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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의 유토피아, 글세상 문피아

 

지난 주에 95화의 대장정을 마친 삼국지.

곧바로 뜸을 좀 들인 뒤에 신작을 방영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곧바로 중국 현지에서도 이제 막 종영한 따끈따끈한 녀석을 신작으로 들여왔다.

 

월, 화 밤 12시 50분이라는 엄청나게 부담스러운 시간에도 불구하고

성덕으로서 과연 누가 캐스팅이 되었을까 궁금한 마음에 어느 정도 잠을 포기하고

티비 앞에 앉아 귀를 쫑끗 세웠더랬다.

 

삼국지와 같은 배우인데 성우가 다른 경우가 있어 조금 적응이 필요할 것 같긴 한데

성우진 자체에는 크게 불만이 없다.

(KBS 신인 여자 성우님들의 불안한 연기력만 어떻게 한다면......ㅠ.ㅜ)

 

문제는 귀에 너무나 선명하게 들리는 ‘중복’이다.

한 회 출연 성우가 열다섯 명도 안 되는 느낌이다.

그러니 폭풍 중복은 필연적이겠지.

 

이해는 한다.

시간을 보라. 시청률이 제대로 나올 수 있는 시간이 아니다.

그리고 더빙에 대한 이상한 편견을 가진 사람이 많은 이 시점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중국 역사에 무척 관심이 많은 사람,

아니면 나처럼 성우 팬이 아니라면

저 시간에 깨어서 저걸 볼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겟는가 말이다.

 

그러니 광고도 안 들어가고, 예산이 줄어드는 것도 당연할 것이다.

(다른 프로그램은 안 그런데 더빙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는 광고까지 신경 쓰게 됐다.

사랑과 관심에 목마른 더빙이 아닌가.)

 

그런데 주인공이 왜 해설까지 하고 있는 걸까?

주인공이 왜 다른 배역의 목소리까지 내고 잇을까?

다른 조연들은 거슬리긴 해도 어쩔 수 없다손 치지만

주인공인 유방 역할을 한 성우가 다른 배우의 목소리도 연기하는 걸 보고서 기가 찼다.

 

설마.....성덕이 아니면 모르리라 생각해서 중복을 돌린 건가?

에라이~~~아무리 그래도 삼국지에서부터 삼국 어딜 가나 들리던 그 목소리를

시청자들이 진짜 모를 거라 생각한 거냐?ㅋㅋㅋㅋㅋㅋ

 

내가 다니는 커뮤니티에서는 주인공인 유방 성우가 해설까지 하는 걸 보고서

비아냥거리는 의미로 말했다.

“일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이냐?”

한 마디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뜻이리라.

 

다음 주엔 이런 의견을 받아들여서 적어도 유방이 해설하는 건 안 들었으면 싶다.

 

각설하고~

지난 주에 종영한 삼국지 더빙과

이번에 새로 시작한 초한지 더빙을 보면서 느낀 점이 있다.

 

첫째. 지원이 참 많이 줄었나 보다.

 

둘째, 주인공 목소리를 맡은 성우들이 어려졌다.

삼국지의 주역은 90년대 황금기를 이끌었떤 성우들이 대부분이었다.

(성우 팬 아닌 사람도 아는 분이라면 도가니 교장 역을 하신 장광님 정도겠다.

삼국지에서는 장광님이 ‘조조’ 목소리를 연기해 주셨다.)

 

하지만 지금은 그 주역들과 경력면에서 십 년, 혹은 그 이상 차이가 나는 분들이

유방과 항우를 연기하신다.

오래된 성우 팬인 나로서는 신선하면서도 조금은 씁쓸한 기분이랄까?

 

셋째, 이건 더빙판에 대한 얘기가 아닌 초한지 드라마 자체에 대한 이야기인데,

주인공인 유방이 개그 캐릭터라는 게 좋다.ㅎㅎㅎㅎ

묵직했던 삼국지의 주인동들에 비해 깃털처럼(?) 가벼운 유방이라는 캐릭터.ㅎㅎㅎ

앞으로 기대된다.

 

잠을 줄여가며 글을 쓰진 못할 망정

잠을 줄여가며 팬질이나 하고 있는.....

무책임한 글쟁이의 넋두리였다.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