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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Observer(옵저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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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카8
작품등록일 :
2020.05.27 21:00
최근연재일 :
2020.06.26 21:00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1,061
추천수 :
130
글자수 :
180,628

작성
20.06.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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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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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개미지옥 32

1




DUMMY

재생 실에 들어서자마자 가슴에서 따끔 거리는 느낌이 오기 시작한다.


임상실험에 지원 할 때 협회에서 나온 치료사가 주의사항을 읽어주고 사인을 했던 것 같은데 짝에 대한 걱정으로 주의 깊게 새겨듣지 못 했다. 영령 덩어리인 구체가 두근거리는 간격이 점차 빨라진다.


아직은 변신한 몸을 유지하고 싶은데 시간이 얼마 안 남은 것 같다. 부작용이 없다는 판단아래 협회에서 임상 실험을 했겠지만, 혹시 모르니 불안하다.


재생실의 차단막 안쪽 에서 계속 풍겨 오는 짝의 향기는 지하에서 나던 향과는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진하다.


서둘러 차단막을 넘어가려 하지만 무언가 막고 있는 것처럼 넘어 갈 수가 없다. 마음이 급한데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잠깐 사이 고민을 하던 온 승리는 일단 협회에서 지정해 준 처단자에게 메시지를 발송하고, 지금처럼 단계도 낮고 도와 줄 협력자도 없는 상태에서 모든 능력이 관찰에 한정 된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은 한가지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지만 망설임이 생긴다.

잘못되면 어떻게 하지?


할 수 없다. 잘못 되어도 ‘모’ 아니면 ‘도’라는 생각으로 능력 없는 관찰자가 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인 자신을 먹이로 제공 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온 승리는 최후에 최후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다.


온 승리가 재생실에 들어온 순간 위에서부터 슬슬 내려오던 눈이 달린 가는 선들이 침입자를 정면으로 바라보다 눈을 크게 키워 홍채를 붉게 물들이며 붉은색 빛을 쏘아낸다.



두근, 두근, 두근 영령이 입 밖으로 튀어 나 올 것 같은 느낌이 들며 가슴을 부여잡은 온 승리는 자신을 향해 정면으로 쏘아지는 붉은색 빛을 피하지 않고, 작은 몸을 수그려 등으로 받아낸다.



그 순간 메추라기에서 서서히 인간의 폼으로 변하며 온 승리는 빛에 쪼여 아픈 등을 얼마 남지 않은 영령으로 감싸며,


“이봐!!! 힘 빼지 말고 빛은 그만 쏘지 그래? 난 더 이상 숨을 곳도 없고 가진 영령도 바닥이 났어. 그냥 날 잡아가. 반항하지 않을 게. 다만, 내 짝이 있는 곳으로 데려가 줘. 어차피 이 상태에서는 얼마 못가서 안식처로 돌아갈 건데, 짝과 함께 있다가 돌아가고 싶어. 우리 둘이 함께 있어야 너희들도 이득이잖아. 지금껏 짝 중에 하나가 위급하면 한명이 먼저 자살 하거나 위험에 몸을 던져서 죽는 바람에 부부인 각성자를 연구 한 적 없었지? 지금이 너희들에게 기회야...날 잡아가.”


말을 끝낸 온 승리는 자신에게 다시 붉은 빛을 쏘려고 하는 징그러운 눈동자를 피하지 않고 고개를 수그리고 쭈그려 앉아 소리친다.


“죽이고 싶으면 죽여!! 아니면 내가 이 자리에서 구체를 터트려서 바로 안식처로 돌아갈 테니 알아서 하라고.. 아이고~아이고~여보 당신이 없으니 영령도 잘 안 모이고 내가 죽어야지...아이고~”


마지막까지 짝과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머리에서 쥐어 짜내며 온 승리는 짝이 자신의 뜻대로 해주지 않을 때 하던 대로 힘없는 여성을 연기하며 눈물과 콧물을 줄줄 흘리고 손으로 땅을 치며 짧은 다리를 바동거리면서 운다.




한편 온 승리와 헤어져 복도의 끝, 위층으로 올라가는 비상구 앞에서 기척을 숨기고 어둠속에 녹아 있던 양 승철은 영령이 거의 바닥까지 내려가서 간신히 호흡을 유지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공간을 넘는 부적을 쓰면 자신은 혼자서 살아 돌아 갈수 있지만, 15분만 기다리면 처단자가 올 테니 처단자를 보고 가고 싶다는 생각에 망설이고 있다.


자신의 짝이었던 박 해실은 창조 기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극도로 꺼려했고 규정을 칼 같이 지키며 매주 있는 고행의식을 남들이 보지 않는데도 한 치도 벗어나지 않고 지키는 사람이었다.


남들은 그런 자신의 짝을 모범생이라든가 꽉 막힌 우등생이라고 부르며 답답해서 어떻게 같이 사느냐고 했지만, 자신은 그런 그녀를 존경하고 사랑했었다.


