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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맹꽁이의 서재입니다.

용사는 돈 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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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맹꽁이
작품등록일 :
2023.02.20 17:27
최근연재일 :
2023.03.14 23:42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1,227
추천수 :
24
글자수 :
124,860

작성
23.03.11 10:02
조회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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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20. 북쪽으로(8)

DUMMY

삼박이는 불안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조금 전 연습하는 꼴을 보니 똥줄이 타는 것이다.


“이안님. 제발 부탁드립니다. 평소처럼만 해주세요 제발...”


삼박이는 눈물까지 글썽이며 빌었다.

이안은 마음이 찡해졌다.

처음에는 적이었지만 한솥밥 먹으며 같이 고생하다보니 식구가 된 것 같았다.


이안은 삼박이의 어깨를 힘 있게 잡았다.

눈빛 가득 신뢰를 담아 쏘아준다.


“나를 믿어라.”

“넵! 믿습니다!”

“눈 웃음은 하지마라. 더럽다.”

“넵!”


배라와 배로가 끼어들었다.


“그래 이안! 무커새끼를 죽이고 와라!”

“나는 네가 이긴다에 전 재산을 걸 수도 있다.”


삼박이가 움찔 했다.

용병에게 있어 전재산을 건다는 말은 목숨을 건다는 것보다 더 신뢰한다는 뜻이었다.

짧은 순간에 저 정도 믿음을 준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삼박이는 이안의 감화력에 감탄했다.

그래서 충성도가 조금 올랐다.


하지만 진실은 이랬다.

켄타로스에게 전재산 건다는 것은 코 파는 것 보다 쉬운 일이었다.

애초부터 가진게 없는 것이다.

어쨌든.


“그래. 다녀오마!”


이안은 경기장으로 향했다.

경기장으로 가는 길.

어두운 통로 저편으로 아치형 빛과 이안을 부르는 환호가 있었다.


“이~안 이~안 이~안”


이안은 눈을 감고 심호흡을 했다.

코가 욱신거렸다.

이 아픔은 이안이 결정 내리는데 도움을 줬다.


‘기술 쓰다 맞아 죽겠다. 원래 스타일로 가자. 힘으로 조진다!’


이안은 가슴 가득 숨을 채워 뛰쳐나간다.

챔피언인 이상 관객을 위한 퍼포먼스를 보여 줘야했다.


“으아아아아! 이 드~ 러운 새...?”


경기장 반대편에 원숭이 수인이 있었다.

이안의 시선이 왕좌로 향한다.

삼박이가 입모양으로 소리쳤다.


-쟤가 도전자에요!-


***


피와 모래의 성지.

아레나 중앙에 MC 웁타 서있었다.


은목걸이이에 은반지, 은팔찌 등등.

온 몸을 은으로 휘감은 그의 몸은 눈부시게 빛났다.

관객석의 여자 켄타로스들은 웁타의 은장식에 눈이 돌아갔다

“웁타아아아! 돈 갚아 이새끼야아아아!”


물론 다른 관중들의 함성에 묻혀서 잘 들리지 않았다.

웁타는 여인들의 함성소리에 힘이 났다.


저것 봐라!

눈빛 한번 쏴주니까 게거품 문다 으하하하!


웁타는 어제 연습한 존나 멋진 미소를 지으며, 나무로 대충 깍아 만든 마이크를 들었다.


“도전자아아~ 저어어기 숲속 찌끄레기 출신~ 대가리 작고 팔 늘어진 원숭이수인~ 성~ 융~”

“우우우우우우”


관중의 야유가 하늘을 찌른다.

당연했다.

강력한 우승후보인 무커를 꺾었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샀다는 뜻이었다.

그들의 빡침은 야유로 돌아왔다.

MC웁타는 그 이유를 알기에 크게 웃었다.


“으하하하 꼬꼬마 새뀌들. 진 놈이 병신이지~ 자아~ 시작한다!!! 우리의 챔피어어언-”

“이~안 이~안 이~안 이~안”

“위~대한 켄타로스족 전사의 초대를... 이 새끼들아 조용히 좀 해! 소개를 해야-”

“이~안 이~안 이~안 이~안”


웁타가 지랄하면 지랄할수록 이안을 부르는 목소리는 더더욱 커졌다.

왜냐하면 웁타의 돈 허세가 싫어서였다.


