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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맹꽁이의 서재입니다.

용사는 돈 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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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맹꽁이
작품등록일 :
2023.02.20 17:27
최근연재일 :
2023.03.14 23:42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1,229
추천수 :
24
글자수 :
124,860

작성
23.03.08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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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7. 북쪽으로 (5)

DUMMY

이안은 혹시 자신이 아는 그놈인가 싶었다.


“혹시 크기가 이만하냐?”


이안은 기억 속 [숲의 왕]의 새끼를 묘사했다

산수는 몹시 놀라며 어찌 그리 잘 아냐고 반문했다.

얼룩무늬 하나까지 똑같다는 말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이 새끼 잘 살라고 풀어줬더니 잡혀가지고...’


수인들은 사냥의 명수였고, 산이고 들이고 안돌아 다니는 곳이 없었다.

[숲의 왕]의 새끼라 해도 수인들 앞에서는 어림없다.

이안은 이 사실을 잘 몰랐기에 어린 호랑이를 욕했다.

어쨌든 심증은 확실했다.

이제 실물을 확인 할 차례였다.


“산수야. 거 호랑이 잡혀 있는 데가 어디냐? 한번 가봐야겠다.”

“네? 직접 가시게요? 다른 놈들이 덤빌 텐데요?”

“전에 그거 한번 하자.”

“그거요? 네 알겠습니다. 웁타한테 갔다 올게요.”


***


“비켜라아아! 챔피언 납신다아아!”


웁타가 앞장서며 소리 질렀다.

버글버글하던 수인들이 와~ 하는 함성을 지르며 갈라졌다.

모세의 기적을 보는 듯 했다.


좌우로 호위하는 켄타로스 무리.

그 중앙에 말을 탄 이안이 있었다.


거만한 표정과 팔짱.

틈틈이 쏘아주는 눈깔레이져 까지

수인들은 너무 좋아서 피를 토했다.


이름 하여 [왕의 행차]

진로는 당연하게도 호랑이 우리 근처였다.


‘오케이 저기구만.’


수많은 상자가 쌓여 있는 곳.

그중 하나에 용병들이 모여 있었다.


“아~ 씨바. 아저씨. 접근하지 마시라고요~ 저리 가시라고요~ 네? 가시라고~”


국밥은 원숭이수인을 밀고 있었다.

그러다 이안을 발견한다.


“어?! 이안님 왔다. 어서 들어. 어서!”


용병들이 하나~ 둘~ 하더니 우리 하나를 번쩍 들었다.

그 안에 검은색 호랑이가 있었다.

놈은 앙칼진 소리를 내며 쇠창살을 물어뜯는 중이었다. 그러다 이안과 눈이 마주쳤다.


-지이이이잉-


이명과 함께 호랑이 눈동자가 클로즈업 됐다.


두쿵, 두쿵하는 심장소리.

이안의 마음속으로 당혹스러움과 반가움, 부끄러움이 흘러들었다.

지금 호랑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이었다.


[야수 길들이기]를 부수효과였지만, 이안은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저 반갑고 안타까워서 느끼는 감정이라 생각했다.


‘곧 구해 줄게. 조그만 기다려라.’


이안은 속으로 다짐 했다.

그러자 호랑이가 슬그머니 물러섰다.

우리 중앙으로 가더니 조용히 앉는다.


우연의 일치인가?

느낌이 묘했다.

만약 진짜 텔레파시가 통한거라면?

이를 알아 볼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혹시 내 말이 들리면 물구나무서기로 팔굽혀펴기 10회를 해라 그 다음에는 오토바이 타는 자세로 저글링을 부탁한다.’


“으헤헤헤 어우~ 씨바~ 챔피언 아니야?”


우렁찬 목소리가 이안을 방해했다.

목소리를 쫓아 고개를 돌린다.

대열 정면에 거인이 있었다.

키가 웁타랑 비슷했고 덩치는 더 컸다.

얼굴은 멧돼지.


“무커? 네가 여기 왠일이냐.”

“볼일이 좀 있지!”


멧돼지 수인은 웁타와 아는 사이인 듯 했다.


“나중이 이야기 하고 비켜라. 지금 일하는 중이다.”

“아니 그 일 때문에 왔다. 나는 저놈과 이야기 좀 해야겠다.”“뭔 개소리야? 비켜 임마!”

“못비킨다!”

“이 돼지새끼가!”


눈싸움이 일어났다.

모세의 기적이 가능한 것은 웁타와 켄타로스들의 눈싸움 때문이었다.

[피의 길]에서 켄타로스들이 제일 앞에 서는 것도 같은 이유였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예외가 있는 법이었다.

두 사람의 눈싸움은 한참이 지나도 끝나지 않았다.

결국 이안이 나섰다.


“웁타. 내가 하지. 챔피언의 싸인이 받고 싶은가? 당신 이름이 뭐지?”


사람도 그러하 듯, 수인들 중에도 광적인 친구들이 있었다.

