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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님의 서재입니다.

절대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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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작품등록일 :
2024.09.12 20:47
최근연재일 :
2024.09.1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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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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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311

작성
24.09.1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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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0화

DUMMY

10화


쿵-! 소리를 내며 도약했던 거대한 체구의 복면인은 어느새 호문락의 발 앞에 떨어져 커다란 도끼를 겨눴다.


“널 죽이러 왔다.”


다부진 체구를 가졌던 복면인 역시 거의 동시에 도약하며 검을 빼들었다.


하지만 거대한 체구의 사내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는 별다른 이야기 없이 호문락을 향해 달려들고 있다는 점이었다.


탓. 탓. 탓-!


상대는 담비가 인정한 초절정 고수.


이번 한 수를 어떻게 막느냐에 따라 자신의 운명이 달라 질 것임을 직감했다


도를 땅에 박고 선천지기를 극성으로 끌어 올린 이유도 이번 한 수를 막기 위함이었다.


그 순간.


적 빛 검강(劍罡)을 묻힌 복면인의 검날이 호문락을 향해 가차 없이 쇄도 했다.

그 어떤 추임새도 어떤 목소리도 없었다.


쐐애애애액-!


기이한 누풍음을 내며 다가오는 시뻘건 검강은 마치 재앙과도 같은 화마(火魔)를 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막을 수 있다.’


가느다란 떨림을 가졌던 호문락은 어느새 전신을 감싸고 있는 칠흑 같은 마기를 휘몰아치며 순식간에 도를 빼들었다.


카아아앙-!


호문락의 도기(刀氣)가 적 빛 검강을 막아 세우자, 복면인의 두 눈이 잠시 흔들리며 삽시간에 얼굴이 구겨졌다.


‘어떻게······?’


원래라면 아무런 이질감 없이 잘렸어야 했던 호문락의 도날은 멀쩡했다.


‘아니구나.’


뻐걱-!


······툭.


시간의 차이를 두긴 했지만 결국 호문락의 도날은 결국 부러졌고 동시에 호문락이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헉······. 허억······.”


확실히 경지의 차이를 이기지 못하고 대부분의 공력을 사용 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복면 속 얼굴은 좀처럼 펴지지 않았다.


흡사 도강과도 같은 엄청난 장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확실히 무서운 재능이군.’


사실 본교에서 호문락을 재능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짧지만 그가 걸어왔던 길 만큼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뭘 멍하니 있어? 이렇게 끝나길 바라는 거야?”


호문락의 목소리가 순간 뇌리를 스쳤다.


순간 아차 싶어 검을 고쳐 잡았지만.

정작 호문락은 자신이 아닌, 육중한 체구의 복면인을 향해 소리치고 있었다.


“묵일광! 너 말이야! 너! 내 목을 가져가기 위해 날 찾아 온 거 아닌가? 그런데 저 놈이 가져가면 네가 여기 온 이유가 없어지잖아!”


거대한 체구의 사내가 흠칫 놀랐다.


“어, 어떻게 난 줄 알았지?”


“너처럼 거대한 몸뚱이가 우리 본교에 몇이나 있다고 그걸 몰라볼까. 도끼는 또 어떻고!”


“그런가······.”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내를 보며 호문락이 슬쩍 웃어 보였다.


묵일광.

사(四)마주 적승아가 있는 구월적가(舊月迪家)의 사내로.


복면 속 얼굴의 절반을 차지 할 정로 덥수룩한 수염이 꽤나 눈에 띄는 용모를 하고 있었고. 거대한 체구에서 알 수 있듯, 본교 내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신력을 가진 자였다.

다만 한 가지 흠이 있다면 어떻게 초절정이 되었나 싶을 정도로 지능이 낮다는 것.


그리고 그것 때문에 표독스럽기로 정평이 나있는 사마주 적승아에게 매번 고문에 가까운 형벌을 당하면서도 우직하게 그녀의 곁을 지키는 꽤나 멋진 사내이기도 했다.


“적승아가 네게 시킨 건가? 날 죽이라고?”


“아, 아니다.”


