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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머글로리 님의 서재입니다.

매크로 쓰는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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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머글로리
작품등록일 :
2017.11.29 11:17
최근연재일 :
2018.01.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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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2,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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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2

작성
17.12.2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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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6화 매크로 쓰는 마법사.

DUMMY

매크로 쓰는 마법사 026화



영하가 몸의 회복을 마치고 병원 밖을 나섰을 때.

세상은 조금 달라져 있었다.

시민들이 돌아다녀야 할 길거리에는 국공 마법사들이 배치되어 있었고, 눈에 보이는 그네들의 모든 얼굴에는 긴장 어린 낯빛이 가득 차 있었다.

안전 구역은 더 이상의 의미가 없다.

경계를 넘는 몬스터들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지금껏 언론을 통제해 왔으나 이제는 그럴 수 없다.

세상에 알려질 것이다.

비상 사태 선포.

이번 던전 브레이크를 통해서 이전에 이태수가 말했던 일들이 일어난 것이다.

후 폭풍은 만만치 않았다.


―정부의 비상 선포에 따라서 수 백 명의 인파들이 정부청사 앞에서 시위를······.


몸도 풀 겸 애써 길거리를 걷고 있을 즈음, 빌딩 위에 걸린 화면에서는 그런 뉴스를 내보이고 있었다.

시민들은 분노했다.

도대체 어떻게 살라는 것이냐고.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다고 생각하자 그에 일어나는 분노가 모두 한 점으로 향한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던전 브레이크의 희생자들. 그들의 가족과 연인들은 피눈물을 흘렸으며 원독에 찬 저주를 퍼부었다.

시민들의 분노가 정부를 향한 것이었다면, 희생자들의 분노는 다른 곳을 향해 있었다.

“······.”

영하는 잠시 옮기던 발걸음을 멈추고서 화면을 응시했다.

오열하는 희생자들이 어디론가 살기 어린 욕지거리를 내뱉고 있었다.

화면이 그곳을 잡는다.

처참한 몰 꼴이었지만, 금방 알아볼 수 있었다.

정수리에 기다란 자상이 남아 있는, 절반밖에 남아 있지 않은 가탄의 머리가 보였다.

화면을 바라보는 영하가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상황이 어찌 됐든, 가탄이 진실한 감정을 내보였든지 간에 녀석은 수백의 사람을 죽인 괴물이었다.

안타까움, 불쌍함, 동정 따위는 모두 던전에 두고 왔다.

영하는 쓰게 입맛을 다시고서 손을 들어 배에 갖다 댔다.

‘이터널 코어.’

이것의 정체는 매크로로 알 수 있었다.

코어에 큰 변화를 느끼지는 못하고 있었다.

거창한 이름 따라 무한의 마나를 생성한다는 것도 믿기지 않았다.

현재의 영하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아직 코어가 몸에 완전히 동화되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전보다 많은 양의 마나와 강한 심력을 내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 시점에서 영하는 중급 티어 수준을 아득히 넘을 정도가 되어 있었다.

상급 티어를 목전에 둘 정도.

던전에서의 갖가지 기연들이 그렇게 만들어 주었다.

입안이 다시금 씁쓸해진다.

영하가 얻은 기연은 흑뢰천충을 제외한다면 가탄의 호의에서 나온 것이었다.

“······.”

영하는 입안에 도는 쓴맛을 퉤 뱉어내고서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현실로 돌아왔으니 현실을 생각하자.

스스로 되뇌며 가슴 깊이 새겼다.

이터널 코어에 관한 연구에만 매진하고, 흑뢰천충의 성취를 높이는 데에만 집중해야 했다.

그렇게 걷다 보니 어느새 약속장소에 다 와 있었다.

저 멀리서 걱정스러운 얼굴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김지수가 보였다.

영하는 그녀에게 다가가며 매크로의 인벤토리를 살폈다.

랫 키커의 어금니.

맨티스컬의 낫.

데스파시토.

회색 벌레의 입 슈트.

던전에서 얻은 부산물들을 활용해야 할 때였다.


