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松川 님의 서재입니다.

농구의 신-에어나이트

웹소설 > 작가연재 > 스포츠, 퓨전

완결

松川
작품등록일 :
2017.07.03 09:23
최근연재일 :
2018.10.16 17:34
연재수 :
1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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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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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8.05.10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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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0쪽

30-3. 리뉴얼

DUMMY

정말 뜬금없이 시작된 농구계와의 맞짱은 사회적 이슈로까지 대형화되어 뉴스는 물론 PD노트와 같은 정통 시사프로그램에까지 나오게 되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다른 스포츠가 대부분 그렇듯 협회의 잘못된 관행과 엘리트 체육의 문제점, 그리고 농구팬들과 뜻있는 농구인들이 말하는 잘못된 점등만 집중적으로 부각되었다.

이쯤되니 엄청 싸가지 없는 놈이 잘난맛에 떠든것처럼 보여졌던 분위기는 농구계의 편헙성과 더 나아가 다른 스포츠 종목들의 오래된 어이없는 관행과 문제점까지 나타나며 여론은 내가 용기있는 말을 했다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그리고 이 다툼의 방점은 운동선수임에도 굉장히 무관해 보이는 시사예능 독설전에도 출연해서였다.

당사자인 내가 나갔고, 나와 전쟁이 붙은 농구계쪽은 70년대 국가대표 출신이자 협회에서 한자리 차지하고 계신 양반이 나와 기존 출연진의 조율 속에 이런저런 말을 했는데, 결과는 당연히 내 말빨의 압승이었다.

말을 하면서도 솔직히 무슨 생각을 하고 나왔는지 이해가 안될 정도였다. 잔뜩 흥분해서는 주제와 어긋나는 소리만 삑삑해대거나, 내가 제시한 문제에 대답조차 제대로 못한 채 버럭 성질만 내다 들어갔다.

이쯤되니 여론은 농구계는 물론 체육계의 어이없는 행태를 욕하며 개선되어야 한다는 논조로 바뀌었고, 추후 대선(이 일이 더 시끄러웠던건 헌정 초유의 사태와 비슷한 분위기 때문이었다)이 끝나면 전체적인 감사를 해야한다는 말까지 나오며 일단락 되었다.

이 어이없는 다툼에서 승리했지만 우리나라 농구계가 당장 확 바뀌진 않는다걸 안다. 여전히 농구계는 내게 욕했던 이들이 장악하고 있고, 자신들의 방법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혹은 목구멍이 포도청인 지도자들은 성적때문에라도 지금처럼 계속 가르칠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조금씩 변해야 한다는 화두를 큼직하게 제대로 던졌으니 더 나은 훈련법으로 선수들의 재능과 스킬을 끌어올리는쪽으로 변화하길 기대할뿐이다. 선수들도 개인 스킬에 신경을 더 많이 쓸테고 말이다.


농구계와 한판 붙어서 이기기는 했지만 관계는 굉장히 껄끄러워졌다. 아집과 편견으로 똘똘뭉친 놈들이니 얼마나 내가 싫겠냐고. 하지만 그 관계는 오래가지 못했다.

농구협회쪽에서 먼저 화해의 제스처를 취해온 것이다. 이유? 이유는 뻔하지.

일단 내가 아무리 미워도 어떤 제재를 가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뛰고 있어야 이런저런 태클을 거는데 난 미국에서 뛰고 있는데다 국내로 리턴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내가 실력의 한계로 NBA에서 뛰지 못한다해도 높은 명성은 유명 해외리그의 오퍼를 받고도 남으니 국내로의 리턴 가능성도 제로에 한없이 가깝다. 이런 상황인데 무슨 제재를 가할 수 있겠냐고.

그리고 이게 더 중요한 부분인데 바로 국가대표 차출 문제다. 당장 아시아 농구 선수권 예선리그도 있고, 내년엔 아시안게임도 있다보니 내가 굉장히 절실하다는 사실이다.

리그 일정문제로 내가 없이 출전한 대회에선 필리핀은 물론 중국과 이란에게 예전처럼 허덕거리기에 바빴다.

하지만 내가 대학생이던 시절에 세계대회에 명함을 내밀었고, 심지어 토너먼트까지 올라가는 이변속에 대한민국 농구 역사상 최고의 성적을 냈었다. 당시 누가 뭐라해도 우리팀 에이스는 나였고, 흔한 말로 멱살잡고 그곳까지 갔다는게 중론이다.