“신임을 얻으려 했구나.”


“······그렇다. 아, 아차! 나는 말을 하면 안 된다.”


다 말해 놓고서는.

괜히 미안해지게 입을 막고 그러냐.


그때였다.


쐐애애애액!


다부진 체구를 가진 복면인이 호문락을 향해 다시금 쇄도했다.


카아아아앙!


종전과는 다른 금속성이 대기를 갈랐다.


어느새 커다란 도끼를 꺼내든 묵일광이 복면인의 검을 막아 세운 것이다.


“호문락은 내거다. 죽여도 내가 죽인다.”


역시 머리가 잘 돌아가는 복면인은 ‘이게 뭐하는 짓이냐며’ 소리쳤다.

하지만 묵일광은 요지부동이다.


“안 된다. 호문락의 목은 내 것이다.”


이번에는 복면인이 제법 날카로운 말투로 대응했다.


“어차피 저 놈이 죽는다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겠나!”


“다르다. 나는 사마주님의 신······. 시······.”


호문락이 소리쳤다.


“신임!”


“신임을 얻어야 한다! 고, 고맙다.”


“고맙기는.”


어느새 호문락은 팔짱을 끼고 둘의 설왕설래를 지켜보며 담비에게 말을 걸었다.


‘둘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글쎄다. 한 놈은 깨달음이 대단하고. 또 한 놈은 그걸 능가하는 신력을 가지고 있으니.]


그 순간 다부진 체격을 가진 복면인은 좋은 수가 생각이 났는지, 비릿한 웃음을 보이며 말을 이어갔다.


“그렇다면 네가 죽여라. 나는 저 호문락이 죽었다는 사실만 알면 되느니라. 굳이 우리 둘이 싸울 필요가 없단 말이다.”


“그런가.”


묵일광이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호문락은 급히 대꾸했다.


“저 녀석도 누군가의 신임을 얻으려 온 건데. 네가 날 죽이면 반드시 널 죽이고 너의 공(功)을 가로챌 거야! 그러길 바래? 잘 생각해 봐. 네가 여기에 왜 왔는지.”


“시······. 신임. 신임을 받으러 왔다.”


“그래! 아주 똑똑하네. 누가 그랬어. 네가 무식하다고. 일러주면 이리 바로 아는데 말이야.”


“똑똑?”


복면 속 묵일광이 괜히 콧구멍을 벌렁거리자, 이번에는 복면인이 다급히 소리쳤다.


“나는 정말 호문락이 죽기만 하면 된다! 내가 널 왜 죽이겠느냐!”


“그러면 안 된다.”


“제길! 무식한 놈하고 이야길 하려니, 속이 터지는 구나!”


“무, 무식? 나 안 무식하다!”


또다시 정신없는 설왕설래가 벌어졌고.

이제 호문락은 좀 더 편하게 가부좌를 틀며 선천지기를 끌어 모으기 시작했다.


우우우우웅-


[제법 영악한 구석이 있구나. 이걸 예상하고 내 도움을 거부 한 것이더냐.]


‘가끔은 잔머리도 쓸 줄 알아야지. 그래도 내가 만든 일에 비겁하게 도망가진 않았잖아. 그게 중요한 거 아니겠어?’


담비가 속으로 흐뭇하게 웃었다.

이럴 때 보면 호문락은 위상천과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확연히 달랐다.


······그래. 지략도 힘이라면 힘이겠지.


아무리 범이라도 이제 막 태어났다면 한낱 고양이에게도 잡아먹힐 수 있는 것이 아니겠나.

호문락은 현재의 상태에서도 최선의 공격을 하고 있는 것뿐이었다.


그래도 본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더 쉬운 길임을 알고 있을 터인데.

그놈의 자존심은.


[이놈아! 가끔은 기댈 줄도 알아야 하는 법이다!]


호문락이 말을 아끼며 옅은 미소를 보일 때였다.


답답한 마음이 극에 달했던 다부진 체구의 복면인이, 묵일광을 향해 검을 빼들었다.


“정녕 네가 죽고 싶은 것이냐!”


