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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렌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에서 캐리 받습니다만?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게임

김가렌
작품등록일 :
2018.05.05 13:46
최근연재일 :
2018.06.22 12:52
연재수 :
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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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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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글자수 :
310,689

작성
18.05.08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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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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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9쪽

제 4장 아!! 거 참 쓸모없네!! (3)

찾아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DUMMY

“하아.”

태식은 한숨을 내쉬더니 아크벨로아를 쳐다보았다.

“베라. 저 사람 모른다면서.”

“응. 모르는데?”

“알겠어.”

태식은 저쪽 일행을 바라보며 말하였다.

“무슨 일이시죠?”

“너에겐 볼일 없어.”

“···? 초면인 상대에게 반말을 하시는 것부터 어렸을 때 받은 가정교육이 얼마나 형편없었는지 알려주시네요.”

“시비 거는 거야?”

“아뇨. 저는 옳은 말을 했을 뿐이고, 시비라면 그쪽이 먼저 걸으셨는데요.”

“생긴 것도 추하게 생긴 놈이. 너에게는 볼일 없다니까?”

“하아······?”

태식은 주먹을 쥐며 붉은 머리의 여성. ‘키르네’를 향하여 발걸음을 옮기려고 하던 찰나.

텁.

아크벨로아가 태식의 옷자락을 잡으며 말렸다.

“······?”

“안 돼.”

“이래봬도 대한민국 국방의 의무를 마친 육군 병장출신이야. 몇 대 때리고 오면 저 여편네도 생각이 좀 달라지겠지.”

“하아······.”

아크벨로아는 흥분한 태식을 보며 한숨을 쉬더니 말을 이었다.

“좀 더 냉정하게 생각해. 일단은 나에게 맡겨줘.”

“···어. 응.”

아크벨로아가 냉정을 유지하라고 말한 덕분에 자신이 흥분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며 감정을 떨치고, 평상심을 유지하며 상황을 지켜보았다.

“네가 볼일이 있는 사람이 나라면서? 무슨 용건 일까나.”

“잘 만났다.”

키르네는 주먹을 쥐었다 피는 것을 반복하면서 뼈소리를 내더니 분노에 찬 표정으로 아크벨로아에게 다가갔다.

“결투다.”

“결투라니?”

아크벨로아는 무슨 소리냐는 표정으로 키르네의 용건에 의문을 표하였다.

“하? 잊진 않았겠지? 네가 샤워실에서 한 행동을 말이야.”

“아~. 그 사람이 너였구나. 네가 죽일 듯 달려오니까 나는 정당방위로 내 몸을 지켰을 뿐인데. 혹시 부딪힌 머리는 괜찮니?”

아크벨로아는 돌려 말하면서 키르네를 비꼬았고, 키르네는 용서 못한다는 표정을 짓더니 주먹을 내지르려 하자.

“잠깐 기다려 주지 않을래?”

“기다려? 푸하핫! 네가 피떡이 되는 것은 두려운가 보지?”

“아니? 나는 네 결투에 응하지 않았어. 이대로 나를 때린다면 너 또한 심한 처벌을 받을 텐데?”

아크벨로아의 말이 끝나자. 키르네는 머리에 손을 올려 뒷짐을 지며 기고만장한 표정을 지었다.

“도망치는 변명일 뿐이잖아? 너 같은 년들을 한두 번 보는 게 아니라서 말이지~~.”

“도망?”

쏴아아아아.

아크벨로아의 몸에서 순간적으로 엄청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죽음의 기운. 아니, 죽음 그 자체의 느낌이라고 하는 것이 옳았다.

순간적이지만 압도적인 위압감에 주변의 긴장감이 고조되며 침묵이 유지하자, 아크벨로아는 헛기침을 한번 하더니 말을 이었다.

“아쉽게도, 누가 보아도 이 결투는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너도 레벨 1을 상대로 싸워서 이기고 싶지 않잖아?”

“레벨 1이라고?”

키르네는 고작 레벨 1의 상대로 자신이 순간 쫄아버렸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겨지지 않았다.

아니. 믿고 싶지 않았다.

“못 믿겠다면 스테이터스를 공유해 줄 수도 있는데 말이지.”

“그럴 필요까진 없어.”

“그럼 본론으로 넘어갈까? 어제 3박 4일로 여기 여관에 방을 잡았거든. 마지막 날 네 결투에 응해주고 싶은데. 물론. 네가 싫다면 여기서 나를 때려 눕혀도 상관은 없어.”