그러니 당시보다 훨씬 발전한 지금 대회에 출전하면 어떤일이 벌어지겠냐고.

물론 이런 말을 하기도 한다. 상대가 나를 이중 삼중으로 수비하면 생각보다 위력이 덜 하거나 오히려 실수로 인해 다른선수보다 더 안좋은 성적이 나올거라고 말이다. 그런데 이건 정말 무식한 소리다.

일단 내가 이런 수비에 익숙하지 못하면 좀 당황은 할 수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리그에서도 이런 수비 수도 없이 당했다.

올시즌 전반기까지 우리팀은 어쨌든 김대협! 두둥! 루 윌리엄스, 그리고··· 기타 등등(클락슨 넌 정말 반성해야된다니까)이었고 그때도 나에대한 더블팀은 기본 옵션이었다. 당연히 루 윌리엄스가 빠진 후반기엔 더 심해졌었고, 플레이오프에선 아주 날 죽일것처럼 막더만.

여튼 이미 이중 삼중 수비를 겪었고 잘 뚫고 다니는데 새삼 당황한다? 말이 안되지.

그리고 더 웃긴건 나한테 이중 삼중으로 수비가 온다는건 누군가는 프리로 있다는 소리다. 농구에서 더블팀을 쉽게 못하는 이유가 뭐겠는가. 농구코트는 좁다고 봐야하고 그만큼 누군가 프리가 되면 점수를 줄 확률이 확 높아지기 때문이다. 물론 더블팀을 당할 때 볼을 제대로 못빼주면 꽝이고 더블팀을 할땐 그게 최대 목표지만 내 포지션은 포인트가드고 패스능력치는 리그 최상이다. 그래서 더블팀 옵션을 쓰면서도 패배를 당했던거고.

한마디로 괜히 날 깍아내려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고지를 점해보겠다는 아주 하잘 것 없는 수작일뿐이라는 사실이다.

그냥 와서 이번건은 일단락 되었으니 신경쓰지 말고 잘해보자고했다면 관대하게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얍실한 짓을 하다니···

“7월에 있는 차출은 어렵습니다. 이미 계획된 스케줄이 있거든요.”

뭐, 마음만 먹으면 스케줄 변경은 가능했지만 하는 짓이 치사해서 나도 치사하게 나갔다. 7월에 총 3경기가 치뤄진다. 그 중 신경써야 되는 팀은 호주다. 호주의 주전들 일부는 NBA 전현직선수들로 구성되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 이 팀을 잡으면 순항이 가능하긴 한데 문제는 지금 전력으로 굉장히 어렵고 내가 들어가면 비슷한 전력 또는 더 나은 전력이 될 것이다. 그러니 협회쪽에서 자존심 접고 들어오지.

“좋습니다. 그럼 충분히 숙고하겠습니다. 단, 중간에 이번처럼 언론플레이로 압박을 가하면 정중히 고사할겁니다.”

이 말을 했을 때 협회장과 각종 위원들(걔중엔 국회의원들도 있었다)의 얼굴에 똥색이 되었으면서도 수긍하는걸 잊을 수가 없다. 이들이 언제 이런 제대로된 갑질을 당해본 적이 있었겠어.

진짜 인생은 실전인거지. 후후후···


그 다음 일정은 11월과 2월에 있는데 이땐 심사숙고가 필요하긴 하다. 호주와 중국, 이란 등과 경기라서인데 마음은 나가주고 싶지만 리그 중이라서 어찌될지 장담할 수 없다. 축구 같은 경우에는 A매치 데이나 월드컵을 위해 차출이 되면 어지간하면 선수를 보내주는게 일반적이다. 일단 축구는 11명이나 되는데다 차출로 빠지는 경기수가 그리 많지 않아서다.

하지만 농구는 게임이 거의 이틀 간격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차출되면 성적에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특히나 에이스인 내가 빠지면 더더욱 문제가 되버릴 수 있다. 그래서 예전엔 리그가 끝난 시점에 짧은 기간에 대회를 주최했는데, 아시아농구연맹이 미친건지 축구처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에 중간중간 예선전을 치루게 규정을 바꿔버렸다.

