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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거스 님의 서재입니다.

북부 전선의 고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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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데거스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5.08 13:33
최근연재일 :
2024.06.16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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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 전환 : 3일 남음

작성
24.05.0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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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첫 대련

DUMMY

8초소에서의 습격 사건은 대원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그저 막연한 믿음으로 행하던 훈련이 실제 전투에서 큰 도움이 된다는 걸 직접 체감하게 된 것이다.


거기에 야만족들과 격돌에서 사망자는커녕 제대로 된 부상자조차 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야, 막스, 이야기는 들었다. 초소에서 야만족놈들이랑 한바탕했다며?”


“한 명도 안 죽었다는 거 사실이냐?”


유벨 십인대가 부대로 복귀한 후, 초소에서 야만족들과의 전투가 벌어졌다는 소식을 들은 징벌병들은 사실 확인을 위해 십인대의 왕고인 막스를 찾았다.


막스는 그런 그들을 보며 자신만만하게 가슴을 두들겼다.


“그럼 거짓말이겠냐? 자 봐봐, 우리 애들 다 멀쩡하잖아.”


“지,진짜였네.”


징벌병들은 다른 대원들이 모두 멀쩡한 것을 확인하곤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야, 자세히 좀 설명해봐.”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사실 별건 아니고 우리가 유벨님 오신 뒤로 한동안 열심히 훈련했었잖냐. 훈련받은 대로 유벨님의 지시를 듣고 딱! 어?! 진형을 짜가지고···”


그는 과장된 손짓과 말투를 보였으나,

오히려 그게 생동감을 더해주었다.


지리적인 이점이 있었다 해도,

징벌병들만으로 동수의 야만족을 상대하는 건 어려운 일,


그들은 한 명의 사상자 없이 완벽하게 야만족들을 격퇴한 십인대의 전공에 감탄했고, 유벨이 일격에 야만족의 허리를 갈라버렸다는 구절에서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게 말이 되냐?”


“맞아, 무슨 기사님도 아니고 말이야.”


“일격에 사람을 반으로 갈라 죽이는 게 말이 되냐?


“하! 이 새끼들이 유벨님이 어떤 분인지 아직도 모르네. 그분이 지금은 징벌병이지만 원래 귀족이었다고 귀족! 귀족가문에 있으면서 기사수련 같은 걸 받았을지 누가 알아?!”


유벨이 귀족이라는 소문은 이미 징벌병들 사이에선 유명한 이야기였다.


“끙, 하긴 당장 몸만 봐도 평범한 귀족 나으리는 아닌 것 같으니···”


“기사훈련을 받았다면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긴 하지.”


“막스 이 새끼, 부러워 죽겠네.”


“우리 대장이었으면 같이 싸우기는커녕 야만족을 보자마자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쳤을 텐데,”


대개 십인대장들은 징벌병 중에서도 최고참, 복무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어떻게든 목숨을 부지하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이들이었다.


징벌병들은 자신들의 상관과 달리 뛰어난 무력과 지휘력을 갖춘 유벨에게 존경을 표하며 그의 휘하에 있는 대원들을 부러워했다.


상관의 능력에 따라 병사들의 생존률이 정해지는 곳, 그게 바로 북부 전선이었으니까.


“근데, 유벨님은 어디 갔어?”


“아까전에 정규병들이 찾아와서 데려갔어. 아마 베룬님이 부른 거 아닐까?”


“백인대장님? 뭣 때문에??”


“나야 모르지.”


보통 부대에서 상급자에게 불려간다는 건 그리 좋은 일이 아니었으나 막스는 걱정하지 않았다.


베룬은 부대에서도 공명정대하기로 유명한 지휘관,


그런 그가 단 한 명의 사상자 없이 야만족들을 격퇴한 이를 따로 불렀다면 그건 나쁜 소식이 아닌 좋은 소식이었기 때문이다.





*****





그 시각,

베룬의 막사 안,


“8초소에 있었던 일에 대해선 들었다.”


차를 홀짝이며 목을 축인 그가 내게 물었다.


“십인대 규모로 상대하기엔 야만족들의 수가 제법 만만치 않다 들었는데, 병사들은 괜찮은가?”


“예, 자잘한 상처만 입었을 뿐 모두 무사합니다.”


“다행이군. 조치가 필요한 건 없나?”


“방패 4개와 창 2개가 부러진 탓에 재보급이 필요합니다.”


징벌병이 보급받는 장비의 품질이 열악하다는 건 이미 제국군 내에선 널리 알려진 사실이었기에 베룬은 별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병장기와 더불어 이번에 노획한 물건들 중 필요한 것이 있다면 보급대에 말하도록 하게. 보급관에겐 내가 따로 언질해놓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보통 노획물이 병사들의 몫이라곤 하나 징벌병들에겐 해당되지 않는 말이었는데 베룬은 그것들마저 흔쾌히 내어준 것이다.