* * *


“여기부터는 경계 밖이오. 그걸 알면서도 나가겠다는 건가?”

“네.”

“허······. 거 참. 라이센스 좀 봅시다.”

영하는 검문소에서 근무를 서고 있는 국공 마법사에게 라이센스를 건네 보였다.

이곳은 인류의 영토와, 인류가 빼앗긴 영토를 규정짓는 경계선.

이 밖은 무법지대나 마찬가지였다.

도처에 숨어 있는 몬스터들한테 습격을 받는 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으며,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고서 도망쳐 나온 이들도 무수했다.

마법사 라이센스를 가진 자만이 경계 밖으로 향할 자격을 얻게 되며, 일반적인 민간인들은 안전상의 이유로 절대 나가지 못한다.

“뭐······. 무사히 돌아오길 바라겠소. 행려자들 조심하고.”

“네. 수고하십시오.”

으레 그럴듯한 사무적인 형식에, 영하는 짧게 목례를 해보이고서 길을 나섰다.

경계 밖은 몬스터들의 수가 급증하지 않았을 당시 견학 차원으로 검문소에서 몇 번 본 것이 다였다.

실제로 경계 밖을 나선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검문소에서 오십 미터를 채 걷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인류와 오십 리는 떨어져있는 듯했다.

낯선 오지에 혼자 덩그러니 놓인 기분.

원래 인류의 것이었던 문명은 흔적만 남고서 이질적이고 음산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해보자.

영하는 깊게 숨을 내쉬었다. 떨려오던 마음이 진정된다.

적당한 긴장감만을 가지고서, 언제 일어날지도 모르는 전투에 대비해 몸을 예열시켰다.

파지짓······.

들어 올린 양손에 흑뢰천충의 암전(暗電)이 맺혔다.

매크로를 얻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자신을 성장시키는 데에 있어서 절대 게을리 하지 않았다.

마법을 형성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계속 유지하기에는 마나 소비가 너무 커.”

영하는 그렇게 중얼거리고서 암전을 꺼트렸다.

흑뢰천충을 건네준 최영애는 익히는 데에만 한 달이 걸릴 거라 예상했다.

매크로는 그것을 하루로 단축시켰다.

본디 비상한 두뇌로 마법 이론 쪽은 빠삭하게 외우고 다니던 영하에다가, 매크로라는 신위가 가미된 결과였다.

매크로가 확장시킨 오성은 현자 급의 심득이 담긴 이론의 구결도 단번에 이해하게끔 만들었다.

‘익히는 거와 잘 다루는 건 달라.’

영하가 경계 밖으로 나온 이유였다.

최영애는 영종도로 향하는 추천서의 조건을 단지 흑뢰천충을 익히는 데에만 두었다.

그 정도만 돼도 영종도에 가서 위험할 일은 없을 거라 여긴 것이다.

하나, 영하는 진취적인 인물이었다.

좋은 무기를 얻었다. 단지 손에 익숙하게끔만 만드는 거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이왕 흑뢰천충을 다루게 된 만큼 영하는 이것의 끝을 볼 셈이었다.

실제로 흑뢰천충은 영하의 입맛에도 아주 쏙 맞는 마법이었다.

극공의 마법. 모든 것을 찢어발기는 검은 전류.

하늘을 찌르는 흑뢰라는 거창한 이름 따라, 단계마다 어려 있는 무리들이 흉악했다.

흑뢰천충의 모든 구결을 익혔을 때.

창시자인 교수님의 남편은 직접 보지 못했지만, 대충 어떤 사람일 거라고는 짐작할 수 있었다.

‘분명 전투와는 거리가 멀다고 하셨는데······.’

그렇다고 하기에는 전투만을 위해 만들어진 악마의 마술 같았다.

온화해 보이는 사람을 무시하다가 된통 크게 당하듯.

겉으로는 그래 보여도 누구나 속에는 악마가 들어 있을 수도 있는 법이다.

악마의 마술을 샌드백만 치면서 성장시킬 수는 없는 노릇.

