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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백곰 님의 서재입니다.

절대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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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같은남자
작품등록일 :
2024.03.27 10:22
최근연재일 :
2024.04.13 13:50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58
추천수 :
0
글자수 :
56,319

작성
24.04.06 19:19
조회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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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12쪽

상인은 누런 돌멩이를 건넸고, 나는 금덩이를 받았다.

DUMMY

나는 칸에게서 700골드의 투자금을 뜯어내었다.


“형님, 어차피 저 아니었으면 잃었을 돈 아닙니까? 믿고 맡기시죠.”

“끄응!”


그렇게 투자금을 받아낸 난, 숨어있는 보물을 발굴하기 위해 상가로 떠날 준비를 마쳤다.


“동생!”


떠나려는 날 칸이 붙잡아 세웠다.


“혼자 가면 위험하니까, 넷째랑 같이 가.”


이후 여우를 부르는 그의 행동에 나는 의구심을 품었다.


‘순수한 호의일까? 아니면 감시일까?’


겉으로는 순박한 척 연기하며, 뒤로는 칼을 숨겨두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왜?’


인육을 먹거나 살인에 쾌락을 느끼는 미친놈이 아닌 한, 나에게 이렇게까지 할 이유가 없었다.


‘내 능력이 목적이라면, 그냥 가둬놓고 협박 좀 하는 게 훨씬 편할 텐데?’


냉정하게 생각했을 때, 나는 예언력 말고는 크게 특별한 것이 없는 놈이었다.

그런 놈에게 친밀감을 표하고, 거액의 투자금도 흔쾌히 맡긴다?


‘내가 이렇게까지 정성들여서 신뢰를 얻어야 할 정도로 가치 있는 놈이었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은 칸의 순수한 호의가 맞았다.

맞나?

맞을 거다.

그럴 것이다.

아마도······.


‘내가 너무 과민반응 하는 거겠지?’


내 힘에 대한 믿음이 깨져서일까?

자꾸만 드는 의심에 마음이 싱숭생숭해질 그때, 칸에게 불려 나온 여우가 막내와 함께 다가왔다.


“오늘 하루, 제가 형님을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이하동문!”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이야기하는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도 가증스러웠다.


‘어제는 반말도 잘만 하더니, 지금은 존댓말?’


앞과 뒤가 다른 그 모습에 비웃음을 나오려 했지만, 나는 참았다.


“잘 부탁합니다.”


최대한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여우에게 악수를 청하자, 그가 황급히 내 손을 붙잡으며 입을 열었다.


“형님! 말 놓으셔도 돼요. 아니, 말 놓아주세요.”


칸의 앞이라서 그런가?

착한 동생 연기를 하는 여우의 모습에 나는 무언가 속에서 올라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

“예!”


그렇게 나와 악수를 마친 여우는 막내를 돌아보았다.


“그런데···넌 왜 따라오냐?”


여우의 물음에 막내가 내 옆으로 달려오더니, 돌연 내 팔을 와락 껴안았다.


“형님! 나 심심해! 빨리 가자!”


이후 내 팔을 끌어당기던 그녀가 갑자기 팔짱을 풀더니, 도망치듯 문밖으로 나가버렸다.


“저거, 저거. 이럴 때만 끼 부리는 거 봐.”


피식 미소 지으며 막내의 뒤를 따라가는 여우

그렇게 나와 함께 할 동행자가 결정되었다.


“다녀올게요.”


내가 칸을 돌아보며 인사를 건네자, 칸이 걱정이 담긴 눈동자로 날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돈은 좀 잃어도 되니까, 몸만 다치지 말고 돌아와.”


만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나에게 저런 눈빛을 보내는 걸까?


피식


웃음이 절로 새어 나왔다.


‘형님이 그러시면, 제가 너무 바보 같지 않습니까?’


내가 왜 칸을 의심했을까?

그의 꾸밈없는 모습들이 떠오른 난,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정말 돈 잃어도 괜찮아요?”

“그···너무 잃지는 말고.”

“노력해볼게요.”

“끄응!”


그래.

나는 굴러들어온 돌이었다.

그런 돌이 박혀 있던 돌들을 밀어냈는데, 좋은 소리를 듣겠는가?


‘내가 노력하면, 다들 날 인정해주겠지.’


나는 그렇게 동생들의 환심을 사기로 결심하며 저택을 나서게 되었다.




먹고살 걱정이 사라진 사람들은 무엇을 찾게 될까?


‘맛있는 음식, 멋있는 옷, 더 좋은 집.’


과거 이것들은 귀족들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돈이 곧 신분인 시대, 그렇기에 귀족들의 전유물이었던 것들이 돈만 있으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것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러니 나는 미래에 유행하게 될 음식과 옷, 그리고 땅에 투자한다.’


