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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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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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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2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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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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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화.

DUMMY

1화.


천마천세 만마앙복.


세상에 태어나 어머니, 아버지보다 먼저 입에 담을 수 있던 말.


누구는 불행이라 떠들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것이 축복이라 생각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바꾸고 싶다.

지독히도 축복 같았던 천마신교를.



*



7년 전.


-어머니. 잠이 오지 않아요. 천마조사님의 이야기를 더 해주세요.


-문락아. 내일은 처음으로 암살 훈련이 있는 날이잖니. 그러니 일찍 잠을 청해야지.


-그러니까 천마조사님의 이야기를 해주셔야 해요. 그래야 제가 잠이 들죠. 헤헤.


그때 어머니는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천마조사님의 이야기가 그렇게도 좋니?


-예! 하늘이 갈라지고 커다란 대지를 출렁이게 만들 수 있다고 했잖아요. 저도 그런 천마가 되고 싶어요.


-호호호. 생각만 해도 든든하구나. 사랑하는 내 아들.


어머니는 인자한 미소를 그리며 천마조사님의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나는 사르르 잠이 들었다.


다음 날.


나는 예정된 암살 훈련을 하지 않았다.

아니, 연무장으로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천마 조사님이라면 뒤에서 등을 찌르는.

비겁한 암살 따위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테니까.


오로지 자신이 추구했던 강한 힘으로 상대를 찍어 눌렀을 것이다.

내가 들었던 천마 조사님은 그러했다.


퍽! 퍽!


결국 나는 태형이라는 작지 않은 형벌을 받고 외산으로 쫓겨나는 신세가 되었다.


그때 나이 고작 8살.

지금 생각해보면 당과를 입에 물고 저잣거리를 뛰어다녀야 하는 나이였다.



*



2년 전.


소마(小魔) 비무 대회.


본교의 소마주를 뽑기 위한 비무 대회로, 다행히 외산의 사람에게도 그 출전 자격은 주어졌다.

그리고 모두의 예상과는 달리, 본교 최고의 세력이었던 6대 가문의 자제들을 모두 제치며 우승을 차지 할 수 있었다.


사실 별다른 무공 초식도 필요 없었다.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아는 무공 초식이 없었다.

본교의 사람이 외산으로 보내졌다는 사실은, 상승 무공은커녕 일반적인 무공도 하사받기 쉽지 않은 게 실정이었으니까.


외산이라는 곳은 그랬다.


그럼에도 비무 대회에서 우승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본교의 사람이라면 누구나 배울 수 있는 내공심법, 마정공(魔正功) 덕분이었다.


외산으로 버려진 나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마정공에 매달렸고, 이는 엄청난 재능을 가졌음을 스스로 인지 할 수 있었던 일이기도 했다.


미치도록 불어나는 내공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아무런 초식도 모른 채 비무 대회에 우승을 할 수 있었으며, 본산으로 복귀 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예상대로 나는 승승장구했다.


-호문락을 다섯 번째 소마주, 오(五)마주로 임명한다.


우와와아아아!


우레와 같은 함성이 마신전(魔神殿)에 울려 퍼지자, 피부를 파고드는 알 수 없는 희열이 전신을 부르르-떨게 만들었다.


지학(志學15세)의 나이를 넘기지 않은 다섯 아이만이 받을 수 있는, 본교 최고의 영광을 오로지 내 손으로 얻어 냈으니까.


그러나 딱 여기까지.


그 이후로는 다시금 마주하고 싶지 않은 시련의 연속······.


하나뿐인 가족이었던 어머니가 돌아 가셨다.


어떻게든 병을 고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천마가 되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나는 그때 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눈물을······.


제길.


마지막이란 말은 아무래도 빼야겠다.




*




1년 전.


최고라 믿었던 천마신교의 진짜 위상을 목도한 날은 지금도 잊혀 지지 않는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때의 일은 충격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했다.


-향후 조공(朝貢)에 대해 보고하라.


근엄하고 무거운 목소리로 마신전을 울렸던 이는 바로 본교의 교주 철우진.


곧바로 여러 호법들과 6대 가문의 몇몇 가주들이 목소리를 내었다.


-무림맹주님께서 이번에는 백년설삼을 원하셨습니다.


-화산의 장로님들께서는 마정단을 원하던 눈치더군요.


-남궁세가에서는 이제 괜찮다며 그만 조공을 보내라 하셨습니다. 정녕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꽈득.


이를 먼발치서 지켜보던 나는 입 안 가득 피가 고이도록 어금니를 부딪쳤다.


-지기미. 그깟 중원 놈들에게 이런 수모라니.