아크벨로아는 매혹적인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살짝 들어 올려 자신감을 드러내며 대화의 주도권을 잡았다.

“뭐, 좋아. 어차피 네년을 박살낼 것은 변하지 않을 사실일 테니까.”

“어머. 무서워라. 그럼 이제 나는 일행과 같이 스케줄을 이행하고 싶은데, 정 불안하면 계약서라도 채결해 줄 수 있는데?”

“됐어. 네 건방진 태도를 보아하니, 한입으로 두 말은 안할 것 같으니까.”

“그래. 그럼.”

아크벨로아는 뒤를 돌아 태식에게 발걸음을 옮겼고, 그리고-

탓!

“아?”

그래도 아크벨로아는 태식의 머리에 살짝 수도로 내려쳤다.

“앞장서야지?”

“···어. 그러네.”

그렇게 키르네 일행과 거리가 벌어지자 아크벨로아는 입을 열었다.

“바보. 바보야.”

“바보라고 말한 사람이 바보다?”

“바보는 너야. 지금 너는 최강도··· 세계 1위도··· 아니란 말이야. 지금 너는 단지 레벨 1인 테이머야. 그런데 격투가인 모험가에게 아무런 대책 없이 감정을 앞서서 행동하려고 했어.”

“그건······.”

“물론. 네 잘못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어. 하지만 그 상태로 네가 죽어버리면··· 아무것도 아니게 돼버리잖아.”

“···거. 미안하게 되었다고?”

“그럼 오늘 행동으로 보여주길 바래.”

“큭.”

태식은 가는 길 동안에 아크벨로아의 잔소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였고, 그리고 태식의 일행을 바라본 키르네 일행은······.

“세이. 아까 느꼈어?”

“응······.”

“솔직히 그때는 겁을 안 먹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저 살기는 대체······.”



카르타 베인 시장가.

“어디보자. 이쯤일 텐데?”

태식은 앞을 나아가며 주변을 둘러보았고, 이내 찾은 듯 ‘역시나.’ 라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십시오. 손님~! 무엇을 드릴까요?”

태식이 도착한 곳은 채소 가게였다.

그리고 태식일행을 반겨준 남성은 키가 180은 가뿐히 넘겨보였고, 체격 또한 몸 곳곳에 생활근육이 형성된 것으로 보아 오랜 기간 동안 이쪽 일에 종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야~. 초면에 실례지만. 아저씨. 아들 때문에 지금 고민거리가 하나 있죠?”

태식의 말에 채소가게 주인은 눈빛이 변했다.

“실례지만, 무슨 용건이십니까?”

“에이~. 그렇게 긴장하실 필요 없어요. 저는 평범하게 당신에게 호의를 보이는 것이니까.”

“···대화가 길어질 것 같군요. 들어오시죠.”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가게 주인의 권유로 태식과 아크벨로아는 안으로 들어갔다.

“장사도 하셔야 하니까 바로 본론으로 넘어가죠.”

“···예.”

“알퐁스씨. 언제나 집에 홀로 남겨진 자식분의 생일은 다가오고 있는데, 아들과의 관계도 서먹서먹하고 한번쯤은 생일 선물을 준비해 주려니 뭘 선물해 줘야 모르겠고. 맞죠?”

태식에게 불린 알퐁스라는 남성은 흠칫 놀라며 말하였다.

“어떻게 그걸··· 맞습니다. 아들이 태어나고 난지 4년 정도 안 되서 와이프가 병으로 먼저 세상을 떠나고··· 세금과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늘 해 뜰 시간 전에 나가 밤늦게 들어오니 아들은 혼자서 불안함을 못 떨쳐내며 웅크리며 잠을 자고 있었죠.”

알퐁스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동네에는 또래의 친구가 없었고, 놀이터에서 홀로 흙장난을 하며 몇 년이 지났을까요. 타인과 대화하는 것도 힘들어하고. 오랜만에 시간이 나서 아들과 대화를 시도 했을 땐. 이미 저는 의지할 대상이 아니었던 거죠.”

“자업자득이네.”

“어이.”

태식은 아크벨로아의 생각지도 못한 공격적인 발언에 당황하여 재빨리 다그쳤으나, 알퐁스는 허허 웃으며 괜찮다고 하였다.

“일행분의 말씀이 옳습니다. 이미 돌이킬 수 없이 늦었지만··· 이번 기회를 잘 살려서 아들과 거리를 한 걸음이라도 좁힐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잘됐군요. 자. 의뢰하시죠.”

“의뢰··· 라뇨?”

