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백향화 님의 서재입니다.

비매너 랭커 뉴비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백향화
작품등록일 :
2020.05.06 18:41
최근연재일 :
2020.05.06 19:01
연재수 :
3 회
조회수 :
182
추천수 :
0
글자수 :
11,847

작성
20.05.06 19:01
조회
38
추천
0
글자
13쪽

2화 | 삼촌이 거기서 왜 나와?

DUMMY

1

“저쪽 팀 조합이 이상합니다!”

“짤짤이 딜러에 치유계라.”


조합을 확인한 콩이 얼굴을 찌푸렸다.

전형적인 ‘중2병’ 조합 아닌가?


‘자신의 실력을 믿는 건가.’


한 명에게 몰빵하는 조합은 아마추어에서만 먹히는 수준.


“적당히 케어만 해줘도 되겠군.”


치유형 캐릭터를 선택한 콩이 후방에서 상황을 주시했다.


“탱커 어그로! 서폿은 나 풀 케어!”


모습을 드러낸 수아가 탱커를 지나쳐 콩에게 다가왔다.


“큭!”


생각보다 날랜 움직임.


“하지만 상대가 나빴어!”


차분히 저격총을 꺼낸 콩의 손이 빠르게 움직였다.

저격을 염두에 둔 대각선 무빙이지만 자신은 전 프로게이머!

피지컬은 떨어졌을지라도 기본적인 에임 실력은 어디 가지 않았다.


탕!


“끄, 끌어 치기!”

“크악!”


옆에 있던 개발자의 목소리와 수아의 비명이 겹쳤다.


[CRITICAL HIT!]


얼굴은 아니었지만 꽤나 큰 피해를 입었을 터.


“여기 상대 딜러부터!”

“오케이 갑니다!”


재장전하며 외치자 딜러 두 명이 콩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 순간!


“콩도 별거 없네!”

“큭?”


뒤로 빠질 줄 알았던 녀석이 자신의 앞까지 다가왔다.


“젠장, 풀 케어 때문이군!”


재빨리 총을 들이댔지만 수아의 손이 조금 더 빨랐다.

허리에서 꺼낸 검이 콩의 머리를 꿰뚫었다.


[HEAD SHOT!]

[First Blood, KONG!]


그리고 콩의 시체 위에 올라선 수아는,


스윽, 슥-.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했다.

빈정거림 가득한 썩소는 기본 장착!

이윽고 그가 입을 열었다.


“허접 쉐리.”


* * *


“이 새끼가!”


공격형 저격수로 캐릭터를 바꾼 콩이 순식간에 고지를 점령했다.

처음에야 방심했지만 이젠 안 당한다.


‘이제 한 방이면 네 녀석도 끝이야!’


콩의 총구가 빠르게 움직였다.


“으, 으악!”

“용의 힘이 나를 일으킨다!”


곧 궁극기까지 써가며 팀원들을 도륙하는 녀석.


‘가볍게 조준하고!’


무척 기민한 움직임이지만 콩이 조준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조준 완료!]


“후웁-.”


호흡을 골랐다.

녀석은 분명 뒤쪽에 있는 우리 팀 서포터를 노릴 것이다.

계산적으로 플레이하는 놈이니까.


‘그걸 간파 당할 거라곤 생각 못하겠지!’

“으랏차!”


예상대로 녀석이 서포터에게 향하는 순간!


탕!


‘오케이!’


정확하다!

이제 녀석은 피를 흘리며 쓰러질···


팅!


[DEATH, KONG!]


“말도 안 돼!”


데스캠을 확인한 콩이 경악했다.

자신이 격발하는 순간 정확히 이쪽을 쳐다본 녀석은 검을 휘둘러 총탄을 튕겨냈다.


“이게 가능하다고?”


어떻게 멀리 있는 저격수를 인식한 거지?

순간 한 가지 가능성이 떠올랐다.


‘사운드 플레이?’


이 거리에서 자신의 격발 소리를 듣다니!


‘악마의 재능이다!’


* * *


[전원 처치!]


“대, 대단하십니다!”

“으하하! 기본이죠.”


호탕하게 웃은 수아가 있는 힘껏 어깨를 올렸다.


