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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르튜92 님의 서재입니다.

보라색불꽃의아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비르튜92
작품등록일 :
2020.12.28 15:12
최근연재일 :
2021.01.22 20:49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909
추천수 :
7
글자수 :
164,776

작성
21.01.15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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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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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보라색불꽃의아크 24화.

DUMMY

24화.



챙- 캉-


달빛만이 비추는 어두운 빈민가에서 두 개의 검이 부싯돌처럼 부딪치며 작은 불꽃을 일으켰다.


‘이 자식 강하다.’


아크와 제온은 서로를 향해 검을 부딪치며 생각했다.


‘오밤중에 이런 실력자를 만날 줄이야. 너무 안일했어.’


아크는 빠르게 제온을 제압하고 도망칠 생각이었지만, 여지없이 자신의 움직임을 따라와 도망갈 틈을 주지 않는, 자칫하면 자신의 무릎을 꿇게 만들, 제온의 실력에 발이 묶여버렸다.


‘평범한 녀석이 아니구나. 반드시 네 녀석의 정체를 밝혀주마.’


흙의 나라 그 어떤 기사와 귀족도 자신의 검을 따라오지 못했는데. 어디선가 기사인 척 나타난 도둑놈이 나라 제일의 실력자라고 자부하는 자신과 호각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제온은 오기가 생겼다.


제온은 몸을 회전하며 공격하는 상단 베기와 이어지는 하단 베기를 선보였다.


챙- 챙- 캉-


하지만 아크의 눈은 제온의 움직임을 포착했고 하단 공격까지 막았다.


‘이 자식이.’


이번엔 아크에게 가까이 붙어 힘으로 밀치며 벽으로 몰아세우고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검을 내리쳤다.


자신을 향해 내리치는 힘 있고 올곧은 제온의 검을 아크는 흘리는 검술을 사용해 이번에도 피해버렸다.


덕분에 제온의 검은 바닥을 찍었고, 아크는 이 틈에 제온의 옆으로 빠져나가려 했다.


“어딜.”


제온은 빠져나가려는 아크를 어깨로 밀치며 다시 아크를 벽으로 몰아세웠다.


“이얏.”


찌르기를 했지만 이번에도 공격을 피하는 아크에, 제온의 검은 뒤에 있던 벽을 찌르고 말았다.


‘지금이다.’


이번에는 아크의 차례였다.


벽에 검이 박혀 틈이 생긴 제온의 옆구리를 향해 아크가 검을 내질렀다.


제온은 자신의 옆구리를 향해 다가오는 아크의 검을 막기 위해, 박혀있는 검을 힘으로 눌러 기울였고, 검의 손잡이를 이용해 아크의 검을 막는 센스를 발휘했다.


‘움직임이 엄청난 녀석이다.’


‘순간적인 전투 센스가 대단한데.’


챙-


두 사람의 검이 다시 부딪쳤다.


늦은 밤의 경합 소리에 빈민가에 하나둘 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이런.’


“어딜, 신경 쓰는 거냐!”


켜지는 불들을 곁눈질로 확인하던 아크에게 제온이 달려가 검을 휘둘렀다.


“우왁.”


제온의 공격을 가까스로 피하기는 했지만, 그 바람에 쓰고 있던 망토의 모자가 벗겨지고 말았다.


“네, 네 녀석, 그 머리색은 대체 뭐냐.”


보라색의 머리카락을 발견한 제온의 날카로운 눈이, 놀라 커지고 말았다.


하나, 둘, 셋, 빈민가의 불들이 계속해서 켜지기 시작했고, 어디선가 소식을 들었는지 갑옷이 철그럭 거리는 소리가 멀리서 다가왔다.


아크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이러다가 병사와 기사들에게 둘러싸여 정체가 들통 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없다. 소란스러워지더라도 마법을 사용해 강행돌파 해야겠어.’


화르륵.


아크는 켜지는 불들과 다가오는 소리에 마음을 다지고, 손에 보라색 불꽃을 일으켰다.


