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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천재들의 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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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wildwest
작품등록일 :
2021.12.19 18:42
최근연재일 :
2022.06.10 16:00
연재수 :
1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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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75,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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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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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드론이 별걸 다해 (4)

DUMMY

드론이 별걸 다해 (4)



타워 팰리스, 자신의 분리 아파트에 들어온 박예찬은 검은 비닐봉지에 든 참치 김밥을 꺼내 테이블위에 올려 놓았다.


그간 바빠서 혹은 갑자기 경제적으로 넉넉해져서 먹을 기회가 없었던 참치 김밥을 보자 박예찬은 쓴 웃음이 나왔다. 대학원 시절, 끼니를 챙길 겨를도 없이 바빠서 원룸으로 들어가는 길에 사 먹었던 참치 김밥. 기본 김밥보다는 비쌌지만 박예찬은 자신에게 스스로 보상한다는 차원에서 일부러 비싼 참치 김밥과 콜라로 스스로 위안을 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정말로 돈에 시달렸다.


그는 우선 김밥 한 개를 입에 넣었다. 예전 그 맛이 느껴졌다. 그는 소파에 몸을 누이고 잠시 눈을 감았다. 예전의 기억들이 스르르 떠올랐다.


“헛!”


그가 눈을 뜨니 벌써 아침이었다. 그는 어제 밤에 씻지도 못하고, 전등도 끄지 못한 채 그냥 소파에서 잠이 들었던 것이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어제 먹다만 김밥이었다. 김밥은 밤새 말라 있었고 식어 있었다.


박예찬은 일단 먼저 샤워를 했다.


샤워를 하고 나오니 여전히 호일에 담긴 참치 김밥이 눈에 밟혔다. 그는 상당한 거부였지만 본능적으로 김밥이 아깝다고 생각했다. 그는 그 김밥을 살짝 데워 먹으려고 전자레인지에 넣어 딱 1분만 돌렸다. 그는 그 시간을 이용해서 『맥실러스』가 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옷을 입으려고 했다.


“퍼버벅 퍽! 퍽! 퍽!”


전자레인지에서 희뿌연한 연기가 새어 나왔다.


“아이씨··· 알루미늄 호일은 빼고 넣어야 하는데 왜 이리 정신머리가 없는지···”


그는 얼른 전자레인지에서 김밥을 꺼내 싱크대에 던져 넣으려고 호일을 잡았다.


“앗! 뜨거워···”


잠깐 데우려고 1분 돌렸지만 이미 알루미늄 호일은 불에 타서 얼룩덜룩했고 몹시도 뜨거웠다. 그는 급히 찬물로 손가락을 식혔지만 이미 손끝이 벌개져 있었고 조금씩 쓰라리기 시작하였다.


“아씨··· 오늘은 재수가 없는 하루가 될 건가?”


그는 바닥에 던져진 김밥을 대충 싱크대에 올려 놓고 출근길을 서둘렀다. 자신의 아파트 청소는 민주집 도우미 아주머니가 해주고 있었다. 도우미 아주머니는 자신의 집을 청소하면서 커피 머신에서 종종 뽑아 먹곤 했다.


박예찬이 하얀 소나타를 이끌고 타워팰리스를 나서자 약속이나 된 듯이 그의 차 앞뒤로 경호원들의 차량들이 에워쌌다.


그는 살짝 후회를 하고 있었다. 운전기사를 뒀더라면 쓰라린 손으로 핸들을 잡을 일이 없었는데, 가난의 초심을 버리지 않는다는 코스프레 때문에 힘들게 출근길을 가고 있다고 후회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는 아침에 마신 『맥실러스』가 슬슬 그의 머리를 일깨우고 있었다. 그 덕분에 평범한 박예찬은 점점 천재 두뇌 소유자로 변하고 있었다. 그는 운전대를 잡고 며칠간 끙끙 앓았던 연구과제에 대해서 스캔을 하기 시작했다. 그의 경험으로는 보통 이럴 때 좋은 생각이 많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회사에 도착할 때까지 별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회사에 도착한 그는 여전히 깊은 생각에 빠져 있었고 무심코 덴 손으로 유리 현관문을 밀었다.


“악!!!”


화상을 입은 그의 손끝에 강한 통증이 밀려왔다. 그때 그의 눈에 뭔가 이미지가 언뜻 스쳤다.