“나. 너한테 안 죽는다.”


“닥쳐라!”


분노를 참지 못한 복면인이 묵일광을 향해 검강을 쏘아냈다.


쉬이이이익!


역시 묵일광은 물러서지 않았다.


“나도 이제 참을 수 없다.”


카아아앙-!


거대한 도끼를 사용하는 바람에 복면인의 일격을 막을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 살을 내주며 피가 튀기 시작했다.


서걱- 서걱-!


한참을 수비만 하던 묵일광.

그리고.


툭-!


“잡았다.”


어느새 복면인의 옷깃을 잡아 챈 묵일광이 좌우로 힘을 주자, 마치 솜 인형이 흔들리듯 휘청거렸다.


“제, 제길!”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항거 할 수 없는 신력을 바탕으로 단단한 땅바닥에 수차례 메다꽂기 시작했다.


쾅! 쾅! 쾅!


호신강기로 몸을 보호하곤 있었지만 엄청난 충격을 받은 복면인의 입에서 가느다란 선혈이 흘러 내렸다.


‘크흑. 힘을 아껴선 안 되겠구나.’


추후 호문락을 죽이기 위해 힘을 아껴두려 했지만 이렇게 되니, 자칫 잘못했다간 정말 죽을 수도 있단 생각이 들었다.


서걱-!


묵일광에게 잡혀 있던 옷깃을 스스로 찢어 냈던 복면인은 급히 기운을 끌어 올렸다.


쿠오오오오-


검이 공명하며 적 빛 마기가 서서히 스며들었다.


“죽어라!”


복면인의 검강은 묵일광의 복부를 사정없이 찌르며 베어 댔다.


푸욱! 서걱-!


“커헉.”


동시에 각혈을 하게 된 묵일광은 이를 막 물어 복면인의 손목을 쥐어 잡았다.


“이, 이거 놓지 못하겠느냐!”


쐐애애애애액-!


그 순간 거대한 강기를 머금은 묵일광의 도끼가 복면인의 손목에 조금씩 박혀 들어갔고, 결국 복면인의 손목은 반쯤 너덜거리며 피를 분수같이 쏟아내게 되었다.


“으윽······.”


그나마 다행인 것은 묵일광 역시 자신의 검강에 치명상을 피하지 못했다는 것.

그렇지 않았다면 여지없이 손목이 절단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묵일광의 도끼 덕에 모래알갱이와 말라비틀어진 잡초들이 덕지덕지 달라붙은 자신의 손목을 바라보니, 괜히 억울한 마음이 들었던 복면인은 독기 품은 시선으로 울분을 토해냈다.


“······이렇게 우리 둘이 싸울 일이 아니었단 말이다!”


“공격은······ 네가 먼저 했다······.”


“제기랄! 저 멍청한 새끼랑 무슨 대화를 하겠다고.”


욕지거리가 섞이며 이성을 잃은 것처럼 보였지만 초절정 고수의 상황판단은 확실히 빨랐다.


탁- 탁!


급히 지혈을 하며 호문락을 움직임을 주시했고.


‘······이대로는 안 되겠구나.’


어느 정도 기력을 회복한 호문락을 보며 후퇴를 하는 방향으로 방향을 가닥을 잡았다.


하필이면 검을 잡아야 할 손목이 덜렁 거렸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두 놈 다 죽여 버리겠다!”


탓-!


결국 다부진 체격을 가진 복면인은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빠르게 자리에서 사라졌다.


“······커허억!”


반대로 아주 심각한 부상을 입은 묵일광은 그대로 검은 피를 쏟아내며 자리에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털썩.


그러고는 숨을 헐떡이며 자신의 도끼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호문락을······ 꼭 죽여야 하는데······.”


이를 모두 지켜본 담비가 가부좌를 틀고 있는 호문락을 향해 물었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이냐.]


자리를 털고 일어난 호문락은 말없이 묵일광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저벅- 저벅-


어느새 걸음을 멈추고 바지춤의 주머니를 뒤져 작은 단약 하나를 꺼내 들었다.


용천환이다.