“에이 씨발 X 같아서!”


결국 빡이 친 웁타가 마이크를 던졌다.

관객들은 승리를 자축하며 환호했다. 이안을 부르는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그러자 경기장 한켠에서 이안이 튀어나왔다.


“으아아아아! 이 드~ 러운 새-”


이안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욕설을 내뱉으며 경기장에 들어섰다.

물론 함성에 파묻혀 말이 들리진 않았다.


상관없었다.

관중들은 자기들이 소리 지르고 놀고 싶은 거지, 이안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게 아니었다.

만약 이안이 느닷없이 똥을 싸더라도 박수치고 환호할게 분명했다.


“이~안 이~안 이~안”


경기장 밖에 나온 이안은 저 쪽에 원숭이수인을 보고 몹시 당황하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눈이 동그랗게 떠졌는데, 관중들은 그딴거 모르겠고 그냥 좋아했다.

눈치 빠른 몇몇은 챔피언이 눈싸움을 건다고 더 좋아했다.


“아우 저 병신들”


웁타는 이안이 당황한걸 알아차렸다.

아무래도 결승 경기를 보지 못한 듯 했다.

사실 웁타 본인도 원숭이가 이길 줄은 몰랐다.

이안이게 다가가 옆구리를 쿡 찌른다.


“정신차려라. 저놈 저거 꺼벙하게 생겼는데 꽤 하더라.”

“오케이!”


이안은 회복이 빨랐다.

금방 눈빛이 돌아오더니 이리저리 어깨를 풀었다.

단번에 끝낼 모양이었다.


“야. 쟤 잘 피한다.”

“그래?”

“그론이랑 좀 비슷한데가 있어. 조심해라.”

“오케이!”


웁타는 이안을 믿었다.

평소에 얼마나 빡세게 수련하지는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맺집도 얼마나 좋은지 죽도록 맞아도 벌떡 일어났다.

맞을 순 있지만 질수는 없다!

웁타는 신뢰의 눈빛을 보내며 물러섰다.


“자아~ 준비이이이!”


아래나 위.

두 선수가 마주섰다.

이안은 상대를 꼼꼼히 관찰했다.


얼굴은 오랑우탕처럼 생겼다.

작고 웃는 상이었는데 키는 이안과 마주볼 만큼 컸다.

팔은 무릎 아래까지 내려온 정도로 길고, 전체적으로 흐느적거리는 느낌.

웁타 말대로 흐물흐물 잘 피할 것 같았다.


“시자아아악!”


웁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이안이 뛰어들었다.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 모를때에는 일단 선방을 날리는 것이 중요했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처맞기 전까지는-


핵주먹으로 알려진 타이슨이 한 말이었다.

이 말에 곧 이안의 전략이었다.

엄청난 주먹에 한 대 맞으면 계획이고 나발이고 끝나는 거였다.

이안의 주먹이 원숭이를 쳤다.


“..?!”


주먹이 허공을 갈랐다.

아니 분명이 맞았지만 상대를 치는 느낌이 없었다.

마치 허공을 가르는 것처럼.


두발, 세발.

이안의 주먹이 계속해서 꽂혔다.

광중들의 챔피언의 폭풍펀치에 환호하며 자기 머리카락을 잡아 뽑았다.

함성은 하늘을 찌를 듯 커졌고, 이안의 불안은 그것보다 더 커졌다.

이안이 물러섰다.


‘저 새끼 뭐지?’


수십발을 때렸다.

그런데 한발도 맞지 않았다.

아니 전부 맞췄지만 전부 흘렸다는 표현이 정확했다.


이안의 뺨을 타고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공포란 무지에서 비론된 감정이라고 했던가?

누가 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말은 진실임이 분명했다.

이안은 난생 처음 공포를 느꼈다.

놈의 움직임을 읽을 수 없었다.


“오세요~”


느리고 부드러운 말투.

눈 앞에 원숭이가 손가락을 까딱까딱 했다.

그리고는 길쭉한 팔을 이리저리 움직여 태극권 하는 할아버지 흉내를 냈다.


느리고 유연한 움직임.

흐느적거리는 몸뚱아리와 저 움직임이 원인인 것 같았다.

이안은 그론의 가르침을 떠올렸다.


-임마! 검술의 기본은 다리야 다리! 무게중심을 잘 잡아야 안흔들리지!-


다리를 잡으면 저놈을 잡는다!