“미안하지만 시간이 없거든.”


그 모습을 본 제온이 파지지직. 소리를 내며. 자신의 왼손에 주황색 빛깔의 전기를 응축한 구슬을 만들어냈다.


‘역시 나와 똑같은.’


둘은 서로의 마법에 놀라고 있을 틈이 없었다.


눈앞의 강자를 제압해야만 했다.


“오빠?”


아크와 제온이 서로를 향해 마법을 사용하려는 순간이었다.


제온의 동생 제니가 그들의 앞에 나타난 것이다.


“제, 제니?!”


아크와 제온이 제니를 발견하고는 놀라서 동시에 소리쳤다.



잠시 뒤 횃불을 들은 기사와 병사들이 나타났다.


“흐음, 소리의 정체가 당신이었소?”


도착한 장소엔 제온 말고는 보이지 않았다.


“미안. 혼자서 검술을 연습하고 있었거든.”


제온은 소란을 일으켜 미안하다며, 기사와 병사들을 보내고는 집으로 돌아왔다.


“여, 고마워.”


“자, 이제 네 녀석의 정체에 대해 말해봐.”


제온이 자신의 집 의자에 앉아 자신을 향해 가볍게 경례하는 아크를 노려보며 말했다.


“우리처럼 다른 머리색을 가진 사람은 처음 봐요.”


그 옆에선 동생 제니가 아크의 머리색을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아크가 제온과 제니의 집으로 들어오게 된 상황은 이러했다.


서로를 향해 마법을 사용하려는 중에 제니가 나타났고 제온과 아크를 알아봤다.


제온은 마법이 부딪혀 동생이 다칠 수 있다는 것과 동생의 눈앞에서 누군가를 죽이거나 거칠게 제압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가 않아, 어쩔 수 없이 아크를 집으로 데려온 것이다.


그리고 보라색 머리인 것과 이곳에서 무슨 일을 벌이고 있었는지가 궁금하기도 했다.


아크는 자신이 이곳에 온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자신은 불의 나라에서 검은 괴물을 사냥하며 대륙 각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검은색 괴물들을 없앨 방법을 조사하는 사람이고, 그 단서인 고대의 문서가 이곳 도서관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곳으로 왔다고 했다.


“그래서 그 책을 훔치고 도시를 빠져나가는 중이었다는 거냐?”


“그래, 맞아. 수월하게 빠져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실력자를 만났지 뭐야.”


“대단해요. 아크기사님. 그래서 이 먼 곳까지 목숨을 걸고 오신 거군요.”


“고마워 제니. 그리고 나는 불의 나라의 기사가 아니야. 괴물 사냥꾼이지. 보라색 머리는 기사가 될 수 없거든.”


“그렇군요...”


“그래서 놀랐어. 너희 남매는 주황색 머리임에도 당당히 이곳에 살고 있어서. 도서관의 사서로, 나라의 기사로.”


“뭐가, 당당히 라는 거냐. 이 나라에 살게 해주는 조건으로 동생은 평생 도서관의 갇혀 살아야 하고 나는 평생 나라의 개로서 살아가야 한다. 알지도 못하면서 가볍게 말하지 마!”


부럽다는 투로 말하는 아크의 모습이 거슬려, 제온이 주먹으로 벽을 거세게 치며 말했다.


“오빠...”


“미안, 흥분했다.”


제니가 그만하라는 듯 다가와 손을 잡자 제온이 흥분을 가라앉히며 사과했다.


‘나와 다르지 않은 인생을 살고 있었구나.’


아크는 잠시 생각에 잠기다, 이내 제니와 제온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럼, 같이 나갈래?”


“뭐, 내 얘기를 어떻게 들은 거냐!”


제온이 다시 흥분해 아크에게 다가가 얼굴을 들이밀며 말했다.


“그러니까 나가자고. 함께.”


“우리가 대체 어디에 갈 수 있다는 거냐?!”