나는 그렇게 투자 아이템을 찾아 이곳저곳 돌아다녔고, 그렇게 몇 가지 물건을 찾아내게 되었다.


“형님!”


다람쥐처럼 사과를 야금야금 깨물어 먹던 막내가 질문을 던졌다.


“그건 또 뭐야?”


내 손에 들린 카카오 열매를 가리키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신의 열매야.”

“신의 열매?”

“정확하게는 신의 열매였던 거지.”


과거 귀족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초콜릿

그것이 대량으로 재배되기 시작하면서, 현재는 그 인기가 조금 시들어버린 물건이었다.


“그럼 쓸모없는 물건 아니야?”


막내의 물음에 나는 씨익 미소 지었다.


“지금은 그렇지.”


조만간 어떤 인물이 이 열매로 버터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몇십 년 후 그 버터를 이용해 밀크 초콜릿을 만드는 자가 나타난다.


“우리는 요리사를 고용해서 이 밀크 초콜릿을 개발해낼 거다.”


이런 건 생각해내는 것이 어렵지, 개발하는 것은 비교적 쉬운 물건이었다.

그렇기에 이 밀크 초콜릿은 빠르게 상품화될 것이다.


“그다음엔 우리가 돈을 쓸어 담으면 되는 거지.”

“와!”


내 설명에 감탄사를 날리던 막내가 돌연,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속삭였다.


“우리 마치, 어둠에 숨어서 세상을 쥐어흔드는 악의 세력 같지 않아?”


문학소녀 같은 막내의 감수성에 나 또한 그녀처럼 음흉이 미소 지었다.


“넌 너무 많은 걸 알아버렸어.”


내가 목을 긋는 손짓을 취하자, 막내가 꺄르륵 웃음을 흘린다.


‘이 정도면 친해진 거 맞겠지?’


나는 그렇게 막내의 환심을 산 뒤, 뚱한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보는 여우를 돌아보았다.


“넌 뭐 궁금한 거 있어?”


내가 친근한 목소리로 물음을 던지자, 여우는 잠시 눈을 깜빡인 뒤 싱긋 미소 지으며 입을 열었다.


“제가 보기엔 형님이 하시는 것은 투자가 아니라 사업이신 것 같은데···돈은 괜찮으신 겁니까?”


700골드

분명 큰돈이다. 하지만 이 돈으로 무언가 이루어내기엔 애매한 돈이었다.


‘거기에 나는 기존 물건이 아닌, 전혀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 팔 생각이고.’


이제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물건

그것을 상품화하려면 연구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연구에는 돈이 필요하다.

아주 많이 필요하다.


‘연구는 돈 먹는 하마 같은 거니까.’


상황이 이러니, 초콜릿 하나에만 전념해도 돈이 부족할지 몰랐다.

그런 상황에서 나는 다른 것도 손을 대려 하고 있었다.

남들이었다면, 파산하고도 남았을 미련한 계획


씨익


당연하지만, 나에게는 이에 대한 계획이 있었다.


“내가 오늘 누구랑 계약했는지 기억하지?”

“예.”

“나는 그 사람들의 몸값을 높일 거다.”


시계와 세공 장인들

나는 이들과 전속 계약을 따내는데 투자금의 절반 가까이 소비하였다.


‘생각보단 몸값들이 높았지만, 그래도 미래를 생각하면 헐값이나 마찬가지였지.’


나의 계획대로만 된다면, 그들은 이른 시일 내에 어마어마한 부를 나에게 안겨줄 것이다.


‘초콜릿은 그렇게 번 돈으로 연구하면 되는 거고.’


그렇게 생각을 정리한 나는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건물 하나를 샀다.


‘이야, 그 많은 돈이 벌써 다 사라졌네.’


정말, 골드가 눈 녹듯이 사라졌다.

그래서인지 막내가 떨리는 눈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혀, 형님. 이거 괜찮은 거 맞아요?”


괜찮다.

확신한다.

내 미래가 이 계획이 성공한다고 이야기해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형님은 망설임이 없으시군요.”


의외라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여우의 모습에 나는 씨익 미소 지었다.


“망설일 필요가 뭐 있어?”


미래라는 치트키가 내 손안에 있다.

멍청이가 아니고서야, 이런 상황에서 왜 망설이겠는가?


“그 결단력 하나만큼은 존경할만하네요.”


날 대하는 태도가 조금 바뀐 여우의 모습에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죽는 게 두렵지 않으십니까?”


뜬금없는 여우의 질문에 나는 눈을 깜빡였다.


“그 돈이 어떤 돈인지 아시죠?”


모른다.


“실패하시면 아침 해는 보기 힘들어지실 텐데······.”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아! 참고로 제 특기는 가죽만 얇게 포 뜨는 겁니다. 그렇다고요.”


등이 축축하게 젖어가는 느낌이 든다.


“하하! 농담입니다, 농담! 방금 한 말은 잊어주세요!”