수십 년 전, 우리 천마신교는 야심차게 중원 침공을 준비했었고 당시 천하제일인이었던 무신(武神) 담무현에 의해 처절한 패배를 당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거기에 피해를 입은 중원의 재건을 위해 물자를 바치게 만드는 강제적인 조약까지.


물론 피해를 주었던 중원에게 조공을 보낸 다는 것이 부끄럽진 않았다.


우리는 정당한 싸움에서 패배했고, 그 대가를 치루고 있을 뿐이니까.


하지만 오랜 시간이 흐르고, 이미 강성해진 중원이었지만 이 비열한 자식들은 꾸역꾸역 조공을 받아먹으며 끝까지 자신의 배를 채우기에 급급했다.


우리가 중원을 나갈 때마다 갖은 조롱을 일삼으며 안겨주던 수치심은 덤이다.


그러나.


모든 것을 차치하더라도 가장 분노가 치밀었던 이유는 바로 본교를 이끌어야 할 호법들과 6대 가문들의 태도였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중원 놈들에게까지 머리를 조아려?


나는 절대 참을 수 없었다.


-어찌 중원 놈들에게 ‘님’자를 붙이며 존대를 한단 말입니까! 언제나 강한 힘으로 상대를 찍어 눌렀던 우리 천마신교가 어째서 이리 변했다는 말입니까! 말씀 좀 해보시지요! 도대체 우리가 달라질 생각이 있기는 한 것입니까!


나는 울분을 토해냈고, 6대 가문 중 하나인 흑천 양가(黑天 楊家)의 가주 양서평이 내게 달려와 서슴없이 검을 휘둘렀다.


어리다고는 하지만 소마주라는 더 높은 신분을 가진 내게 말이다.


-네 이노오옴!


캉!


-감히 소마주에게 뭐하는 짓인가.


그때 만약 광명좌사님께서 재빨리 막아 주지 않았다면 아마도 나는 죽음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하극상을 나무라는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상황을 묵묵히 지켜보던 교주 철우진의 목소리가 마신전에 쓸쓸히 울려 퍼졌다.


-오마주, 호문락을 지금 당장 뇌옥동(牢獄洞)으로 보내거라.


-아, 아니 왜 나를······.


그래.

이때부터였다.

내가 천마신교를 다시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한 시점은.


우린 중원의 그 어떤 세력보다 약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더불어 고개까지 조아리고 있다는 사실에 이가 갈리지 않을 수 없었으니까.




*




그리고 지금.


촥! 촥!


피딱지가 진득하게 굳어 딱딱하게 변한 채찍이, 이미 사경을 헤매고 있는 사내 위로 춤춘다.


빌어먹을.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는 사람을 죽이는 일이 그렇게도 기쁜 일인가.


“으하하하. 내가 하란대로 하지 않으면 이렇게 되는 것이다! 그 누구도 여기 뇌옥에서만큼은 내 명령을 따라야 한다는 말이다!”


촥! 촥!


이제는 숨소리도 들리지 않은 사내의 피부가 벌어지며 그 사이로 시뻘건 선혈이 뿜어져 나왔다.


‘오늘만 둘이로군.’


그들이 딱히 죽어야 할 이유는 없었다.


하나는 며칠 째 물을 달라 애원했고 방금 죽어 버린 저놈은 그저 살려 달라고 애원했을 뿐이다.


저벅. 저벅.


채찍을 든 사내가 이번에는 호문락이 투옥하고 있는 뇌옥의 문을 열어 젖혔다.


끼이이익-


그리고 그는 험한 인상과 함께 고개를 까닥였다.


“내가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 말라고 했지?”


“······.”


“또 대답을 안 해? 여기에 있는 만큼, 너 역시 다른 놈들과 똑같은 신분인 것이다!”


“······.”


대꾸도 하기 싫었다.

개소리만 짓거리는 녀석과.


보통은 위협만 주던 녀석이 오늘은 웬일로 채찍을 바닥에 팽개쳤다.


스르릉-


그리고 그는 허리춤의 걸린 검을 들어 올렸다.


“어서 대답 하라! 정녕 네가 죽고 싶은 것이냐.”


“······그 검. 휘두르는 순간 죽는다.”


“뭐라?”


“정녕 이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검을 휘둘러보면 알 거야.”


“이, 이놈이······.”


“꺼져라. 할 말 없으면.”


그는 얼마나 억울한지, 콧바람을 연신 뿜어대며 휙- 돌아섰다.


호문락은 속으로 깊은 한숨을 흘렸다.


‘후우. 고작 이류 수준인 녀석에게 식은땀을 흘리다니.’