“저희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을 부탁하세요. 보수야 뭐··· 마음만 받아도 되니까요.”

“그게 무슨 소리죠?”

알퐁스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차피 의뢰의 난이도에 경험치가 자연스레 붙으니까. 보상? 딱히 상관없어요. 저희에게 필요한건 지금은 레벨이거든요.”

태식의 속보이는 당당한 태도에 되려 알퐁스는 더욱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실패해도 본전. 성공하면 아들과의 관계개선. 그것도 무.보.수.”

“···알겠습니다.”

앞에 있는 남자는 처음부터 자신에게 호의적인 의도로 왔다면서, 어째선지 저 남자는 자신의 이름과 자신의 가정사항을 알고 있으니 반신반의한 마음으로 의뢰를 맡겼다.


-퀘스트 명 : 아들의 생일 선물을 도와주세요!

퀘스트 난이도 : F+

설명 : 느닷없이 채소가게에 쳐들어간 당신은 가게주인 ‘알퐁스’에게 느닷없이 아들의 이야기를 꺼내었다. 하는 수 없이 알퐁스는 아들과의 관계를 말해준 당신에게 의뢰를 맡겼다.

알퐁스의 아들이 만족할 만한 선물을 구해라.

기한 : 현재서부터 7일.

보수 : Exp 150, ???


“??”

‘어이. 이거 그니까 저 알퐁스 아저씨의 입장에서 나는 테러리스트다 이거야?’

태식은 찝찝한 기분을 털어내고, 자리에 일어났다.

“그럼. 가 볼까?”

태식은 문을 열고 나서다가 뭔가 까먹은 것을 기억하며, 멈칫하더니 알퐁스에게 물었다.

“아저씨. 당근 한 바구니 얼마죠?”

“3페리카입니다.”

“그럼 한 바구니 주세요.”

태식은 3페리카를 건네자, 알퐁스는 손을 저으며 괜찮다고 말하였다.

“어허.”

결국 태식의 태도에 못이긴 알퐁스는 돈을 받고 떠나는 태식에게 인사를 하였다.

“감사합니다. 다음에 뵙겠습니다.”

“기대하고 있으세요!”

태식은 그렇게 다시 발걸음을 옮기자, 아크벨로아는 무언가 할 말이 많은 표정으로 태식을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라도 있어?”

“별 거 아니지만··· 내가 본 너의 기억 속에서는 네가 이렇게 의뢰를 받으며 행동하는 경우가 없었거든.”

“아··· 그건 어쩔 수가 없지.”

“왜?”

호기심 가득 찬 순수한 표정으로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아크벨로아가 너무 귀여워서 태식은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려 하자, 이번에는 아크벨로아가 한걸음 물러나며 피하였다.

“에?”

태식은 진심으로 슬퍼하는 표정을 짓자, 아크벨로아는 기가 찬 표정으로 태식을 노려보며 태식의 의문을 해소시켜주기 위하여 말하였다.

“나는 질문했는데, 답도 없이 보상을 얻으려고 하는 네 잘못인 것 같아.”

“아하. 인정~.”

태식은 빠르게 수긍하더니 이유를 설명하였다.

“나 정도의 실력이라면 굳이 퀘스트를 깨면서 진행을 하는 것 보다는 빠르게 몬스터를 잡아서 재료를 파밍하고, 장비를 맞추고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더 빠르니까.”

“흐음··· 그렇구나.”

나름대로 궁금증이 해소된 그녀는 헛기침을 하며 다시 한걸음 태식에게 다가갔다.

“그래서. 나를 몇 번이나 죽인거야?”

“······?!”

생각지도 못한 아크벨로아의 질문에 태식은 당혹스러움에 말이 나오질 않았다.

“하핫! 농담이야. 그런 표정 짓지 말아줄래? 정말 못나 보이니까.”

“···어이. 게임 속 일인데 여기에서 본인이 그런 말 하지 말라고.”

“으음~~.”

“무시하기냐······.”

이번에는 아크벨로아가 꽤나 고민하더니 태식에게 두 번째 질문을 하였다.

“···무조건 포획할 수 있는 테이밍 볼의 대상으로 날 선택한 이유는 뭐야?”

이번에는 호기심의 얼굴이 아닌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지은 그녀를 보자, 태식은 침을 한번 삼키며 하며 그녀에게 물었다.

“진심으로 대답해야 하는 거지?”

“당연하지.”

“그렇다면야··· 네가 제일 이상형이니까?”

태식은 자신이 말해놓고도 부끄럽고, 손발이 오글거려 그녀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푸훗······.”

