같은 속도로 놈의 입에 바지를 뜯은 천 조가리를 쑤셔 넣고 힘으로 입을 눌렀다. 그리고 옆에 나무판자 몇개를 챙겼다. 공호는 물가의 먹이를 문 악어처럼 놈을 슥슥 골목 깊숙한 곳으로 끌고 갔다.


어두울 정도로 깊은 골목의 모퉁이에서 뚝뚝, 나무판자 부러뜨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공호는 찢어진 바지를 툭툭 털더니 앞으로 몇 발자국 걸었다.

"자, 질문은 내가 하지. 너는 답만 하면 되는 거야."

공호는 놈이 비명지르며 몸부림 칠 때마다 부러뜨린 나무판자에서 나온 가시를 박는 것으로 무마했다.

"올해 나이가 얼마야?"

놈은 고개를 빠르게 돌려가며 다급히 대답했다.

"여, 열 다섯."

"좋네. 동갑이야. 얘기가 많이 통하겠어. 내가 여기 오래있을 게 아니여서 간단하게 몇 개만 물을 거야."

공호는 놈의 머리를 두 손으로 고정시켜 그 곳에 얼굴을 가져대었다. 놈의 눈과 공호의 눈이 억지로 시선이 맞았다. 약간 광기가 풍기는 공호의 표정에 놈은 고개를 힘껏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했다.

"좋아. 그럼 간단히 묻을께. 레스토에 대해 말해봐."

놈은 눈을 또록 굴렸다.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고민했던 것이다. 무슨 고민을 하는 지는 듣지 알 수 있었다. 공호는 다시 나무 판자 하나를 뚝 분질렀다. 나무 판자가 부러지며 잔해들이 뾰족하게 솟아올랐다. 놈이 봇물 터지듯 입을 열었다.

"레, 레스토는! 인간, 요괴, 이종족. 이 세 명의 종족을 아울러 말하는 거다. 그 중 이종족이 가장 수가 많고, 그 다음은 인간이 많다. 요괴는 정말로 수가 별로 없다."

"인간?"

사실, 아스페티아에 인간이 있단 사실은 쿤에게 언질을 받아 조금은 짐작하고 있었던 일이었다. 그런데 그게 또 직접 들으니까 감미롭단 말이지.

"맞다. 인간. 너희, 개척자들이 지금 하고 있는 그 육체를 갖고 있는 종족.. 그렇다고 이, 인간과 개척자가 같다는 것은 아니다. 개척자는 개척자일 뿐. 인간의 특성이 있다면, 지들끼리 아이를 낳아 세대가 바뀌어도 잘 변하지 않는다. 개체가 변하지 아, 않는다."

공호는 대충 정리해 판단을 내렸다. 이 말 같았다. 인간은 단일 개체를 유지한다. 그렇기에 웬만하면 다음세대의 아이들도 인간이라는 소리였다.

"이종족은 뭐야?"

"이, 이종족은 인간과는 반대로, 태초에 있던 여러 종족이 마구 뒤섞인 개체다. 지금은 서로 종족을 안 가리고 있다보니, 서로의 조상도 모른다. 자신의 선조가 처음에 어떤 종족이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뒤섞여 난잡한 종족이다. 인간과 이종족 사이에서 낳은 아이는 이종족이다. 인간과 요괴 사이에서 낳은 아이도 이종족이다. 그래서 이종족은 잡종이란 욕을 싫어한다. 나, 나도 이종족에 속한다."

속사포처럼 튀어나온 놈의 말이기에 뭐가 뭐라는지 알 수가 있어야지. 나 원 참, 거. 대충 정리한다음, 다음을 물었다.

"요괴는?"

"요괴는 조금 특별한 종족이다. 본래 동물이었던 것들이 마나의 영향을 받아 진화해 오며 나타난 종족이다. 그들은 인간처럼 단일 개체를 유지하려 한다. 그런데 조금 다르다면, 요괴는 그 사이에서 여러 분류로 또 갈린다. 예, 예를 들면.. 곰이 조상이 요괴는 곰이 조상이 요괴끼리 종족을 보존한다. 곰 요괴는 곰 요괴끼리만 만나는 거다. 범 요괴는 범 요괴끼리... 그런 식이다."

공호는 그의 이마에 꽂혀있던 나무 조각을 뽑았다.

"아악!"

"비명 지르지 말라니까?"

다시 뽑았던 그대로 나무 조각을 끼워 넣었다. 이제 물어볼 건 하나 밖에 없었다. 시간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스페티아 전체에 레스토가 있는 거야?"

"아니다. 개척자가 있는 지역은 아스페티아의 5% 뿐. 나머지는 레스토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미개척 지역이다. 그곳에서는 개척자도 소환되지 않는 걸로 알고 있다. 거긴 너무 강한 몬스터들이 많이 있다."