알루미늄 호일 끝에 파란 불꽃이 튀는 장면이 보였던 것이었다.


그는 걸음을 멈추고 잠깐 생각을 했다. 그러자 그를 따르던 경호원들이 기겁을 하고 양 사방 경계를 강화했다.


“유레카!!!”


로비에서 잠시 걸음을 멈춘 박예찬은 자신도 모르게 큰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바삐 출근하던 사람들이 그를 쳐다보고는 이상한 표정을 지으며 지나갔다.


박예찬은 떠오른 아이디어를 혹시라도 까먹을까 싶어, 자신도 모르게 연구실로 뛰었다. 영문도 모르던 경호원들도 덩달아 같이 뛰었다.


그는 얼른 연구실에 도착해서 방금 떠오른 아이디어를 스케치하고는 전자레인지에 대해서 자료를 조사했다.


전자레인지는 2.54GHz 마이크로파로 물분자의 양전하, 음전하 부분을 마찰 시켜 열을 내게 하는 원리다. 마이크로파는 유리, 종이, 플라스틱의 영향을 받지 않고 통과를 시키지만 금속은 통과하지 못한다. 하지만 금속의 뾰족한 모서리나 꼭짓점과 같은 부분에는 전자기파의 집중도가 커져 불꽃이 일어난다.


‘그래 땅속에 있는 지뢰나 IED는 통상 금속으로 되어 있지··· 거기에 전자레인지의 마이크로웨이브를 쏘면 IED의 금속과 금속의 접촉에 의한 마찰 부위에서 전자기파의 간섭이 일어나서 스파크나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면 그 자체가 기폭제가 되어 폭탄이 터지거나 그렇지 않으면 많은 열을 내겠지··· 적외선 탐지기로 찾아내면 돼···’


박예찬은 물을 데우는 원리에는 관심이 없었고 어떻게 하면 금속에서 많은 스파크가 일어나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다. 그는 급한 마음에 탕비실에 있는 전자레인지를 뽑아 들고 자신의 연구실로 가져왔다.


그는 전자레인지에 송곳, 압정, 클립을 차례로 넣고 돌려보았다. 과연 송곳과 압정 끝에는 파란 불꽃을 일으켰다. 그리고 클립은 훨씬 많은 스파크를 일으켰다. 클립 사이의 적절한 공간이 강한 스파크를 일으키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렇게 박예찬이 전자레인지로 실험을 하고 있는 사이에 탕비실에 전자레인지를 도둑 맞았다고 여직원들 사이에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아침에 분명히 샌드위치를 데워 먹었는데 지금 보니 없어졌어요. 우리 회사에 도둑이 들어온 것 같아요···”


여직원은 사무실에서 호들갑을 떨었고, 보안이 철저해야 할 군수산업 연구소에 도둑이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전자레인지가 없어진 것은 팩트였으므로 보안절차에 의해 보안팀을 급히 불렀다.


보안팀에 의해서 도둑은 금방 잡혔다. 보안팀은 사내CCTV를 확인한 끝에, 박예찬의 연구실에서 전자레인지를 발견하고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박예찬은 그 전자레인지로 뭔가 열심히 연구를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연구에 필요하시면 별도 신청을 하시지 그랬어요.”


“아··· 금방 테스트를 끝내고 원위치에 두려고 했습니다. 뭔가 문제가 있나요?”


“하하하 말씀도 마십시오. 사내에 도둑이 들었다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그래요? 아··· 내가 말을 하지 않고 가져온 것이 문제가 되었군요··· 이거 얼마나 한다고··· 허허허”


그렇게 전자레인지 도난 사건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하지만 박예찬에게는 해프닝이 아니었다.


가능성을 확인한 박예찬은 얼른 같이 연구할 연구원을 긴급히 회사에 신청을 했다. K&W 디펜스에서는 그의 요청은 무조건 지급으로 일을 처리했다.


다음날, 그의 연구에 배정된 인원은 갓 입사한 신입 연구원이거나 인턴들이었다. 신입연구원 5명, 인턴 5명이었다. 남녀비율은 딱 반반이었다. 기존의 연구원들은 각자 다들 맡고 있는 연구가 있었기 때문에 빼내 오기가 힘들었다.


박예찬은 급하게 모인 그들을 보고는 한숨부터 나왔다.


