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너....진짜 가는거냐?"
"무슨 소릴.."
"후우....너 근데, 진짜 가는거냐?"
낡은 아파트의 1층에서 대아와 만나 학교로 향하고 있던 원재는 계속해서 한숨을 쉬며 대아에게 물었따.
"자꾸 뭔 소릴 하는거야."
"아니..정말로...니가 보육원같은데를 가서 봉사라니.정말, 믿기지가 않아서, 내가 알고있던 모든 상식들이 무너지는 느낌이라서."
"내가 악마고, 악마는 어린이들을 삼지창에 꽂아서 잡아먹는 그런 존재여야 한단건가?"
"뭐.말하자면."
대아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어이 근데, 말이지. 넌가 아는 악마들 이야기중에서 아이를 괴롭혔단 이야기가 있던가?"
"음......없는것 같은데."
"있다쳐도 그건 좀 이상하지 않아?"
"뭐가? 오히려 어린아이와 친근하게 놀아주는 루시퍼라는게.."
"천사는 어떤데?"
"어린아이들을 학살하는 천사라는건 좀...."
"난 누구지?"
"무슨 소릴하는거야. 넌 루시퍼지."
대아는 걸음을 조금 늦추었고, 원재도 따라서 늦추었다. 이들은 토요일인 오늘 학교를 가고있었다. 보육원에 가기 위해서 보육원을 가는 버스가 학교앞으로 오기로 했기 때문이다.
"맞아, 난 루시퍼. 타락천사지. 과거의 먼 시간전에. 그분과 비기려고 했다가 타락한 천사지, 난 나의 작은 정의를 주장했고, 이 작은 정의로 그분과 비기려하였지. 내 그 정의에 아이에 관한 것은 들어있지도 않아. 다시 말하자면 난 아이에 관해서는 천사의 입장과 같아. 그리고 물어보지. 니가 사는세계에서 혹은 그린 그림중에 지옥에서 고통받는 아기의 그림이란게 있던가? 아니 아이라도."
"그렇게 생각해보면......그래도 아이랑 놀아주는 악마는."
원재는 살짝 말문이 막히면서 무언가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
"알아, 안 어울리지. 어린아이들을 살해하는 살인자에게서 아버지의 부성애를 생각할 수 없는것처럼. 설사 있다 하더라도, 개별적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동일선상에 놓아버리니까. 아무것도 연관되지 않은 두가지를. 단지 부정적인것과 호의적인 것 두가지로 나뉘어서, 연결시켜버리니까. 그게 커다란 실수의 징조지. 어리석음의 증명이고, 물론 나쁘지 않아. 그렇게 판단해야 부정적인 이미지를 어떤것이든지 피해야한다는 심벌이 될 수 있으니까. 구호가 될 수도 있고, 솔직히 너의 말도 일리는 있는게, 일리라기보단, 때려맞춘 격이지만. 나는 아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악마전체를 말하는게 아니라, 나를 대변하면 그렇지. 사탄은 아이따윈 별로 신경도 쓰지 않는 녀석이고."
"다시 말하자면. 아이에 관해서는 악마들 개별적으로 다 다른 입장이라고? 넌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 입장이고?"
"그래, 그렇지. 아이는 정말 이기적인 존재잖아? 나쁜 것을 알고있으면서도 행하고, 자신의 약함을 무기로 이용하고? 얼핏보면 이기적이지 않아?"
"그건 좀 비약같은데."
원재는 대아가 단순히 아이를 싫어하는 부류의 인간정도로 비춰지기 시작했다.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해. 모두에게 성장속도는 달라. 누군가는 빠르고 누군가는 느리지. 누군가는 아이때부터 깨우쳐있고, 누군가는 성장해도 깨우치지 못하지. 어떤 아이는 잘못을 알고있기에 잘못하면 사죄를 해. 아이만의 방식으로, 하지만 어떤 아이는 잘못을 알면서도 행하지. 나이에 관계없이. 그런것은 보면 너도 알 수 있지. 그래 이건 아이전체를 싫어한다는 증거가 되지 못해. 하지만 난 전체가 망므에 들지 않아. 내가 보기에 잘못한 아이든지 잘못하지 않은 아이든지 무조건적인 우대권으로 처벌받지 않고있으니 말이야. 모두가 처벌받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나눠지는 착함과 나쁨과, 잘못하면 처벌받는 가정하에서의 착함과 나쁨은 차이가 있으니까. 난 좋아하지 않지."
"무슨 소릴 하는건지...어쨌든 결국 넌 아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거지?"
"야 원재야. 대아야 빨리와!...선생님 저기 왔어요. 휴우..빨리 뛰어오라고! 너희가 제일 늦잖아."
멀리서 경아가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중형버스 한대가 놓여있고, 한 선생님과 경아만이 밖에 나와있었다. 이미 출발 준비를 마친 상태같았다. 원재와 대아가 너무 대화로 늑장을 부린 탓이 컸으리라. 원재와 대아는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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