‘안 그래도 야만족들이 쓰던 손도끼랑 대부가 탐났었는데 잘됐어.’


베룬의 배려에 흡족해하며 거듭 감사를 표하고 있을 때,

그가 묘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음, 혹 그거 말고 따로 원하는 건 없나?”


“예??”


“초소 경계를 서다 야만족들에게 습격을 받는 건 흔한 일이지만, 단 한명의 부상자 없이 적들을 격퇴한 건 이례적이지. 해서 자네에게 포상을 줄 생각이니 원하는 걸 말해보게.”


이번 일을 계기 삼아 병사들의 사기를 고취시키려는 건가?

베룬의 표정을 보면 아무래도 그럴 확률이 높았다.


나로선 손해 볼 게 없는 일,

잠시 속으로 무엇을 요청하는 게 좋을지 고민해 봤다.


‘보급품 같은 건 맥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고.’


징벌병에겐 휴가라는 개념이 없으니 패스.


그럼 남은 건 근무 열외 정도인데,

이 경우는 도리어 손해였다.


근무를 빠진다는 건 그만큼 실적을 쌓을 일이 줄어든다는 거니까.


‘오히려,’


생각을 정리하고 결연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그러면 염치 불고하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저와 대원들을 더 많은 임무에 투입시켜주셨으면 합니다.”


“···임무에 투입시켜달라고?”


“그렇습니다.”


“대체 왜지?”


“실적을 쌓고 싶습니다.”


적당히 둘러대는 방법도 있었으나 굳이 그러지 않기로 했다.


때론 어설픈 거짓말보단 불완전한 진실이 상대를 납득시키기에 더 좋았으니까.


그 증거로,


“그렇군. 자네가 군에 뜻을 두고 있을 줄은 몰랐네. 부대의 입장에선 반가운 소식이군.”


베룬은 실적을 쌓고 싶다는 말에 내가 군에 몸을 담고 싶어 한다고 여겼다.


현재 나는 귀족 신분만 간신히 유지한 채 가문에서 쫓겨난 몸, 이곳을 벗어나 봐야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제국군에 들어오는 게 최선일 거라 생각한 것이다.


‘실제론 사면받고 탈출하는 게 목표였지만,’


최종적인 목표만 말하지 않았을 뿐,

거짓말을 한 건 아니니 양심의 가책을 느낄 필요는 없었다.


“알겠네. 원하는 대로 자네들을 최우선적으로 임무에 투입시키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이거 괜히 고생만 시키고 감사받는 기분이군.”


베룬은 처음과 달리 호의적인 눈빛을 보냈다.

자신처럼 군에 뜻을 두고 노력하려는 후배처럼 느껴졌나 보다.


“그래. 그 외에 따로 내게 부탁하고 싶은 일은 없나?”


아예 없진 않은데,

이걸 부탁해도 되나?


‘에이, 모르겠다.’


어차피 밑져야 본전이니까 그냥 지르기로 했다.


“실례가 안 된다면 베룬님께 가르침을 받고 싶습니다.”


“내게 말인가?”


“예.”


당연한 말이지만 나는 날붙이를 들고 싸우는 이 세계의 전투가 익숙지 않았다.


‘맨몸 전투나 단검술 같은 거면 몰라도···’


살면서 창이나 장검을 쓸 일이 어딨겠어?


탈 인간급 괴력을 가지고 있다 한들 그것만으론 금세 한계에 부딪힐 것이다.


게임에서 등장하던 캐릭터,

이 세계에 영웅들 중에는 괴물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놈들도 있었으니까.


‘미래를 위해선 냉병기를 상대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해.’


내 눈에 담긴 열의를 느낀 것인지,

베룬이 흡족하다는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드르륵-


“내가 누군가를 가르칠 정도의 실력은 아니지만, 간단한 대련 정도라면 봐줄 수 있지.”


“대련 말입니까??”


갑자기 대련이라니,

내가 원한 건 무기술에 대한 요령이나 파훼법이지 대련이 아니었다.


세상 어떤 군인이 상관이랑 치고받고 싸울 수 있단 말인가?


전생으로 치면 중대장이 일개 분대장에게 스파링 한번 하자고 말하는 것과 동일했다.


마음 같아선 거절하고 싶었으나,

표정을 보니 그는 이미 마음을 정한 것 같았다.


“말 나온 김에 지금 바로 가지.”


“···예, 알겠습니다.”


“따라오도록.”


베룬이 막사 뒤편에 있는 연무장으로 나를 안내하곤 목검 한 자루를 건넸다.


“일단 실력부터 볼까?.”


“저 그게저···”


“왜 그러지? 자신이 없는 건가?”