농담이지? 그렇지?


“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


나는 한동안 여우와 함께 웃음을 터트렸다.




그날로부터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동생!”


감동의 눈물을 펑펑 흘리던 칸이 내 몸을 꽉 껴안으며 소리쳤다.


“너는! 너는 천재야!”

“컥! 숨숨! 수우우움!”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내 계획은 성공했다.


“벌써 700골드야! 우리가 10년 가까이 피땀 흘려 번 돈을 너는 한 달 만에 벌어들였다고!”


한 달 만에 원금을 회수한 상황

이제는 내 돈 하나 들이지 않고 돈만 쓸어 담는 상황이었기에 칸이 잔뜩 흥분한 상태로 내 몸을 마구 흔들었다.


“도대체 무슨 마법을 부린 거야!?”

“우욱! 이, 일단 진정······!”


그렇게 칸을 진정시킨 나는 울렁거리는 속을 진정시키며 입을 열었다.


“옛날에 한 천재의 미래를 본 적이 있습니다.”


누구에게서 봤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나는 한 천재가 획기적인 광고를 선보인 미래를 보았다.


“형님이라면 책 팔아달라 의뢰받게 되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모르겠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말해 보세요.”

“으음···그럼 난,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설득하겠지?”


보통 사람이라면 칸과 같이 ‘책’ 자체에 집중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본 천재는 그러지 않았다.


“그는 인간의 심리를 너무나 잘 파악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책을 팔기 위해 건축가와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찾아간다.


“집 안에 책장을 두게끔 유도한 거죠.”

“책장을?”

“예.”


집 안에 빈 책장이 있다.

그럼 그 빈 책장을 책으로 채우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 아니겠는가?


“그는 사람들에게 책을 홍보하는 것이 아닌, 책을 살 이유를 만들어 준 것이죠.”

“아······.”

“저는 그런 그의 방식을 조금 이용했습니다.”


아직까진 사람들은 귀족과 왕족들을 동경한다.

그렇기에 그들은 귀족들의 삶에 관심이 많았고, 그런 그들을 따라 하고 싶어 한다.


“저는 신문사에 의뢰했습니다. 그저 지체 높은 귀족이나 왕족의 사진 한 장과 그가 이룬 업적에 대해 적어달라고 말입니다.”


뭐, 덤으로 사진을 찍을 때 손목시계나 악세사리가 돋보이게끔 찍어달라 요청도 했고 말이다.


“그럼, 사람들은 궁금해질 겁니다. 과연 저 귀족들이 입고 있는 옷이랑 장신구들이 무엇일까? 그런 생각이 들 때쯤 신문사는 이런 기사를 싣습니다.”


시계란 무엇일까?

이런 재목을 통해 시계가 무엇인지 소개하는 척 기사를 적으며, 귀족들이 왜 이것에 환장하는지 강조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사람들이 이것이 광고라는 것을 알지 못하게 하는 겁니다.”


사람들은 똑똑하다.

그렇기에 어중간하게 숨기는 홍보는 역효과만 낳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 말 이해하셨죠?”


설명을 끝마친 나는 칸을 바라보았다.


“어, 엉!”


이해는 못 했지만, 어쨌든 네가 대단하다는 표정을 짓는 칸의 모습에 나는 피식 미소 지었다.


“이제부터는······.”


장신구의 가치가 떨어지지 않게끔 고급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을 하려던 그때


“그만!”


내 말을 자른 칸이 씨익 미소 지었다.


“일 이야기는 그쯤 끝내고, 지금부터는 축하 파티다!”


보물처럼 숨겨 둔 고급술을 꺼내 드는 칸의 행동에, 그의 동생들이 환호성을 터트렸다.


“오오오!”

“술이다! 술! 술!”

“창고에서 술통 다 꺼내! 어서!”


순수함이 묻어나는 그들의 모습에 나는 피식 미소 지었다.


‘이 기회에 동생들이랑 친해져 볼까?’


나는 그렇게 술 파티를 기회 삼아 그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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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악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 안전핀이 망가졌다. 24.04.13 1 0 12쪽
9 첫경험 24.04.10 4 0 11쪽
» 상인은 누런 돌멩이를 건넸고, 나는 금덩이를 받았다. 24.04.06 4 0 12쪽
7 빛이 밝을수록 어둠은 짙어진다. 24.04.03 5 0 12쪽
6 나쁜 짓은 하지 말자. 24.03.31 5 0 13쪽
5 죽음이 걸어온다. 24.03.30 6 0 13쪽
4 왕이 될 운명이로다. 24.03.29 5 0 12쪽
3 그저 선 하나를 넘었을 뿐이었다. 24.03.27 5 0 14쪽
2 나의 오만함이 내 목을 졸랐다. 24.03.27 9 0 14쪽
1 7번째 악, 예언가 24.03.27 1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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