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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정원님의 서재입니다.

팀 로빈 후드(Robbin hood)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동쪽정원
작품등록일 :
2019.05.04 16:36
최근연재일 :
2019.10.14 16:22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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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1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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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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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신설 (3)

DUMMY

"Fire!"



아쿠마의 가슴 한 가운데 집중된 입자가 한순간 폭발하며 데르를 향해 돌진했다. 직접 눈앞에서 보니 확실히 여태껏 데르가 상대했던 광문 마법사들이 쓰는 빛의 마법과는 뭔가 느낌이 많이 달랐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렇게 준비동작도 없이 광문 마법을 쓸 수 있는 마법사는 없다. 이제껏 만난 적 없는 고수라거나 그런 것이 아니었다. 아예 경우가 달랐다.


손을 뻗어 능력의 범위를 최대한으로 늘린 데르. 그녀를 향해 돌진해오던 섬광의 끝이 능력의 범위에 닿은 순간, 데르는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 더 늦기 전에 빠르게 몸을 굴려 광선을 피해낸 데르. 지면을 꿰뚫고 폭발한 광선의 여파가 주위를 휩쓴다.


-투콰아


접근하기 전에 빠르게 몸을 일으키려는 데르였으나 그럴 틈도 없이 그녀를 주먹으로 쳐 날리는 아쿠마. 크게 부상을 입고 솔직히 말해 조금 지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조금 전은 잠시 집중력을 잃었을 뿐, 능력의 발동 자체엔 큰 제약이 없었다. 그녀가 아쿠마의 광선을 없애지 못한 데엔 좀 더 다른 이유가 있었다.


두 발로 땅을 딛고 밀려나가던 몸을 멈춰세운 데르는 눈의 힘을 집중시켜 절단된 양팔의 절단면에서 신경과 뼈, 근육, 피부등을 재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정확히 말하면 이것은 재생이라기보다 상의 되감기라고 할 수 있었다. 예상대로 파괴된 상을 복구시키는 것도 가능한 것이었다. 아직 모르는 것 투성이지만 지금부터가 시작이었다.


-화륵


손을 쥐었다 폈다 하며 돌아온 팔의 감각을 실감할 새도 없이 날아오는 다음 공격. 이번에는 불꽃이었다. 아쿠마의 공격이 아니었다. 가볍게 손을 뻗어 불꽃을 터뜨려 없애버린 데르의 모습이 돌연 사라져 마법을 쏜 장본인인 란츠의 앞으로 나타났다. 곧이어 란츠의 복부를 차내 반대편 복도의 벽에 부딪히는 데르.



"커헉!"



충격으로 각혈하는 란츠를 한심하다는 듯이 내려다보는 데르. 두 팔도 날아가고 마법도 맞고 나니 자신이 너무 얕보인 모양이었다. 겨우 이 정도의 화문으로 자신의 털끝 하나라도 건드릴 수 있다고 착각하게 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도 굴욕적이었다.



"그냥 기절해있었으면 좋았을 것을...쓸데없이 설쳐대니 이렇게 되는 거다."



"으윽...지금이야!"



란츠가 다급히 외쳤다. 이는 데르를 향한 것이 아니었다. 그의 뜻을 빠르게 알아차린 하루가 아쿠마에게 곧바로 수신호를 보내자 즉시 그녀에게 달려들어 조금 전의 광선과 같은 에너지체를 주먹에 두른 채로 옆에서 그녀를 향해 내지르는 아쿠마. 데르는 전신에 강문의 오라를 두른 채로 그의 주먹에서 뿜어져나온 대량의 빛을 전부 받아내려고 했지만 복도를 가득 채우고 완전히 경기장 벽을 박살을 내버리는 빛.


한껏 피어오른 흙먼지가 어딘가로 걷히고 드러난 데르의 몰골은 처참했다. 치명상은 아닌 듯 했지만 몸 곳곳이 그을리고 긁혀 마치 높은 언덕에서 굴러떨어진 것처럼 엉망진창이었다. 아쿠마는 흥미롭다는 듯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다.