항상 반듯하고 예의를 다하는 성실한 짝이었던 그녀는 자신과 마지막 임무를 나갔을 때 처단자가 좌표에 도착하거나 아니면 처단자와 협의 후 이동하는 것이 규정이라는 말로 위험하니 공간을 넘는 부적을 사용하자는 자신의 말을 거절했었다.


어느 정도 규정과 어긋나도 위급한 상황에서는 아무도 질책을 하지 않는 법인데,,그녀는 끝까지 처단자가 올 때까지 기다릴 것을 고집했고 짝을 두고 떠날 수 없었던 그도 할 수없이 처단자를 기다리며 이리저리 짝을 데리고 추종자를 피해 다녔다.


기다림의 끝에 임무는 완수 했지만, 공간을 넘는 부적을 사용하기 전에 추종자에게 붙잡히자 구하려는 자신을 밀치고 망설임 없이 구체를 짝인 자신이 보는 앞에서 터트리고 안식처로 가버렸다.


구체가 터지며 그녀를 닮은 새파란 영령이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살아야 할 이유가 없어진 그도 구체를 터트려 반려와 함께 안식처로 돌아가려고 호흡을 멈추었었다.


하지만, 허망하게 가버린 짝을 그리워하면서도 자신은 아직 살아있고, 지금은 안식처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짝이 한 올의 연기로 산화하는 모습을 바라 본 딱 죽기 좋았던 그때,


왜 자신을 안식처로 돌아가지 못하게 살렸는지 처단자에게 꼭 물어보고 싶다.


양 승철은 숨을 헐떡이며 투명포켓을 뒤적여 주황색 캔디를 하나 꺼내 입에 넣고 녹이며 달달한 맛이 나지 않지만 달달 하다고 생각하며 영령을 목으로 넘긴다.


살짝 힘이 돌아오는 걸 느끼며 주변의 기척을 느끼니 출입문과 복도에 일정한 간격으로 검은 구체들이 막고 있다. 자세히 보니 촘촘하게 연결된 가느다란 실 같은 것들이 보인다.

아마도 저것들은 아래층에서 본 눈들과 연결이 되어있을 것이다.


검은 구체와 눈들을 모두 파악하기에는 관찰자도 없는 지금 힘이 들 것이고, 처단자가 올 시간이 이제 7분정도 남았다. 이정도면 메시지 전달 범위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양 승철은 자신의 기감을 들켜도 버틸 수 있는 시간을 대략 계산해 본다.


3분 정도 후에 처단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자.



핵과 연결된 말단신경들은 서로의 네트워크를 통해 대략 양 승철이 있는 위치를 특정하고 슬슬 눈을 내려 복도의 바닥을 줌 해서 바라보기 시작한다.

방금 전 까지 느껴지던 기척을 찾아 꼼꼼히 살피던 눈은 온통 붉은색인 바닥에 초록색이 보이자 바로 브라운에게 보고를 한다.


"지금 섹터 21구역에서 열을 감지했습니다. 네, 위층으로 올라가는 비상구 쪽 입니다.

어떻게 처리 할까요? 경비 충들은 다른 섹터에서 대기 중입니다. 어차피 독안에 든 쥐이니 제가 붙잡아서 어머니에게 데리고 가겠습니다."


작가의말

이글은 예약으로 올라갑니다.

일요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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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개미지옥 33 +1 20.06.21 18 2 7쪽
» 개미지옥 32 +1 20.06.19 20 3 7쪽
32 개미지옥 31 +1 20.06.18 19 3 8쪽
31 개미지옥 30 +2 20.06.16 20 3 8쪽
30 개미지옥 29 +4 20.06.15 21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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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개미지옥 27 +2 20.06.13 24 4 13쪽
27 개미지옥 26 +2 20.06.13 22 4 8쪽
26 개미지옥 24 +8 20.06.10 31 5 11쪽
25 개미지옥24 +8 20.06.09 23 5 12쪽
24 개미지옥 23 +4 20.06.08 22 3 10쪽
23 개미지옥 22 +1 20.06.07 21 2 12쪽
22 개미지옥 21 +2 20.06.05 25 3 9쪽
21 개미지옥 20 +4 20.06.04 22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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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개미지옥 18 +4 20.06.03 25 4 13쪽
18 개미지옥 17 +2 20.06.03 38 3 9쪽
17 개미지옥 16 +2 20.06.02 22 2 9쪽
16 개미지옥 15 +4 20.06.02 23 2 12쪽
15 개미지옥 14 +4 20.06.01 22 2 12쪽
14 개미지옥 13 +4 20.06.01 24 4 14쪽
13 개미지옥 12 +4 20.05.31 25 4 13쪽
12 개미지옥 11 +6 20.05.31 26 5 12쪽
11 개미지옥 10 +2 20.05.30 26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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