‘어라?’

독설과 더불어 잔뜩 비웃음 당할 것을 예상한 태식은 생각 이외의 반응이 나오자 다시 그녀에게 고개를 돌렸다.

“가는 것이 있으면 오는 것도 있어야지. 자.”

아크벨로아는 태식에게 살짝 머리를 내밀었고, 태식은 조용히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런 게. 청춘··· 이려나······.’

그렇게 행복한 시간은 지나치게 빠르게 지나, 도착한 곳은 바로 잡화점이었다.

“안녕하세요. 손님.”

“예. 안녕하세요. 테이밍 볼 2개하고, 수렵용 칼(Hunting knife)를 구하려고 하는데요.”

“그것들이라면··· 이것은 어떠세요?”

여주인이 서랍 안에서는 테이밍 볼을. 그리고 진열장에 있는 상태가 온전한 단검을 태식에게 내밀었다.

태식은 단검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하여 단검에 손을 짚으며 입을 열었다.

“정보.”


대거

레어도 : 노멀

설명 : 관리가 잘 된 수렵용 대거.

방어력이 약한 적에게 충분한 데미지를 줄 수 있으나, 내구도에 좋지 않다.


“나쁘지 않네요. 그렇게 주세요.”

“예이~. 23페리카 입니다.”

태식은 값을 지불하고 가게를 나왔다.

“후아. 시작 전부터 힘드네.”

“테이밍 볼은 왜 샀어??”

“응? 아··· 나보고 지금 스포일러 하라고?”

“중요한 이유라도 있는 거야?”

“그렇게 까지 말한다면 없는데······.”

태식은 아크벨로아에게 이유를 설명하였다.

“어제 야생토끼 같은 기초 몬스터를 사냥한다고 했잖아?”

“응. 기억하고 있어.”

“거기서 야생토끼를 잘 사육해서 데리고 가면 아들내미가 좋아하거든.”

“그래? 근데 왜 하필 토끼야?”

“음. 강아지나 고양이로도 해봤는데, 워낙에 소심하고 왜소한 녀석이라 강아지는 그 녀석을 개 무시하고, 고양이는 집 밖으로 탈출해버려서 ‘줘도 못 기르네.’ 가 이런 뜻이려나.”

“어찌 보면 재능이네······.”

그렇게 둘은 적당한 잡담을 하며 목적지를 향해 이동하였다.



45분 뒤.

“역시 여기서도 똑같구나. 카르타 베인 인근 초원필드에는 야생토끼가 있는 것이 정석이지.”

태식은 옆구리에 손을 올리며 풍경을 바라보며, 토끼들을 바라보았다.

“또한 내가 로든님에게 그룬으로 돌아가자고 하지 않고 카르타 베인으로 부탁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것. 처음부터 모험가들의 시작의 장이라고 불리는 그룬과 달리, 카르타 베인은 모험에 숙달된 여행자들이 대거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이런 하급 몬스터의 사냥터는 독식이다 이거지. 하하하!”

“하아··· 다 알겠는데. 너는 누구와 대화하는 거니?”

“시, 시끄러! 나는 말을 안 하면 망하는 직업이야!”

“하아··· 자신이 혼잣말로 몇 마디나 떠들어댔는지 기억도 못하나보네.”

근처 나무그늘 밑에서 우아하게 앉은 아크벨로아는 태식을 바라보며 독설을 날렸다.

“간다?”

태식은 천천히 토끼가 있는 곳으로 거리를 좁혀갔다.

‘토끼는 중립. 아니. 되려 초식에 가까운 몬스터. 한 순간에 잡으면 끝장이야.’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며 이제 허리를 숙이며.

홱!

재빠르게 토끼를 덮친 태식에게 아쉽게도 좋은 결과는 없었다.

“어라.”

아크벨로아가 멀리서 보고 있어서 더더욱 그런지, 뻘줌한 듯 뒤통수를 긁적였다.

‘다시 한 번. 흐럅!!’

마음속으로 기합소리를 내며 재도전을 하였으나, 토끼는 여유롭게 태식의 손을 피하였다.

그리고

파앗!

“억!”

태식의 얼굴에 그대로 몸통박치기를 한 번 성공시킨 토끼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다.

“하하핫! 장관이로구나.”

“씨··· 벌.”

멀리서 아크벨로아가 비웃는 소리가 들리자 태식은 더더욱 창피해서 혼자 욕지거리를 하였다.

“침착하자. 이럴수록 ‘플랜 B’를 시작하는 거지.”