"So interesting. My 섬광(殲光)은 그렇게 쉽게 막을 수 있는 기술이 아닌데 말이지."



피를 뱉어내며 얼굴에 묻은 흙을 닦아낸 데르의 눈빛이 매서웠다. 확실히 강한 살기를 뿜고 있긴 했지만 적의라기보다는 경계심에 가깝게 느껴지고 있었다.



"신력(神力)...변이자들만이 타고나는 돌연변이의 힘이라. 펠리온 녀석들도 정말 많이 바뀌긴 한 모양이군. 그렇게 차별하고 눈엣가시로 여기던 능력자를 이렇게 높은 직위에 앉혀주다니 말이야."



"Sorry, 너무 어려워서 무슨 말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는걸? 적당히 하고 이제 그만 잡혀주면 안될까?"



"난 펠리온을 부수고 다시 새로 세울 것이다! 지금 너희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것이냐?"



"쉽게쉽게 말하랬잖아. 난 펠리온이고 뭐고 그렇게 큰 관심이 없어."



"뭐라고...? 그럼 뭘 위해서 이렇게까지 날 방해하는 거냐? 네녀석 정도면 이런 왕국 따위..."



-우드득, 우득



아쿠마의 팔의 피부를 꿰뚫고 천천히 솟아나는 뼈 같은 무언가가 커다란 랜스의 형태를 이루었다. 그것이 자라난 팔을 들어 데르를 향해 가볍게 겨눠보이는 아쿠마. 꽤나 무거워보이는 무기였으나 아쿠마에겐 조금도 버거운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생각보다 더 근력이 강한 괴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데르는 절로 긴장감이 들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그녀를 공격한 것은 아쿠마가 아니라 하루의 탄환이었다. 어느새 산탄총을 꺼내 뽑아든 그녀의 총구에서 뿜어져나오는 다량의 탄환들.


우스운 일이었다. 얻은 데이터에 따르면 하루는 알로소의 No.1으로서 펠리온 왕국 친위대의 대장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여자였다. 그런데 이렇게 학습능력이 부족하다니, 데르에게 마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조금 전에 확인했을 터인데, 아니면 자신의 공격을 우연히 꿰뚫은 것이 그녀로 하여금 오해를 하게 만든 것인가.


어느쪽이건 소용없는 짓이었다. 데르는 곧장 손을 뻗어 하루의 마법을 없애버리려 했다. 그런데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뭔가 위화감이 느껴진 것이었다. 위기를 느낀 데르가 다급히 능력의 형태를 뒤바꿔 마법의 상을 공중에 고정시켰다. 그대로 멈춰버린 총탄들을 그물 형태로 잇고 있던 예리한 와이어가 모습을 드러냈다.



"하, 기가 차는군. 까딱 잘못했으면 그대로 즉사할 뻔했어."



데르가 손가락을 튕기자 그대로 하루쪽으로 방향이 뒤바뀐 그녀의 총탄들이 다시 하루에게로 되돌아갔다. 하지만 하루의 앞에 제때 나타난 에시모의 수문 마법에 의해 가로막히고 말았다. 마무리 수인을 맺어 점성이 강한 벽을 뿜은 에시모의 마법이 마탄들을 붙잡아 속도를 늦춰 그대로 늘어진 와이어와 탄환들.



"쳇...!"



-콰직, 쿠과과아앙!



뒤늦게 읽어낸 듯했지만 완전히 피할 수는 없었다. 간단히 그녀의 몸을 꿰뚫고 벽에 부딪혀 고정시키는 아쿠마. 아까부터 자꾸 거슬렸다. 근력은 근력이고 신력은 신력이었다. 그의 가장 성가신 점은 바로 이 속도, 계속해서 데르의 시야와 감지 범위를 벗어나 회피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의 틈을 노리고 공격해오는 통에 대응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었다.



"I catch you!"



"천만에, 날 얕보지 마라!"



"엉?"



유체이탈하듯 데르의 몸에서 떨어져나오는 또다른 데르. 이번에도 상을 복제한 거였지만 단순히 만들어내는 것과는 조금 달랐다. 자신의 복제인간과 자신을 바꿔치기한 것이었다.