물론 아시아 지역에선 100%에 가깝게 자국리그에서 뛰니까 문제없을거라고 봤을거다. 그런데 이게 문제가 되어버린 상태이니 원···

결론은 시즌중엔 아마 못올 공산이 크다. 정말 급박한 상황이면 한번정도는 내가 우기면 가능할수도 있고.


튕기기는 했지만 5월 중순경에 진천으로 갔다. 7월을 대비해 1차 소집을 한건데, 원래 계획보다 거의 한달이나 빨리 진행된 상황이다. 이유는 바로 나 때문인데, 이미 정해진 공식 해외 스케줄이 6월부터 7월중순까지라서 사실상 함께 훈련할 시간이 없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다른 선수들이 내 움직임에 적응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시간이 필요하다. 잘난척이 아니고 레벨 차이가 있다보니 나에게 못맞추면 기대하는 효과가 반감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여하튼 오랜만에 진천에 와서 예전 동기들과 선후배들과 즐거운 해후를 했다.

“여어, 슈퍼스타~”

국대 최고참인 대종이 형을 필두로 형들과 친구들이 반갑게 맞이해줬다. 대부분 예전 국대때 봤던 얼굴이거나 대학때 함께 뛰어던

손등부상으로 동건이 형과 기량 저하로 빠진 태수형, 성민이 형 대신 서재 감독님의 두 아들인 서훈과 서웅, 그리고 진용이가 새롭게 국대로 들어왔다. 훈이 형과 진용이는 대학시절에 안면이 있지만 웅이 녀석은 처음본다.

“안녕하십니까!”

대표팀 막내인데다 형과 다르게 동글동글하게 생겨서인지 귀엽게 보였다.

“넌 형하고 다르게 인기 많겠다야. 생긴게···”

얼굴을 손으로 휙휙하는 모습을 취하자 웅이 형이 발끈한다.

“뭣이? 그러는 넌 뭐 얼마나 잘났다고 그···”

“웅아, 쟤 슈퍼모델이랑 어? 알지?”

“··· 닝기리, 잘나서 좋겠다 이 자식아.”

“하하하···”

엘사랑 헤어진건 아직 기사가 나오진 않았다. 우리나라처럼 헤어지면 얼마되지 않아 연애면을 도배하는것과는 좀 차이가 있어서다. 뭐, 조만간 알려지긴 하겠지만 굳이 그걸 지금 말할 필요는 없지.

“그럼요, 형. 우리 대협이가 잘생기긴 엄청 잘생겼죠. 남자인 제가 봐도 막 후광이 나더라니까요.”

“그럼그럼. 내가 우리 대협이 대학때 처음보고 상대편이지만 정말 잘생겼다고 생각했었거든.”

중현이와 진용이가 주거니 받거니 하며 옆으로 와 날 보며 씨익 웃는다.

“잘생긴 대협아, 어떻게, 금발 미녀 소개 좀 해주련? 우리 친구 아이가!”

내 그럴 줄 알았다.

“소개? 당연히 해줘야지. 친구니까.”

“오오!!!”

“진짜냐? 농담 아니고?”

“당연하지. 내가 이미지 잘 만들어서 다들 우리나라 남자한테 관심 많아.”

“우오오!!!”

시원스런 대답에 진용이와 중현이가 아랫배 저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온 짐승의 소리를 내며 좋아라했고, 총각 형들과 막내 웅이까지도 눈을 빛내며 날 쳐다봤다.

“미국 언제 올래?”

“···”

짐승의 울부짖음과 부러움과 작은 기대를 보이던 모두가 일시정지한 것 마냥 멈췄다. 만화같으면 낙엽 몇 개와 쓸쓸한 바람이 불 분위기다.

“그리고 영어는 다들 되지? 하긴 요즘 세상이 좋아져서 번역기 돌리면서 대충 떼우고 사랑의 힘으로 천천히 배우면 되겠네. 그냥 일단 미국에 와. 바로 소개시켜준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얼굴로 말을 이어가자 흥분의 표정은 허탈과 슬픔을 지나 분노로 변해 다시 한번 짐승의 울부짖음(아까는 기쁨의, 지금은 분노의)을 내지르며 날 죽일 듯 덮쳐들었다.

물론 거기에 당할 내가 아니지. 가볍게 두 녀석의 공격을 흘려버리고 다리까지 살짝 걸어주셨다.

쿠쿠쿵!

