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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쉬드 님의 서재입니다.

저승사자가 용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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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쉬드
작품등록일 :
2019.04.03 02:12
최근연재일 :
2019.05.10 16:26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4,835
추천수 :
41
글자수 :
158,470

작성
19.04.05 06:00
조회
170
추천
2
글자
9쪽

차사당과 저승사자와 부차사2

DUMMY

시아는 게속 나를 보며 언짢은 티를 숨기지 않았다.


"아무리 길순의 실수로 네가 죽어서 너를 살리기 위해 부차사를 만든 건.

뭐 그렇다치자고, 하지만 너 따위가 부차사일을 잘 해낼 수 있을지 의심이 든단 말이지."


나도 시아에게 따지고 들었다. 놀랍다기 보단 어이가 없었기 때문에.


"그래도 제가 할 일은 간단하잖아요. 길순한테 사회생활을 어떻게 하는지만 가르쳐 주면 되는거 아니에요? 그런 걸 누가 못한다고 그래요."

"내 말을 똑바로 않들었네."


신시아는 나를 매섭게 노려보며 검지 하나를 세웠다.


"초임인 저승사자는 누구든지 한명을 살릴 수 있다. 이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모르겠니? 이승에서 죽는 사람들은 셀수 없이 많아.

그 중에서도 남들과는 다른 부나 권력같은 걸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

거기에서차사가 인간세상을 더 손쉽게 살아갈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겠어."


아-


나도 모르게 그녀의 말에 납득이 되버렸다.

확실히 맞다.

그녀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생명의 값은 확실히 비싸다.

누군가 자신을 살려주면 그 보답으로 어떤 것이라도 해 줄려고 하는 것이 사람의 이치.

줄 수 있는 게 얼마나 있는가 없는가의 차이인 것이다.

나는 뭘 해 줄 수 있는가. 머리가 그리 좋지도 않고,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권력도 없는 내가.


"신시아 거기까지다."


고압적인 목소리에 목덜미가 쭈뼏섰다.

나만 그런게 아닌 듯 신시아도 말하고 있던 입술을 다물고 왼쪽을 바라보았다.

길순은 눈을 눈매를 곧게 뜬채로 지긋이 신시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자세 그대로 젊은 여성의 목소리에 어울리지 않는 말투로 말을 잇기 시작했다.


"말이 너무 심한 것 아닌가?

부? 애초에 나는 돈에는 관심없다.

권력? 탐관오리들한테 아양떨며 얻은 거추장스런 무늬일 뿐이지.

이 하늘이라는 인물은 내가 보고, 내가 판단하고, 내가 선택한 인간이다.

아니면 넌 내 선택이 잘못 되었다는 건가."


길순의 엄포와 같은 말에도 신시아는 다시 평점심을 찾더니 주눅들지 않고 말을 이었다.


"부차사는 너를 제대로 도울 수 있는 사람이야.

아무리 네 잘못이 있었다고 해도 부차사로 선택하는 건 다른 문제라고."

"다른 문제라...시아, 너는 내가 생각없이 이 아이를 택했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럼 다른 게 있다는 거야?"

"시아 네가 납득을 못하겠다니. 어쩔 수 없군. 굳이 여기서 말해야 겠다면 말하겠다만..."


그러면서 길순은 나를 흘긋보더니 말을 이었다.


"하늘, 나는 죽어서 영혼이 되어버린 널 만나자 마자 미안하다고 사과했지. 맞는가?"

고개를 끄덕였다.

"자고로 그때는 내가 저승사자인걸 소년도 알고 있었다. 원귀와 일이 좀 있었거든. 그리고 하늘에게 나의 실수 때문에 죽었다고 솔직하게 말했지."

"뭐야, 그럼 얘가 너한테 엄청 화냈을 것 같은데."


길순은 기다렸다는 듯이 싱긋 웃었다.


"중요한 건 그 부분이지. 하늘이는 그런 내 말을 다 듣고도 전혀 노여워하지 않았다는 거다."


...음?

어...그게 말이죠.

입을 벌리고 벙지려는 걸 어떻게든 억눌렀다.

사실은 저승사자를 보자마자 화를 내려고 했었다.

그런데 저승사자가 예쁜여성이었던 바람에 말을 못한거다.

한 술 더 떠서 갑작스럽게 손까지 잡아주시는 바람에 놀라서 화낼 곳을 놓친 것 뿐인데...

찔리는 내 마음은 신경도 안 쓰고 길순은 유창하게 말을 계속했다.


"거기다가, 자신을 죽인 사람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솔직히 자신의 원수라고 해도 할말이 없을 사람이지. 그자가 자기 딸아이에게 유서를 전해달라고 하자.

약간은 충돌은 있었긴 해도 결국은 수락하더군."


그건 당신이 날 살려준다고 했으니까! 저승사자한테 잘 보일려고 맘에 안들지만 한거란 말입니다.

죄책감에 입이 근질 거렸지만 이 말을 꺼냈다간 더 일이 꼬일거라는 건 알았기에 애써 참았다.


"그렇게 까지 했었다니. 꽤 착한 애인 것 같긴 하네. 그런데..."


신시아가 의외라는 눈길로 나를 쳐다보고 이어서 무언가 걸리는 듯 조금 뜸을 들이다가 오묘하게 길순을 보았다.


"그런데 유서를 건네주는 거면 네가 직접할 수도 있잖아. 왜 애를 시킨거야?"

"...어?"


분명 길순은 승재 아저씨에게 차사가 남에게 유서를 보내주거나 하면 인과에 위배된다고 했었는데.