“그래 뭐··· 지금부터는 연구라기 보다는 노가다이니···”


“예? 뭐라고요?”


신입 연구원들과 인턴들은 박예찬의 중얼거림을 듣고는 물었다.


“아니··· 열정에 찬 연구원들을 보니 기쁘다고···”


박예찬은 속에 없는 말을 하고는 약간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뭐··· 그래 내 손발이 될 연구원들이니 잘 대해주자. 나도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저런 신삥 연구원이었지···’


“저기··· 혹시 연구실장님···”


신입 연구원이 박예찬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예, 궁금한 것이 있나요?”


“실장님과 같이 연구해서 성과를 내면 저희들에게도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것입니까?”


‘잉? 이것들이··· 입사지원서 잉크도 아직 안 마른 것들이··· 벌써 돈부터···’


“신입 연구원들이고 인턴들이니 기존 연구원들과 동등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 대신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노력도를 5개 등급 A,B,C,D,E로 나누어 신입연구원들은 5,4,3,2,1천만원을 지급하겠습니다. 그리고 인턴 연구원들은 9,8,7,6,5백만원을 성과금으로 지급을 하도록 하죠. 어때요?”


“평가기준은 어떻게 됩니까?”


‘어허··· 점입가경이군··· 요즘 애들은 아주 똑똑해···’


“정량평가는 기준을 만들고 평가할 사람이 없어 좀 힘들고, 대신 내가 주관적으로 정성평가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박예찬이 그렇게 말하자 신입, 인턴들은 동의를 하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여 박예찬은 노예들을 마음껏 부릴 현금이라는 황제봉을 쥐게 되었다.


“그리고 보니 여기 예쁜 직원들이 좀 보이는데 여기에는 남녀 차별이 없습니다. 따라서 여자라고 편의를 봐 줄 생각도 없고, 남자라고 혜택을 줄 생각도 없습니다. 각자 몫을 각자가 다해야 합니다. 만약 이러한 방침에 동의를 하지 못하면 지금 당장 자신의 부서로 돌아가십시오. 돌아간다고 해서 불이익은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하고자 하는 연구는 좀 급합니다. 그러니 다들 빠릿빠릿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혹시 돌아갈 분 있나요?”


박예찬은 그렇게 말했으나 대한민국 연구원 바닥에서 전설로 불리는 박예찬과 같이 연구하는 것을 피할 신입과 인턴은 없었다. 다들 눈망울이 초롱초롱하게 빛나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 우리 같이 한번 굴러보자. 연구할 때는 많이 힘들겠지만 나중에 되돌아보면 좋은 추억이 될거야··· 크크크’


박예찬은 속으로 음흉한 웃음을 웃었다.


그런 생각을 모르는 신입과 인턴들은 여전히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그들은 연구실장과 함께 폼나는 연구를 하고 성공을 거두어 언론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을 상상하고 있었다.


“자··· 회의실로 갑시다. 연구과제 컨셉에 대해 설명할게요···”


박예찬은 새끼 병아리를 이끌고 가는 어미 닭처럼 10명이나 되는 인원을 회의실로 이끌고 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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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부사위 (3) - 아바타를 솎아 내라 22.06.01 292 17 11쪽
108 부사위 (2) – 제1 라운드 22.05.31 311 1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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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흔들리는 대한민국 (2) 22.05.10 605 2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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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드론이 별 거 다해 (11) 22.05.03 628 25 11쪽
98 드론이 별 거 다해 (10) 22.05.02 662 24 12쪽
97 드론이 별 거 다해 (9) +1 22.04.29 716 23 10쪽
96 드론이 별 거 다해 (8) 22.04.28 692 24 11쪽
95 드론이 별걸 다해 (7) 22.04.27 729 20 11쪽
94 드론이 별걸 다해 (6) 22.04.26 737 22 11쪽
93 드론이 별걸 다해 (5) 22.04.25 775 24 11쪽
» 드론이 별걸 다해 (4) 22.04.21 836 26 10쪽
91 드론이 별걸 다해 (3) 22.04.20 801 22 9쪽
90 드론이 별걸 다해 (2) 22.04.19 842 21 11쪽
89 드론이 별걸 다해 (1) 22.04.18 876 24 11쪽
88 파장 (4) 22.04.15 1,007 2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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