둘 다 2미터가 넘는 장신들이다 보니 둔탁한 소리와 함께 나뒹굴었다. 아, 다칠정도로 심하게 넘어뜨린것도 아니고 다들 넘어지는데 기술들이 있어서 부상에 대한 위험은 없었다.

“아이고오!! 여자 소개시켜준다고 사기 친것도 부족해 사람도 친다!”

“내가 언제 사기를 쳤다고 그러냐 이것들아. 미국에 오면 해준다고 했지.”

“야 이 자식아, 미국에 가서 오래 있어봤자 일주일이고 말도 안통하는데 어떻게 꼬시냐고!”

“그걸 나보고 어쩌라고!”


“진용이 올라가고!”

투퉁! 끼익!

뒤로 확 물러서다 빠르게 더블팀이 오는 반대편으로 바람처럼 빠져나간 후 그대로 속도를 높여 림으로 치고 들어갔다.

세건이 형이 진로를 막고 중현이가 패스 길목을 끊어내기 위해 다가올 때 바로 반대편 사이드로 볼을 패스했다. 하지만 더블팀이 뚫리자 진용이가 어느새 뛰어들어왔기 때문에 타이밍이 애매했다.

“바로 건내!”

순범이 형은 지체없이 45도 위치로 뛰어내려온 대종이 형님께 건내졌고 노마크 상태로 슛을 던졌다.

촤악!

“좋아! 타이밍 좋았어! 다들 이 타이밍을 기억해둬. 아까처럼 볼 흘리지 말고.”

“예!”

“자, 오늘은 여기까지 한다. 다들 수고했다!”

“수고하셨습니다!”

진천에 온지 4일만에 처음으로 서재 감독님이 편하게 훈련 종료를 외쳤다. 그 이전에는 제대로 손발이 맞지 않아 늘 불호령과 레이져, 그리고 한바탕 잔소리를 듣고 마쳤었다.

“대협이 넌 오늘도 자유투 던지고 갈거냐?”

“어.”

“예전에도 어마어마 했지만 이젠 진짜 괴물이구만. 안힘드냐?”

“힘들지. 그러니까 하는거 아니겠냐?”

좀 이상한 논리같지만 이건 팩트다. 자유투는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게 맞지만 체력이 떨어졌을 때 더 집중적으로 나오는 경향이 있는데 아무래도 발이 느려지면서 손이 먼저 나가기 때문일거라고 생각된다. 여하튼 체력이 떨어진 순간은 대부분 게임 말미고 그만큼 자유투가 갖는 의미는 중요해진다. 고로 연습이 중요하다.

“그래도 적당히 해라. 예전에도 말했지만 너 때문에 다른분이 퇴근을 못하잖아.”

그건 좀 미안하구만. 그래도 원래 직장인이 그런거 아니겠어? 야근도 좀 하고 그러잖아.

“잔소리 말고 가서 밥이나 드셔. 네놈이 말 안시키면 더 빨리 끝나니까. 그쵸?”

“그럼. 시작하자고.”

트레이너들의 도움하에 자유투 100개 넣기에 들어갔다. 규칙은 20개씩 5세트를 하는데 세트당 2개를 놓치면 그 세트는 무효로 하고 다시 던진다. 간단한 룰이지만 굉장히 어렵기도 하다. 말이 쉽지 99%의 성공률을 보여야만 끝낼 수 있다.

재수없으면 영원히 자유투만 할 수도··· 하하···

그래서 두번 연속 실패하면 그 다음에 성공과 무관하게 다음세트로 넘어간다. 도와주시는 트레이너분들도 생각해야하잖아.

촤악!

“오케이! 수고했어!”

“수고하셨습니다.”

“수고는 무슨, 그나저나 오늘 대단하네. 딱 100개만 던진건 처음이지 않아?”

그러고보니 그러네. 아, 반성해야겠어.

“잉? 왜 표정이 그래?”

“내가 요즘 헤이해졌구나 싶어서요. 팀에서 할땐 거의 100개로 끝내거든요. 스트레이트로 못 끝내는 경우가 한달에 두어번정도인데 벌써 세번이나 실패한거잖아요.”

내 말에 두 트레이너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거기다 오늘도 6개나 흘렸다는건 집중력에 문제가 있는거죠. 아, 아무리 게임이 없어도 너무 안일해졌어.”

이 말이 끝나자 아예 입까지 쩍 벌리고 한참동안 있더니 어렵게 물어본다.