“시도해봤어?”


“뭐?”


“그러니까 네 말은 겁이 나서 못 나가겠다는 거잖아.”


“이 개식이.”


덤덤하게 말하는 아크의 모습에 제온이 욕을 내뱉고는 아크의 멱살을 잡고 주먹을 들어 올렸다.


“그만해 오빠.”


“하아, 제니에게 헛된 희망 가지게 하지 말고 이번만 눈감아 줄 테니 조용히 이곳을 떠나라.”


제온은 짜증이 솟구쳤다. 제니만 아니었으면 당장이라도 이 자리에서 아크를 죽이거나 기사들에게 넘겨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자신이 제니를 위해 몇 번이고 고민해서 결론 내린 인생을,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녀석이 가볍게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보라색 머리라고 숨어서 웅크리고 싶지 않아. 언젠가 내 손으로 이 세상을 바꿀 거다. 너도 잘 생각해 봐라.”


이번엔 아크가 자리에서 일어나 제온에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타오르는 불꽃을 담은 눈으로 당당하게 말하는 아크의 모습에,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나는 자신을 발견한 제온의 가슴속에 아크에 대한 열등감이 생겨나 뿌리를 내렸다.


보라색 머리카락에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꿈을 말하는 아크의 모습을 지켜본 제니의 눈이 반짝였다.


“숨겨줘서 고마웠어.”


아크가 제온에게서 고개를 돌려 나가는 문의 손잡이에 손을 올리던 그때였다.


“잠깐만요.”



도시 안에서 바깥으로 흐르는 물을 따라 물속에서 숨을 죽이던 아크는, 도시에서 한참 떨어지고 나서야 물속에서 고개를 내밀었다.


푸하. 콜록. 콜록.


“괜찮아?”


아크가 물속에서 나와 자신의 품에 안겨있는 리나의 상태를 확인했다.


“콜록. 콜록. 괜찮아요.”


리나는 물을 조금 마셨는지 기침을 내뱉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 밖으로 나온 아크와 리나를 향해 불쑥 손이 내려왔다.


“한참 늦어져서 걱정했어요.”


아크를 향해 뻗은 손은 리나의 하얗고 매끈한 손이었다.


“안 버리고 갔네?”


아크는 자신을 향해 내민 리나의 손을 잡았다.


애초에 세웠던 계획 시간보다 한참 늦어진 자신을 기다려준, 이제는 동료라고 부르며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그녀의 손은, 차가운 새벽 물에 홀딱 젖은 아크의 추위를 녹일 정도로 따듯했다.


“그런데 이 아이는 누군가요?”


홀딱 젖은 채, 물 위로 올라온 아크와 소녀에게 산초가 수건을 건네주며 물었다.


“새로운 동료야.”


“안녕하세요. 저는 제니에요.”


제니가 제온에게 받은 망토의 모자를 벗자, 아름다운 주황색 단발머리가 나타났다.


산초와 리나는 놀랐지만, 이내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예쁜 주황색 머리네요. 반가워요. 저는 리나. 그리고 이쪽은 산초라고 해요.”


“반갑습니다.”


살면서 처음 듣는 머리색 칭찬에 제니가 머리를 만지며 수줍게 미소 지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천천히 하고 우선 이곳을 벗어나자. 날이 밝으면 제니를 찾는 추격자들이 올 거야”


“책이 아니라 제니를요?”


“이 나라는 고대의 기록이 적힌 문서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지 안일하게 보관하더라고. 그보다 주황색 머리를 가진 남매의 소유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어.”


“남매요?”


“제게 오빠가 한 명 있거든요. 사정이 있어 함께 나오지 못했지만요.”


“그렇군요.”


“제온과 생각한 계획이 있어. 서두르자, 이곳을 벗어나는 게 먼저야.”


그렇게 새로운 동료 제니를 태운 지네 낙타가 깊은 새벽 북서쪽을 향해 움직였다.