‘그나저나 콩도 별거 없네?’


아까 전의 저격은 정말 실망, 대실망이었다.


‘그 유명한 콩이 일반 유저들이 주로 쓰는 꿀 자리에 있을 줄이야.’


사실 수아는 콩의 격발 소리를 듣지 못했다.

단지 보통 유저들이 자주 자리 잡는 위치와 타이밍에 검을 휘둘렀을 뿐!

전문용어로 뽀록.


‘창의력 없는 녀석.’


고개를 휘휘 저은 그가 거점을 향해 달렸다.


* * *


“전 프로랑 저 정도라니··· 저 녀석은 대체 뭡니까?”


밖에서 구경하던 게임방송채널 ‘혼게임넷’박영식PD가 물었다.


“내 조카지.”


덩치 큰 남성이 흐뭇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의 이름은 서형식. 초국가기업 베라크의 한국 지부장이었다.


“그건 압니다만, 저 실력은 마치···”


게임 속 캐릭터와 자신을 동일시한 것 같은 움직임 아닌가?


“무빙이 대단하지?”

“네. 말도 안 되는 동기화입니다.”


초반 구도야 딜러와 서포터의 대결이었으니 이해하겠다.

하지만 콩이 딜러로 바꾸고서도 보여주는 용호상박의 실력은 뭐란 말인가!


“지금 녀석의 싱크로율은 아마 90%를 넘길 거야.”

“그게 가능합니까?”


프로게이머 정도 돼야 나오는 수치다. 노력이 아닌 재능의 위치.


“가능하게 만들었지. 후후후.”

“···?”


특수한 훈련이라도 있나?

의도가 궁금했지만 섣불리 말해줄 사람도 아니었기에 말을 삼켰다.

대신에,


“저희가 새로 론칭 준비 중인 프로그램에 제격입니다.”


재야의 알테르 고수들을 모으는 프로그램.

외모와 실력을 보건대, 확실한 흥행 보증수표였다.

하지만 지부장은 고개를 저었다.


“그건 좀 뒤로 미루게. 더 해볼 게 남았거든.”

“그게 무슨···?”

“후후후.”


역시나 대답은 없었다.


* * *


"삼촌?"

게임을 끝내고 나오자 바깥에는 익숙한 얼굴이 서있었다.


“오랜만이구나. 실력도 여전하고?”

“그럼요.”


그 바쁜 삼촌이 여기엔 무슨 일일까?

한참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흐흠.”


알 수 없는 시선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콩.

그가 다가오더니 악수를 건넸다.


“···?”

“네 플레이 잘 봤다.”


피식.


'이거 그거잖아?'


만만하게 보던 상대가 의외의 실력을 보이자 인정한단 뜻으로 악수를 청하는 소년 만화의 클리셰!


‘이럴 땐 역시.’


수아도 그 손을 마주잡았다.

그리고 활짝 웃은 그는,


“또 덤벼봐, 이 허접아.”


지독한 비매너 플레이어였다.


2

“여긴···?”

“전에 온 적 있지?”

“네. 아빠랑 한 번?”


게임이 끝나고 삼촌이 데려온 곳은 지하 1층에 위치한 프리미엄 캡슐 전시장이었다.

유다 형도 함께 데려오려 했지만, 그는 어디론가 사라진 후였다.


'뭐야? 같이 와 놓고 어딜 간 거야?'


뾰로통하게 서 있을 때 삼촌이 말했다.


“자. 둘러봐라. 난 잠시 일 때문에 밖에 나갔다 올 테니.”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직원이 앞으로 나섰다.


“이건 얼마나 해요?”


흰 금속에 고풍스런 글씨가 수 놓인 가장 무난한 디자인이었다.


“아, 그건 터키 군수기업 총수께서 커스텀하신 캡슐로 가격은 한화로 약 17억 정도 합니다.”

“뭐라고오오!”


저딴 무난한 디자인의 게임기가 17억이라고!


“그럼 이건···”

“독일 전 총리께서 주문하신 캡슐로 약 21억입니다.”

“이건요?”

“한양 회장 님의 캡슐로 약 18억···”


그 후로 한참 동안 분노의 삿대질이 계속됐다.


