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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born's Yggdrasil

템페스트 고등학교 1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理本
작품등록일 :
2016.10.24 23:36
최근연재일 :
2022.10.27 05:47
연재수 :
6 회
조회수 :
4,895
추천수 :
30
글자수 :
28,813

작성
22.04.27 07:12
조회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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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6쪽

1. 입학식 (1)

DUMMY

수도. 남부 상업지구.

상업지구의 아침은 늘 장사를 위해 분주한 상인들로 인해 소란스럽다. 그리고 그 거리 안에 위치한 한 주점. 장사 준비를 위해 소란스러운 1층의 소란스러움을 뚫고 2층 방에서 한 남자를 쉴 새 없이 부르는 목소리가 있었다.


“팀! 팀! 빨리 올라와봐!”

“정말 시덥잖은 거면 도련님 목을 비틀고 말거에요.”


문이 부셔져라 쾅 하고 열고 들어오는 집사. 거울 앞에 선 나는 넥타이를 내밀었다. 어이가 없는지 고개를 푹 숙이고 무어라 중얼거리는 팀.


“지금 내 목을 비틀어버린다던가 이걸로 목을 졸라버릴 수도 없고, 라는 말이 들리는데 내가 잘못 들은거지?”

“······그럴 리 있나요? 가만히 계세요.”


혼자 넥타이 매기를 포기하고 거울 앞에 서서 다가오는 팀을 향해 목을 빼고 양팔을 벌렸다.


“여기를 묶고 매듭지어서 이대로 꼬아서 올리면······.”

“교살하기 딱 좋네.”

“상대가 도련님만 아니었으면 말이죠. 아래 할 일이 얼마나 천지인데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아니 기대도 안 해요. 근데 열심히 일하는 사람 끌고 와서 할 정도는 아니잖아요.”

“그만, 그만. 여기에 망토만 두르면 되지?”


몸에 꼭 맞는 재단된 셔츠에 다리에 통풍이 잘 되는 바지. 학년을 상징하는 붉은 넥타이에 붉은색 실로 수놓은 블레이저. 팀의 도움으로 블레이저까지 걸치고 블레이저에 달린 고리에 망토의 고리를 연결하니 꽤 단정해보이는 학생의 모습이 나왔다.


“설마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건데 약 드셨나요?”

“깜빡했네. 고마워.”


탁자에서 약을 꺼내 까드득 씹으며 물과 함께 삼켰다.


“식사 금방 준비할게요. 준비해서 내려오세요.”

“생각 없어.”

“주인님은 아닐 걸요?”


퉁명스럽게 말하고 방을 나가는 집사 팀. 창밖으로 뒷마당에 설치된 목각인형이 보인다. 여기 전주인이 군 출신이라고 했었나? 무슨 술집 뒷마당에 목각인형이 설치되어있담. 가방을 챙겨 밟을 때마다 삐끄덕거리는 계단을 내려와 후문으로 나갔다. 화창한 햇살을 맞으며 제자리에 우직하게 서있는 목각인형. 가방과 망토, 블레이저를 한쪽에 두고 그 앞에 서서 자리를 잡았다.


‘감각.’


자세를 취하고 있는 목각인형의 앞에 서서 그의 오른손목에 내 손등을 가져다 댔다. 살아있는 생명체가 아니기에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내 감각을 깨우는데는 충분했다.

왼손을 멀리 걷어내며 힘을 가볍게 실은 주먹을 날렸다. 왼손에 걸쳐져 있던 목봉이 반대편으로 돌더니 제자리로 돌아와 내 뺨을 때렸다.


“윽······. 이런 구조인가?”


그냥 서있기만 한 허수아비가 아니라 충격을 주면 복합적으로 움직이는 목각인형인 모양이다. 정말 수도는 신기하다. 우리 영지는 이런 게 없어서 사람 대 사람 외에는 방법이 없었는데.


“헛짓거리 하지 말고 식사하시라니까요.”

“한 번만 더 해볼게. 요 며칠 짐 정리한다고 손도 못 댔잖아. 궁금해서 그래.”