[그거 이제 진짜 몇 알 남지 않은 게다······.]


‘그래도 날 살려 준 녀석이잖아.’


[처음에는 널 죽이려고 한 녀석이다.]


‘오로지 자신이 따르는 상관을 위한 충성심 때문이었다. 지금 도망간 놈하고는 차원이 다른 놈이라고.’


[참으로 미련한 녀석이로다.]


호문락은 용천환을 묵일광의 입에 구겨 넣었다.


“이것으로 빚진 목숨은 갚았다.”


“나, 나를 살려 주는 건가. ······커헉. 그래도 나는 다시 널 죽여야 한다.”


호문락이 히죽 웃었다.


“언제든지 환영이야. 대신 다음번에는 복면을 벗고 오라고. 그런 건 네게 어울리지 않으니까.”


“······.”


왠지 모를 가슴 떨림을 느꼈던 묵일광은 멀어져가는 호문락의 뒷모습을 한동안 바라보며 나직이 중얼 거렸다.


“······꼭 복면을 벋고 가겠다. 이, 잊으면 안 된다. 복면. 복면. 나 똑똑하다.”




*




외산의 이라하곡(伊犁河谷).


“아버지. 아버지! 여기 좀 보세요! 어서요!”


10세 정도로 보이는 여자 아이가 서둘러 제 아비를 찾자, 아버지라 불린 중년인이 시큰둥한 표정을 지으며 초가의 문을 슬쩍 열어 젖혔다.


“뭘 그리 오두방정을 떠느냐. 어디 하늘에서 고기라도 뚝 떨어진 게야?”


“아니요! 문락이 오라버니요! 문락이 오라버니가 찾아 왔어요!”


“······뭐, 뭐시여? 문락이가 찾아 와?! 그럴 리가 없는데?”


서둘러 마당으로 향했던 중년인은 두 팔을 활짝 벌리며 웃고 있는 호문락을 마주했고, 금세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이내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며 황급히 머리를 조아렸다.


“오마주님께서 이리 누추하신 곳엔 어쩐 일이십니까.”


“우패 아저씨. 그렇게 말씀하시면 정말 섭섭합니다. 그냥 예전처럼 불러 주세요.”


“어찌 제가 그러겠습니까.”


“그러실 수밖에 없으실 거예요. 전 이제 소마주가 아니거든요.”


“예? 그게 무슨 소립니까?”


“생각해 보세요. 소마주가 어떻게 외산으로 오겠어요.”


우패가 슬쩍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정말입니까?”


“예. 정말입니다. 저는 이제 소마주가 아니라고요.”


“에라이. 이놈아!”


그제야 입을 삐죽이던 우패는 가벼운 꿀밤을 날렸고.


딱-!


“아얏.”


괜히 아픈 척 너스레를 떠는 호문락을 보며 환희 웃었다.


“그런 놈이 빈손으로 찾아 왔단 말이냐! 본산에서 어디 모아둔 돈은 없었던 것이야? 네 나이 열다섯이면 이제 술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는데, 죽엽청은 몰라도 하다못해 막주라도 하나 사가지고 와야지! 에잉. 못난 놈 같으니.”


짤랑. 짤랑.


동시에 전낭을 슬쩍 들어 보이자, 우패가 갑자기 호문락을 부둥켜안았다.


“그래. 내가 너를 소홀히 가르치지 않았지! 크하하하.”


“아저씨. 이 돈이면 하루 종일 술을 마셔도 모자랍니다! 그러지 말고 연아야! 우리 얼른 저잣거리부터 가보자꾸나. 오라버니가 당과를 실컷 먹게 해주마.”


“아니야. 연아는 괜찮아! 오라버니가 힘들 게 번 돈이잖아.”


“하나도 힘 안 들었는데?”


“그래? 그럼 좋아! 헤헤.”


이젠 모두가 웃고 있었지만 어인 연유에서 인지, 담비만큼은 못 볼 사람을 봤는지 한껏 경계심을 늦추지 않으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어째서 저놈이 여기에······.


다시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미친놈!


그는 광마(狂魔) 막우패였던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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