그런 부류들은 때와 장소를 안가리고 접근하여 뭔가를 요구했다.

보통은 싸인 한 장이면 몹시 만족해 했다.

이번경우는 달랐다.

멧돼지 수인이 건들거리며 말했다.


“뭐야 씨발. 누구를 그지새끼로 아나~”

‘이 새끼 뭐지?’


웁타가 이안의 앞을 막았다.

그러면서 멧돼지 수인에게 버럭한다.


“무커! 챔피언에게 경의를 표해라!”

“챔피언은 무슨. 나보다 약한 새끼가.”

“뭐? 이 돼지새끼가!”


웁타가 멧돼지의 어깨를 쳤다.

그러자 멧돼지도지지 않고 웁타의 어깨를 친다.

둘은 당장이라도 한판 붙을 기세였다.

이안이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웁타 진정해라. 어딜 가나 미친놈은 있는 법이다.”

“그래 나 미쳤다. 어이 너. 남쪽새끼지? 그런데 왜 여기 와서 영업질이냐? 씨바. 현지인도 좀 먹고 삽시다 예?”

“무커 이 돼지새끼야. 뒈지기 싫으면 닥쳐라!”


웁타의 전신에서 붉은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농도 살기에 이안이 놀랄 정도였다.

멧돼지가 코웃음 치더니 배를 내민다.


“뭐 어쩔껀데? 배라도 째게? 아~ 씨바. 드러워서~ 째라 째. 경기장도 내보고~ 소문도 내보고~ 이제는 내 창자까지 꺼내 보겠네. 씨바. 째라고!”


웁타가 등에 멘 곡도를 뽑았다.

그러자 다른 켄타로스들도 배 째는 걸 돕기 위해 칼을 뽑는다.

챙챙챙 하는 소리가 연거푸 들리자 멧돼지가 고래고래 소리를 쳤다.


“야! 나와 봐. 빨리! 이것들아 빨리 나오라고!”


인파 사이에서 칼 든 개수인들이 튀어나왔다.

눈깔하나 없는 놈. 얼굴에 칼침 박은 놈. 문신한 놈 등.

하나같이 온몸에 상처가 있고 인상이 드러웠다.


대충 봐도 100명은 훌쩍 넘었다.

이안의 일행은 다 합쳐도 10명 남짓.

숫적인 열세였다.

승기를 잡았다는 듯 멧돼지가 비릿하게 웃었다.


“어이 남쪽친구. 상도 몰라 상도? 혼자 배부르면 칼침 맞어~”

“원하는게 뭐냐?”


이안이 물었다.

멧돼지는 기다렸다는 듯 대답했다.


“경기장 지분 좀 나눠씁시다. 30% 정도면 될 것 같은데?”

“거절한다.”


이미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멧돼지가 주변을 보며 손짓한다.

개수인 열댓 놈이 낑낑대며 뭔가를 밀고 온다.


쇠로 만든 커다란 수례.

거기에는 이안 키 만한 바윗덩어리가 실려 있었다.

멧돼지가 좌우로 목을 푼다.


“거절 하면 어떻게 되냐면 말이다~ 헙!”


멧돼지가 정권 자세를 잡는가 싶더니 느닷없이 바윗돌을 후려친다.

그리고 바위가 쩍! 하고 쪼개졌다.

멧돼지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봤냐? 이렇게 된다.”

“... 재밋군.”


이안이 차게 웃었다.

솔직히 놀라웠지만 그렇다고 삥뜯기고 싶진 않았다.

멧돼지가 손을 탁탁 털며 말했다.


“내일까지 기다려 주지. 웁타 보내라. 남쪽놈이랑은 이야기 하고 싶지 않으니까.”


웁타가 다가오더니 귓말을 한다.


“이안. 저놈은 내가 처리하지. 넌 신경쓰지마라.”

“아니. 내가 처리 한다.”


이안은 웁타를 밀어냈다.

그리고 주변을 바라보며 크게 소리쳤다.


“다들 봤나? 저 돼지놈이 도전장을 내미는구나! 하지만 어림없다. 내게 도전하려면 결승전을 거쳐야 한다!”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시비 거는 거 아니었나? 도전하는 건가?

야인들이 혼란스러워 했다.

긴가민가 하는 사람들 사이로 눈에 익은 사람들이 보였다.

상점보다 구경나온 용병들이었다.


이안은 분위기를 띄우라는 손짓을 하며 용병들에게 눈빛을 쏘았다.

용병들은 역시나 눈치가 빨랐다.


“와~ 감히 겁도 없이 챔피언 한테 도전을?”

“이번 결승전 재밌겠구만! 내일이 기대 되는데?”

“야. 그럼 지금 등록해야 예선 치르는거 아니냐? 그래야 결승하잖아.”

“에이~ 이거 재밌으라고 짠거 같은데? 관심 끌려는 이벤트 아니야?”

“짠거였어? 나는 진짠 줄 알았네~”


그러자 와아아아아 하는 함성이 터진다.

