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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님의 서재입니다.

절대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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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작품등록일 :
2024.09.12 20:47
최근연재일 :
2024.09.1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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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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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8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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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9화.

DUMMY

9화


호문락은 주머니를 뒤적여 조그마한 단약 하나를 꺼냈다.


‘이게 원기 회복을 도와준다고?’


[그걸 지금 왜 꺼냈느냐.]


‘양요범이 찾아왔는데, 얼굴은 보고 가야지. 아무튼 이거 맞아?’


[용천환이라고 하는 것이다. 몇 알 남지 않은 것이니 괜히 까불지 말고 외산으로 향하거라.]


꿀꺽.


[떼에에엑! 네 이노오옴! 본좌가 분명히 말했는데 어찌 그걸 먹는 게냐!]


‘일단 외산으로 가기 전에 원기회복을 해 놔야지. 혹시라도 초절정 고수를 갑자기 맞닥뜨리면 먹을 새도 없을 거 아니야.’


[아, 그런 게냐?]


‘응.’


쉬이이이이이-


‘오호. 이거 생각보다 효력이 빠르게 나타나는데?’


저벅- 저벅-


[······문락아. 그건 그렇고 말이다.]


‘왜.’


[거긴 외산으로 가는 길이 아닌데?]


‘알아.’


[아는데 왜 그쪽으로······.]


씨익- 웃는 호문락을 보며 짧은 앞다리로 머리를 감싸 쥐는 담비였다.


[이놈아! 그 놈은 봐서 뭐하려는 게냐. 어차피 소마주의 신분이 아닌 지금. 네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지 않느냐!]


‘누가 몰라? 그냥 외산으로 가기 전에 얼굴이나 한번 보러 가는 거야.’


순간 서늘한 한기를 머금은 살기(殺氣)를 감지했던 담비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으이구, 내 팔자야······. 그러지 말고 잠깐 기다려 보거라.]


‘말려도 소용없다. 난 저 놈을 꼭 봐야겠으니까.’


[그게 아니라, 이놈아. 이왕 갈 거면 여기 있는 전투 흔적이나 지우고 가는 게 좋겠다 싶어서 그런다!]


‘흔적을? 어떻게?’


별다른 대꾸 없이 바닥에 내려 온 담비가 고개를 들어 어두운 밤하늘을 향해 사나운 포효 보냈고.


쿠어어어어엉-!


얼마 지나지 않아 호문락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다, 담비야. 이게 다 뭐야?’


[흥! 네가 양요범을 만나러 가는 이유를 모를 까봐?]


확실히 담비는 호문락이 녹마봉으로 향하려하는 이유를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비록 황당하긴 했지만 조금은 불안했던 마음을 깨끗하게 씻어주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




녹마봉.


끼야야야악-


“······크흠. 갑자기 웬 독수리 떼가 이리 다니는 게야? 재수 없게 시리.”


양요범이다.


호문락이 마천대주와 싸운다면 최소한 중상을 면치 못 할 것이라는 판단에 확실한 마무리를 하고자 녹마봉을 찾아왔다.


한데 불을 피운 흔적은 있었지만 전투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없어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설마 도망이라도 친 건가.’


하긴 나 같아도 재빨리 외산으로 도망가겠다는 생각을 했던 양요범이 아쉬운 입맛을 다실 때였다.


부스럭-


‘응?’


저 멀리서 낙엽이 바스러지는 소리가 미약하게 들렸던 양요범은 소리의 주체를 호문락이라 확신하며 황급히 신법을 펼쳤다.


탓- 탓-!


굵은 나무 몇 그루를 지나고 보니, 커다란 바위에 걸터앉아 있는 호문락이 두 눈에 들어왔다.


저벅- 저벅-


여기저기 피부가 찢겨지고 옷가지는 피로 물들어 버린 채 고개를 숙이고 있던 호문락을 바라보며 절로 비척지근한 웃음이 흘러 나왔다.


“······크크큭. 아주 엉망이 되었군.”


앉아 있던 바위에서 천천히 일어난 호문락이 나직이 물었다.


“여긴 어쩐 일이지?”


무거운 도를 들 힘도 없어 질질 끌고 오는 걸 보니, 양요범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특히 깊은 한숨을 여러 차례 내쉬는 모습은 확실히 자신의 생각보다 더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찾아오길 잘 했군.’


여전히 비릿하게 웃던 양요범은 자신의 검을 슬쩍 만지며 나른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아, 별건 아니고. 자네에게 일러 줄 이야기가 있어서 찾아 왔네.”


호문락을 상대로 자신 있게 찾아 올 수 있었던 이유?


쿠오오오오-


‘나 역시 얼마 전 절정의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이지.’


같은 절정이라면 내가 질 이유가 없지 않겠나.

더군다나 저런 상처를 가지고 있다면 말이야.


‘크크크. 그래. 어디부터 잘라 줄까······.’


서걱-!


툭.


‘······?! 저게 뭐지······!?’


양요범은 갑작스레 바닥으로 떨어진 자신의 팔을 보며 잠시 모든 사고를 잊은 듯 보였다.