“그럼 평소엔 몇 개 실패하는데?”

“당연히 5개 미만이죠. 가끔 다 넣을때도 있고요.”

“헐, 그게 가능해?”

“그럼요. 심리적 프레셔도 없는데 그 정도는 해야 경기에서 실수를 줄이죠. 이렇게 해도 압박이 심할땐 하나씩 흘려요.”

“저기, 이번 시즌 성공률이 얼마야?”

“음, 아마 한 94%쯤 되지 않나 싶네요.”

물론 좀 많이 높은 성공률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연습량에 비하면 부족한데 왜들 이렇게 놀라고 있는거지?

“집에들 안가세요? 가시죠. 밥먹고 마무리 운동까지 하려면... 저 먼저 가보겠습니다. 내일들 뵈요.”


진천 선수촌엔 우리말고도 각 종목의 선수들이 매일같이 훈련을 한다.

그래서 온갖 장비들이 잘 갖춰져 있어 운동하기엔 정말 좋다. 팀으로 하는 종목의 경우 통상 오전에 개인운동을 하고 오후에 팀훈련 및 스킬훈련을 한다. 개인운동은 보통 근력과 지구력 강화 훈련으로 그냥 헬스라고 보면 된다.

팀 종목, 특히 농구선수들은 전통적으로 이 오전 시간에 근력 운동을 조금 하고는 지구력 강화를 위해 달리기(산악구보도 요때 한다)를 많이한다. 지금만 해도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는건 나 하나뿐이고 나머진 트랙에서 죽자고 달리고 있다.

“후욱! 후욱!”

손등을 앞으로 보이게 한채 역기(양쪽에 5kg짜리를 각각 걸어뒀다. 가벼워 보이지? 하지만 역기 뽕대 무게만해도 상당하고 이거 계속하면 겁나 무겁다)를 연속으로 목까지 들어올리는 동작을 하고 있는데 유도선수들이 날 힐끔거린다.

쿵!

30개씩 5번째 세트를 끝내고는 미리 준비해놓은 시원한 물을 들이키고는 다른 기구로 이동했다. 다들 이상하게 보지만 거의 늘 하던것이도 하고 한동안 이런 고강도 연습을 못할 것 같아서 미리 좀 무리해서 해놓고 있는 것이다. 뭐, 운동 안해도 기본적으로 유지되는게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유지되는 근육이란게 전부 전투용이라서 농구용 근육은 이렇게 꾸준히 관리해줘야 한다.

기구 앞에서 서서 남이 보면 과격한 수준의 스트레칭을 쭉쭉 해줬다. 근력 운동을 너무 하면 유연성이 떨어지기 때문. 그렇게 근육을 풀어준 후 다시 기구를 붙잡고 들어가려할 때 눈에 익은 선수가 슬며시 다가오더니 눈이 마주치자 씨익 웃으며 인사를 건내왔다.

“김대협 선수 맞죠?”

“예, 안녕하세요. 유도 영웅이 알아봐주시고 감사합니다.”

한국 뿐만 아니라 유도계 전체를 통틀어 역대 최고의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 선수가 바로 눈앞의 이 임원대 선수다. 얼마나 대단한 선수냐하면 데뷔 이래 대부분의 경기를 한판(그것도 엄청 다양한 기술로)으로 결정내버려서 정해진 시간을 꽉 채운게 거의 없다고 알려진 선수다. 그래서 별명이 한판의 승부사.

투기 종목 선수들은 윤곽만 봐도 어느정도 수준일지 알아볼 수 있는 나다. 나도 그렇지만 임원대 선수도 윗통을 까고 있어 확실히 보인다. 근골 자체가 유도를 잘할 수 밖에 없게 생겼다. 그냥 타고난 근골도 그런데 후천적으로도 제대로 강화시켜놨으니 못할 수가 없지.

“티비에 매일 나오는 슈퍼스타가 절 알아봐주니 영광인데요?”

“저야말로 금메달리스트가 알아봐줘서 영광이죠.”

서로 가벼운 인사와 함께 악수를 나눴는데 은근히 힘자랑을 해온다. 유도선수의 악력은 최고라더니 확실히 그렇네. 덤덤하게 악수를 하자 임원대의 눈썹이 살짝 꿈틀거렸다. 원래 악수할 때 꽉 쥐면 약한쪽 손이 찌그러지는 느낌이 드는데 그걸 못느껴서일거다.