* * *


“이건 또 얼마죠? 한 30억 하나?”


마지막으로 전시실 가운데에 놓인 제일 고급스러워 보이는 캡슐을 가리켰다.


“외계인을 위해 제작됐습니다. 가격은 전뇌 접속 기술입니다.”


하긴, 외계인을 위한 제품이라면 가격이 저···


“···정도일 리가 없잖아! 외계인이 어딨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네. 농담입니다.”


직원이 여전히 생글거리는 미소로 대답했다.


“너무 지쳐 계시길래 힘 내시라고 농담 한 번 해봤습니다.”


비척거리는 수아를 지켜보던 직원이 이번엔 제대로 된 설명을 시작했다.


“이 모델은 저희 베라크에서 생산한 차기 플래그십 모델로, ‘드림캐쳐2’입니다.”


그제야 안심했다.

외계인과 전뇌 접속이라니. 그런 끔찍한 소리는 믿고 싶지 않다고.

그때 삼촌이 전시실로 돌아왔다.


“다 봤지?”

“네. 인생이란 허무하군요.”


현자 타임에 빠진 수아가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모델도 설명해줬어?”


삼촌이 드림캐쳐2를 가리키며 말했다.


“예. 방금 설명 드렸습니다.”

“잘 봐. 이제부터 네가 쓸 캡슐이니까.”

“네에에?”


이번엔 직원도 놀랐는지 입을 쩍 벌리고 있었다.


“그냥 주는 건 아니야. 안정성 테스트 격인 거지.”

“삼촌···”

“형이 그렇게 되고 많이 도와주지 못한 게 아직 걸린단다.”

“아니에요.”


수아의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또르르 떨어졌다.

당시엔 자신이 연락을 안 한 것도 있으니 비단 삼촌만의 잘못은 아니었다.


“짜식, 울긴 왜 우냐?”

“크흡! 그게, 아버지가···”


아무리 마음이 강하다 해도 자신 역시 20대 초반.

어린 나이에 인생의 풍파를 모조리 겪고서 사라졌다 생각한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렀다.


“아이고, 이 삼촌이 있지 않니? 뚝 그쳐라.”

“크흡, 삼촌···!”

“수아야···!”

“지부장 님···!”


금세 포옹하며 돈독한 가족애를 다지는 두 사람.

그리고 왜 우는 지 이유를 알 수 없는 직원까지 총합 세 명의 울음소리가 퍼졌다.


* * *


베라크 본사에서 조금 떨어진 길목.

여전히 울상이던 수아의 얼굴이 점점 밝아졌다.

이윽고 사악한 미소를 감추지 않는 그!


“크흐흐흐! 내 연기도 이 정도면 녹슬지 않았어!”


<유주얼 서스펙트>라는 영화에서 착안해낸 반전 연기!

그야말로 대성공이었다.


3

“크흐흐. 삼촌한테 점수도 땄겠지?”


알테르를 만든 베라크의 무려 한국 지부장이다.

삼촌에게 잘 보이면 약간의 콩고물이라도 떨어질 게 분명했다.


“크크. 정보를 수집해야겠군.”


한참 웃던 수아가 컴퓨터를 켰다.

어차피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게임에 모든 게 걸린 운명.

이왕이면 사전 조사를 해볼 셈이었다.


“후후후, 그때 나의 인기는 대단했지.”


과거를 생각하자 절로 웃음이 났다.


“모든 유저들을 짓누르는 강대한 무력과 약자들을 자애롭게 굽어 살피는 성군.”


전성기를 생각하며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새로운 쪽지가 도착했습니다.]

[새로운 쪽지가 도착했습니다.]

[새로운 쪽지가 도착했습니다.]


“아아, 이 놈의 인기는.”


사라진 자신을 그리워하는 팬레터가 분명하리라.

유명인 된 도리로서 쉽게 넘길 수 없지!


“어디 한 번 볼까?”


[FROM. 라그나르]

개수아! 이 착한 친구야! 너희 어머님은 건강하시냐! 너 착한 아이 때문에 내가 가족 같은···


필터를 잔뜩 거쳤지만 여전히 정제되지 않은 감정!