사내의 신분은 마천대원.

마천대는 신교의 6대 가문 중에서도 으뜸을 다투는 흑천 양가(黑天 楊家)의 산하 부대였다.


특히 뇌옥을 관리하는 임무를 맡으며 그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이 높아져만 갔다.


반대로 호문락은.


뇌옥에 들어오고 단전을 찌르는 갑작스런 통증이 빈번하게 일어나더니, 결국 모든 내공을 잃어버린 신세가 되어 버렸다.


덕분에 마천대원 하나 어쩌지 못하고 쩔쩔 매게 된 것이다.


‘이런 몸뚱이로 본교를 어찌 바꾸겠다고······.’


완벽히 비워진 단전을 보며 호문락은 허탈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래도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내공을 잃고도 본산에 있었다면 자신을 견제하던 다른 소마주들의 손에 이미 죽음을 면치 못했을 것이란 사실이다.


인정하고 싶진 않았지만 교주의 명령이 호문락의 목숨 줄을 연명해 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진전이 없다.


오랜 기간 동안 아무리 노력해도 사라진 내공을 되살릴 순 없었다.

오히려 운기토납을 하면 할수록 숨이 가빠오고 어지러워지는 것이, 이제는 일(一)각도 버티기 어려운 상황까지 이르렀다.


거기에 마천대원도 무슨 낌새를 알아 차렸는지 깍듯이 나를 모셨던 뇌옥의 첫 날과는 다르게 오늘을 검을 뽑아 내지 않았는가.


어떻게든 빨리 지금의 상황을 모면해야 했다.


“육시랄!”


그렇게 하고 싶었던 욕을 마천대원 놈이 지껄이더니, 두 팔을 걷어 부치며 노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허리춤에 걸린 검을 움켜쥐었다 풀었다를 반복했다.


“······으이구! 육시랄, 진짜!”


끼이이익- 쾅!


분을 못 이겨서 씩씩거리던 마천대원은 결국 뇌옥의 철문을 닫고 뇌옥을 빠져나갔다.


‘위험했군.’


내공이 없는 사람이 살기만큼은 내 뿜을 수 있다는 사실에 잠시나마 감사했다.

그게 아니라면 그는 분명히 내게 검을 휘둘렀을 테니까.


끼이이익-


‘그게 아니라고?’


갑자기 마천대원 녀석이 철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러고는 이성을 잃었는지, 거친 목소리로 뇌옥을 쩌렁하게 때리기 시작했다.


“도저히 못 참겠다! 네 놈의 소문을 들었다! 내공을 점차 잃고 있다는 소문 말이다!”


“······.”


호문락이 가는 눈을 떠 보였다.


‘그래서 오늘따라 유독 행동이 과격했던 것이구나.’


그런데 내공이 사라졌다는 사실은 아무도 모를 터인데, 대체 어떤 놈이 그런 소문을 만들었지?


‘설마 삼(三)마주 그녀석인가.’


본교의 세 번째 소마주. 양요범.


그 녀석이면 이런 간단한 추론쯤은 가능하단 생각이 들었다.


좋은 음식을 가져다준다는 핑계로 뇌옥에 찾아 들며 나를 유심히 관찰했으니까.


아마도 자신의 추론을 확인하기 위해 소문을 빙자하여 정보를 주었을 가능성이 농후했다.


그게 아니라면 어떤 미친 말단 대원이 소마주를 향해 검을 휘두르겠는가.


그것도 지금처럼.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죽어라!”


쐐애애애액.


일순 대기를 가르는 파공성이 들리며 마천대원의 이성을 잃은 검이 호문락의 목을 가차 없이 갈랐다.


서걱-!


“소문이 사실이었구나! 나도 이제 조장이 되는 건가? 으하하하하.”


설마 양요범이 날 죽인 대가로 조장 직을 준다고 한 건가.


아.


천천히 세상이 기운다.

뇌옥을 울리는 마천대원의 웃음소리와 함께.


점점 암흑에 빠진 듯 모든 시야가 차단되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정말 이대로 죽는 것인가.’


젠장맞을.

참으로 아쉬운 인생이다.


······그런데.


[참. 보기 드물게 재수 없는 녀석일세. 회귀를 해도 하필이면 3일 전으로 돌아가다니. 나 같으면 벌써 혀 깨물고 사경을 헤맸을 것인데.]


갑자기 들리는 이 목소리.

설마 이리도 빨리 지옥에 도착한 것일까.

그나저나 회귀라니, 그게 무슨 소리지?


스윽-


호문락은 무엇인가 홀린 듯 잘린 목덜미 쪽으로 손을 들어 올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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