그렇게 옆으로 공격을 피하고, 강화 마법으로 상처를 지혈하는 데르. 그러나 하필 아쿠마가 찌른 곳이 폐 부분이라 피가 차오르는 것이 괴로웠다. 시간을 오래 끌면 끌수록 그녀가 불리해질 뿐. 역시 알로소를 세 명이나 상대하는 것은 조금 버거웠다.



"아쿠마, 그만 끝내라. 지금 상태로 녀석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어. 능력으로 두 팔을 재생시키느라 기력도 상당히 소모했다. 지금이라면 너 혼자서도 죽일 수 있을 거야."



"그럴까? 그럼..."



"죽일 수 있다고?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데르가 말했다.



"아직도 숨이 붙어있는 건가..." 에시모가 수인을 맺은 채 마력을 모으며 말했다.

"그 상태로 우리와 싸우는 건 불가능하다. 강화 마법으로도 그 부상은 회복할 수 없다는 것 정도는 우리도 알고 있어. 여기까지다."



"뭘 믿고 지금 끝을 입에 올리는 거냐? 이제 겨우 시작인 것을...!"



자신의 배에 손을 얹더니 입에서 사슬에 봉인되어있던 자신의 검은 반지를 꺼내보이는 데르.



"무리해서 팔을 다시 만들어낸 건 이걸 꺼내 쥘 손이 필요해서였다. 그리고 덤으로 이것도 말이지."



그녀의 품 속에서 번쩍이는 황금빛을 뿜어내며 노란색의 신옥이 모습을 드러낸다.



"저건?"



"어느 틈에 훔친 거지?"



"멍청한 소환수로 너희들이 연막을 쳤을 때다. 덤으로 내 반지 또한 이때 찾을 수 있었지. 그리고 비밀 하나 가르쳐줄까? 이 반지는 우리 레카의 결속력과 혁명의 뜻을 다지기 위해 '그분'께서 친히 자신의 흑옥을 쪼개 그 조각으로 만든 물건이다. 신옥만큼은 아니지만 이 물건도 사용자의 힘을 증폭시켜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지!"



-쿠과과아아아아!



데르의 몸을 둘러싸고 있던 기의 흐름이 격렬한 반응을 일으키며 솟구쳐오른다. 이 이상 그녀를 내버려뒀다간 뭔가 큰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직감을 느낀 하루가 빠르게 총을 들어 데르에게 방아쇠를 당겼다. 이번엔 광선의 형태로 총구에 기를 모아내 쏘아낸 하루의 연사가 데르를 덮쳐 연쇄적인 대폭발을 일으켰다.


-콰앙, 콰앙, 쿠과아, 콰아앙!



"에시모, 너도 도와라! 한 시라도 빨리 막아야 해. 녀석이 마력을 닥치는대로 끌어모으고 있다! 상처의 회복에 집중하고 있는 지금이 바로 기회다. 닥치는대로 마법을 퍼부어. 아쿠마는 아까처럼 계속해서 녀석을 몰아붙여라. 쉴 새 없이 녀석을 몰아붙일 수 있는 사람은 지금으로선 너밖에 없어!"



"Good!"



-타닷, 타앗- 타앗!



이곳저곳에서 벽과 땅을 차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리저리 눈을 굴리며 감지망을 펼쳐 데르를 찾는 아쿠마. 이윽고 하루의 마법 공세가 만들어낸 흙먼지를 꿰뚫고 모습을 드러낸 데르의 수도를 피하고 위로 튀어오른 아쿠마를 노리고 공중으로 뛰어오르는 다섯 명의 데르.


-카앙!


쿠에르노(Cuerno - 뿔)를 휘둘러 겨우 그녀의 속공을 막아낸 아쿠마. 여러 명의 데르의 분신들이 형체를 유지하지 못하고 바스라져 사라지는 동안 그 틈을 파고들어온 데르의 발차기. 강문이 집중된 그녀의 구두굽과 아쿠마의 쿠에르노가 부딪혀 불꽃을 튀겼다.


-카가앙!



"묵직하고 아픈 킥이로군...Lady!"