태식은 인벤토리에서 당근과 수렵용 대거를 꺼내었다.

본래 이 당근은 절대로 사냥에 쓰일 용도가 아니었으나, 부득이하게도 ‘Lv.1 야생토끼’는 태식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고, 날렵했다.

물론 토끼의 움직임은 일루전 아일랜드와 동일하였다. 단지 태식이 일루전 아일랜드의 Lv.1 캐릭터의 움직임이 나오지 않았을 뿐.

태식은 대거를 왼손에 쥐고 팔을 뒤로하여 보이지 않게 하였고, 당근을 자신의 몸과 가까이 하여 공격의 거리를 최대한 줄이며 다른 토끼들에게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태식의 예상의 결과대로 몇몇 토끼가 눈길을 주었고, 한 마리의 토끼가 태식에게 다가왔다.

‘푸핫. 여윾~시 동물 대가리. 네가 이승에서 먹을 마지막 식사다.’

콰직!!

태식은 그대로 대거를 쥔 왼손을 재빨리 토끼의 머리에 내려찍자, 토끼의 머리에서 피분수가 뿜어져 나오다가 잦아들면서 토끼의 시체가 사라졌다.

-야생토끼를 사냥하였습니다. Exp +3 획득!

-토끼 가죽을 획득하였습니다.

-토끼 고기를 획득하였습니다.

“으하하하하!! 봤어?! 봤어?! 베라?!”

“···호들갑은. 어머. 나를 보는 것 보다 지금 뒤를 보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뒤?”

태식은 뒤를 쳐다보자, 당근에 반응한 토끼 십여 마리가 자신에게 전속력으로 돌진하고 있었다.

“뭐, 뭐야 이건! 토끼는 비 선공 몬스터라고!!”

순식간에 거리가 좁혀지자 태식은 당황을 금치 못하고 뒷걸음질을 하였다.

“뭣?!”

태식은 대거를 휘둘렀지만, 맞지 않았고 태식의 공격실패는 곧 토끼들의 공격권이라는 뜻이었다.

퍽! 퍽퍽! 퍽! 퍽! 퍽퍽!

“으악······!”

토끼들은 다리와 정강이, 그리고 복부, 옆구리를 순서 있게 박치기하며 공격하며 태식을 매섭게 쏘아붙였다.

“토끼새끼가 까불고··· 있어!!!”

휙! 휙 휙!!

태식은 대거를 마구 휘둘렀으나, 허공을 가르는 바람소리만 났다.

“씨발! 씨발!!!”

태식은 패닉에 빠진 채 욕을 하며 저항하였으나,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토끼의 공격이 쉴 새 없이 이어지자, HP가 크게 달고 있음을 깨달았다.

“하는 수 없네. 염려한 최악의 상황이 올 줄이야.”

아크벨로아는 태식에게 다가갔다.

“워터.”

촤악! 촥!!

그녀는 자신의 바닥에 먼저 물웅덩이를 형성시키더니, 이내 손을 내밀어 토끼들에게 물줄기를 쏘아 두 마리를 기절시켰다.

“후훗. 귀여운 것들.”

토끼를 기절시키자, 위협의 대상이 그녀라고 생각한 듯 토끼들은 아크벨로아를 향하여 돌진하였다.

찹. 찹. 찹······.

토끼들이 형성된 물웅덩이를 밟았으나, 속도에 큰 영향은 없었고 그리고 아크벨로아에게 점프하여 몸통 박치기를 하려는 순간-

“라이트닝.”

검지 손가락을 내밀어 조그마한 번개를 쏘았다.

촤자자자자자자자!!!

전기에 닿은 토끼의 몸에서 연쇄효과가 일어나 다른 토끼들에게도 전파되어 큰 데미지를 입자, 힘을 잃고 그대로 경험치가 되었다.

-레벨업을 하였습니다. 스텟을 분배해 주세요.

레벨업을 했다는 시스템 알람이 울리며 태식은 그대로 주저앉으며 고개를 숙였다.

“어머. 거기 두 마리가 기절되어 있는데 화풀이로 쓰는 것이 어때?”

“······.”

태식은 쥐죽은 듯 가만히 있자, 아크벨로아는 한숨을 쉬며 옆으로 다가가 앉으며 태식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

“베라······?”

“혹시 모를 최악의 상황을 타개했는데, 칭찬 하나 안 해주는 거야?”

“아······.”

태식은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주었다.

‘여자가 나를 위로해주는 판국이라니··· 난 정말 쓸모없는 녀석이네.’

태식은 아크벨로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부족한 만큼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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