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르떼판타지

체셔 게임(Chesiah Game)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르떼
작품등록일 :
2014.09.19 18:55
최근연재일 :
2015.03.31 06:18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6,863
추천수 :
57
글자수 :
65,112

작성
14.12.30 00:47
조회
305
추천
1
글자
8쪽

2. Outsider (3)

DUMMY

테키는 내가 앉은 의자를 밀고 훈련실습을 하는 곳으로 향했다. 밤이라서 그런지 야외가 아니라 실내였다. 자율수련 시간이라고 내게 설명해준 테키도 이미 먼저 와서 몸을 풀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들었다.

이곳에 오기 앞서, 나는 다리를 다쳤으니 오늘은 훈련에 참여하지 말고 쉬라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나도 이제는 체셔인데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대신 그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열심히 관찰하기로 마음먹었다.


"자, 자! 다들 놀지 말고 훈련하라고!"


반대쪽 출입구에서 다크 체셔 한 명이 걸어나왔다. 교관 정도의 신분으로 보이는 그 체셔는 '자율수련'이라는 제도에 걸맞게 사람들이 훈련하는 것에 대해 신경쓰지 않고 단지 그들이 제대로 하고 있는가만 체크했다. 그 교관은 내가 앉아 있는 쪽도 흘끔 바라보았지만, 나에 대해서는 이미 언질을 들은 듯 별 말이 없었다.

내가 여기 앉아 있는 걸 사람들이 신경쓰지 않자 그제서야 마음이 좀 놓인 나는 좀 더 주의를 기울여 그들을 살펴보았다.

훈련단은 1년 과정, 내가 지금 여기 들어온 시점은 훈련단 입소로부터 9개월이 지난 지금 나는 다른 단원들보다 많이 뒤처져 있음이 확실했다. 때문에 더 많이 노력해서 빨리 그들을 따라잡아야 했다. 갑자기 다리를 다치지 않았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이, 넌 훈련 안 해?"


단원들이 주로 하고 있는 건 근접격투훈련 위주인 듯했다. 판도라들과 가까이 있을 때 공격을 피하기 위한 건지 주로 민첩성을 많이 반영하는 동작이 많았다. 한창 보고 있자니 옆에서 목소리가 들려왔기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네?"

"훈련 안 하냐고. 다들 하고 있잖아."

"아, 오늘은 다리 때문에 부득이하게 훈련에 참여를 못 할 것 같아요. 빨리 나아야 할 텐데..."


내 옆에는 여자 한 명이 서 있었다. 지금 나에 대한 사람들 반응을 보면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지는 걸 알 수 있었다.

첫 번째는 나를 좋아하고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 아까 나와 얘기했던 트리브나 테키가 여기에 속했다. 내 과거가 어떻든 어떤 경위로 이곳에 들어왔든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두 번째는 내가 이곳에 들어오게 된 것을 그렇게 탐탁치 않게 여기는 사람들이었다. 스틴이 그랬고, 내 앞에 있는 여자의 분위기로 유추해보건대 이 여자도 그런 부류였다.

사람을 분류하는 건 그다지 마음 내키는 일이 아니었다. 잠시 고민하던 나는 한숨을 내쉬고 현실에 집중했다.

내 앞에 서 있던 여자는 나를 그대로 잠시 바라보더니 가 버렸다. 잠시간 그 여자의 뒷모습을 응시하던 나는 어깨를 한 번 으쓱하고는 다시 훈련하는 단원들을 바라보았다. 아까 나와 눈이 마주쳤던 검은색 머리를 가진 사람도 그들 중에 섞여있었다. 아까 봤을 땐 몰랐지만 다시 보니 머리가 짧았지만 여자가 맞는 것 같았다. 단원들을 한 명씩 차례대로 바라보며 훈련하는 것을 보고 있던 나는 트리브와 눈이 마주쳤고, 그는 씩 웃더니 내게로 걸어왔다.


"어때, 훈련하는 거?"

"뭐가 뭔지 몰라서 정확한 판단은 못 하겠지만......멋있네요."


내 말을 듣고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내 곁에 무릎을 꿇고 앉아 단원들을 한 명씩 설명해주었다. 교관은 그가 하는 행동이 단지 노는 것이 아니라 내 훈련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쪽으로 파악을 한 것인지, 아니면 그냥 별 신경을 안 쓰는 것인지 제제를 가하지 않았다.


"...저건 근접격투훈련 중에서도 판도라의 속도에 대비한 민첩성을 기르는 훈련이야. 딱히 마음에 들진 않지만, 트룹차일드답게 스틴이 이 쪽의 훈련성과는 가장 뛰어나."

"그렇군요."

"그리고 저 사람은 스틴 이외에 다른 트룹차일드야. 아까 말해줬었지? 이름은 엠버."