"너랑 농담 주고받고 있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시간이 많이 없다."



-쩌적..



다음 순간 아쿠마의 쿠에르노에 일어나는 균열. 이내 데르는 그걸 완전히 깨부숴 버리고 다시 한 번 벽을 차고 도약해 아쿠마에게 수도를 날렸지만 제 때에 아쿠마의 앞으로 모여든 섬광의 구체에 부딪혀 막히고 만다. 비웃듯이 웃어보이는 아쿠마의 등 뒤로 나타난 에시모가 수인을 맺어 날린 마법이 데르에게 직격했다.



"수문 아쿠아 드릴(水紋 Aqua drill)!"



순식간에 복도의 바닥에 고인 물에서 솟구쳐오른 송곳 형태의 거대한 여러개의 물줄기가 부딪혀 그녀를 튕겨냈다. 나가떨어진 데르가 벽에 등을 부딪히자 곧바로 다음 마법을 발동시키는 에시모.



"수문 대장천(水紋 大長川)!"



그의 앞으로 펼쳐진 마법진에서 물을 뿜으며 뿜어져나온 검 형태의 물줄기가 뛰쳐나오는 힘으로 그대로 돌진해 데르에게 부딪혔다. 엄청난 수압의 공격이었다. 직격이라면 분명 뼈 한두 군데는 박살났을 것이 틀림없었다.


-쿠과아아아아!


멈출 줄 모르는 강줄기처럼 계속해서 뿜어져나와 데르에게 쏟아지는 물세례. 계속해서 이대로 고압의 물줄기를 맞으면 얼마 안 가 전신의 뼈가 완전히 가루가 되어버리겠지만 데르는 신체능력을 강화시키는 강문(强紋)의 소유자였다. 이대로 숨통이 끊길리 없었다. 지금은 단지 자신에게 전력으로 쏟아지는 고수압의 물줄기를 받아내느라 몸을 움직이기 벅찬 상황일 뿐이었다.

상황을 지켜보던 하루가 다시 방아쇠에 손을 걸쳤다. 아쿠마 역시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다시 쿠에르노를 뽑아들었다.



"강도 자체는 비슷하지만 위력을 집중시켜 attack할 때엔 이쪽이 박살나는 건가? 역시 힘으로 승부를 보는 건 너무 dangerous해."



"에시모, 녀석을 구속해. 다른 녀석들을 잡을 때보다도 더 순도 높은 마력으로 붙잡아야 한다. 아쿠마, 너는 상황을 봐서 위험하다 싶으면 녀석의 두 팔을 다시 잘라버려라. 생물의 신체를 재구성하는 건 아무리 녀석이라도 많은 집중력과 마력을 요구하는 일이야. 신체를 재생하는 능력이라니, 금시초문이라 아까는 조금 당황했지만 이번엔 절대로 다시 회복하게 내버려두지 않을 거다."



"알겠습니다."



"Okay~"



마법진에서 뿜어져나오는 대장천의 마법은 발동상태를 유지한 채로 다음 수인을 맺어 점성을 가진 젤 형태의 마법을 뿜어내 데르의 발을 붙잡고, 그걸 지면의 흙과 뒤섞어 다시 넓은 늪을 형성해 완전히 움직일 수 없게 만든 에시모.


그들을 바라보던 란츠는 실력으로는 10번째로 가장 최하위 실력자인 에시모조차 이론으로만 배우고, 실제로는 란츠도 스스로 익히기에 벅찼던 마법발동의 2중 계산을 척척 해내버리는 알로소의 실력에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에시모와 아쿠마에게 받았다던 코만더와 리쿠의 훈련의 강도가 어렴풋이 보이는 듯했다.



"...지금은 몇 시 정도지?"



데르의 물음. 너무도 뜬금없고 갑작스러운 물음에 에시모가 당황하는 표정을 보이자 하루가 대신 답한다.



"그건 갑자기 왜 묻는 거냐, 검은 눈?"



"우리가 펠리온을 공격한지 몇 시간이나 흘렀을까 궁금해서 말이야..대국을 상대로 우리가 얼마나 버틴 거지?"