“운동 엄청 하시네요? 제가 선수촌에서 지낸지가 오래됐지만 김대협 선수만큼 하는 농구선수는 처음 봅니다. 운동하는거나 몸만 보면 저처럼 투기 종목 선수라고 해도 믿겠어요.”

임원대는 새삼 내 몸을 바라보며 눈을 빛냈다. 그도 투기 종목인만큼 내 근육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낄것이다. 단순히 펌핑된게 아니고 오랜 시간을 들여 고강도 훈련으로 압축해낸 근육이란걸 말이다.

“하하··· 아마 그럴거에요. 우리나라 농구계에선 근력보단 체력과 지구력이라고 하는게 정설처럼 받아들이거든요.”

“하긴 외국 선수들보면 몸들이 참 좋더라구요.”

“그렇죠. 그래서 저도 이렇게 몸을 열심히 만듭니다. 걔들하고 몸싸움에서 안밀릴려면요.”

“이 정도면 안밀리는게 아니라 부실 것 같은데···”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몸과 비교를 한다.

“원대 너 너무 오래 쉬는거 아냐? 거기다 왜 다른 선수 운동까지 방해하는거야? 네가 지금 힘이 남아돌지?”

선수들의 운동을 보던 유도팀 코치가 소리치자 임원대가 날 보며 씨익 웃는다.

“이거 김대협선수 옆에 오래 있으면 안되겠어요. 혼자 있으면 내가 되게 당당해 보이는데 김대협 선수랑 있으니까 완전 왜소하고 난장이 똥자루처럼 보여서요.”

아마 그럴거다. 투기종목 선수 이상의 근육량에 키까지 크니까.

“나중에 시간되면 또 얘기합시다. 반가웠어요.”

“아직도 놀고 있냐?”

“아닙니다!”

손을 들어보이고는 후다닥 뛰어가 자신의 운동을 시작했고 잠깐 쏠렸던 시선이 흩어지는게 느껴졌다. 알게모르게 우리한테, 정확하게는 나한테 시선이 쏠렸었던 것이다. 같은 운동선수라지만 어쨌든 유명세 자체도 틀리고 광고도 많이 찍어놓다보니 선수촌 내에서도 연예인 비슷한 느낌으로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여자 선수들이 특히 좋아한다나··· 하여튼 이놈의 인기란···


선수촌에서 4주가량 지낸 후 나만 먼저 퇴소했다. 원래는 1주일정도 더 있었어야 했지만 미국에 들어가봐야 할 일이 생겨서였다. 파이널 일정이 끝나고 사무국에서 부문별 시상식을 성대하게 개최하는데 참석해야만 해서다.

원래 후보는 빠져도 되지만 시상을 받는 사람이 빠지면 섭섭하잖아. 거기다 이번 시상식의 대미인 MVP면 말이다.

후후후···

그래! 내가 MVP다! 푸하하핰핰!!!




누가봐도 알만한 선수들 이름을 각색해서 사용했으나 실제 인물은 절대 아니며, 따라서 선수들의 프로 데뷔연도는 다르다는걸 감안하고 보시기 바랍니다.


작가의말

잡설이 길어지면서 정작 중요한 리뉴얼 얘긴 꺼내지도 못하고 있네요...ㅡ,ㅡ

어쩌지...

소제목을 바꿀까?...;;;;

이 작품은 어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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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32-2. 불안요소 +6 18.06.05 1,596 3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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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31-1. Knight Order +6 18.05.16 1,976 34 20쪽
100 30-4. 리뉴얼 +18 18.05.15 1,854 37 18쪽
» 30-3. 리뉴얼 +8 18.05.10 1,896 37 20쪽
98 30-2. 리뉴얼 +8 18.05.09 1,875 39 22쪽
97 30-1. 리뉴얼 +8 18.05.08 1,933 41 17쪽
96 29-4. 플레이오프 +12 18.05.03 1,915 39 16쪽
95 29-2. 플레이오프 +8 18.05.01 1,951 39 30쪽
94 29-1. 플레이오프 +4 18.04.28 2,017 35 19쪽
93 28-2. 퀘스트 +8 18.04.19 2,038 39 15쪽
92 28-1. 퀘스트 +6 18.04.13 2,162 43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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