그는 아까 전부터 내가 주시하고 있던 검은 머리를 가진 사람을 가리켰다. 아까 전에 그, 아니 그녀인가? 아무튼 그 사람의 정체에 대해 듣긴 했지만 만약 그러지 않았더라도 뭔가 절도있어 보이는 자세에 누가 봐도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만한 사람이었다. 트리브는 잠시 주위를 빠르게 둘러보더니 목소리를 조금 죽여 말했다.


“엠버는 이 훈련단 중에서 솔직히 실력이 가장 좋아. 처음에 교관님이 스틴이 아니라 엠버에게 리더를 맡기려고 했는데, 자기가 거절했어. 그래서 스틴이 리더가 된 거지.”

“아, 그런 거였군요.”


혼자 볼 때도 다른 단원들과 뭔가 다르다고 느꼈지만 그런 말을 들으니 새삼 대단해 보였다.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짐이 되지 않게 열심히 훈련해야 할 텐데, 다른 사람이 12개월의 훈련을 받는 반면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3개월이 조금 넘을 뿐인지라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트리브 씨, 혹시 다리가 낫고 나면 제 훈련을 좀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엥? 그야 상관없는데, 나는 훈련 성적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야. 그래도 괜찮다면 기꺼이 도와줄게.”


비록 들어온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나는 이 사람이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일단 내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만 해도 감사할 일이었지만, 그 밖의 요구를 부탁했을 때 긍정의 표시를 보이니 기분이 좋아졌다. 사람을 대하는 데 익숙지 않은 나에게는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 다행이었다.

트리브는 잠시 생각하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다시 입을 열어 내게 말했다.


“아니면, 엠버한테 부탁해보는 건 어때?”

“...엠버요?”

“응. 훈련성적은 가장 좋으니까.”


트리브는 엠버를 흘끗 쳐다보더니 다시 나를 바라보았다.


“사실은 말야, 엠버는 성격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냐. 항상 무덤덤하고 그래서, 보면 혼자 모두를 왕따시킨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거든. 성과는 좋겠지만, 관계를 생각하면 그다지 엮이고 싶은 사람은 아니랄까, 뭐 그래.”

“그렇군요...”


나는 엠버를 바라보았다. 확실히 그녀는 아무하고도 말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 할 일만 하고 있었다. 나도 내가 사람 대하는 기술을 생각해볼 때 엠버와 엮인다고 절대 편해질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실력은 확실히 늘 것 같았기에, 일단 시도라도 해 보기로 한 나는 훈련이 끝날 때를 기다렸다가 자기가 있던 자리를 정리하고 있던 엠버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저기...”


애써 말을 꺼낸 보람이 없진 않았는지 엠버는 나를 돌아보았다. 트리브의 말이 맞긴 했다. 그녀는 뭔가 남이 접근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힘들었지만 나는 내가 할 말을 입 밖으로 꺼내놓았다.


“혹시, 제 다리가 다 낫고 나면 제가 훈련하는 걸 도와주실 수 있나요?”


작은 목소리였지만 의미전달은 되었을 것이라고 믿었다. 잠시간 나를 내려다보던 엠버는 몸을 돌려 걸어가며 대답해주었다.


“......그러던가.”


그 이외에 대화는 없었지만, 혼자 남겨졌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나도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일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노력한다면 어느 정도는 다른 단원들을 따라갈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며 나도 열린 문 쪽으로 다가갔다.


작가의말

제목의 의미는 왕따....라기보다는 이방인 쪽에 가깝습니다.

늦었네요. 바빴어요ㅠㅠ 일이 이것저것 겹쳐서 늦어버렸네요ㅠ


다음화는 제때 올릴게요. 부들부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체셔 게임(Chesiah Game)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1 2. Outsider (8) 15.03.31 218 1 7쪽
20 2. Outsider (7) 15.03.11 132 1 8쪽
19 2. Outsider (6) 15.02.16 258 3 7쪽
18 2. Outsider (5) 15.01.30 299 3 8쪽
17 2. Outsider (4) 15.01.13 138 3 8쪽
» 2. Outsider (3) 14.12.30 306 1 8쪽
15 2. Outsider (2) 14.12.25 285 1 7쪽
14 2. Outsider (1) 14.12.20 192 2 7쪽
13 1. Unknown (10) 14.12.18 250 3 5쪽
12 1. Unknown (9) 14.12.10 306 2 8쪽
11 1. Unknown (8) 14.12.06 189 1 8쪽
10 1. Unknown (7) 14.11.29 309 2 7쪽
9 1. Unknown (6) 14.11.23 291 3 7쪽
8 1. Unknown (5) 14.11.15 358 0 8쪽
7 1. Unknown (4) 14.11.01 339 0 7쪽
6 1. Unknown (3) +2 14.10.25 376 3 8쪽
5 1. Unknown (2) 14.10.20 496 2 8쪽
4 1. Unknown (1) +2 14.10.11 364 3 7쪽
3 프롤로그 (2) 14.10.04 493 3 8쪽
2 프롤로그 (1) +2 14.09.27 604 15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