제니는 새벽의 바람을 맞으며 멀어져 가는 암버를 바라보았다.


손이 떨렸지만, 그것은 추위 때문이 아니었다. 갇혀있던 새장 속의 새가 열린 문밖으로 날아가기 위한 예열의 날개짓이었다. 제니는 지금 세상 밖으로 날아가려 한다.



제니와 제온이 사라졌다는 소문은 금세 흙의 나라에 퍼졌다.


조사결과. 그들은 왕의 은혜를 저버린 것도 모자라, 신성한 대도서관의 규율을 어기고 한 권의 책을 훔쳐 남서쪽으로 달아났다는 것이다.


이에 분노한 왕은 정예 기사들을 움직여 제온, 제니 남매를 발견하는 즉시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다.


“남서쪽이면 물의 나라구먼.”

“물의 나라에 무언가 중요한 정보가 담긴 책을 넘기려는 속셈이겠지.”

“나라의 기사가 배신을 하다니. 쯧쯧.”

“주황색의 머리를 거두는 것이 아니었어.”


흙의 나라 북서쪽 끝에 위치한 어느 마을의 주점. 망토의 모자를 뒤집어쓴 한 남성이 주점 안으로 들어왔다.


남성은 소문에 대한 토론으로 열을 올리는 사람들 사이를 지나쳐 곧장 2층으로 이어진 계단을 올라갔다.


2층 구석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려오는 방으로 걸어가 문 앞에 섰다.


그 왁자지껄한 소리들 사이에서 익숙한 어린 소녀의 목소리를 들은 남성이 망토의 모자를 벗고 미소를 지으며 문을 열었다.


보라색 머리를 가진 남자와 빨간색 머리를 가진 남자와 여자 사이에서 주황색 머리를 가진 단발머리 소녀가 남자를 발견하고는 품속으로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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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보라색불꽃의아크 27화. 21.01.18 14 0 11쪽
27 보라색불꽃의아크 26화. 21.01.17 14 0 12쪽
26 보라색불꽃의아크 25화. 21.01.17 22 0 13쪽
» 보라색불꽃의아크 24화. 21.01.15 19 0 12쪽
24 보라색불꽃의아크 23화. 21.01.12 18 0 13쪽
23 보라색불꽃의아크 22화. 21.01.10 21 0 13쪽
22 보라색불꽃의아크 21화. 21.01.10 24 0 12쪽
21 보라색불꽃의아크 20화. 21.01.08 24 0 12쪽
20 보라색불꽃의아크 19화. 21.01.06 26 0 13쪽
19 보라색불꽃의아크 18화. 21.01.06 26 0 12쪽
18 보라색불꽃의아크 17화. 21.01.04 20 0 13쪽
17 보라색불꽃의아크 16화. 21.01.03 23 0 13쪽
16 보라색불꽃의아크 15화. 21.01.02 21 0 12쪽
15 보라색불꽃의아크 14화. 21.01.01 23 0 13쪽
14 보라색불꽃의아크 13화. 20.12.31 22 0 13쪽
13 보라색불꽃의아크 12화. 20.12.30 24 0 13쪽
12 보라색불꽃의아크 11화. 20.12.29 25 0 13쪽
11 보라색불꽃의아크 10화. 20.12.28 24 0 13쪽
10 보라색불꽃의아크 9화. 20.12.28 21 0 12쪽
9 보라색불꽃의아크 8화. 20.12.28 21 0 12쪽
8 보라색불꽃의아크 7화. 20.12.28 27 0 12쪽
7 보라색불꽃의아크 6화. 20.12.28 26 0 12쪽
6 보라색불꽃의아크 5화. 20.12.28 29 1 13쪽
5 보라색불꽃의아크 4화. 20.12.28 30 1 12쪽
4 보라색불꽃의아크 3화. 20.12.28 53 1 13쪽
3 보라색불꽃의아크 2화. 20.12.28 51 1 12쪽
2 보라색불꽃의아크 1화. 20.12.28 92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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