멧돼지가 뭐라뭐라 소리쳤지만 사람들의 함성에 막혀 들리지 않았다.

이안은 웁타를 보며 말했다.


“웁타. 출발하자.”

“으하하하하하 비켜라! 자~ 출발~”


이안의 일행들이 도로를 행진한다.

누가 봐도 자신만만한 챔피언의 행진이었다.

조금 전 흉흉한 이벤트 탓에 사람들이 알아서 길을 비켰다.


숙소로 가는 길.

웁타와 이안이 나란히 걸었다.


“이안. 미안하다 몇 일 전에 무커한테서 제안이 왔다. 오늘 일은 아무래도 그거 때문인 것 같다.”

“무슨 제안?”

“너를 죽이고 경기장을 같이 하자는 제안.”


이안이 멈춰 섰다.

웁타가 멈춘 말을 이끌며 목소리를 낮췄다.


“무커 놈은 귀가 많다. 아무렇지 않은 척 해라.”

“그래서 제안은 어떻게 됐어?”

“조금 전에 봤잖아?”


이안이 입꼬리를 올렸다.

제안을 받았다면 그런 개판도 없었을 테지.

이유가 궁금했다.


“왜 거절했지?”


웁타가 피식 웃더니 자기 목에 은목걸이를 툭 쳤다.


“그리고 이안. 하나 알아둘게 있다.”

“뭐?”

“저 돼지새끼는 영웅 후보생이었다. 아까 바위 깨는거 봤나? 정면으로 붙으면 위험할거다. 그렇다고 나보다 쌔다는 건 아니다. 내가 더 쎄다.”

“영웅 후보생이 뭐지?”

“그걸 모르냐?”

“당연히 모르지.”

“...그론한테 물어봐라!”


웁타는 스스로의 답변에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


나무로 대충 만든 왕좌.

그론은 그 뒤에서 보리죽을 먹고 있었다.


“오~ 나의 사랑스러운 제자여~”


그론은 하루하루가 행복했다.

호흡수련도 착착 진행중이고, 고기가 듬뿍 들어간 보리죽도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이안 덕분이었다.


“너 무슨일 있냐?”


그래서 이안의 표정변화에 예민했다.

이안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스승님. 무커라는 놈을 아십니까?”

“혹시 멧돼지?”

“네.”

“도전자고?”

“네.”

“내일 결승은 접자.”

그론이 왜 저러는지 짐작이 갔다.

이안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쌥니까?”“낙오자긴 해도 배운놈이다. 안배운 너보다는 쌔지 않겠냐? 나중에는 모르겠지만.”


이안은 단전호흡을 통해 에너지를 다루는데 익숙했다.

이것이 발전하자 상대방에 에너지도 읽을 수 있었다.

무커의 에너지는 상당히 강했다. 하지만 압도적이진 않았다.

그래서 너보다 쌔다는 말에 자존심이 상했다.


“웁타는 별거 아니라던데요?”

“웁타가 쌔긴 쎄지.”

“그러면 웁타보다 약한거 아닙니까?”

“...웁타가 만만하냐?”


듣고 보니 그랬다.

이안에게 친절하다고 해서 약하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그러고 보니 스승님. 아까 멧돼지가 바위를 깨던데 저도 가능 합니까? 거의 폭발 수준이던데?”“아니. 그건 붕권이라는 거다. 그래도 한떄는 영웅후보였던-”


-우우우우우우우-


엄청난 야유소리였다.

이안과 그론의 고개가 동시에 돌아갔다.


경기장 한쪽.

치타수인을 향해 엄청난 쓰레기가 날아다녔다.

그리고 그 반대편에는 무커가 서있었다.

이를 본 그론이 쓰게 웃었다.


“내 저럴 줄 알았다.”

“왜 저럽니까?”

“싸움을 포기한거지.”

“기권요? 수인이 저러는 건 처음보네요. 싸움에 환장한 놈들 아닙니까.”

“맞으면 터지는데 어떻게 붙냐. 수인들도 대가리 폭발 하는 건 피한다.”


이안의 시선이 무커에게 향했다.

무커 역시 이쪽을 보고 있었다.

한판 붙자는 듯 목을 풀더니 주먹을 번쩍든다.

관객들의 함성이 폭발한다.


“무커~ 무커~ 무커~”


이안을 향해 검지를 가리키더니 엄지를 세워 자기 목을 긋는다.

너는 죽었다는 뜻이리라.


“재밋군.”


이안이 차게 웃었다.

꾹 쥔 주먹에 터질 듯 한 압력이 느껴졌다.


붕권.

맞으면 위험하지만 안 맞으면 그만 아닌가.

이안은 이 싸움에 자신 있었다.

초살.

놈이 기술을 쓰기도 전에 박살낸다!


“저 놈을 이길 방법이 있기는 하지.”


등 뒤에서 스승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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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 여행의 시작(3) 23.02.22 88 2 10쪽
2 2. 여행의 시작(2) 23.02.21 106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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