"안심해라, 대국은 너희들에게 무너질 정도로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으니까. 2시간, 그게 네녀석들의 한계였던 거야."



"2시간...그래, 후후..그렇단 말이지..후후후.."



"....?"



"그 정도라면 충분하다. 지금쯤이면 왕국의 병력도 곳곳으로 분산되고 혼란도 충분히 조장되었겠군. 안 그래도 벅차던 참이다, 이제 난투전은 여기까지야."



말을 끝마친 데르가 곧바로 힘겹게 수인을 맺어 오라를 뿜어내자 갑작스레 에시모의 마법진이 빛을 잃고 사라져버린다. 마법진에서 뿜어져나오던 물줄기 역시 갑자기 도중에 끊겨 사라지고 말았다. 당황한 하루가 갑자기 뭐하는 짓이냐며 눈을 돌리려는 순간, 에시모가 자의로 마법을 멈춘 것이 아니란 사실을 그녀도 깨닫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그녀 자신도,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움직임이 돌연 멈춰버린 것이었다.



'이....이건...!'



"힘이 넘쳐나니 이런 것도 가능하단 건가. 재미있군. 생각보다 더 엄청나...신옥을 얻는 것은 조금 변수였지만 덕분에 훨씬 더 빨리 일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쿠과과아!



그러나 다음 순간 그녀를 목을 붙잡고 순간이동과 같은 속도로 날아가 바닥에 그녀를 내리꽂는 아쿠마. 엄청난 굉음과 풍압이 바닥에 울려퍼졌다. 공격당했다는 사실을 알아챘을 때엔 이미 고통이 빠르게 밀려들어오고 있었다. 능력을 각성해도 이 정도로 격차가 남아있다니, 말도 안되는 적수였다.



"크헉!"



"모두의 상을 Stop? 시간이라도 멈춘 줄 알고 겁 먹었잖아. 뭐 어느쪽이건 간에 나한텐 능력이 통하지 않는댔지?"



-꾸드득..



숨이 점점 막혀온다. 기도를 눌러 질식시키려는 속셈이었다. 아니면 그가 내리칠 무쇠주먹에 맞아 머리가 터져 죽거나 둘 중 하나였다. 위기일발의 순간 돌연 능력을 발동시킨 데르의 힘에 의해 도중에 멈춰버린 아쿠마의 팔. 표정 역시 멈춰있지만 한껏 당황했을 아쿠마의 손을 뿌리치고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몸을 일으키며 그녀가 말했다.



"아쉽게 됐군. 아무래도 지금의 난 나 이외에 생물체의 상은 조작할 수 없다는 제약에서 해방된 것 같다. 그래서 이런 힘을 구사하는 것이 가능해진 거지. 지금쯤 왜 신력을 쓸 수 있는 네녀석이 내 능력에 걸려든 건지, 궁금해하고 있을테지. 자각하고 있었을지 잘 모르겠지만 네녀석은 우리 변이자들처럼 선천적으로 신력을 사용하는 게 아니야. 몸에 흐르는 마력을 신력으로 변환해 사용하고 있었던 거다. 그리고 그렇다는 건 어느 정도가 걸리건 반드시 변환하는 순간 빈틈이 생긴다는 것. 그 순간을 노리면 능력으로 어떻게 못해볼 것도 없지."



"............"



"아무래도 몰랐던 모양인데, 적에게 자신의 몸의 구조를 배우게 되다니 우습구나."



바로 숨통을 끊어버릴 수도 있었지만 상황을 보아 그건 힘들 것 같았다. 어떻게 멈추긴 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의 상을 멈추는 것을 오래 지속하는 것은 지금의 자신이라도 조금 무리가 있었다. 여기서 아쿠마를 죽여봐야 직후 능력에서 해방된 하루와 에시모의 맹공을 당해낼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 데르는 그냥 빠르게 자리를 벗어나기를 택했다.


땅을 차고 높이 뛰어올라 강문을 두른 수도로 천장을 꿰뚫고 올라가는 데르. 천장이 꿰뚫리는 순간 스피커에서 그녀의 탈락을 알리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그녀에겐 이제 별로 중요치 않은 사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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