“짜식, 많이 보고 싶었나 보군.”


하지만 욕설을 가볍게 넘긴 그가 다음 메시지를 열었다.


[FROM. 네스터]

너 때문에 내 아이템 다 날렸잖아! 이 착한 아이야!


“후후후.”


다음,


[FROM. 호드로]

개자식. 개자식. 개자식. 개자식 개자식···


그 다음도,


[FROM. 제피도]

자네의 사기 수법은 당해도 당해도 새롭군. 다음에 만나면 사지를 부숴주겠어. 껄껄껄.


온통 욕뿐이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그는,


“아이고, 몸 둘 바를 모르겠네.”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랭킹 1위이면서 동시에 극악무도한 비매너 플레이어!

강도 1,392회, 절도 2,134회, 살인 6,718회 등등.

전과를 나열하자면 끝이 없는 유저가 바로 수아였다.


“짜식들, 츤데레네.”


4

[홍채 및 얼굴 데이터 등록 완료. 사용자 인증이 완료됐습니다.]


캡슐이 도착하자 수아는 곧바로 안으로 들어갔다.


“알테르 실행.”


[알테르를 실행합니다. 현실 같은 세상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RPG의 테네벨레, FPS의 트리고누스, 시뮬레이션의 라그나로크라···.’


수아가 했을 때의 알테르와 지금의 알테르는 전혀 다른 게임.

수집했던 대륙 정보를 상기시켰다.


‘본 대륙이 테네벨레라는 이름으로 패치된 건가?’


유다는 트리고누스 유저라고 했다.


[이제 곧 알테르 속으로 들어갑니다. 3. 2. 1.]

[당신의 새로운 인생을 응원합니다.]


그 말을 끝으로 시야가 검게 물들었다.


* * *


수아(Lv.149)

칭호 : 최초의 용, 사탄의 스승 등

종족 : 해룡족

생명력 : 520,000 / 520,000

마 나 : 331,000 / 331,000

직 업 : 천둥의 광전사

[근력 362] [민첩 255] [지력 153]

[행운 45] [친화 150]

추가 포인트 : 0

- 해룡족으로 각성하지 못해 변신 에너지가 누적되지 않습니다.

<스킬 목록> + -


살랑거리는 바람과 빵 굽는 냄새.

마치 고향에 돌아온 듯한 산뜻한 봄기운이 느껴졌다.


‘1년 만인가···?’


잠시 눈을 감은 채 온몸으로 전달되는 감각을 느꼈다.

특히, 주변의 웅성거림은 더욱 크게 들렸다.


“저거 진짠가?”

“확실해! 푸른 머리에 미남!”

“드디어 찾았군!”


무슨 소리지?

왠지 자신을 지칭하는 것 같은 목소리에 수아가 가볍게 눈을 떴다.


“너희는···?”


그리고 목격한 것은 일대를 가득 채운 수많은 유저들!


“개수아다!”

“죽여!”


5

“근데··· 내가 수아한테 저항템에 대해 알려줬었나?”


방송을 마친 유다가 머리를 긁적였다.


“예전이랑 게임이 많이 달라져서 쉽지 않을 텐데.”


예전 150레벨과 지금 150레벨의 스펙은 천지 차이!

아무리 수아의 콘트롤이 좋다고 해도 당해낼 수 없을 게 뻔했다.


“에이. 뭐 첫 접속부터 싸움 날 것도 아닌데.”


한참 고민하던 유다는 대수롭지 않게 침대에 누웠다.


6

“이 허접 쉐리들이?”


감히 고인물 오브 고인물인 수아 님의 회상을 방해해?

당장 하늘 높이 뛰어오른 수아의 손에 다량의 번개가 형성됐다.

드레이크까지 날렸던 강대한 파워!


“번개 사슬!”


그의 공격이 사방으로 흩뿌려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비매너 랭커 뉴비되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2화 | 삼촌이 거기서 왜 나와? 20.05.06 39 0 13쪽
2 1화 | 아니면 한 판 붙든가? 20.05.06 62 0 11쪽
1 프롤로그 | 랭킹 1위 비매너 플레이어 20.05.06 82 0 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