다시 왼손목을 맞대고 안으로 파고들며 인형의 목에 팔꿈치를 날렸다. 동시에 맞대고 있던 손목과 후려쳤던 팔꿈치로 목각인형의 양팔을 감싸 잡고 무릎으로 허수아비의 옆구리를 연신 올려 찼다. 그리고 뒤로 뛰어 거리를 벌리고 품안으로 파고들며 아래서 위로 올려차기를 날렸다.


‘해 가르기. 이 다음은 달 떨구기.’


사람이었으면 턱이었을 곳에 발바닥이 작렬하고 허공에 솟아오른 발은 그대로 접히며 목각인형의 어깨를 잡고 바닥에 쿵 하고 쓰러뜨린다.


‘별 부수기.’


쓰러진 목각인형을 살살 차서 공중에 살짝 띄우고 땅과 등 사이에 발을 넣어 높이 차올린다.


“그만. 아침 운동치고는 과해요.”

“과해?”


갑자기 끼어든 팀 탓에 집중력이 깨졌다. 흥도 식었고 동시에 몸이 차갑게 식어가기 시작했다. 하긴 아침부터 이렇게 과격할 움직일 필요는 없지.


“배고프실 텐데 식당으로 가세요.”

“숙부께서 찾으시는 건 아니고?”

“그걸 아는 사람이 여기서 이러고 있어요?”


짐을 챙겨 들고 팀에게 어깨를 한 번 으쓱해 보이고 다시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이미 식당에 도착해 착석해 있는 숙부. 가장 멀리 떨어진 자리에 앉아 손 씻는 물에 손을 담그고 몇 번 비빈 뒤 물기를 털었다. 하나 둘씩 음식이 나온다. 치즈가 들어간 감자 구이, 가볍게 구운 치킨 스테이크, 간단히 마실 수 있는 옥수수 스프와 새하얀 밀빵.


“아침부터 열심히구나.”

“못 볼 꼴을 보였습니다.”

“아니, 그럴 수 있지.”


스프가 코로 들어가는 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알 수 없는 냉담한 분위기. 나쁜 사람은 아닌데, 뭐랄까 성인이 된 이후로는 조금 어렵다. 좋은 일이 있을 때 같이 기뻐해주는 걸 보면 나한테 무심한 것도 아닌 거 같은데 그 외에는 워낙 감정표현이 없는 사람이라 그런지 특별한 일이 없으면 뭔가 어색한 사이.


“조심히 다녀오거라. 책이 될 만한 짓 하지 말고 무슨 말인지 알지? 잘 할 거라고 믿는다.”


그저 조용히 네네, 대답하며 넘길 뿐이다. 어릴 때는 곧잘 응석도 잘 받아주셨던 거 같은데 가주가 된 이후로는 특별한 일을 제외하고는 이렇게 무덤덤할 뿐이다. 숙부는 먼저 식사를 마치셨는지 와인잔을 비우고 자리에서 먼저 일어나셨고 입맛이 없던 나 역시 몇 입 먹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길 아시죠?”

“내가 등신도 아니고.”

“차라리 등신이면 대놓고 걱정이라도 할 텐데.”

“야!”

“조심히 다녀오세요.”


집사 팀은 또 나를 놀리고는 내 자리에 작은 포도주 한 병을 올려놓았다.


“이런 거 하나쯤 있어야 안정되잖아요.”

“하긴 이래야 루미온 가문의 집사지.”


루미온 가문의 상징은 포도나무 세 그루. 집안 내력인지 몰라도 술이라면 사족을 못 쓴다. 나는 술병을 주머니에 넣고 블레이저와 망토를 어깨에 걸친 채 집을 나왔다. 귀족의 예인 양손을 각 배와 등에 올리고 자세를 낮추는 인사로 날 배웅하는 팀.


“그럼 조심히 다녀오시길.”

“집 잘 보고 있어.”


그 예의 바른 인사에 가벼운 미소로 응수하고 집을 나섰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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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1. 입학식 (5) 22.10.27 14 0 9쪽
5 1. 입학식 (4) 22.05.10 27 0 13쪽
4 1. 입학식 (3) 22.04.27 40 0 15쪽
3 1. 입학식 (2) 22.04.27 32 0 14쪽
» 1. 입학식 (1) 22.04.27 34 0 6쪽
1 0. 합격 편지 22.04.27 53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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