차마 그쪽이 다칠 수도 있다는 말은 내뱉을 수 없었다.


‘베룬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적당히 힘 조절하면 되겠지.’


속으로 계산을 마치고 땅을 박찼다.


제대로 된 검술은커녕 검도장도 다닌 적 없던 몸이라 자세는 엉망이었으나 목검에 실린 위력은 만만치 않았다.


“호오?”


탁!


“역시 힘이 보통이 아니군. 다만···”


그가 한걸음 뒤로 물러나며 검을 기울이자.


”어설퍼.”


내 목검이 미끄러지듯 내려간다.


힘을 역으로 이용하여 공격을 부드럽게 흘려낸 것이다.


‘무슨···!’


속으로 감탄할 새도 없이 베룬이 검이 매섭게 치고 들어왔다.


본능적인 감각과 순발력을 이용해 옆구리를 노리며 날아드는 검격을 가까스로 피해낼 수 있었다.


‘이거 아무래도 내가 봐주고 할 입장이 아니었네.’


위협적인 공세에 온몸의 털이 곤두선다.


베룬 콜터,

게임에서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이라 내심 경시했는데,


내 예상과 달리 그는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이대로 가면 맥도 추지 못하고 당할 게 안 봐도 뻔한 일,

전력을 다해 대련에 임하기로 했다.


꾸욱-


살인병기라도 해도 무방한 근육들이 꿈틀거리는 걸 본 베룬이 피식 웃음을 흘렸다.


“훗, 이제야 진심을 다할 생각인가?”


“하나라도 더 배워야 하는 입장이니 최선을 다하려는 것 뿐입니다.”


“훌륭한 마음가짐이군.”


그 말을 끝으로 베룬이 다시 쇄도해 왔다.


쾌속하게 이어지는 검로,

마치 정신없이 날아다니며 공격해오는 새를 보는 것 같았다.


‘근력만 놓고 보면 내가 우위지만, 기술이나 민첩성은 베룬이 앞서 있어.’


물론 그렇다고 마냥 밀리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나에겐 그가 모르는 특별한 무기가 있었으니까.


베룬의 검이 내 어깨를 찔러 들어올 때,


타이밍에 맞춰 공격을 회피하고 더 나아가 그의 손목을 겨드랑이 사이로 붙잡은 뒤, 그대로 팔꿈치 사이로 손을 집어넣어 한쪽 팔을 무력화시켰다.


입식 격투 상황에서 사용되는 한 손 암락(armlock)

서브 미션이 아닌 상대방의 허점을 만들어내기 위한 기술 중 하나였다.


“!!!!!!!!!!!!!”


순간 검을 들고 있던 팔이 무력화 되자 베룬은 당황하는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천재일우의 기회,

다리를 건 뒤 어깨로 밀어 그의 균형을 흔들었다.


‘아예 바닥에 넘어트릴 생각이었는데 이걸 버틴다고?’


참으로 놀라운 운동신경이다.


하지만 자세가 완전히 흐트러졌다는 건 매한가지.

이대로 대련을 끝내고자 전력을 다해 목검을 내리쳤다.


후웅!!


베룬은 그 상황에서도 어찌저찌 검을 들려 방어하려 했으나 어정쩡한 자세로 받아낼 수 있을 만큼 내 괴력은 그리 만만치 않았다.


파직-


검과 검이 서로 맞부딪치자,

베룬의 목검에 금이 갔고 그걸 본 나는 속으로 환호성을 내질렀다.


‘이겼다.’


그러나,

그 환호성이 신음으로 바뀌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1~2초에 불과했다.


0.5초

목검이 부러질 기미를 보이자 베룬은 과감하게 검을 포기했고,


1초

그가 훤히 비어 있는 복부를 몸으로 들이 박자.


1.5초,

심상치 않은 충격과 함께 나는 뒤로 밀려 넘어졌다.


최소 3체급 정도 차이나는 그와의 몸싸움에서 밀린 것이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멍한 표정을 그를 바라봤다.


그제야 깨닫게 된 변화,

베룬의 몸에 옅은 아지랑이같은 것이 서려 있었다.


‘저건 설마···’


마나,

전생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신비,


놀랍게도 베룬은 마나를 깨우친 상태였다.


마나는 공기처럼 어디에든 있지만 그것을 느끼고 다룰 수 있는 것은 재능을 지닌 극소수의 사람들 뿐이다.


제국에선 마나를 각성한 존재를 마나유저 혹은 기사급 전력이라 표현한다.


마나는 느끼게 된 것만으로도 범인을 뛰어넘는 힘을 갖게 해주고, 이를 정제하여 만들어진 오러는 강철조차 베어낼 수 있었다.


‘그래서 게임에서 기사는 하나의 직위이자 강함의 척도이기도 했지.’