아픔도 잊은 채 그저 커다란 두 눈을 끔뻑이고 있었으니까.


“절정이 되었나봐. 꽤나 진득한 검기가 묻어 있었군.”


“뭐, 뭐라고?”


“한데 아무리 좋아도 그렇지, 그리 딴 생각을 하고 있으면 어떻게 하나. 덕분에 팔 하나가 잘렸잖아. 그리고 말이야. 절정이 되어도 곧바로 강해지진 않더라고. 내가 해봐서 알지.”


······뚝. 뚝. 뚝.


무의식중에서도 피를 흘리는 어깨에 손을 가져다 대었던 양요범은 머지않아 현실을 인지하고 엄청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으, 으아아아악! 네 이노오옴! 감히 소마주인 내게 그러고도 네가······.”


휘릭-! 탁- 탁-!


곧바로 달려들어 말을 하지 못하도록 아혈을 짚은 호문락은 그 어떤 때보다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떼어 냈다.


“······뭐, 어쩌라고. 여긴 너와 나 둘 밖에 없어. 그러니 호위대라도 데리고 왔어야지. 그게 아니면 저번처럼 될 줄 알았어? 아니면 절정이 된 네가 날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그래. 맞다.

분명히 호문락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고, 또 호문락의 죽음과 연관성을 없애기 위해 호위대를 대동하지 않았다.


제길! 살려 달라고 이야기 하고 싶지만 살려달란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저.


“으으으으으.”


“내가 분명히 그랬지. 언제까지 웃을 수 있나 보자고.”


“으······으으으!”


“애석하게도 그게 바로 오늘이야.”


푸욱-!


호문락의 낡은 도가 양요범의 가슴을 무지막지하게 꿰뚫었다.


아무런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양요범과 달리 세차게 날뛰던 그의 심장은, 결국 호문락의 칠흑 같은 마기와 마주하며 다시는 뛰지 못할 커다란 상처를 얻게 되었다.


꽈직!


아니, 이제 막 반으로 갈라지게 되었다.


촤아아아악-!


호문락이 도를 빼내자 분수 같은 피가 쏟아져 나왔고 양요범은 두 눈을 감지도 못 한 채 싸늘히 굳어 가기 시작했다.


“······끄어어억.”


작법자폐(作法自斃).


양요범은 죽어서도 후회 할 것이다.


같잖은 간계를 위해 녹마봉을 혼자 찾아온 사실을.


호문락은 도에 묻은 피를 툭툭- 털어가며 나직이 입을 떼어 냈다.


“담비야. 부탁······.”


갑자기 앙상히 가지만 남은 나뭇가지 쪽으로 송곳니를 드러내며 엄청난 살기를 쏘아내는 담비다.


“키야야아악!”


‘왜 그래!’


[······.]


‘왜 그러냐니까?’


[······아니다. 내가 잘못 느꼈나 보구나.]


‘깜짝 놀랐네.’


[놀라기는!]


‘그런데 아까처럼 또 해 줄 수 있는 거지?’


[당연하다.]


그 말을 끝으로 호문락의 어깨 위에서 내려온 담비가 밤하늘을 울리도록 커다란 포효를 했다.


쿠어어어어엉-


그러자 녹마봉의 하늘에 수많은 독수리가 모이기 시작하며 양요범의 사체(死體)를 들고 어디론가 떠나버렸고, 피로 물든 바닥에는 어느새 수많은 깃털이 떨어져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게 되었다.


‘다시 봐도 대단하네.’


[이놈아, 본좌를 어떻게 생각하는 것이냐! 영물의 와앙······. 흐윽. 거, 거기다. 그래. 거기! 으흐흐흐.]


어느새 담비의 머리를 쓰다듬던 호문락은, 저 멀리 우뚝 솟아 오른 산봉우리에 시선을 얹고서 옅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담비야. 덕분에 찝찝했던 마음에 아주 싹 사라졌다.’


[으흐흐흐. 그럼 이제 가는 게냐.]


‘가야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 줄.

외산으로.




**




황마전(惶魔殿).


대대로 천마신교의 광명좌사가 기거하는 곳이다.


쪼르르르-


독작(獨酌)을 하던 여무웅의 두 눈에서 기괴한 기광이 번뜩였고.

때마침 황마전 밖에서 의문의 목소리가 들렸다.


“광명좌사님.”


“들어오라.”


흑의에 복면을 한 사내가 황마전에 들어와 한 쪽 무릎을 꿇었다.


“지시하신 일을 이행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빨리 왔구나. 그래. 잘 도착은 하였느냐.”


“아마도 외산까지는 별 문제 없이 갔을 것입니다.”


“아마도? 내가 외산까지 호위를 하라고 하지 않았나?”


“곁에 있던 담비가······. 생각보다 더 대단한 영물로 보였습니다.”


“설마 네 기운을 알아 차렸다는 것이냐.”


“그렇습니다. 그곳에 도착 하자마자, 저를 사납게 쳐다봤습니다.”


술을 한 잔 들이켠 여무웅은 아예 예상에 없던 전개는 아니었는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한데 중요한 사실을 목도 했습니다.”


“이야기해 보거라.”