내 눈빛을 읽었는지 길순은 나를 보더니 멎쩢게 웃었다.


"바로 알려주려고 했네만.

틈이 없어서 말을 못했군. 사실 오승재에게 했던 말은 적당히 얼버부려서 지어낸 거짓말이네. 마음만 먹으면 내가 대신 유서를 전해 줄 수 있었어.

인간들에게 우리가 차사라는 것만 들키지 않으면 어지간한 행위는 별로 상관이 없거든."


그때 길순은 자신이 유서를 전해줄 수 없다는 걸 별다른 표정 변화없이 자연스럽게 말했었다.

때문에 승재 아저씨도 그렇고 나또한 그렇구나하고 넘어갔었는데.

그 말이 거짓이었다니.

표정하나 안변하고 거짓말을 쳤다고 말하는 그녀에게에 나는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그럼 왜 그렇게 말한 거에요?"


그녀는 나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방금 전까지의 장난스러움은 찾으볼 수 없는 꿰뚫어보는 눈.

내가 길순에게 짜증을 내려 했을 때 그녀가 지었던 표정이었다.


"자네가 정말로 부차사가 될 만한지 시험하고 싶었다. 만약 자네가 승재의 부탁을 거절했다면, 나는 너를 다시 살려내주지 않았을 게다."


등골이 서늘해졌다.


"승재 아저씨의 부탁으로 저를 시험한 건가요?"


길순은 고개를 끄덕였다.


"부차사는 차사를 일년동안 보조해 주어야 하는 사람이다. 내 나름대로 자네의 덕망을 시험해본게지."


갑작스레 내던져진 무거운 말에 나는 속으로 침을 삼켰다.

나도 모르는 새에 생과사의 갈림길을 왔다갔다 했다니. 하지만 길순의 말도 일리는 있었서 뭐라 할 말은 없었다.


"그렇군요..."


하지만 뭔가 서운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아무리 처음 만났다고는 해도 거짓말을 해가면서 나를 시험하다니.

하지만 나또한 항의의 말을 할 권리가 없다.

나도 결국 저승사자의 눈치가 보여 승재 아저씨의 부탁을 들어준 거니까.

그를 도와준 것은 선량함과는 거리가 멀다는 걸 내가 잘 알고 있었다.

가라앉은 분위기에 시아가 돌을 던졌다.


"에휴, 못봐주겠네. 말한 마디로 그렇게 시무룩해서야 어따 쓰겠어.

꼴이 완전히 소개팅에서 차인 남자네."


이국적인 외모이다만 현지인 못지않게 한국어 굴리는 실력이다.


"무,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소개팅?"


나는 얼굴을 붉혔고 길순은 처음들어보는 단어에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이 자식아. 막말로 넌 쌩판 처음 본 사람인데. 길순이 부차사라는 중책을 맡겨 줬잖아.

자기한테는 엄청 중요한 일인 텐데 결국 너를 믿고 살려준 거라고, 그렇게 우울해 있을 거면 때려쳐."


그녀의 말은 거칠었지만 핵심만 말해주고 있었다. 덕분에 감정도 빨리 추스를 수 있었지만 나도 해줄 만은 있다고요.


"아니, 근데 솔직히 말해서 이건 길순씨가 잘못한 부분이 좀 있지 않아요?

원래는 제가 죽을 때가 아닌데 길순씨가 일을 잘못해서 죽은 거잖아요?

다시 살려내 주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차사과실로 사람이 죽으면 그 사람은 더 좋은 환경에서 환생할 수 있게 해주는데 왜 그걸 마다 한 거야?"


뭣이?!

나는 입을 뻐끔거렸다.


"얼굴보니까 길순한테 듣지도 못한 것 같네."


이게 무슨 소리냐는 표정으로 길순을 보았다. 그러나 그녀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얼굴로 고개를 갸웃할 뿐이었다.


"죽어서 환생하는 것보다 주어진 삶을 제대로 사는게 더 좋지 않은가?"


시아는 착잡하게 길순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미안한테 길순, 모든 사람들이 너처럼 성실하지는 않아."


사뭇 진지하게 물어보았다.


"좋은 환경에서 환생한다고 하셨는데. 예를들면요?"

"환생시 얼굴이나 신체보정이라던가, 금수저보정 이런 거?"

"...좀 빨리 좀 알려주지..."

"다시 살아나기 싫었어?"

"아니...뭐 그렇다기 보다는."


계약서 제대로 안보고 사인해버린 느낌이랄까. 나는 반쯤 아쉬운 한숨을 쉬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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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가 용이란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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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저승사자의 벗이 되어 19.04.08 88 0 10쪽
14 오승재의 딸3 19.04.08 84 0 8쪽
13 오승재의 딸2 19.04.07 88 0 7쪽
12 오승재의 딸1 19.04.07 93 1 8쪽
11 요즘 저승사자는 19.04.06 99 2 7쪽
10 세상물정모르는 저승사자 19.04.06 99 1 7쪽
9 차사당과 저승사자와 부차사3 19.04.05 137 1 8쪽
» 차사당과 저승사자와 부차사2 19.04.05 171 2 9쪽
7 차사당과 저승사자와 부차사1 +2 19.04.04 201 1 7쪽
6 다시 살아나다 19.04.04 200 2 8쪽
5 원귀와 저승사자 +2 19.04.03 222 0 8쪽
4 저승사자는 용 19.04.03 230 1 7쪽
3 저승사자와의 첫만남2 19.04.03 251 2 8쪽
2 저승사자와의 첫만남1 19.04.03 259 1 7쪽
1 프롤로그 +2 19.04.03 384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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