영하는 기감을 늦추지 않으며 계속해서 걸었다.

실전은 곧바로 찾아왔다.

크르르······.


[블루통(Blue Tong). 7티어.]


마법으로 돋군 안력에 한 무리의 블루통들이 포착되었다.

푸르댕댕한 피부에 돼지 대가리가 달린 녀석들.

짜리 몽땅한 신장은 흡사 난쟁이 같았지만, 높은 도약력과 재빠른 움직임, 흉악스러운 악력은 블루통을 7티어에 올려놓았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였다.

총 여덟 마리. 녀석들은 아직 영하를 눈치채지 못했다.

영하는 적당한 거리에서 멈춘 뒤, 매크로를 올렸다.


<적군 대상 지정 시.>

<흑뢰천충(黑雷天衝)일 단계, 뢰신섬(雷迅殲) 시전.>


파지지지직······!

일어나는 검은 전류.

넓게 벌린 양손에서 하나의 창이 되었다.

창대 없는 번개의 창이 허공에서도 꼿꼿하게 자신의 존재를 과시한다.

“크르르······!”

“크아아아!”

“케케! 케에엥!”

아무리 둔한 돼지들이라도 이렇게나 노골적으로 힘을 드러내고 있는데 눈치채지 못할 리 없었다.

겔겔대던 블루통들이 달려온다.

오십 미터, 사십 미터, 이십 미터. 녀석들의 속도는 빨랐다.

영하는 일직선으로 달려오는 녀석들의 우둔함에 감사를 표하며 창을 격발시켰다.

콰지지직!

거칠게 울려 퍼지는 파공음. 쏘아진 뢰신섬이 블루통의 머리를 꿰뚫었다.

실린 힘은 줄어들지 않았다.

선두의 대가리를 뚫고서도 계속해서 뻗어 나간다.

파악! 파악······!

뢰신섬 하나에 블루통 세 마리.

고꾸라지는 녀석들 사이에서 토사물이 날아온다.

블루통이 뱉어내는 토사물은 위력적이면서 동시에 움직임을 제한시킨다.

그래서 한 대라도 맞으면 까다로울 수밖에 없었다.

강력 접착제인 양 탄착점을 순식간에 굳히는 것은 사망 선고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영하에게는 아니었다.

흑뢰천충의 무리를 익힌 그에게는 손쉬운 일이다.

따로 마법을 시전하지 않아도, 흑뢰천충을 일으키는 것만으로도 온몸에 흐르는 암전이 근육을 자극한다.

세포 하나하나가 깨어났다.

그만큼 향상된 신체 능력은 다수로 날아드는 토사물을 손쉽게 피할 수 있게 해주었다.

타타타탁!

끈적거리는 토사물이 영하가 있던 자리를 덮친다.

영하는 달리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서 양팔에 마나를 불어넣었다.

파지짓!


<적군 대상 지정 시.>

<흑뢰천충(黑雷天衝)이 단계, 극절명승(極絶命繩) 시전.>


뢰신섬이 쾌속의 창이라면 극절명승은 내리치는 채찍이었다.

크게 휘두른 두 개의 채찍이 블루통들을 둘로 찢었다.

살아남은 녀석들은 피부색과 같은 파란 눈동자를 굴리면서 검은 채찍들을 보았다.

채찍에 서려 있는 암전이 다시금 스파크를 튀었을 때.

“크에에에에에에!”

“키이이익······!”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은 영하뿐이었다.

“첫 개시치고는 훌륭했어.”

영하는 처참하게 죽어있는 블루통들을 한 번 훑고서 양손에 맺힌 극절명승을 거두었다.

소비된 마나를 가늠해 본다.

매크로의 마나 활용률에 다시금 극찬이 어린다.

“이것들은 뭘 주려나······.”

사냥을 끝마치고 나면 전리품에 기대가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영하는 매크로의 인벤토리에 자동 루팅 된 부산물들을 살폈다.


【블루통 라드(Blue Tong Lard)-7티어.】

돼지기름이었다.


작가의말

돼지기름에 요리를하면....꿀맛!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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