“분명히 삼마주가 죽어 있었습니다.”


여무웅의 두 눈이 예리하게 빛났다.


“삼마주가 죽어?”


“예. 확실합니다. 가슴팍에 커다란 도흔이 있는 것으로 보아, 호문락이 죽인 것으로 사료 됩니다.”


“아주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녀석이구나. 본교의 규율을 무시하다니.”


그러고는 천천히 얼굴을 굳히며 한층 가라앉은 어조로 한번 더 말했다.


“주변에 보는 눈이 있었느냐.”


“없었습니다.”


“가서 삼마주의 사체를 처리하고 오라. 아직 호문락은 흑천 양가의 세력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존명!”


흑의 복면인이 나가자 여무웅은 홀로 술을 따르며 고개를 흔들었다.


‘매번 죽음을 자초하는구나.’


얼마나 지났을까.


황마전을 빠져나간 흑의 복면인이 서둘러 다시 들어왔다.


“광명좌사님!”


“왜 이리 호들갑이냐.”


“깨끗합니다!”


“뭐라?”


“부, 분명히 삼마주가 죽어 있는 모습을 봤는데. 전투가 있었나 의심이 될 정도로 깨끗했습니다! 호문락. 혼자서는 이 짧은 시간에 절대 그리 만들어 놓을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조력자가 있다는 것인가.”


“아마도 그러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조금은 다행이었다.


외산은 어찌 보면 자신의 힘이 미치지 않는 유일한 곳.


넓기도 너무 넓었지만 광마(狂魔) 녀석이 살아 있는 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


“······아쉽지만 이제는 하늘에 맡겨야겠구나.”


여무웅은 잠시 외산 방향을 지그시 바라봤고, 연이어 조금 남은 술병을 쥐어 잡으며 쓴웃음을 머금었다.



*



어느새 외산의 입구에 도착한 호문락은 가슴을 활짝 펴고 깊게 심호흡을 했다.


“후웁! ······후아아아!”


[그리 좋더냐.]


‘응. 어렸을 적부터 외산에 살아서 그런지 나는 본산보다 여기가 더 좋아. 정겨운 사람들도 만날 수 있고 말이야.’


[그런데 문락아. 하나 묻고 싶은 게 있다.]


‘뭐를?’


[지금의 네 실력이라면 초절정 고수 하나가 와도 죽음을 면치 못 할 텐데 어찌 소마주직을 내려놓은 것이냐.]


‘······사실 뇌옥에 숨어서 힘을 키우는 것도 생각해 봤는데.’


[봤는데?]


‘멋이 없잖아.’


[뭐, 뭣이?!]


‘뭣이 아니고, 멋이! 멋!’


[이놈아 내가 그런 뜻으로 말하는 게 아니지 않느냐!]


괜히 언성을 높이는 담비를 향해 호문락은 꽤나 진중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천마조사님이라면 숨어서 힘을 키우진 않았을 거야. 안 그래?’


[······.]


‘거 봐. 이야기 못하잖아.’


[그게 아니다.]


‘그럼 뭐야?’


[······지금 초절정으로 보이는 녀석들이 이곳으로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녀석들이? 하나가 아니란 소리야?’


[둘이다! 지금 당장 도망가야 한다! 어서!]


휘이이익! 콰아앙!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거대한 체구를 가진 복면인이 하나가 앞을 가로 막는 나무를 부셔가며 다가오기 시작했고.


휘이이익- 펄럭!


뒤 늦게 나타난 다부진 체구의 복면인은 그와 다르게 엄청난 신법으로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아무래도 우리 늦은 거 같은데?’


[우, 웃음이 나오느냐!]


‘우는 것 보단 낫지 않아? 그나저나 둘 다 초절정이라고?’


[그래. 이놈아! 너 때문에 내가 제명에 못산다, 못살아!]


탓!


어느새 호문락을 가로 막은 담비가 푸르른 영기(靈氣)를 쏟아내며 소리쳤다.


[여기는 본좌가 알아서 할 터이니. 어서 외산으로 도망쳐라!]


하지만 가만히 있을 호문락이 아니었다.


‘도망이라니. 나는 그런 거 하지 않아. 죽으면 죽었지.’


[떼에에에엑! 어서 가지 못 할까!]


‘걱정 마. 담비야. 나는 무식하게 힘으로만 해결 하는 사람은 아니니까.’


[안 된다!]


‘······언제까지 네 도움만 받고 살 수는 없잖아.’


[그래도 된다! 언제까지 본좌의 도움을 받아도 된단 말이다!]


‘그래도 이번에는 날 믿어 봐. 저 중에 하나는 아는 놈 같아서 말이야.’


[누구 말이냐?]


‘저기 엄청난 덩치를 가지고 다가오는 놈. 그러니까 내가 해결 할 게.’


[여차하면 내가 거들 것이다! 멋은, 개뿔! 죽으면 다 소용 없느니라!]


‘알았어. 알았다고.’


꽤나 자신 있는 표정을 지어보인 호문락은.


쿵!


자신의 커다란 도를 땅에 박으며 칠흑 같은 마기를 휘날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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