"몬스터?"

"동물이 아니고.. 레스토도 아닌데, 말을 하지 못하는 것들을 보통 몬스터라고 한다. 그놈들은 흉폭하다. 너희 개척자는 그 놈들을 잡아 능력을 올리지 않는가."

몬스터를 잡아 능력을 올린다라... 뭔가 어감상 레벨이라 해야 맞을 것 같았다. 게임같은 이곳이였으니.

그리고 그 예상은 놀랍게도 정확히 맞아들었다.

"정보"


육체등급:S 레벨:1

이름:무명(등록가능) 칭호:없음


힘:5 민첩:5 순발력:5 체력:5 육감:5

마나 친화도:5 마나 제어력:5

부여가능 스탯포인트:0


머리가 어찔했다.

진짜, 장난하자는 것도 아니고 쿤 이것들이.. 이건 반쯤 미친짓거리였다. 쿤이 미쳤고, 정상인 내가 이 일을 해야 했기에 정확히 반쯤 미친 일이라 봐야 했다.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다. 기회를 놓을 수는 없다. 우선적인 목표가 세워졌다. 세포를 성장시키기 위해서 사냥이라는 것을 해야 한다. 즉, 몬스터라는 것을 잡아야 한다. 그러면 마치 게임처럼 강해지겠지. 쿤이 원하는 것 처럼.

목표가 세워진 이상, 일직선의 행동력을 가진 공호는 망설임 없이 움직인다.

공호는 묶여있는 놈을 얌전히 지켜봤다. 생각외로 나름 설명을 잘 해준 놈이다. 공호는 가시하나를 들어 놈의 허벅지에 박아넣었다. 놈이 커다란 비명을 질렀다.

"그렇게 비명 지르고 있어. 그럼 사태가 진정대면 우연히 듣는 레스토도 있겠지."

공호는 비명을 비집고 골목을 빠져나갔다. 힘껏 제자리 점프 했다.

가벼운 몸이 2M 가까이 솟아올랐다. 착지도 그런대로 가뿐하게 가능했다. 돌담에 주먹을 내질러 보았다. 슉 하는 소리와 함께 공기를 터치며 뻗어나간 주먹.

콰광.

액션 영화에서나 들을 법한 효과음을 내며 돌담이 우르르 무너졌다. 나쁘지 않았다. 공호는 자신이 개척자 최고 등급의 S급 신체라는 사실이 너무도 다행스러웠다. 소년의 눈빛이 바뀌었다.

이제, 움직일 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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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8

  • 작성자
    Lv.47 딴청
    작성일
    15.03.14 10:38
    No. 1

    시작하는 글을 보게 되어 반갑네요^^
    반지름이 2배면 지표면의 넓이는 제곱인 4배이고 행성의 크기(부피)는 세제곱인 8배입니다. 설정상 지표면의 넓이가 9만배라면 반지름은 300배 정도로 하시면 됩니다. 건필하시기를 바랍니다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6 틀린글자
    작성일
    15.03.14 18:05
    No. 2

    아,멍청하게도 그것을 놓쳤군요. 수정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7 정상사람
    작성일
    15.03.26 22:21
    No. 3

    무잡이하게 > 무자비하게,
    아니면 문맥상 무작위로 도 비슷할 것 같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9 웹소감별사
    작성일
    15.03.27 23:45
    No. 4

    얕은 지식이라 감히 댓글을 달기도 조심스럽지만, 행성이 크면 질량도 커지고 질량이 커지만 중력도 그만큼 커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배경이 되는 행성이 지구와는 차원이 다르게 거대한데 중력 또한 그렇지 않을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아로미
    작성일
    15.03.28 14:04
    No. 5

    저럴 때 쓰라고 있는게 바로.... 전화 찬스.. -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8 욕토타
    작성일
    15.03.29 19:50
    No. 6

    행성의 크기를 너무 크게한게 아닐까 생각되는군요 위에도 어느분이 지적하셨지만 중력이라던가 여러가지 고려할게 많아지고 그걸 다고려하면서 글을쓰려면 인터스텔라처럼 몇년공부하고 글써야되서 사실상 힘들어질것입니다 대부분이 지구와 비슷한환경에 지구와 비슷한 크기로 시작하는 이유중 하나가 이거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틀린글자
    작성일
    15.03.29 21:23
    No. 7

    행성의 크기와 중력에 대해 이야기가 많아 올립니다.
    애초에 그 정도 행성의 중력이면 생명체가 살기 힘듬니다.
    지구에서 아스페티아의 중력의 차이가 크다면 공호는 이동되자마자 찌뿌러들었겠죠.
    이야기의 초안부터 계획한 이에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믿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부산새댁
    작성일
    16.02.03 14:51
    No. 8

    잼있어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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