이안은 화살처럼 튀어나가 로우킥을 찼다.

그 모양새가 마치 통나무를 내려치는 도끼 같았다.

킥을 흘리는 건 불가능 한 듯, 원숭이는 좀 전과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이안의 눈동자가 빛났다.


‘이건 먹히는- 읍!’


이안이 급히 고개 숙였다.

머리위로 쎄에엑! 공기 찢는 소리가 났다.


‘백스핀 블로우?’


이안의 킥을 맞은 원숭이는 그 방향 그대로 몸을 회전시키며 손을 뻗었다

긴 팔에서 나오는 원심력은 몹시 위협적이었다.

하지만 이안은 웃었다.


‘넌 이제 죽었다!’


놈의 공격패턴을 읽었다.

펀치가 오면 흘리고, 킥을 차면 회전력을 더해서 공격한다.

그렇다면 붙잡아서 던진다!

정답을 찾은 이안이 훼이크를 섞으며 전진한다.


이안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원숭이가 긴 팔을 휘저으며 물러섰다.

이안은 필사적으로 따라 붙으며 주먹을 날렸다.

주먹 끝에 걸리는 느낌이 없었다.

그래도 상관 없었다.


‘이거나 먹어라!’


이안은 원숭이를 잡으려고 손을 뻗었다.

그 순간 꼬리뼈가 찌릿한 뭔가를 느꼈다.

이안은 본능적으로 몸을 뒤로 뺐다. 그러자 몸 앞에서 뭔가가 터졌다.


이안이 공 튕기 듯 날아갔다.

그 반대편에는 장풍 쏘 듯 손바닥을 모으고 있는 원숭이가 있었다.

태극권 액션을 몇 번 하더니 두 손 모아 합장했다.


“고생 하셨습니다.”


수백명 관중이 침묵했다.

조용한 공황이 공간을 누르자 분노가 튀어나온다.


“야이 개X꺄!”


개와 소를 시작으로 세상 모든 짐승의 새끼들이 튀어나왔다.

그 대상은 이안이었다.

존나 열심히 응원했는데 지니까 화가 나는 것이다.

그 분노는 쉽사리 사라질게 아니었다.

하지만 이안은 가능했다.


“어?! 일어났다! 씨바 그럴 줄 알았어 난 믿고 있었다고!”

“이~안 이~안 이~안”


화난 어머님께 돈다발을 선물한 듯.

군중의 분노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끝난 줄 알았던 이안이 일어 선 것 이다.

그리고 다시금 침묵했다.


“우에에에엑!”


이안은 피를 한바가지나 토해냈다.

내상이 분명했다.

침묵이 내려앉은 경기장을 가로질러 원숭이수인이 다가왔다.


“이보시오. 괜찮소?”

“너 같으면 괜... 어. 멀쩡해. 덤벼.”


이안이 자세를 잡았다.

창백한 얼굴색과 입가에 피가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원숭이가 고개를 저었다.


“당신은 나를 이길 수 없소. 실력차가 극명하니 기권하시오.”


이안은 말없이 중지를 세웠다.

그 뜻을 모르는 원숭이지만 거절의 의사임은 확실했다.

원숭이가 한숨을 내쉰다.


“좋소. 이렇게 합시다. 우승상품 중에 검은색 호랑이가 있소. 그 친구를 내게 주시오. 그러면 내가 기권하겠소.”

“내가 제안하지. 왕의 새끼는 내꺼다. 그리고 넌 죽었다!”


이안이 뛰어 들었다.

원숭이가 급히 자세를 잡았다.

이안의 주먹이 원숭이의 얼굴을 쳤다. 이번에도 공기를 가르는 듯 느낌이 없었다.

주먹을 뻗을 때 마다 갈비뼈가 아팠다. 뼈가 부러진 것 같았다.


“읍!”


이안이 급히 고개를 숙였다.

머리위로 쎼에엑 하고 주먹이 지나갔다.

이안은 테클을 걸기위해 놈의 다리를 잡았다.


‘어?!’


손바닥을 타고 놈의 에너지가 느껴졌다.

온 몸에 전율이 일어났다.


‘넌 이제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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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 여행의 시작(3) 23.02.22 88 2 10쪽
2 2. 여행의 시작(2) 23.02.21 106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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