병력의 수, 병력의 질, 그리고 기사급 전력의 숫자,

이 세 가지는 게임에서 아군과 적들의 힘을 비교하는 중요한 기준이었다.


기사의 경지는 크게 6단계로 분류되는데,


마나를 깨우치면 초급,

마나를 오러로 정제해내면 하급,

무기에 오러를 담아내면 중급,

오러소드라 불리는 검기를 만들어내면 상급,

검기를 허공에 날릴 수 있으면 경지를 최상급,


마지막으로 극에 달해 검기를 원하는 형태로 자유롭게 변형시킬 수 있는 마스터가 있었다.


물론 마스터라고 해도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홀로 수만 명을 베어 넘기고 성벽을 부수는 그런 건 불가능했다.


그러나


무기에 오러를 담아내는 중급 기사만 되어도 주머니에서 은화를 꺼내듯 사람의 목을 딸 수 있었다.


‘그런 기사급 전력을 이겨 먹으려고 한 것도 모자라 봐주니 마니 했으니,’


현실을 알게 되자 뒤늦게 쪽팔림이 몰려온다.

쥐구멍이 있다면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다.


쪽팔림을 잊기 위해 잠시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데 베룬이 다급한 표정으로 내게 묻는다.


“유벨, 자네 괜찮나?!”


“···베룬님, 마나 유저셨습니까?”


왜 속였냐는 눈빛으로 바라보자,

그가 면목이 없다는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인다.


“크흠! 대련 도중 마나를 사용한 건 미안하다. 나도 모르게 힘 조절에 실패해서 그만···어디 다친 곳은 있나?”


“원체 몸이 튼튼한 편이라 괜찮습니다.”


“그거 다행이군.”


“그런데, 백인대장쯤 되면 다 마나를 다룰 수 있는 겁니까?”


“모두가 그런 건 아니야. 나도 자세히 확인한 건 아니지만, 전선에서 근무하는 백인대장들 중 마나를 깨우친 이들이 몇 안 된다더군.”


“그렇군요.”


모든 백인대장이 그런 게 아니라 베룬이 유독 특출나게 강하다는 의미다.


‘후우, 그나저나 정신이 확 깨는군.’


베룬에게 크게 당하자 그동안 내가 안일했다는 걸 깨달았다.


워낙 일이 술술 풀리고 야만족들도 쉽게 처리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자만했던 것이다.


‘반성하자.’


이 세상을 만만하게 보았던 스스로를 질책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지도편달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 괜찮으시다면 앞으로도 이렇게 대련을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자네만 괜찮다면야.”


“감사합니다.”


할 일이 많은 양반을 너무 오랫동안 붙잡고 있는 건 예의가 아니었기에 이제 물러가 보기로 했다.


“그럼 저는 이만 물러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충!”


비록 변명한 여지가 없는 압도적인 패배였지만,

무의미한 결과는 아니었다.


‘당장은 힘들더라도 언젠가는 꼭···’


나는 베룬과의 대련을 곱씹으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했다.





*****





한편, 유벨이 떠난 이후,

홀로 연무장에 남게 된 베룬은 심각한 표정으로 그가 떠난 자리를 바라봤다.


‘대체 그 힘은···’


본래 대련에서 마나를 사용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으나,


그가 검을 내려치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위기감을 느끼고 무의식적으로 마나를 사용해 버렸다.


여기서 더 놀라운 건 그가 마나가 담긴 공격을 정통으로 맞고도 멀쩡하게 일어났다는 것이다.


‘만약 방금 전 대련이 실전이었고 유벨이 자신에게 어울리는 둔기를 사용했다면···’


자신이 패배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이게 말이 되나?’


아직 마나를 깨우치지 못한 이가 마나 유저를 이긴다는 건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건.’


혈통,

그것 말고는 설명이 안 된다.


이 세계에는 간혹 특이한 혈통으로 인해 상식을 벗어나는 힘을 발휘하는 자들이 있었다.


‘설마 유벨도 ‘그분’처럼···’


이 부분은 따로 조사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후우, 그건 그렇고 엄청난 놈이 들어와 버렸어.’ .


그가 선보였던 기이한 기술들, 가문의 비술인지 아니면 본인이 창안한 기술인진 몰라도 상대하는 게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아직은 그가 무기술에 대한 조예가 얕아 그럭저럭 상대할 수 있었지만,


‘점차 무기술에 적응하고 자신에게 걸맞은 전투 방식을 습득한다면,’


그는 상상을 초월하는 괴물이 될 것이다.


‘역시 예나 지금이나 재능이란 참으로 부조리하군.’


말은 이렇게 해도 따로 질투심이 들거나 하진 않았다.


자신처럼 군에 뜻을 두고 있는 후배가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건 기뻐할 일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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